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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54화 (254/575)

00254  Game No. 254 짜증나지?  =========================================================================

비비가 앞서며 소수의 그슨대의 공격을 몸으로 대신 받아주었다.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았던 비비가 터졌다. 반격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비비는 지상 공격이 되지 않았으니까.

어차피 지금 중요한 건 비비가 아니었다.

운룡의 수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이번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병력을 실어 와야 했으니까.

순간 차인환이 화면을 놓쳤는지 그슨대가 뒤따라오는 운룡이 아닌 비비를 계속 때렸다. 그 사이 운룡에 탄 병력들이 무사히 9시 지역에 내렸다.

뒤늦게 그슨대가 운룡을 파괴하려 했지만 분노에 찬 용아의 공격에 그슨대가 먼저 찢겨나갔다. 뒤에 있는 그슨대에겐 비렴의 천벌이 떨어졌다.

공중에 있는 군주는 비비가 잡아주고 있었고 병력을 내린 운룡을 지체 없이 본진으로 돌아가 다음 병력을 실어올 준비를 했다.

-자. 지금의 힘은 이승우 선수도 강하거든요!

-쉬면 안 됩니다. 당장은 뚫은 것 같겠지만 차인환 선수가 견제 생각하느라 병력 분산 배치해서 그런거거든요? 집중해야합니다. 가지고 있는 병력 9시로 바로 바로 보내 야해요. 비렴이 확실히 자리잡고 용광포 라인이 그어지기 전까지 결코 안심해선 안됩니다!

그때 미니맵에 초록색 줄기가 9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간 퍼져 있던 차인환의 병력이 9시로 모이는 중이었다.

어떻게든 9시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승우만큼 차인환에게도 9시는 중요한 지역이었다.

-지룡도 와야 합니다! 왜 지룡이 안 오죠? 아까 분명 지룡을 생산하는 걸 봤는데요.

최승원 해설이 절규 하듯 외쳤다. 분명 이승우가 지룡을 생산하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9시 지역에 드랍 되는 건 용아와 비렴뿐이었다.

때문에 아슬아슬한 전투가 계속 벌어졌다.

그슨대가 상대적으로 긴 사정거리를 활용해 용아를 상대했다.

비렴의 천벌로 균형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이 것도 한계가 있다.

천벌은 무한하게 쓸 수 있는 술법이 아니었으니까.

지룡이 왔다면 이렇게 힘든 싸움은 하지 않았을 거다.

그슨대가 천벌을 피하며 용아를 압박했다.

그슨대에 강한 용혼이 오면 좋겠지만 운룡에 탈 수 있는 용혼의 수는 최대 2기.

다수의 용혼이 왔을 때 그슨대와 가시귀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지 소수의 용혼으론 당해낼 수 없다. 오히려 잡혀 먹힌다.

4기씩 탈 수 있는 용아와 비렴을 수송해오는 것이 당장은 더 효과적이었다.

-저 흑완 1기가 정말 큰 역할을 해주고 있네요. 쏠쏠하게 그슨대에게 데미지 넣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빛나는 이승우의 센스.

용아에 슬그머니 섞여 있는 흑완 1기가 쏠쏠하게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단 1기의 흑완이지만 볼 수 있는 군주를 비비가 싹다 잡아준 덕에 전장의 지배자처럼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이게 초기 대응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초기 대응을 차인환 선수가 잘 못했네요. 지룡이 오지 않아서 밀어내려면 충분히 밀어낼 수 있었거든요? 근데 천벌에 너무 무방비로 맞았어요. 병력의 머릿수를 믿고 급하게 들어갈 것이 아니라 까다롭게 가시귀로 진영을 잡아놓고 그슨대가 활동을 했어야하는데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기대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

차인환은 이제운이나 임형규, 임동원, 삼김마수 같은 선수가 아니었으니까.

만약 그들이었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을거다. 비비에 휘둘리는 일도 없었을테고 9시로 비비와 운룡이 들어올 때 비비를 공격하며 화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운룡을 공격해 내리기도 전에 1기를 격추시켰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9시를 이리 쉽게 내주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지금 경기를 펼치는 건 용족의 재앙이라 불리는 그들이 아니라 차인환이었다.

지금 말한 걸 차인환이 해낼 수 있었다면 내로라하는 마수 라인에 이미 이름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전진 소굴에 너무 많은 자원을 투자한 모양입니다. 밸런스 조절에 실패했어요. 생각보다 마수의 병력이 적네요.

-이러면 9시 지역 깨지죠. 무언가 상황이 묘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방어타워가 9시 쪽에서 아낌없이 건설되어 줬어야하는데 이미 많은 자원이 전진 소굴 쪽에 투자된 상황이라서 미처 그러지 못했죠.

-지금 수비만 어떻게 잘 해냈다면 이승우 선수를 더 답답하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요. 정말 아쉽습니다. 9시를 내주고 말았지만 아직 경기까지 내준 건 아니거든요?

-이게 정리가 안 되네요. 이러면 9시 지역은 이승우 선수가 확보 하는 거죠.

물론 이승우의 병력도 거의 전멸에 가까웠지만 보다 가까운 곳에서 실어 나를 수 있기에 충원이 더 빨랐다.

사실 9시를 확보한 것만으로 안심하기엔 일렀다.

여전히 마수가 유리한 건 사실이었다.

당장 모든 병력을 소진한 마수지만 병력을 뿜어낼 수 있는 소굴이 많다.

지금 잃은 만큼의 병력을 순식간에 확보할 수 있다. 끝내 9시를 밀어낸다면 다시 마수가 경기를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걸 손 놓고 바라 볼 이승우가 아니었다.

-어? 근데 지금 미니맵에 붉은 점 2개 떠나는 거 뭐죠?

선수 출신답게 미니맵을 놓치지 않는 한종엽 해설.

옵저버가 화면을 따닥 찍었다.

전장 중앙을 가로 질러 올라가고 있는 건  2기의 운룡이었다.

각자 1기씩 다른 방향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1기는 앞마당 쪽으로 다른 1기는 뒷마당 쪽으로.

비비로 미리 시야를 제거해 둔 덕에 중간에 격추당하는 일 없이 쭉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에 패트롤을 시켜놓은 혈풍이 있었지만 기가 막힌 곡예비행으로 혈풍을 따돌리는 이승우.

속업이 된 운룡이라 그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9시에 병력을 충원하는 운룡의 숫자가 조금 모자라다 싶었는데 견제를 위해 따로 빼놓은 것이었다.

어느새 앞마당과 뒷마당에 도착한 운룡.

-9시 지역 용아와 비렴 만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만약 저 안에 지룡이나 비렴이 타 있다면! 그리고 아슬아슬하게나마 9시를 수복한다면! 이거 경기 이승우 선수가 잡아낼 수 있습니다!

최승원 해설이 잔뜩 흥분해서 외쳤다.

지금 말한 건 정말 입신전이다. 모든 상황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입으로나 떠들 수 있는 이야기지 실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손으로 구현해 내기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피지컬도 피지컬이지만 멘탈도 단단해야한다.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전투에 지룡을 동원하지 않고 엇박자로 견제를 떠나다니.

그 사이 9시를 밀려버리면 나중에 경기가 끝난 후 지금의 판단이 두고두고 생각 날 것이다.

그때 9시를 막는데 지룡을 썼더라면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하지만 이승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지룡을 수비보단 공격에 사용했다.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에, 정말 만에 하나 이승우가 동시에 두 가지를 모두 해낸다면?

경기의 흐름은 이승우 쪽으로 급격하게 바뀌게 될 것이다.

-아. 운룡 안에 지룡이 타있었어요! 저 보다 더 멀리 보고 있던 겁니다. 이승우 선수는. 용아와 비렴으로 충분히 9시 지역을 밀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생산 된 지룡을 견제를 위해 떠나 보낸겁니다!

1기의 운룡엔 지룡 2기가 타 있었다.

지룡이 내린 곳은 차인환의 앞마당.

9시에 온 신경이 쏠려 있느라 차인환은 본진의 상황을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토정이 날아옴에도 철광만 묵묵히 채취하는 불쌍한 일벌레.

그렇게 일벌레는 좋은 곳 구경 한 번 못해보고 차가운 철광 앞에서 평생 일만 하다 생을 마감했다.

굼벵이처럼 느린 지룡이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하게 움직였다. 철광을 캐는 일벌레를 터트린 지룡이 바로 금을 채취하고 있는 일벌레를 노렸다.

-토정! 토정!

-아. 차인환 선수 몰라요. 지금 9시 밀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거든요!

펑하는 소리와 함께 7기의 일벌레가 동시에 폭사했다. 관중들의 환호성도 함께 터져 나왔다. 여전히 차인환은 뒷마당의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전투가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투는 차인환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승우가 먼저 건 것이었다.

이미 큰 피해를 입은 차인환.

더 큰 문제는 이런 견제가 뒷마당 한 군데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것이었다.

-자. 앞마당. 앞마당도 운룡 갔거든요?

-거기에 비렴이 타있다면 앞마당도 초토화되는 거 순식간입니다!

옵저버가 앞마당을 비췄다.

한차례 폭풍이 몰고 갔는지 앞마당에서 일하는 일벌레의 숫자가 별로 없었다.

비렴 1기가 홀로 서있는 걸 보니 천벌로 일벌레는 학살한 모양이었다. 옵저버가 비렴을 클릭했다.

비렴에게 기록되어 있는 킬 수는.

-8킬!

-저게 다 일벌레 잡아 낸거거든요!

-순수 일벌레에요. 일벌레!!

무려 8킬이었다.

난리가 난 건 본진도 마찬가지였다.

언제 내렸는지 흑완 2기가 신나게 일꾼을 썰어대고 있었다.

3군데를 견제한 것 자체도 대단하지만 이런 견제가 9시 전투와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이 더 대단했다.

심지어 9시 전투에선 아슬아슬하게나마 승리를 거뒀다.

만약 9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패배했다면 지금의 견제가 무의미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9시 전투는 승리했다고 해도 견제를 하지 못했다면 9시 확장을 차지했더라도 여전히 경기는 불리 했을거다. 마수가 소모전만 해줘도 버거운 것이 용족의 상황이었으니까.

놀랍게도 이승우는 이 두 가지를 전부 해냈다.

-차인환 선수 동시 3 군데서 견제를 받고 있어요!

-이제 알았습니다. 이제 알았어요!

-아뿔싸! 빠진 병력이 여기에 와있었구나!

차인환의 한 쪽 볼이 바르르 떨렸다. 동시에 이를 바득 갈았다.

얼핏 봐도 2부대에 가까운 일벌레가 잡혔다.

결코 나와서는 안 되는 광경이 차인환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몸에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남아 있는 비렴과 흑완에게 화풀이 했지만 그걸로 속이 풀릴 리가 없었다.

뒷마당을 털었던 지룡은 이미 운룡에 타 9시 전장에 합류한지 오래였다.

잠시 숨을 골라야한다.

당장 자원이 남아있긴 하지만 병력에 쓰면 안된다. 일단 일벌레를 복구해야한다. 일벌레를 찍는 차인환은 속이 굉장히 쓰렸다. 이렇게 써야할 자원이 아니었다.

계속 이승우를 몰아붙이는데 써야 할 자원이었다.

이 와중에 이승우의 센스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승우 선수 슬그머니 흑완 1기 본진 구석에 숨깁니다.

-지금 차인환 선수 저거 보기 힘들거든요!

-이승우 선수 진짜 영리하네요. 한 번 크게 당했기 때문에 이승우 선수 본진에서 나가는 운룡은 차인환 선수가 빠르게 캐치해 낼겁니다. 군주를 퍼트려놓는다던지 혈풍을 다수 배치시킨다던지 해서요. 그거 까지 생각해서 1기의 흑완을 숨겨놓은 겁니다. 아까 저 흑완이 계속 일벌레를 썰었다면 지금보다 더 피해를 줄 수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는 참았습니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아마 저 흑완은 다시 한 번 큰 교전이 벌어지는 순간 활약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규모 한 방 전투로 크게 승리를 거둔 것도 아닙니다. 단 2기의 운룡에 탄 병력이 낸 성과입니다. 이제 경기는 미궁속으로 빠졌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9시를 기반으로 병력을 모아 진출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차인환 선수도 침착해야합니다. 지금 당장 화가 난다고 막 들이받으면 안 돼요. 그건 이승우 선수가 바라는 거거든요?

-아마 쌍수를 환영할겁니다. 계속 공격이 들어와주길. 소수긴 하지만 어쨌든 조합이 갖춰졌어요. 지룡에 비렴 그리고 용광포까지. 마굴 단계의 유닛으로 뚫는 건 무리입니다. 여전히 정면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차분히 일벌레 다시 붙이고 조금 더 집중해서 견제 당하지 않고 수비해낸다면. 그렇게 군락 단계까지 무사히 넘어간다면 다시 차인환 선수가 승기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죠. 9시를 이승우 선수가 확보하긴 했습니다만 거기는 금광이 없는 확장지역이거든요? 곧 본진과 뒷마당의 금광이 떨어집니다. 지금은 굉장히 강력한 조합을 가지고 있지만 한번 깨지면 다시 복구하는 것이 힘들다는 겁니다. 11시와 5시는 차인환 선수가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는 확장이에요. 길게 봐야합니다. 무조건 길게 봐야해요!

============================ 작품 후기 ============================

다음편이면 차인환전이 끝납니다.

그리고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32강 경기가 전부 끝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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