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73화 (273/575)

00273  Game No. 273 승우네 관광버스.  =========================================================================

개인리그만큼 프로리그도 많이 진행되었다.

그 사이 3경기를 더 치른 우리 팀.

성적은 아쉽게도 좋지 못했다.

난 그 3경기에 전부 나와 3승을 챙겼지만 그 중 팀이 승리를 거둔 건 한 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스파키즈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IBX와 GO를 상대로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둘 모두 스코어는 4:2.

한 세트만 더 따서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끌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몰랐을텐데.

GO야 3위에 올라 있는 강팀이니 질 수도 있다 생각되었지만 IBX에게 진 건 뼈아팠다.

우리와 6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이었으니까.

2패를 하며 잠깐 주춤했지만 팀 분위기 자체는 아직 괜찮았다.

개인리그에서 팀원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2패를 했다쳐도 여전히 4승 2패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팀 순위 역시 6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2위 내로 들면 참 좋겠지만 그 것이 욕심이라는 걸 잘안다.

어차피 정규리그 포스트시즌은 3위에서 6위까진 몇 등을 하건 우승까지 치르는 경기의 수는 같다.

3,4위에게 전장선택권이 우선적으로 주어지긴 하지만 당장 그걸 노리기보다 지금은 6위 내에 꾸준히 드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

숙소가 분주하다.

곧 OSL 6회차 경기가 있었으니까.

“준비 다됐어?”

“네. 이제 가도 돼요!”

내 경기만 있었다면 모두 여유로운 얼굴로 배웅하겠지만 팀원들의 얼굴엔 왠지 모를 긴장이 엿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민규는?”

“저도 다 됐습니다!”

민규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가 없는 민규가 따라 나서는 이유는 하나.

이제운과 차영화 경기에 따라 재경기가 펼쳐질 수도 있었으니까.

민규의 용산행이 헛걸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용산 나들이 정도로 끝나면 정말 좋겠지만 재경기가 펼쳐질 확률이 훨씬 높긴 했다.

이제운과 차영화.

차영화가 결승에 오르던 때면 모를까 지금의 차영화가 이제운을 잡는 건 조금 어려워보였다.

이제운이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라면 또 모르겠는데 현재 이제운은 1승 1패로 패배하면 탈락이 되는 상황.

죽자사자 달려 들 것이다.

그걸 차영화가 버틸 수 있을까?

“오케이! 그럼 슬슬 가자!”

도 수코님이 차 키를 번쩍 들어 올리며 힘차게 말했다.

그렇게 우린 팀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긴장 돼?”

“조금요.”

차에 타자마자 작게 한숨을 내쉬는 민규.

그 심정 이해된다.

상황은 다르지만 나도 재경기를 치러봤으니까.

“재경기 가게 되면 쓸 전략들은 준비했어?”

부정탄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짐나 확인은 해야한다. 재경기 상대는 이제운과 정명혁. 웬만한 준비로는 이길 수 없다.

민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이랑 같이 준비했어요.”

오호? 그렇구나.

감독님과 함께 준비했다면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민규가 그 전략을 완벽히 실행시킬 수만 있다면 패배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감독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감독님께서 해주신 말대로 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을 항상 받아요.”

그래. 내가 그걸 저번 시즌에 참 많이 느꼈지.

감독님의 판짜기 능력은 대단하다. 듣는 것만으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수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신다.

그 걸 민규가 이번에 느낀 거겠지.

“마음 편하게 먹어. 어차피 상대도 사람이야. 완벽하지 않다는 말이지. 어차피 누구나 실수를 하게 돼. 그 실수의 수를 누가 더 많이 줄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 지는거지.”

감독님께서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하는 것보단 실수를 한가지씩 줄여나가는 것.

이 것이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라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지.

“그걸 알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쉽게 되지 않는다고?

너 엄청 잘하고 있어. 임마.

방송에서 그렇게 안 떨고 잘하는 애가 요즘 어딨냐?

“그래도 너 잘하고 있잖아. 솔직히 이번 시즌에 네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 경기 한 경기 고민하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내가 보고 느낀 걸 솔직하게 전했다.

이런 말 했다고 감독님께 혼나진 않겠지?

“그렇게 해볼게요. 형도 오늘 경기 준비 많이 했어요?”

“준비? 많이 했지.”

난 민규를 향해 씨익 웃었다.

당연히 오늘 경기에 사용할 전략을 준비했다.

경기 내의 전략이라기 보단 외적인, 그러니까 스킬 사용에 대한 전략이다.

[승우네 관광버스]를 오늘도 사용할 예정이었다.

상대는 김재만이다.

삼김마수 김재만.

레벨 4의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키면 얼마나 많은 스킬 포인트를 줄까?

생각만으로 입이 귀에 걸릴 것 같다. 물론 웃음은 억지로 참았다.

심각한 눈빛을 하고 있는 민규 앞에서 헤벌쭉 웃을 순 없었다.

내가 그렇게 눈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런 건 어디까지나 속으로 생각해야하는거다.

상황은 지금보다 좋을 수 없었다.

이미 조1위로 8강진출이 확정되었다. 즉 패배해도 크게 상관없는 경기란 말이다. 상대 역시 탈락이 확정 된 상태.

죽자사자 달려들진 않을 거다.

물론 변수는 있다.

자존심.

우승자 출신인 김재만이 3패로 물러나고 싶어 하지 않을거라는 것.

초반에 전략적인 수를 날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그래서 이번 스킬 구성은 [날빌러], [투신], [폭주기관차], [승우네 관광버스]으로 할 생각이었다.

상대의 종족이 환국이었다면 굳이 [날빌러]를 챙기지 않았 을거다.

상성 상 앞서기도 하고 정찰로 모든 걸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마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혀 생각치도 못한 공격에 휘청거릴 수 있다.

그럼 큰일이다. 일단 김재만이 올인을 하는지 여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했다.

김재만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 가장 큰 목표는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키는 것이다. 승리는 스킬 포인트 조각을 얻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단 소리였다.

민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드림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좋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민규와 단 둘이 오랜 시간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대화를 하면서 느낀 건 민규가 지금 좋은 성적을 내는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얘들아. 받아라.”

뒤 쪽으로 쑥 몸을 뺀 후 손을 내미는 도 수코님.

오늘도 어김없이 도 수코님의 손엔 청심환이 들려있었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OSL로 다시 인사드리는 엄현석!

-엄재웅!

-김태영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소개와 동시에 터져 나온 박수와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아직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인데 관중들이 보내는 뜨거운 환호에 후끈 달아오른 공기.

밖은 선선함이 느껴지는 9월 말 저녁이었지만 이 안은 한 여름 대낮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어느새 16강 경기 마지막 회차날이었다.

5회차까지 끝났음에도 8강행이 확정 된 선수는 겨우 4명.

아직 2개 조에선 진출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이야기였다.

-오늘 4경기를 통해 8강 진출자 8명이 전부 나올 수도 있고 최대 2개조가 재경기를 펼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나름 여유로운 재경기다.

1승 2패 3자 동률이 나와 1명만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2승 1패 3자 동률이라 2명이 진출 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재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다.

-2개조 전부 재경기를 펼치게 된다면 자정을 넘겨서까지 중계가 이어질 수도 있겠는데요?

-전 환영입니다.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오늘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목관리를 항상 해왔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멋진 경기력으로 밤새 달려 봅시다!

중계진이 열정을 드러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이들은 진심으로 신들의 전쟁 리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걸 관중들도 알았기에 전보다 환호성이 더 커졌다.

사실 관중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오늘 준비 된 경기부터 만나보겠습니다.

화면에 오늘 펼쳐질 경기가 순서대로 나타났다.

-1경기는 이승우 선수와 김재만 선수의 경기입니다.

-이미 운명이 결정 난 선수들의 대결이죠.

-그렇다고 루즈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겁니다. 김재만 선수 입장에서 자존심이 걸려있거든요. 지금 팀 동료인 임동원이 일찌감치 3패로 탈락이 되었거든요? GO마수 라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 악물고 경기를 펼칠 겁니다.

-2경기는 이영우 선수와 김윤호 선수의 대결입니다.

-이 두 선수 역시 앞선 A조 처럼 이미 운명이 결정 난 선수들입니다.

-1위 결정전이죠. 이영우와 김윤호 선수 중 승리하는 선수가 조1위가 되고 패배하는 선수는 조2위가 됩니다.

-이미 진출이 확정 되어 있는 선수들이긴 하지만 나름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수가 있습니다. A조의 결과가 이미 나왔거든요. 2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승우 선수와 8강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송병호 선수도 굉장한 선수이긴 합니다만 이영우 선수나 김윤호 선수 입장에서 보면 이승우 선수보단 조금 낫다고 생각할겁니다.

택뱅리쌍 중 1인인 송병호를 만나는게 차라리 나을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승우의 위세는 대단했다. 놀라운 건 모두들 이 의견에 동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송병호의 팬들만 제외하고 말이다.

B조에 이어 C조와 D조의 경기도 연달아 소개가 되었다.

아무래도 이쪽에 포커스가 더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재경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으니까.

중계진들이 침을 튀기며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다.

-자. 그럼 저희는 잠시 후 이승우 선수와 김재만 선수의 경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경기 시작 전 간단히 손을 풀었다.

이미 스킬 구성을 마친 덕에 평소보다 한결 여유가 있었다.

어느 정도 몸을 달군 후 경기가 치러질 곳으로 들어갔다. 먼저 들어와있는 김재만이 보였다. 손풀기가 빨리 끝났나보다.

친분이 없어 대화까지 나누진 않았지만 아까 대기실에 들어오면서 김재만을 마주쳤다.

생각보다 표정이 편해보였다.

그래서 더 긴장되었다.

어떤게 나올지 모르거든.

-옵저버 : 양 선수 준비 완료되었나요?

-이승우 : 네. 완료되었습니다.

-김재만 : 넵!

-옵저버 : 그럼 바로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장은 저번에 경기를 치른 황혼이었다.

추첨으로 인해 결정 된 건데 나에게 웃어주는 결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황혼 전장이 마음에 들었다.

역언덕부터 시작해서 중앙으로 나가는 입구가 2개인 것 까지.

모든 요소가 쏙 마음에 들었다.

활용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전략적인 운영을 준비할 수 있었으니까.

시작과 동시에 [날빌러]를 사용해 김재만의 올인 여부를 확인했다.

오케이. 일단 올인은 아니군.

초반 올인이 아닌 걸 확인한 순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마수가 극단적인 올인이 아닌 것만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니까.

물론 아예 안심을 해선 안된다.

극단적인 올인이 아일 뿐 땡 그슨대같은 초반 찌르기는 얼마든지 올 수 있었으니까.

자. 그럼 바로 [승우네 관광버스]를 써볼까?

어차피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거 지금 쓰나 이따 쓰나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빨리 쓰는게 낫다. 미션 내용을 미리 알면 준비할 수가 있었으니까.

[승우네 관광버스]를 사용한 순간.

“흠.”

나도 모르게 침음성이 나왔다.

그만큼 미션은 황당했으니까.

이걸 하라고?

정말?

혹 잘못 읽은 건 아닐까 싶어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내용은 그대로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