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71화 (271/575)

00271  Game No. 271 OSL 3회차 종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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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송병호에게 승리를 따낸 그 순간.

커뮤니티에 이승우 드립 글들이 마구 올라오기 시작했다.

<속보 : 이승우 팬 탈모주의보 발령.>

란 제목을 가진 글.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이승우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이승우의 경기력에서 ‘hair'나올 수 없어.>

유명 축구팀 관련 드립에서 팀 대신 이승우의 이름을 넣어서 만든 것이었다. 이러한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신들의 전쟁 팬들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는 드립들이었다.

얼핏 내용들이 자극적이라서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지만 그런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유쾌하게 이런 드립을 받아들였다.

드립에 걸맞은 실력을 이승우가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용도 찬찬히 읽어보면 글자 하나하나에 유머가 잔뜩 묻어나왔다.

이제는 이승우가 이긴 후 올라올 드립 글들을 기다리는 이들이 생겼을 정도다.

이번 시즌 이승우의 스타일이 파악되어 전과 같은 연승행진은 힘들 것이라 예측했던 이들의 입에 자물쇠를 걸 정도로 이승우는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오늘도 승리를 거두며 가장 먼저 2승을 확보했다.

최악의 경우가 2승 1패 3자 동률이 나와 재경기를 하는 상황이다.

그 외엔 모두 진출을 하는 상황.

리쌍에 밀려 암흑기를 맞이하던 용족에게 이승우는 한줄기 빛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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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로 돌아온 송병호가 고개를 푹 숙였다.

분위기가 안 좋다.

함께 온 코치도 쉽사리 말을 건네지 못했다. 그저 옆에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고 있을 뿐이었다.

신예 선수라면 이런 저런 말을 건넸겠지만 송병호는 데뷔 10년차에 접어든 프로 중에 프로다.

지금 전설로 추앙되는 임주혁, 최연규, 박효석 같은 이들과 함께 프로리그 경기를 펼쳤던 선수다.

그리고 지금은 올해 데뷔한 이승우와 임형규와도 경기를 하고 있다.

그 것도 정상급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서.

최고의 자리에서 10년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그와 개인리그에서 경기를 펼쳤던 선수 중 은퇴한 선수도 굉장히 많다. 선수에서 물러나 팀의 코치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 역시 많았다.

무수한 선수들이 흘러갔음에도 아직 송병호는 건재했다.

비록 결승엔 가지 못했지만 개인리그 본선에 항상 이름을 올려 놓고 있었고 프로리그에서도 다승 15위 권 안에서 송병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살아있는 전설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결승에서 무너지기도 했고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에서 무너진 적도 있다.

송병호는 그때마다 다시 일어났다.

무너지지 않았다. 슬럼프도 겪긴 했지만 우직하게 이겨냈다.

압도적인 포스로 상대를 찍어 누르기보단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는 동시에 저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

많은 이들은 송병호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물론 그도 본좌에 가까웠던 시절이 있긴 했다.

한 시즌 결승전에 3번 진출했던 해.

그 해에 송병호는 최강의 용족이었다.

프로리그에서도 다승왕을 차지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송병호는 왕좌에 앉지 못했다.

프로리그는 우승을 차지했지만 3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패배하고 만 것이다.

여태 준우승자가 본좌가 된 적은 없었다.

본좌는 우승자에게 따라오는 수식어였다.

보통 선수라면 그때 무너지겠지만 송병호는 그러지 않았다.

오늘도 그럴 것이라는 걸 코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두었다.

혼자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도록.

‘유일하게 배제한 빌드를 했어.’

송병호는 그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보다 더 화가 나는 건 준비한 걸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가 끝났다는 것이었다.

무기력했다.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시종일관 끌려 다니다 졌다.

어떻게든 용혼이 쌓이면 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솟대와 용아의 의해 그 것이 좌절 된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승우가 송병호보다 한수 위였다.

날빌과 그걸 몰랐던 이의 대결이라 치부 할 수 있다.

그저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열한 심리전이 숨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과연 이승우는 불과 몇 시간 전에 사용한 전략을 다시 한 번 꺼내 들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 것인가?

송병호는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같은 전략을 사용하지 않을거라고. 들키는 순간 경기가 불리해질 수 있으니까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왔을거라고.

헌데 아니었다.

이승우는 똑같은 전략을 썼고 승리라는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

배짱이 승리를 가져간 1등공신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송병호는 자문했다.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송병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거다. 아니 못했을거다.

그 것이 송병호가 내린 결론이었다.

벽을 느꼈다.

이영우처럼 이길 수 없다는 막연한 느낌을 주는 벽이 아니었다.

사고의 유연함에서 벽을 느꼈다.

동시에 자신이 시대에 뒤쳐진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해야 할까?

뒷물결을 버텨내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은퇴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나?’

송병호의 얼굴에 씁쓸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예전에 목표로 삼은 것이 있다.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고.

지금 나는 여전히 최고인가?

송병호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이제 가죠.”

망부석처럼 자리에 앉아있던 송병호가 입을 연건 경기가 끝난지 30분이 지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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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다. 진짜 최고였다!”

도 수코님이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여주셨다. 이미 카레 사건은 다 잊은 것 처럼 보였다. 그래. 한 명이라도 완벽하게 잊는 것이 좋은 것이겠지.

“감사합니다.”

“이제 2승이네. 2승. 이야. 이번에도 좋은 성적 기대해볼만 하겠다.”

“끝까지 가봐야죠. 2승 1패 재경기 나올 수도 있는거니까요.”

말은 이렇게 하고 있었지만 사실 어느 정도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광속으로 2패를 당했던 저번 시즌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마음이 편안할 수가.

송병호와의 경기에서 사용한 스킬은 딱 2번이었다.

용아가 난입했을 때 사용한 [투신]과 [숨바꼭질]이 전부였다.

나머지 [투신]과 [폭주기관차]는 사용하지 않았다.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조금 아쉬웠다.

이럴 줄 알았다면 [승우네 관광버스]나 챙기는건데.

남은 상대는 김재만.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못이길 상대도 아니다.

그에 맞는 운영을 또 하나 준비해야겠지.

김재만과 경기를 펼치는 건 다음 주 금요일.

그러니까 16강 6회차때다. 만약 그 전에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면?

흐흐흐. [승우네 관광버스]를 무조건 장착할 거다.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칼퇴근은 언제나 행복했다.

오늘 하루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마지막을 기분 좋게 장식해서 좋았다.

숙소로 가는 길.

두 수코님과 나는 마지막으로 눈빛을 나눴다.

그 전에도 굉장히 친했지만 카레 사건을 계기가 끈끈한 무언가가 더 생긴 것 같았다.

지금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볼까?

바로 어플을 실행시켜 실시간 OSL 방송을 틀었다.

어느새 3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벌써 2경기가 끝난 거야?

2경기는 이영우와 임동원의 경기.

광고시간을 제외하면 길어야 10분 남짓한 시간에 승부가 난 것이다.

누가 이겼지?

일단 이게 가장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이영우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예 3승을 차지해 조1위로 16강을 통과했으면 좋겠다.

내가 이영우를 응원하는 건 아니다.

8강에서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서로 조 1위를 하게 되면 8강에서 만나는 일은 없어진다.

그게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

8강에서부터 이영우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아직 치러야할 경기가 태산이었으니까.

시간적 여유가 있는 4강이나 결승에서 만나는 것이 차라리 나았다.

사실 가장 좋은 건 이영우가 16강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OSL에선 무난히 16강을 통과할 것 같았다.

이영우와 다전제를 준비하려면 신경 써야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프로리그에서 만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모든 전략을 초 단위 아니 0.1초 단위로 준비해야한다.

단 시간 내엔 준비가 불가능하단 말이었다.

저번 결승도 그렇다.

조금만 삐끗했다면 우승은 이영우가 차지했을 거다. 그 어떤 경기보다 힘든 경기였다.

지금까진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경기나 한 번 봐볼까?

시간이 짧으니 하이라이트가 아닌 풀 경기로 봐도 무방할 것 같았다.

영상이 나옴과 동시에 휴대폰 화면에 집중했다.

그렇게 10분이 흘렀다.

“헐. 쩌네.”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경기를 다보고 느낀 건 하나였다.

절대 8강에서 이영우를 만나선 안 된다는 것.

이영우의 압박은 차원이 달랐다.

마수가 3금광을 가져가는 걸 이렇게나 방해하다니.

방해하는 걸 넘어서 아예 스타팅 포인트에 지어진 소굴을 깨버렸다.

임동원이 그걸 그냥 지켜봤냐고?

그럴 리가 없지.

저게 깨지면 이길 수가 없는데.

모아놓은 마견과 닷발귀를 활용해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이영우의 움직임이 너무 좋았다.

문자 그대로 한수 위였다.

다른 환국이라면 충분히 싸먹을 수 있는 병력인데 싸먹기는 커녕 오히려 생산해놓은 모든 닷발귀와 마견을 잃고 말았다.

거의 세미싸움이 난 순간 이영우의 추가 바이오닉 병력이 합류했고 그렇게 스타팅 포인트 소굴을 내주고 말았다.

그 순간 경기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그 후론 스무스하게 환국의 병력을 막지 못하고 밀려버렸다.

진짜 부드러운 움직임이다.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영우가 입으로 말하면 컴퓨터가 대신 움직이는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마수로 이영우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가 그렇다.

군락으로 들어간 마수는 그 전의 마수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압도적인 힘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릴 정도로 전율이 이는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상성 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환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수가 무난히 군락을 가게 하면 환국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군락을 하기 전에 마수를 얼마나 곤란하게 만드느냐가 환마전의 포인트였다.

이걸 가장 잘하는 것이 이영우였다.

병력으로 상대를 엄청 압박한다. 이영우의 진가는 옵저버 화면이나 이영우의 화면을 보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영우를 상대하는 선수의 개인화면을 봐야 알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병력이 진출한다.

용족전도 마찬가지다.

상성 상 환국을 앞서는 용족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건 이영우와 정명혁 뿐이다.

둘 다 다전제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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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의 혈전 끝에 OSL 16강 3회차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1경기에선 이승우가 송병호에게 6분만에 GG를 받아내며 2승으로 8강 진출의 6부, 아니 7부 능선을 넘었고 2경기에 나선 이영우 역시 이승우에게 질 수 없다는 듯 보란듯이 임동원에게 승리를 따내며 2승 고지에 올라섰다.

MSL 32강에서 탈락한 임동원은 OSL에서도 2패가 되며 탈락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3경기에선 이제운이 정명혁을 꺾으며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제운은 이제운이었다.

한민규에게 의외의 일격을 맞으며 1패로 주춤했지만 금세 원래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만약 오늘까지 패배했다면 8강 진출에 먹구름이 잔뜩 꼈을 것이다.

D조는 모두의 예상대로 김택윤이 이재성을 잡으며 무난하게 2승을 달성했다.

대체적으로 이길 선수들이 이겼다는 분위기다.

A, B, D조에 벌써부터 2승자가 나왔다.

모두 전 시즌 4강 진출자였다.

이들이 왜 전 시즌 4강에 올랐는지,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4강에 들 자격이 있다는 걸 똑똑히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2승을 했다고 안심할 순 없다.

2승 1패 3자 동률이 나와 재경기를 펼칠 수도 있었으니까.

이제 겨우 절반이 진행되었다.

4회차가 지나면 어느 정도 8강 진출자의 윤곽이 나오겠지만 벌써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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