00274 Game No. 274 움직임이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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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번째 경기가 지금 막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보이는 7시 진영이 이승우 선수의 진영입니다.
-오늘은 또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보통 경기가 시작되고 딴 행동을 하는 관중들이 많다.
초반에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경기는 달랐다. 모든 관중들이 이승우의 본진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언제 어떤 유닛이 본진 밖으로 튀어나갈지 몰랐으니까.
그건 중계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직까진 조용했다.
-이승우 선수 이번엔 특별한 움직임 없습니다.
-용안 나가지 않았어요. 솟대 소환하는 위치 봐선 무난하게 앞마당 먹고 운영 가져갈 것 같습니다.
-상대가 이승우다보니 김재만 선수도 위축 될 수 밖에 업습니다. 과감하게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마견숲 먼저 지었거든요?
-혹시 올지 모르는 용아를 완벽히 막아내겠다는거죠.
-근데 이승우 선수 오늘은 용아 밖으로 안돌립니다. 용아를 아끼는 플레이를 하고 있거든요?
초반 용안 움직임은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용아의 움직임은 보통 때와 달랐다.
이유는 바로 드러났다.
-어? 뭐죠? 지금 공중제단 안올립니다? 바로 황룡의회가 올라갑니다?
-용무관 안돌아갑니다.
-전략적인 선택을 한 건데... 만약 김재만 선수가 조금 더 일벌레를 보충한다면 지금 이 공격에 굉장히 휘둘릴 수가 있습니다.
이승우의 선택은 노공업 발업 용아였다.
공1업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는 어차피 용아의 수가 모였을 때, 그러니까 치고 나갈 타이밍에 공1업이 완료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공1업을 돌리면 상대는 자연스레 용아 방어를 생각하게 된다.
어차피 공1업 효과도 못 누릴 거 괜히 경각심만 심어주느니 아예 타이밍을 늦춰 용아로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 이승우의 생각이었다.
김재만의 선택은 땡 그슨대.
앞마당을 뚫는 땡 그슨대가 아닌 용족을 압박하는 땡 그슨대다.
용족의 병력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한 후 본인은 일버레를 찍으며 소굴을 늘려 물량을 풍부하게 생산하는 것이 김재만의 목표였다.
빌드만 따졌을 때 이승우가 먹고 들어갔다.
비비를 생략함으로서 금을 아낀 이승우. 가장 두려운 건 김재만이 닷발을 빠르게 띄워 러시를 오는 것이었다.
비비 없이 비렴의 천벌로 움직임이 빠른 닷발을 잡는 건 쉬운일이 아니었으니까.
이승우가 이런 빌드를 그냥 선택한 건 아니었다.
첫 번째, 김재만의 세 번째 확장기지가 금광 멀티가 아니라 철광 멀티라는 점.
만약 닷발을 뽑으려 했다면 금이 있는 타스타팅 앞마당을 가져갔을 확률이 높았다. 굳이 철광만 있는 옆구리 확장을 먹은 건 당장 많은 금이 필요 없는 그슨대로 안전하게 라인을 긋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이겠지.
두 번째, 앞마당의 금을 아직도 채취하지 않고 있는 것.
상대를 속이기 위해 세 번째 확장 지역을 일부러 철광 지대로 가져가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앞마당 금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으로 닷발을 띄우는 식으로 말이다.
모두 상대를 속이기 위한 수였다.
신들의 전쟁은 단순히 치고 박는 게임이 아니라 무수한 심리전이 바탕에 깔려있는 전쟁 시뮬레이션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마저 아니란 걸 이승우는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용안으로 앞마당에 금을 채취하지 않는 걸 똑똑히 봤으니까.
이래서 용안은 오래 살려 둬야하는거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마지막 세 번째, 아직 마견의 발업이 되지 않았다. 초반 용아의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카드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 셋 중 한가지만 알아냈다면 긴가민가했겠지만 이 세가지 모든 걸 알아냈기에 이승우는 김재만이 땡 그슨대를 계획한다는 걸 완벽히 알 수 있었다.
김재만 역시 보통 선수는 아니었다.
-자. 일벌레 더 안찍고 그슨대 계속 뽑아줍니다.
-이승우 선수의 의도를 눈치 챈 것 같죠?
-김재만 선수도 우승을 차지한 선수거든요. 지금 공기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건 어느 정도 느끼고 있는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일벌레를 더 찍었을거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그슨대를 찍어주며 병력을 우선적으로 확보했다.
이승우의 발업 용아를 어렴풋이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날아왔어야 할 비비가 날아오지 않았다.
공중제단을 생략했다는 소리.
그렇다면 그 자원이 어디로 갔을까?
발업 용아로 흔들어준 후 비렴과 한타 공격을 나오겠지.
확실히 둘 다 정상급 선수다보니 높은 수준의 경기가 나오고 있었다.
만약 김재만이 아니라 신예선수였다면 미세한 차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어리바리대다가 발업 용아에 한 번에 밀렸을 거다.
이승우의 의도를 김재만이 알아차리긴 했어도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가위바위보싸움에서 졌다.
가위를 냈는데 주먹이 나왔다.
당장은 몸을 사려야한다.
그 주먹을 가위로 짓이길 수 있을 때까지.
-자. 김재만 선수 한차례 견제를 해주기 위해 그슨대를 끌고 내려갑니다.
-그렇죠. 이승우 선수를 편하게 두면 안되거든요? 당장 가진게 많지 않더라도 압박을 가해서 용광포를 늘리게 만들어야합니다.
김재만의 움직임도 좋았다.
지금 내려오는 그슨대가 올인인지, 아니면 단순 압박을 위한 건지 용족이 알 도리가 없다.
그걸 확인해줘야하는 비비가 없었으니까.
무조건 용광포를 늘려줄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가 2개의 용광포를 추가했다.
괜히 철 아끼려다가 뚫리는 불상사는 없어야 했다.
그슨대가 바깥쪽에 건설 된 제단을 하나 파괴하는 성과를 올렸다.
용무관까지 노렸지만 거기는 용광포의 사정거리가 닿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심시티로 사용했던 제단이 파괴되며 이승우의 제단의 다시 2개로 줄었다.
제단을 깬 김재만이 천천히 마굴을 올렸다.
그러면서 야금 야금 1기씩 일벌레를 충원해주었다. 그슨대의 생산도 쉼 없이 계속 되었다.
지금까지의 그림은 김재만이 좋은 상황.
그슨대의 움직임이 매섭고 날카로웠다.
김재만의 별명인 매처럼 말이다.
앞마당에 압박이 들어옴에도 이승우의 표정은 편안했다.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것 처럼 차분히 본진에 제단 1개와 하늘성소를 소환했다.
그러는 와중에 용아의 발업이 완료되었다.
곧 치고 나갈 타이밍이 온다는 뜻이었다.
-자. 이승우 선수도 이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기세에서 조금 눌렸어요.
-김재만 선수도 계속 그슨대 뽑고 있는 걸 보아 이승우 선수의 전략을 어느 정도 눈치챘습니다. 상대가 알지 못하고 있을 때 들어가야 전략이 통하는거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을 사용하게 되면 그 위력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하나 둘 그슨대 쌓이고 있고. 흠. 차라리 비렴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나아보입니다.
-그래도 이승우니 아직 더 지켜봐야합니다. 한 번 공격을 보고 난 후 말해도 늦지 않거든요.
이 말이 맞다.
아직 이승우가 무언갈 하지 않았다.
평가는 그 후에 내려도 늦지 않았다.
그 순간.
-나갑니다!
-용아 치고 나가죠!
-순식간에 그슨대를 감쌉니다!
8기의 용아가 순식간에 튀어나갔다. 그야말로 벼락과 같은 속도.
김재만은 잠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는지 미처 그슨대를 갈무리하지 못했다.
7기 중 4기의 그슨대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비명횡사했다.
너무나도 억울한 죽음이었다.
보고 있었다면 1기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자. 뛰어갑니다. 올라가요.
이제 용족이 공격할 타이밍이었다. 제단이 날아간 복수를 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가는 용아.
공1업이 안되었음에도 그 위세가 대단했다.
지금 그슨대를 잃었기 때문일까?
앞마당과 철광 확장 지역에 가시촉수를 건설해주는 김재만.
약간 위축 된 움직임이지만 현명한 선택이다.
괜한 자존심 대결을 펼칠 필요는 없다.
안전하게 막고 중반으로 넘어가는 것이 최우선이었으니까.
계산을 하고 지었는지 용아가 앞마당에 도착할 때 쯤 가시 촉수가 딱 완성되었다. 가장 앞쪽에 나와있던 용아가 가시촉수의 공격을 맞았다.
바로 뒤 쪽으로 빠져 철광 확장 지역으로 향하는 용아들.
하지만 거기엔 그슨대의 숫자가 꽤 많았다.
잠시 고민하던 이승우가 결단을 내렸다.
앞마당 쪽에 건설 된 가시촉수를 순식간에 감싸서 파괴하는 이승우.
-용아! 앞마당으로 뛰어갑니다!
-글쎄요? 저 용아를 아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지금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용아 다 잃게 되면 그 것도 손해거든요!
-그슨대 바로 커버하러 옵니다!
엄재웅 해설이 염려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언뜻 보면 무리해 보이는 운영.
발끈해서 들어간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승우도 다 생각이 있었다.
지금 용아를 다 잃어도 일벌레의 숫자만 줄여준다면 손해가 아니었다.
어차피 추가타는 용혼과 비렴이었으니 당장 용아를 살리는 것보다 피해를 주는 것이 더 급선무였다.
대다수의 용아는 그슨대를 상대했고 2기는 앞마당으로 1기는 본진으로 쑥 들어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멀티태스킹 싸움.
전투 자체는 이승우가 이길 수 없다.
용아보다 그슨대의 숫자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애초에 이승우의 목표는 그슨대가 아니었다.
일벌레의 수를 줄여주는 것이 목표였다. 그슨대에 달려든 용아도 시간을 끌어 주려는거지 그슨대와 찢어발기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이 숫자의 용아로, 더군다나 공1업도 안 된 용아로 그슨대를 밟겠다는 건 욕심 아니 망상에 가까웠다.
진짜 비수는 앞마당과 본진 쪽으로 달려들어간 용아였다.
용아가 일벌레를 툭툭 건드려주기 시작했다.
일벌레가 죽는 것도 피해지만 일을 못하게 하는 것도 피해다.
-이야. 이승우 선수 이 상황에서 이렇게 이득을 거두네요.
-언뜻 무모해보였거든요? 헌데 아니었습니다. 이승우는 달랐습니다. 이승우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에요.
-무리한 공격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 이승우 선수 진짜 대단합니다. 말이 안 나오네요.
빠르게 일벌레를 빼준 덕에 잡힌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피해보다 더 큰 것이 있었다.
용아에게 내려진 지령은 단순 일벌레 잡기가 아니었다.
동시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김재만의 다음 유닛을 확인하는 것.
둘 중 하나다.
그슨대를 계속 생산해주면서 가시귀와 함께 중앙 싸움을 준비하느냐? 아니면 닷발귀를 모아주느냐?
마수의 체제에 따라 용족의 운영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광풍협곡이 없다면 용의 신전을 빠르게 올려야한다.
있다면?
가시귀가 아니란 소리니 굳이 금을 많이 잡아먹는 용의 신전을 빨리 올리기보단 비렴의 숫자를 1기라도 더 확보해주는 것이 좋았다.
보통 이러한 정보의 확인을 비비가 하지만 지금 이승우는 비비가 없다.
용아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지금! 광풍협곡 건설되는 것 까지 확인했어요.
-가시귀가 아닌 광풍협곡이 올라간 걸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게 크죠. 테크를 알아낸 것이!
-자. 이승우 선수 철광 지대에 신전 소환하면서 용아 다시 한 번 뛰죠.
지금 나가는 용아는 시간을 끌기 위해서였다.
그슨대가 지금 막 공사가 들어간 확장지역에 오지 못하게 막기 위한 움직임.
그 의도가 뻔히 눈에 보였음에도 그슨대를 뒤로 뺄 수 밖에 없는 김재만이었다.
왜?
앞마당에 있는 가시 촉수가 파괴되면서 방어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5기의 용아에 대규모의 그슨대가 빠지는 건 비효율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렇다고 반으로 나눌 수도 없었다.
한 뭉텅이가 있어야 그 힘이 강한거지 절반의 그슨대로 확장을 저지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승우 선수 영리하네요. 시간을 끌고 있어요.
-동시에 김재만 선수가 뭘 뽑는지 한 번 더 눈으로 보려는거죠. 페이크를 써서 광풍협곡이 있어도 그슨대 계속 뽑을 수 있거든요.
-자!! 방금 눈으로! 용아로! 닷발귀의 존재를 확인하는 이승우!
닷발귀를 봤음에도 용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잠깐 빠지는 듯싶더니 다시 반으로 나눠 본진과 앞마당에 난입을 시도했다.
그리고.
-흑완 2기를 찍어주네요.
-견제를 위해....어? 설마?
제단에서 생산 된 흑완이 향한 곳은 김재만의 기지 쪽이 아니었다. 생산되자마자 바로 합체를 하는 흑완.
-병예!!!!
-속박으로 닷발귀를 묶은 후 천벌로 지지겠다는거죠!
비비가 없는 이승우가 닷발귀의 해법으로 선택한 유닛은 병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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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과연 어떤 미션이 나올지?! 두둥!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