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67화 (267/575)

00267  Game No. 267 경기 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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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이영우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이승우 선수 제대로 도발하네요. 이영우를 상대로 마패를 성공시키는 선수가 어디있단 말입니까?

-이로써 양 선수간의 상대전적은 7:4로 다시 한 계단 벌어집니다.

-이영우 선수도 독합니다. 마패로 지어진 신전을 기어코 파괴하고 GG를 선언합니다.

경기는 4:3.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 혈투 끝에 아스트로가 CT를 꺾었다.

이로써 아스트로는 5라운드 3연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맹활약이었다.

위너스 리그에선 초특급 에이스 이승우의 힘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승우가 최대 두 번, 그 것도 에이스 결정전이 성사되야 2번이고 보통 한 번 밖에 나오지 못하는 5,6라운드에선 위너스 리그와 같은 연승 행진은 힘들거라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아스트로는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3연승.

아직 세 경기뿐이지만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전 상대가 폭스와 육군이라 충분히 이길 수 있었고 강팀을 상대로 검증을 해봐야한다는 이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오늘 경기로 쏙 들어갔다.

오늘 상대가 CT였으니까.

승리 자체도 이승우가 4세트에서 패해서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거지 이승우가 이겼다면 6세트에서 4:2로 아스트로가 승리를 따냈을거다. 이승우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을 펼친 덕에 승리를 얻은 것이다.

MVP는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를 따낸 이승우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다른 선수들 모두 MVP를 받아도 괜찮을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6세트의 신연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가 아니었다면 에이스 결정전으로 이어지지 못했을테니까.

숨겨진 MVP라고 할 수 있었다.

<소리 벗고 팬티 질러!!!!>

<이승우는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아 boy♂>

<이승우 넘나 좋은것. 미쳐부러~>

<이영우 팬들 다 어디갔냐? 아까까지만 해도 게시판 점령했는데?>

<도망간듯 ㅋㅋㅋㅋ 이래도 이영우 > 이승우냐?>

<ㅋㅋㅋㅋ결승전에서 졋는데 1판 이겼다고 이영우>이승우란닼ㅋㅋㅋㅋ 적어도 다전제에서 이기고 말해야하는 부분 아님?>

<이승우>이영우 인정합니까? 이영우 : 네. 인정합니다.>

<승렐루야! 제가 감히 신을 의심했습니다. 절 용서해주소서.>

이승우의 팬들이 커뮤니티에 기세등등하게 글을 올렸다.

<원래 이영우>이승우다. 이영우가 그 동안 진 건 아직 이승우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해서다. 이제 상대전적 6:4. 지금 에이스 결정전에서 6:5로 따라잡고 조만간 역전할거다. 역시 우리갓!>

불과 30분 전에 베스트 게시물이 되었던 글이었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작성자가 삭제한 것이다.

6:5로 따라잡을 거라 큰소리를 쳤지만 결과는 7:4.

다시 벌어진 스코어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스로 삭제를 한 것이었다.

46승 3패.

현재 이승우의 프로리그 성적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이다. 이대로가면 김택윤의 최고 승률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처럼 보였다.

****

“기분 좋냐?”

“당연히 기분 좋죠.”

지금 내 표정은 웃음꽃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정도로 싱글 벙글이다.

마지막에 이영우를 잡아서 기분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이영우를 [승우네 관광버스]로 잡아낸 보상이었다.

장유철을 [승우네 관광버스]로 잡았을 때 스킬 포인트 조각을 5개 줬다.

그때 궁금했었다.

과연 이영우를 [승우네 관광버스]로 잡아내면 조각을 얼마나 줄까?

그 의문이 오늘 풀렸다.

30개.

무려 30개를 줬다.

아예 스킬 포인트 2개를 준거나 마찬가지였다.

스킬창에서 이걸 확인한 순간 나도 모르게 대박이라 외쳤다. 팀원들이 살짝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고맙다. 모른 척 해줘서.

30개라니.

이건 어마어마한 양이다.

레벨을 9나 올려야 간신히 받을 수 있는 스킬포인트를 불과 한 경기 만에 얻었다.

흥분이 안 될 수가 없었다.

다전제나 프로리그에서 [승우네 관광버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적이나 레벨업으로 스킬 포인트를 얻기 힘든 지금 [승우네 관광버스]로 알아서 모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았다.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중요한 사실은 [승우네 관광버스]의 레벨은 겨우 1이란 것이다.

겨우 레벨 1에서 30개의 스킬 포인트 조각을 주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이영우긴 했지만.

어쨌든 레벨 1에서도 굉장한 효율을 발휘하는 것이 [승우네 관광버스]다. 레벨 2가 된다면, 3이 된다면, 4가 된다면, MAX가 된다면 어떨까?

그래. 이거야.

난 그대로 눈이 뒤집혔다. 아무 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누군가 내 귀에 속삭였다.

지금 당장 스킬 레벨을 올리라고.

일단 스킬 포인트 조각을 스킬 포인트로 전환했다. 그리고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스킬 포인트를 [승우네 관광버스]에 투자했다.

[[승우네 관광버스]에 스킬 포인트 1을 투자하시겠습니까?]

YES!

연달아 3번의 창이 떴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 결과.

[[승우네 관광버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킬 레벨이 4가 되었습니다.]

[승우네 관광버스]의 레벨이 4가 되었다. 1단계 스킬이라 레벨 업에 스킬 포인트 1밖에 필요하지 않아 금세 올릴 수 있었다. 2단계 스킬을 찍다 1단계 스킬을 찍으니 정말 빠르게 올라가는구나. 벌써 레벨 4라니.

이제 [승우네 관광버스]를 하루에 2번 사용할 수 있게 되었군.

스킬 포인트가 하나 더 생기면 바로 [승우네 관광버스]를 MAX로 만들어줄 예정이다.

그래. 난 지금 반쯤 미쳐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킬 포인트에 눈이 멀어있었다. 항상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성공만 한다면 많은 대가를 얻을 수 있다.

이제 레벨 4다.

장유철을 상대로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켜도 스킬 포인트 조각을 10개 가까이, 아니 그 이상 줄 수도 있다.

의지가 불타 오르는구만!

미친듯이 써주마.

그렇게 스킬 포인트를 모아주마!

[승우네 관광버스]에 정신이 팔려 잠시 잊고 있었는데 새로운 스킬도 하나 생겼다.

[매의 눈]이 바로 그 것이었다. 패시브 스킬로 상대방의 운룡, 군주, 금와가 내 영역으로 들어왔을 때 메시지로 알려주는 스킬이었다. 사실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아직 써 본적이 없었으니까.

설명으로 보면 꽤 괜찮은 스킬 같았다.

견제를 좋아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치를 때 장착하면 경기를 펼치기 수월 할 것이다.

저번 시즌 OSL 16강 김윤호 전에서 이 스킬이 있었다면 가시귀 드랍에 그렇게 흔들릴 일이 없었겠지.

당장 사용하기엔 위험부담이 있으니 연습을 통해 활용법을 연구할 생각이었다.

“진짜 고생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팀원 전체가 얼마나 가슴 떨려하면서 본 줄 아냐?”

경기가 끝난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전진 제단이 실패했을 때만 해도 초상집 분위기였다고 했다.

팀이 패배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하루 2패를 해서 우울우울 열매를 먹은 것 처럼 하루 종일 축 쳐져 있을 것이 걱정되서 그랬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슬그머니 미소가 그러졌다.

역시 우리 팀원들이 최고다.

어쩜 이렇게 마음씨가 착할까?

유일하게 감독님만이 손으로 턱을 매만지시면서 ‘아직 괜찮은데? 아니 오히려 유리한데?’라고 하셨다고 했다.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감독님은 여전히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다.

그리고 10분 후 감독님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팀원들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

역시 감독님.

경기를 보는 눈은 최고다.

방금 팀원 칭찬해놓고 이런 말하기엔 조금 미안한데 이런 감독님 밑에서 왜 이런 성적이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운이 좋았어요. 이영우가 이런 상황을 연습하고 나왔다면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을거에요.”

이건 확실하다.

이영우가 이런 러시를 처음 당해본 것이 아니라면.

이 전에 한 번 당해봤더라면 훨씬 더 나은 대처를 보여줬을 것이다.

적어도 금광 러시느 당하지 않았겠지.

이번에 내가 준비한 전략의 포인트가 금광러시다.

금광러시가 성공하지 못했으면 경기는 유리해지지 않았을 거다.

용아 더블로 배를 쨀 수도 없었고 1제단으로 트리플을 가는 건 더더욱 할 수 없었다.

아마 이영우는 이 같은 전략에 다시 당하지 않을거다. 당하더라도 해법을 찾아오겠지.

그게 이영우다.

“자. 이제 거의 다 왔다.”

모두 숙소로 돌아간 지금.

나와 도 수코님만 따로 떨어져 용산 아이파크몰로 향했다.

오늘 OSL 16강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번 주에 나와 함게 전 팀원들이 경기를 펼쳤지만 오늘은 나만 경기를 펼치고 나머지 3명은 금요일날 출전한다.

어중간하게 시간이 붕 떠버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는 바람에 식사를 하고 돌아오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았다.

“뭐 먹을래?”

“흠. 일단 들어가서 결정하죠.”

남자들의 식사는 늘 이렇다.

무언갈 정하고 들어가는 법이 없다.

일단 쭉 살펴본 후 눈에 띄는 곳에 들어간다.

나만 이런가?

어쨌든 나는 살면서 항상 이런 식사 방식을 고수해왔다.

안으로 들어서니 층별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식당층이......아. 여기구나.

되게 다양하게 들어와 있구나?

음...여기선 못 고르겠다. 직접 냄새를 맡고 눈으로 봐야겠다.

식당층에 올라오니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냄새만 맡아도 행복하구나. 아까까진 긴장으로 인해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음식 냄새를 맡으니 미친듯이 배가 고파졌다.

배 속의 거지들이 음식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조용히 배를 쓰다듬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어마어마한 음식을 내려 보낼테니!

전쟁터에 나온 군인처럼 굳은 의지가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훑었다.

이젠 선택해야 할 때였다.

그때 눈에 들어온 음식점이 있었다.

카레 전문점.

그러고보니 최근에 카레를 먹은 기억이 없다.

어릴 적 카레를 정말 좋아했었다. 3분 요리부터 일본식, 인도식 가릴 것 없이. 홍보 판넬을 보니 특정한 나라의 요리가 아닌 전세계 카레 요리를 판매하는 곳인 듯싶었다.

오랜만에 카레나 먹어볼까?

“도 수코님 카레 좋아하세요?”

도 수코님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미친 듯이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싫어하지는 않아. 왜? 카레 먹고 싶어?”

“네. 저기 한 번 가 봐요.”

“그래. 그러자.”

남자들의 의사결정은 이렇다.

빠르고 간결하다.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게 안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두 분이세요?”

“네. 두 명이요.”

“편하신 자리에 앉으시면 바로 메뉴판 가져다 드릴게요.”

가게에 들어간 순간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왔다. 가게 이름이 적혀 있는 반팔티를 입고 있는 것을 보아 아르바이트생인 듯싶었다. 웃는 게 너무 예뻐서 순간 넋을 놓을 뻔 했다.

이런 걸 심쿵이라고 하나?

설렐 필요 없다. 심장아.

저거 나한테만 특별히 보여주는 미소가 아니라 손님에게 보여주는 자본주의 미소일 뿐이라고.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는 한산했다.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다.

하긴. 아직 저녁을 먹기 이른 시간이긴 하지.

경기 시작 시간이 7시니 조금 더 있다 밥을 먹으러 오겠지.

자리를 떠났던 아르바이트생이 메뉴판을 들고 금세 돌아왔다.

“지금 바로 주문하시겠어요?”

“메뉴판 좀 살펴보고 고를게요.”

“그럼 주문하실 때 왼 쪽에 계신 벨 눌러주세요.”

친절도 하셔라.

아르바이트생이 돌아간 후 도 수코님과 눈이 마주쳤다. 아무 말 없이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구나.

도 수코님과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전 이 걸로 할게요.”

개인적으로 새우튀김을 좋아하기에 새우튀김이 들어간 카레를 골랐다. 도 수코님도 원하시는 메뉴를 고른 후 주문을 넣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

와. 되게 맛있어보이네. 실제 음식보다 사진이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사진과 차이가 전혀 없었다.

용산에 경기가 있을 때 자주 와 줘야겠구만.

어라? 뭐지?

응당 보여야 할 수저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바닥에 깔린 것이 아닌가 싶어 그릇을 들어보았지만 그 것도 아니었다. 상 위나 옆에도 통이 위치해있지 않았다.

우리는 난감한 시선을 교환했다.

아. 혹시?

“여기가 정통 카레 전문점이라서 손으로 먹는 거 아닐까요?”

“흠. 그런가?”

잠시 망설이는 도 수코님.

내가 먼저 행동으로 나섰다. 어릴 적 TV에서 본 적이 있다. 밥을 잘 뭉쳐서 카레에 찍어 먹었다.

역시 음식은 손맛이야.

이러니 더 맛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카레를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 수코님도 밥을 손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

난 들고 있던 밥을 떨어뜨렸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저 멀리서 아르바이트생이 종이에 수저를 싸서 오고 있었으니까.

내 손과 카레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흠칫 놀라는 아르바이트생.

걸음도 우뚝 멈추었다. 저 멀리 서서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순간 얼굴이 화끈 거렸다.

화상이라도 입은 듯 뜨겁다.

쥐구멍. 쥐구멍 어디 있지?

너무 창피해서 이 세상에서 소멸해버리고 싶었다. 아니 음식을 가져다주고 숟가락을 뒤늦게 가져다주는 게 어디 있어? 그럴 거면 늦게 가져다준다고 말을 하든가. 아니면 음식보다 숟가락을 먼저 가져다 주든가.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어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생각해보니 여긴 한국이었다.

인도도 아니고 손으로 먹게 할리가 없었다.

다시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수저가 없으면 수저를 달라고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난 그 생각은 하지 못하고 손으로 집어 먹을 생각을 했다.

더 황당한 건 도 수코님도 아무렇지 않게 내 의견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간혹 사고 회로가 꼬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오늘이 딱 그 날이었다. 하필 둘 다 동시에 꼬여서 이런 사단이 벌어진거고.

못 볼 걸 본 얼굴로 슬금슬금 다가온 아르바이트생이 우리 앞에 수저세트를 내려놓고 빠르게 사라졌다.

그 순간 느꼈다.

여긴 다시 올 수 없겠다고.

============================ 작품 후기 ============================

평소보다 20~25%정도 양이 많습니다.

이유는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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