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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64화 (264/575)

00264  Game No. 264 에이스 결정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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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을 하고 부스에 앉았다.

에이스 결정전이 정해졌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내가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팀원들 역시 나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원하는 대로 에이스 결정전에 나가게 되었다.

연호에게 고마웠다.

연호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오를 일도 없었을 거다.

팀을 위해서라도, 연호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했다.

절대 하루 2패를 당할 순 없었다.

에이스라면 응당 그래야했다.

4세트가 끝나고 에이스 결정전 전장을 확인 한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전략이 있었다.

쉬운 전략은 아니지만 성공 시킨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략.

개인리그 4강이나 결승전 혹은 프로리그 포스트시즌이 아닌 일반 라운드 에이스 결정전에서 쓰고 버리기엔 아까운 전략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 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팀원들이 만들어 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세트의 전장은 용비어천가.

2인용 전장이다.

러시거리 역시 나주평야 만큼 짧은 전장. 이번에도 이영우가 타이밍 러시를 치고 나올 수가 있다.

가장 좋은 수비는 상대가 공격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어떻게?

선제공격으로.

그 어느 때보다 스킬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다른 세트와 달리 에이스 결정전은 준비시간제한이 없다.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제한이 없다고 해도 보통 10분 정도면 모두 완료가 되긴 한다.

오늘 경기가 에이스결정전에서 마무리가 되면 별다른 고민없이 스킬을 장착했겠지만 아직 경기가 더 남아있다.

오늘 밤 송병호와 OSL 16강 3회차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영우와의 경기에서 사용한 스킬은 [숨바꼭질], [투신] 2개, [폭주기관차].

이제 [숨바꼭질]과 [폭주기관차]를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각각 한 번 씩 밖에 남지 않았다.

이 스킬은 이영우 전에서 쓸 것인가?

아니면 송병호 전에서 쓸 것인가?

‘[숨바꼭질]은 빼야겠다.’

일단 [숨바꼭질]을 제외했다. 송병호 전에서 준비해온 전략이 있었다. 그 전략을 성공시키려면 [숨바꼭질]은 필수였다.

하루 6번 사용할 수 있는 [투신] 2개를 일단 장착했다. 지금 2번을 사용해도 아직 2번을 더 사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고민은 [폭주기관차].

이건 송병호전에 써야겠다.

아무래도 그 쪽이 더 파괴력이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 다음 선택을 받은 건 [CCTV]였다.

생각해보니 [CCTV]가 [폭주기관차]보다 큰 위력을 발휘할 것 같았다.

좋았어. 완벽해.

흠. 그래도 아직 1칸이 남았네?

뭘 가져 가야 잘 가졌다고 소문이 날까나?

아. 그게 남았구나.

문득 잊고 있던 스킬이 생각났다.

그 스킬을 장착하는 순간 내 입가로 음흉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좋았어. 정말 완벽해졌어!

이로써 스킬 조합은 완료!

이제 남은 건 스킬을 활용해 전략을 성공시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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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트에서 만났던 양 선수가 에이스 결정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로 눈빛을 보세요. 기 싸움이 장난 아닙니다!

-특히 이승우 선수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 본인의 연승을 끊은 이영우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지거든요?

이승우로선 많은 걸 잃었다.

공식전 21연승. 프로리그 23연승.

물론 1위의 기록이긴 하지만 더 뻗어나갈 수 있던 기록이었다.

팀의 승리마저 잃을 수 없다는 의지를 이승우의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건 이영우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지게 되면 4세트에서 이긴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잡고 2승을 챙겨 팀에 승리를 안겨 주어야했다.

-이영우 선수도 정말 대단합니다. 과감한 5화통 타이밍 러시. 근데 그걸 최적화로 한 타이밍 빠르게 앞당겼습니다. 이러면 도대체 어떤 선수가 막나요?

이영우의 가장 큰 무기는 최적화다.

그걸 감으로 해낸다는 것이 더 무서운거고.

적은 병력임에도 뛰어난 움직임으로 전 지역을 커버한다. 그래서 옵저버 화면을 보는 사람으로썬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이영우에게 러시를 가면 피해를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에 멤돌 뿐 결단력 있게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들.

상대 선수가 바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이영우의 이름값이 위축 된 것도 분명 있겠지만 자신의 화면으로 봤을 때 빈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 더 컸다.

2부대의 병력이 상대에겐 3부대 이상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오직 이영우만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 사이 이영우는 뭐하냐고?

확장을 한다.

상대보다 훨씬 빠르게.

동시에 2개, 3개를 가져갈 때도 있다.

그렇게 자원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고 그 차이는 물량의 차이로 나타난다.

이런 이영우를 잡아내려면 과감한 판단을 할 줄 알아야한다.

본인의 컨트롤과 운영을 믿고 공격을 들어가는 판단.

현재 이영우를 상대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선수가 몇 없다.

지금 이영우와 경기를 펼치는 이승우가 그 중 1명이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 둘의 대결에 열광하고 기대를 거는 것이다.

아직도 상대전적 6:4로 이승우가 앞서고 있었으니까.

-자. 그럼! 운명의 에이스 결정전을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성진우 캐스터의 외침과 함께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카운트다운 소리가 모두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팀의 운명을 가를 에이스 결정전이 시작 되었다.

무거운 공기가 경기장을 짓눌렀다.

선수들은 이보다 더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압박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에이스였다.

-먼저 보이는 진영, 2시에 위치한 이승우 선수입니다.

-이번 경기를 어떻게든 잡고 싶을 겁니다.

이승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려던 성진우 캐스터가 말을 멈추었다.

-어? 이거 뭐죠? 벌써 용안이 나가나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용안 4기 중 1기가 철광 근처에도 가보지 않고 바로 본진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김정식 해설이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이번에도?

-전진 제단입니다. 이렇게 빨리 나가는 걸 보니 중앙이 아닌 아예 이영우 선수 본진에 지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미 차영화 전에서도 같은 전략을 선보여 승리를 거둔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이 전장이었죠.

차영화를 상대로 극단적인 본진 전진 제단을 사용해 3분만에 승리를 거머쥔 적이 있는 이승우.

분명 쉽게 승리를 얻은 경험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상대가 달랐다.

차영화가 아닌 이영우였다.

그리고 같은 전장에서 이미 한 번 사용한 전략이기에 이영우가 정찰을 할 가능성이 컸다.

더군다나 이영우는 이승우의 전진 제단에 몇 번 당한 적이 있지 않은가?

분명 더 신경 쓸 거다.

본진 정찰 뿐만 아니라 전진 제단을 지을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살펴볼 것이다.

그럼에도 나간다는 것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들켜도 경기를 할 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승우 선수의 용안 거침없이 쭉쭉 나갑니다.

-이번에도 본진이네요.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이영우의 앞마당을 지난 용안이 본진 쪽으로 쏙 들어갔다. 벽을 타고 들어갔기에 이영우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  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용안이 지체 없이 솟대를 소환했다.

-솟대!!!

-또 전진 제단입니다!

중계진이 합창하듯 외쳤다. 모두 흥미진진한 얼굴로 중앙 화면을 바라보았다. 4세트에서 5화통 타이밍 러시에 무릎을 꿇었던 이승우가 본인의 장기인 전진 제단을 꺼내들었다.

사실 전진 제단 만큼 불안한 빌드는 없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빠른 용아 생산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아무런 이득도 거두지 못하고 중앙에 건설 된 솟대와 제단을 날리는 꼴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본진과 상대 본진에 난입 된 용아를 전부 신경써야하기에 어지간한 손 빠르기가 아니면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용족 선수 중 이런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이승우와 김택윤 밖에 없었다.

-그렇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해야죠!

-4세트는 내가 너무 무난하게 갔다. 반성한다. 이번엔 그렇게 하지 않겠다! 제대로 혼을 내주겠다는 건가요?

-자. 이영우 선수 과연 본진을 한번 훑고 갈 것인지 아니면 전판처럼 정찰을 배제하고 본인이 할 것만 할 것인지.

그 순간.

-어. 일꾼. 일꾼 나갑니다.

-본진 훑네요. 본진 살펴보네요.

일꾼이 움직였다. 바로 본진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본진을 훑기 시작한 것이다. 본진 제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었다.

관중석의 반응이 절반으로 나뉘었다.

기쁨에 포효하는 CT 쪽 팬과 한숨을 푹푹 내쉬는 아스트로의 팬들.

-발견했습니다!

-그 동안 많이 당했던 이영우 선수 아니겠습니까? 또 당할 수 없다는 거죠!

일꾼이 본진 구석에 지어지고 있는 제단을 발견했다.

그 걸 본 순간 이영우는 지체없이 일꾼 4기를 제단 쪽으로 끌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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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켰네?

그래도 상관없다.

들켜도 이득을 챙길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제단을 파괴하려면 최소 4기 이상의 일꾼을 빼야한다. 그 자체가 손해다.

원래는 하나만 지을 생각이었지만 들켰으니 하나 더!

1+1이다!

이미 들킨 상황에서 제단을 하나 더 짓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지금은 차라리 하나 더 제단을 건설해 일꾼이 일하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 좋다.

초반 일꾼 4기가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건 엄청난 손해다.

그 사이 난 본진에서 생산 된 용안이 부지런히 철을 채취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따지면 2배 가까이 내가 철을 더 많이 먹고 있다.

건물 소환에 투자한 철 400이 전혀 아깝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도 가난하지만 이영우는 더 가난했으니까.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다.

제단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용안을 군영 쪽으로 뺐다.

아직 금광을 짓지 않았군.

하긴 초반 일꾼을 4기나 빼서 일하는 일꾼의 수가 적은 상황에서 금광까지 건설하는 건 무리지.

옛다. 선물이다.

금광러시나 먹어라.

이렇게 되면 총 철 500을 쓴 건데 초반에 일꾼이 적어서 일꾼을 뺀 환국이 더 손해다.

금광 러시를 하면 환국이 할 수 있는 건 도감 더블 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금 이 건물 거리로 상대에게 하나의 빌드를 강제 시켜버린 것이다.

금광 러시를 했기에 화통도감 유닛이 나오려면 멀었다.

그럼 나는 용아 더블을 하면서 상황을 살핀다.

궁병과 일꾼을 이끌고 치즈 러시를 나온다면 제단 하나를 더 건설해주고, 도감 더블을 하면 트리플까지 안전하게 가져가면 된다.

뭘 해도 이득인 것이다.

이영우가 생각이 있다면 치즈 러시를 오지는 않을 거다.

치즈 러시에서 끝내지 못하면 경기를 이기기 힘들 테니까.

내 앞마당을 깨는 성과로 만족해선 안 된다. 본진을 아예 밀어 버려야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지금 일꾼의 숫자가 너무 적다.

치즈러시를 오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

내가 째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도 두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제단에 어느새 불이 피어올랐다. 어차피 용아를 찍어봤자 생산이 안 될 것이다. 그 전에 파괴되겠지.

첫 번째 제단은 그냥 대주고 두 번째 제단에서 용아 1기를 찍었다.

이 용아로 궁병을 끊고 일꾼을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욕심이다. 괜히 욕심부리다가 용아를 잃는 건 사양이었다.

정찰.

이것만 해주면 된다.

앞마당에 군영을 짓는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철을 들인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내 입장에서 지금 저 용아는 그저 체력이 높은 용안일 뿐이다.

지금까진 내가 원하는 대로 흘렀다.

단순히 전진 제단을 시도했고 그 것이 실패 했다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안엔 이영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심리전이 숨어 있었고 겉으로 보이는 건 실패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는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

이걸 이영우도 분명 느끼고 있을 거다.

알면서도 당하는 기분 어떠냐?

짜증나지?

너도 한 번 맛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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