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2 Game No. 252 짜증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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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환 선수 폭발적으로 소굴 늘려줍니다.
-마굴 단계의 병력으로 한 번 싸워주겠다는 이야기죠?
-그렇습니다. 이렇게까지 소굴을 늘리는 건 마굴 단계로 한 번 부딪치겠다는거죠. 요즘 보기 힘든 플레이입니다.
앞마당에만 3개의 소굴.
확장을 조금 늦추는 대신 확실히 병력을 뽑아 발업 용아와 비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당장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잠시 후 비렴이 갖춰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소굴을 늘려준 덕에 병력 상황에서 앞서 게 된 차인환.
확실히 중앙을 점거했다.
이승우도 무리하지 않고 용아를 본진으로 회군시켰다.
괜히 방황하다가 그슨대에 잡아먹히면 올인 공격에 앞마당이 밀릴 수도 있다.
앞마당에 용광포를 늘리며 혹시 공격에 대비했다.
-센터로 내려오는 차인환 선수. 중앙을 확 틀어잡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그슨대의 숫자가 많습니다.
-확장을 조금 늦춘 대신 그슨대를 한 번 더 뽑아줬습니다. 용아에 전혀 피해를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러면 용아 뛰어나오면 안되죠. 괜히 나왔다가 그슨대에거 싸먹히면 후반 운영이 아주 어려워집니다.
-눈치 빠른 이승우 선수가 비비로 확인하고 앞마당에 용광포 늘려주고 있죠.
-이게 용족의 딜레마입니다. 들어오면 당연히 용광포를 늘려야하고 설사 들어오지 않더라도 용광포를 늘려야합니다. 빠르게 뒷마당을 확보했기에 용광포를 지을 자원은 충분합니다.
-이승우 선수도 계속 틀어박혀 있으면 안 됩니다. 비렴이 지금 2기 나왔죠? 2기가 추가로 나와서 4기가 되면 한번 중앙으로 나와서 그슨대를 가둬놓고 천벌을 뿌리는, 그러니까 한 번쯤은 그슨대의 숫자를 줄여주는 전술적인 플레이가 나와야합니다. 지금처럼 본진에 웅크리고 있으면 마수는 병력 안 찍고 확장에 바로 일벌레 숫자부터 채우거든요?
-그렇죠. 병력을 한번 솎아줘야죠. 그 플레이가 효과적으로 이뤄져야지만 차인환 선수가 하고 있는 추가 멀티는 견제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병력을 이승우 선수가 다 잃게 되면 차인환 선수가 드랍을 할 수도 있고 확장을 더 늘릴 수도 있거든요. 선택의 폭이 아주 넓어지게 됩니다.
-차인환 선수의 그슨대 움직임도 아주 좋네요. 정면을 압박하는 모습과 동시에 속업이 완료 된 군주를 함께 대려와 언제든지 드랍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거든요.
한종엽 해설이 차인환을 칭찬했다.
정면을 압박하는 척만 하고 드랍을 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비비가 본진을 떠날 수가 없었다. 드랍이 오면 큰일이었으니까.
이승우 입장에서 가슴이 답답해 올 것이다.
원래 여기에 머물러야 할 비비가 아니었다.
전장 곳곳에서 시야를 밝히고 있는 군주를 제거해줌과 동시에 마수의 본진을 정찰하며 병력 상황, 일벌레 상황을 체크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3기의 군주와 한 부대의 그슨대가 하나의 병력으로 묶여 여기 저기 배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고 뒷마당과 본진에도 용광포를 건설할 수밖에 없다.
움직임을 잠깐 놓치게 되서 본진에 그슨대가 떨어지면 꽤나 큰 피해를 받을테니까.
차라리 철 몇 백 써서 안전하게 가는 것이 나았다.
너무나 특이한 경기 운영 때문에 차이코라는 웃픈 별명을 가지고 있는 차인환이라면 말이다.
만약 드랍을 가지 않는다면 용족이 지레 겁먹어 자원을 낭비하게 한 꼴이었다.
이래저래 차인환은 앉아서 이득을 챙긴 셈이었다.
-차인환 선수 아주 좋네요.
-팀에 누가 있습니까? 송병호 선수와 허영우 선수가 있지 않습니까? 지금 플레이를 보니 제대로 이를 갈고 나온 것 같습니다. 지금 차인환 선수는 혼자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왼쪽 어깨엔 송병호 선수를! 오른쪽 어깨에 허영우 선수를 얹고 경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금광이 많은 건 용족만이 아니었다.
마수 역시 빠르게 금광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군주 능력 개발과 그슨대의 물량을 채우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그때 2기의 일벌레가 중앙 쪽으로 내려왔다.
-저거 뭐죠?
-일벌레 2기가 내려올 이유가 없어 보이거든요? 집결지 설정을 잘못한 건가요?
-집결지 설정을 잘못 한 거라면 다시 돌아가겠죠?
최승원 해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래를 내다보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해설을 잘하는 최승원 해설이지만 모든 선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 방금 일벌레 방향 틀었거든요? 저건 차인환 선수가 신경 써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로 컨트롤 했다는거죠!
-2기의 일벌레를 뺀 것이 실수가 아닙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중계진이 열심히 추리를 하는 사이 1기의 일벌레는 9시 철광 확장 지역에 도착해 소굴을 펴버렸다. 누구의 땅이라고 이름이 적혀 있는 건 아니지만 전장의 구성으로 봤을 때 저 확장은 7시 스타팅 포인트의 주인, 그러니까 용족의 확장이었다.
환국을 상대로 닷발귀 올인을 하는 마수라면 모를까 용족을 상대로 마수가 저 위치에 확장을 가져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키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특히 광룡 같은 경우 확장이 언덕 위 지형이긴 하지만 본진처럼 좁은 입구가 아닌 좌우로 길게 늘어나있는 언덕 입구를 가지고 있었다.
소수의 가시 촉수와 가시귀로 지켜내기 힘든 확장이란 뜻이었다.
이득보다 손해가 많아 보이는 확장 지역.
그 선택의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중계진이 갖은 추측을 쏟아내는 사이.
-어? 지금 중앙 아래쪽에 뭐죠? 뭐 지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잠시 잊고 있었던 일벌레 1기가 사고를 쳤다.
그 것도 아주 제대로.
그슨대가 모여 있는 곳으로 간 일벌레가 그 자리에 소굴을 지어버렸다.
-오!!!!
-이야!! 이게 뭔가요?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게 소굴이 맞나요?
중계진의 입에서 합창하듯 탄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석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전진 소굴.
자원이 없는 쌩뚱 맞은 지역에 소굴이 지어지고 있었다.
광룡의 전장은 매우 특이하다.
중앙으로 통하는 입구가 하나 밖에 없다.
그리고 본진과 중립 확장 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평지로 연결되어 있다. 중립 확장도 언덕 지형이라곤 하지만 길게 연결 되어 있어 수비에 그리 용이한 지형은 아니다.
뒷마당 지형이 있는데다 평지 지형을 가지고 있어 용족이 꽤나 좋은 좋다.
마수와 용족은 그나마 종족간 상성을 지니고 있어 마수가 할 만 하지만 환국 같은 경우 상성에서도 뒤져 경기를 펼치지가 힘들다.
원래 지금 소굴이 지어지고 있는 위치는 건물 건설이 불가능해 했던 지형이었다.
하지만 테스트 기간 동안 환국이 용족을 상대로 진출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형 수정을 요구했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져 건물을 지어질 수 있도록 수정되었다.
환국이 사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지형을 공식전에서 가장 먼저 활용하는 선수가 마수라니.
무언가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차인환 선수 아주 재치있는 플레이를 펼칩니다.
-괜히 몽환 마수가 아니죠!
-아. 이승우 선수 이거 확인해도 당장 나갈 수가 없어요. 혹시 드랍이 아닐까 싶어서 본진과 뒷마당에도 용광포를 건설하느라 제단이 올라가는 타이밍이 늦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마수의 병력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병력으로 나왔다간 싸 먹혀요.
-조합을 갖춰야하는데 그러면 저기에 가시귀부터 가시촉수, 하늘촉수까지 다 갖춰집니다.
-그대로 입구가 틀어막히는거에요! 지상맵이 반 섬맵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차인환 선수가 9시를 세 번째 확장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었네요. 공중길을 막아버리겠다는 겁니다. 중앙과 9시가 막히면 나갈 수 있는 길이 6시 쪽 밖에 없거든요!
-새로운 전장에서 기가 막힌 전략을 들고 나온 차인환 선수! 소굴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그 동안 용광포 러시 해왔지? 이젠 마수가 가시 촉수 러시를 하겠다! 이거죠!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판을 너무나 잘 짜왔습니다. 신 전장의 특징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완성도가 높은 전략을 들고 나왔어요!
-아. 지금까지 상황 너무 좋거든요? 설마 차인환 선수가 또 이승우 선수를 잡아내나요?
-전엔 몰수패였지만 이번엔 제대로 된 경기로 잡아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나무전자의 팬들이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반면 이승우의 팬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항상 이승우가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가 진행 되는 걸 봤다.
정말 오랜만에 빌드에서 밀린 이승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때 한 부대의 그슨대가 동시에 가시귀알로 변했다. 그간 모은 금광을 아낌없이 가시귀에 투자한 것이다.
-자. 차인환 선수 가시귀까지 생산합니다.
-정말 올드한 조합이네요!
-지금은 너무나도 강력한 조합이기도 하죠.
그슨대-가시귀 조합.
용족을 상대로 자취를 감추었던 조합이 오랜만에 등장했다.
그슨대와 가시귀를 조합해 중앙 힘 싸움을 벌이는 경기 타입은 7~8년 전에 유행하던 스타일이다.
단순 물량형.
진정한 마수의 모습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것.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운영을 활용하지 않는다. 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었다.
용족 선수들의 컨트롤이 워낙 좋아졌기 때문에 비렴 이후 진출하는 병력에 너무나 약했다.
그래서 마수들이 선택한 빌드는 소수 병력과 가시 촉수로 방어를 하면서 군락을 빠르게 가는 것과 가시귀 대신 그슨대만 활용한 후 남은 금으로 닷발귀를 생산해 비렴을 잡고 빠지는 식의 운영이었다.
그 위로 먼지가 폴폴 쌓인 오래 된 전략을 이승우를 상대로 꺼내들 줄이야.
지금까지는 아주 좋다.
보통 그슨대-가시귀 조합이 아니었다.
잠시 후면 가시촉수와 함게 조합 될 병력들이었다.
당장 병력을 쥐어짜느라 조금 가난한 차인환이지만 입구를 완벽히 틀어막은 후 추후에 일벌레를 보충해도 충분하다.
-마치 드랍할 것 처럼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실제로는 소굴 조이기. 천하의 이승우를 상대로 심리전이 성공하는 분위기입니다!
-드랍을 신경쓰느라 가장 중요한 정면을 전혀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말 이대로 천적 관계로 자리 잡나요?
한종엽 해설의 외침이 경기장에 펴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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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감이 안 좋았다. 본진 근처로 속속 모이는 차인환이 드랍을 준비해서 그런가 싶었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드랍은 오지 않았다.
이상하다.
너무 이상하다.
드랍을 오기엔 조금 늦었다.
본진에 비비가 떠 있는데 바보처럼 대놓고 드랍을 올리가 없었다.
무얼까?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찝찝하게 만들까?
정찰용으로 용아 1기를 내보내봐야겠다. 용아가 앞마당을 벗어나는 순간.
-사사삿!
깜짝이야.
왜 지금 가시귀가 내 앞마당 쪽에 박혀 있지?
가시귀가 나올 타이밍이 전혀 아니다. 나오더라도 수비용으로 있어야지 이렇게 전진 배치되어 사용 되는 건 상당히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게 뭔지 일단 알아내야겠다.
본진을 지키고 있는 비비 중 1기를 빼 중앙 쪽으로 보냈다.
뭐야? 소굴이 왜 여기에 있어?
소굴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슨대도, 가시촉수도, 하늘촉수도 자리 잡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시귀도 이 곳 저 곳 박혀 있겠지.
젠장. 불안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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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