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6 Game No. 266 안드로메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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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의 드랍 공격도 깔끔하게 막았다.
이제 무서울 것이 없었다. 정말 원하는 대로 다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영우는 확장을 확보 하는데에 온 신경을 집중할 것이다.
그래서 천왕랑을 선택했다.
알고도 쉽게 나올 수 없도록.
앞마당만 먹고 천왕랑을 갈까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았다. 천왕랑의 여의주를 채우기 전에 나오는 타이밍 러시에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상대는 이영우.
최대한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야 했다.
그래서 세 번째 확장을 가져가고 금와 견제를 막은 후 천왕랑을 선택했다.
빠른 타이밍은 아니지만 상관없었다.
세 번째 확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이영우에겐 빠르게 느껴 질 테니까.
내 천왕랑을 발견하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질 거다.
아예 안 나가자니 쌓일 천왕랑이 무섭고 진출하자니 아직 신기전의 업그레이드가 잘 안되어서 곤란하고.
그야말로 진퇴양난.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초에 무리하게 가는 천왕랑도 아니었다. 매우 안정적이다.
지상 병력이 든든히 받치고 있다.
섣불리 나섰다간 천왕랑 구경도 해보지 못해고 중앙에서 싸 먹힐 것이다.
경기는 거의 잡았다.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다.
확장이 적다는 건 나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조건이다.
흠. 근데 아직 분이 안 풀린다.
4세트에서 조이기에 숨막혔던 걸 생각하면 말이다.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없다.
오늘 4세트에서 이긴 걸 기억에서 깔끔하게 지워줄만한 패배를 안겨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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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영우 선수 크게 휘둘립니다.
-이승우 선수가 독을 단단히 품었나 봅니다. 천왕랑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어렵게 확보한 네 번째 군영이 허무하게 파괴됩니다.
-아무리 이영우 선수라도 이건 너무 어렵죠.
천왕랑이 9기가 쌓였다.
공2업이 완료 된 천왕랑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스치듯 군영을 지나갔을 뿐인데 순식간에 군영이 파괴되었다. 사기라 불리는 일꾼의 수리도 소용없었다. 채 달라붙기도 전 군영이 터져 버렸다.
그 뒤를 신기전이 뒤 쫓았지만 천왕랑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그냥 간게 아니다.
마지막 언덕을 넘어갈 때까지 신기전을 일점사해줬다.
하나 둘 터져나가는 신기전.
이영우로선 굉장히 답답할 것이다. 평지에서 싸우면 능히 천왕랑을 상대할 수 있다. 상대만 가능한게 아니라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우가 평지에서 싸워줄리 만무했다.
신기전이 함부로 달려 들 수 없는 언덕을 끼고 천왕랑이 전투를 펼쳤다.
홀드를 잡고 여의주를 잡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이미 천왕랑의 수가 꽤 쌓였기 때문이었다. 여의주가 죽어가는 속도보다 앞선 신기전이 끊기는 속도가 더 빨랐다.
손해가 계속 누적되는 이영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렇게 한기, 두기 끊긴 신기전의 수가 부대 단위를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부터 안티 천왕랑 체제로 갔으면 모를까 지금 지니고 있는 신기전의 수로 천왕랑을 완벽히 제압하는 건 무리였다.
이득만 쏙 보고 빠지는 천왕랑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신기전.
-이승우 선수 이렇게 천왕랑 잘 쓰는데 왜 경기에선 천왕랑을 별로 사용하지 않나요?
김태영 해설이 탄식했다.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왔다.
-김태영 해설께서는 그 점이 많이 안타까우신 모양입니다.
-그렇습니다. 또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지만 할 말을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천왕랑을 잘쓰는데 왜 경기에서 자주 보여주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천왕랑 운영 능력을 묵히고 있는 것도 이스포츠계의 큰 손실이거든요. 이건 모두가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이승우가 천왕랑 대신 나가를 쓰겠다는데 다른 사람이 나서서 무얼 한다는 말인가?
농담 혹은 드립으로 하는 말인가 싶었지만 그렇게 외치는 김태영 해설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질문을 던졌던 성진우 캐스터가 끅끅대며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하마터면 방송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이승우가 지상 병력으로 러시를 감행해서 다행이지 그게 없었더라면 김태영 해설의 천왕랑 예찬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이승우 선수 지상 병력 움직입니다.
-천왕랑만 있는게 아니거든요. 아. 세 번째 군영 지역으로 몰아닥치거든요? 이것도 굉장한 압박입니다.
-이건 또 어떻게 막나요? 이영우 선수의 약한 부분은 귀신같이 알고 들어오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네 번째 군영 지역에 병력이 몰린 걸 확인한 이승우가 지상 병력을 세 번째 군영 지역으로 보냈다. 천왕랑 만큼 지상 병력의 양도 많았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도 아주 잘되어 있어 환국의 기갑 병력을 상대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천왕랑을 막기 위해 신기전을 많이 뽑다보니 상대적으로 천자총통과 화차의 수가 부족합니다. 지상 병력도 상대하기 버거워요!
신기전은 금을 먹는 유닛이다.
천자총통 생산에 지장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이영우도 놀고만 있진 않았다. 남는 철을 활용해 화차를 뽑아 견제를 하려 움직였지만 이승우의 단단한 방어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비명횡사했다.
이영우 입장에선 여러 가지 악재가 쌓인 것이다.
네 번째 군영에 이어 세 번째 군영도 파괴되었다.
-아. 이영우 선수 이제 자원을 채취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앞마당 군영 들었어요. 옮겨서 자원 채취를 하겠다는 겁니다. 그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에요!
-역시 이 둘의 대결은 언제나 명경기를 만들어주네요. 붙을 때마다 제 목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사이좋게 1세트씩 나눠가는 분위기입니다만 아무래도 기분이 좋은 쪽은 이승우 선수겠네요.
-그렇죠. 팀의 승리를 함께 가져가게 되었으니까요.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다.
이영우가 GG를 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모두들 이승우가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니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영우의 공간이 별로 없다. 대부분 이승우의 공간이다.
시야마저 거의 차단되어있다.
중립 확장 역시 이승우가 전부 차지했다.
다른 거 볼 필요도 없이 이승우의 주 병력이 방금 파괴한 이영우의 세 번째 군영 위치에 상주하고 있다는 것으로 충분했다.
-군영 내려 앉기도 전에 공중에서 터지겠네요.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한 손으로 열 손을 막을 수 없어요. 중과부적입니다. 아무리 이영우 선수가 신이어도 이건 역전시킬 수 없습니다.
그때였다.
본진에서 출발한 하나의 점이 이영우의 진영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도대체 뭘까?
모두 설마하는 얼굴이 되었다.
옵저버가 바로 화면을 비췄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전장 중앙을 빠르게 지나고 있는 유닛은 용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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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내자.
그렇게 마음 먹은 순간 지금까지 꽁꽁 아껴주었던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승우네 관광버스]가 사용되었습니다.]
[이영우의 세 번째 군영을 파괴하고 그 위치에 신전을 소환하세요. 관광조건 : 신전 1/2 이상 완성 혹은 신전을 본 이영우의 GG 선언.]
마지막으로 챙긴 스킬은 [승우네 관광버스]였다.
모험이었다.
이영우를 상대로 이 스킬을 챙긴 건.
송병호 전도 생각해야하기에 [숨바꼭질]과 [폭주기관차]를 챙길 수 없었다. 다른 스킬도 있긴 하지만 이영우를 상대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냥 한 칸을 비우고 가느니 차라리 [승우네 관광버스]나 챙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전략이 통하면 초반에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게 되니 [승우네 관광버스]를 쓸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상은 보기좋게 맞아떨어졌다.
미션을 보는 순간 바로 용안을 보냈다.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다.
그 전에 이영우가 나갈 수도 있었으니까.
주 병력을 세 번째 군영이 있던 곳에 세워놓은 것도 신전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신전이 파괴되면 미션은 무효로 돌아간다.
이영우의 자존심상 신전을 보는 순간 그냥 나가지는 않을거다.
어떻게든 신전만을 깨려고 할 거다.
그걸 막아야했다.
이영우를 상대로 마패를 하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특히 4세트에서 한 차례 패배하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오늘 그 의미가 더욱 더 컸다.
스킬 포인트도 챙기고.
퍼포먼스도 보여주고.
제대로 1석 2조다.
이영우를 상대로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키면 얼마나 많은 조각을 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 흐뭇했다.
장유철에게 미션을 성공했을 때도 5개의 조각을 줬다.
아예 스킬 포인트 1개를 주는 거 아냐?
김칫국 마시는 소리는 절대 아니었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이영우의 클라스가 보통 클라스인가?
그렇게 행복한 상상을 하는 사이 용안이 도착했다.
지체 없이 신전 소환!
아마 지금쯤 난리가 났겠지?
천하의 이영우를 상대로 마패라니.
안 봐도 비디오다.
CT 쪽 벤치 분위기는 최악일거고 우리 팀 벤치는 축제 그 자체일 것이다.
이런 드라마틱한 승리가 또 어디 있을까?
그때 신전이 지어지고 있는 곳에 천리안이 뿌려졌다.
문득 이영우의 표정이 보고 싶어졌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4세트가 내가 지었던 표정보다 훨씬 더 딱딱한 얼굴이 되었을까?
이제 긴장해야한다.
경기에서 질 확률은 없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이영우도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겠지만 방금 천리안으로 그 마음조차 사라졌을거다.
그럼 바로 GG를 치고 나갈까?
아니다. 이영우라면 어떻게든 신전을 파괴하려 할 것이다.
내 병력이 치든 말든 다 무시하고 오직 신전만을 노릴 것이다.
업그레이드가 잘 된 기갑 병력의 화력은 무섭다.
신전 하나 터지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게 마음 단단히 먹어야했다.
용아 1기를 이영우의 본진 쪽으로 밀어 넣었다.
‘역시.’
아니라 다를까?
일꾼까지 싹 긁어모아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새 신전 지키기가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나온다!’
이영우의 기갑 병력이 성난 코뿔소처럼 달려들었다.
이영우의 지금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용혼과 용아가 때리건 말건 천자총통이 신전을 향해 포격을 개시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건설되는 신전의 체력이 확 줄었다.
이거 파괴될지도 모르겠는데?
제발 그러지 마라. 곱게 가라.
앞선 천자총통을 향해 전 화력을 집중시켰다. 이영우도 만만치 않았다. 어떻게든 깨겠다는 의지가 줄기줄기 뿜어져나왔다. 해모수의 청린갑이 천자총통에서 일제히 걸렸다.
그와 동시에 천자총통의 포가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헐.
체력 10?
자칫 잘못하면 깨질 뻔 했다.
등줄기로 흐르는 식은땀.
우씨. 분명 내가 이긴 경기인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거지?
다음 포격은 어떻게든 막아야했다.
차라리 병력과 싸웠다면 이렇게 긴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오직 신전만 노리다보니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 되었다.
앞에 있는 천자총통을 필사적으로 끊는 그 순간.
[미션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야호! 성공했다!
휴. 순간적으로 온몸의 힘이 빠졌다.
미션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진짜 아슬아슬했다. 한 타이밍만 늦었다면 미션에 실패했을 것이다.
추후 포격으로 신전이 깨졌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미 미션에 성공했으니까.
신전을 완성시키는 것이 미션이었다면?
으. 생각만으로 짜증난다.
다행히 미션은 1/2을 완성시키는 것이었고 방금 1/2을 넘었다.
애초에 마패 자체도 [승우네 관광버스]를 위한 것이었다. 목표를 이룬 순간 신전의 완성 유무는 아무래도 좋았다.
깨지든 말든 내 알바 아니었다.
신전이 깨진 직후.
-이영우 : GG
이영우가 GG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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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도 독하네요.
기어코 신전을 파괴하네요.
과연 이영우를 상대로 [승우네 관광버스]를 성공 시켜서 몇 개의 스킬 포인트 조각을 받았을지.
한 번 맞춰보시겠습니까? ㅎ
아. 가시기 전에 추천 1번씩 찍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