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0 Game No. 250 MSL 32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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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 반갑습니다. 이렇게 MSL 시즌 3로 팬분들과 다시 만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캐스터 김현민 입니다. 저와 함께 경기를 중계해주실 해설위원 두 분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최승원입니다.
-한종엽입니다.
김현민 캐스터의 외침과 함께 MSL 32강의 문이 활짝 열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최승원 해설과 한종협 해설이 그의 옆을 지켰다.
개인리그가 끝나면 중계진들은 편하게 휴가를 즐길 것 같기만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차기 시즌 분석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이들은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몸이 달아있다.
하루 빨리 리그가 다시 열리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스스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전해진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와주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정말 기대가 많이 가는 조의 경기가 준비되어있죠?
오늘 경기를 펼치는 조는 총 2개.
A조와 D조가 그 주인공이다.
조 지명식에서 숱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낸 던 조이기도 했다.
A조에선 차인환이, D조에선 이성표가 그 중심이었다.
차인환이 도발한 것처럼 흑운장 이성표도 과감하게 도발을 감행했다.
차이가 있다면 차인환은 이승우라는 목표가 확실한데 반해 이성표는 목표를 정하지 않고 모든 선수를 향해 도발을 날렸다.
차인환이 추적미사일이라면 이성표는 무차별 폭격이었다.
역시 도발의 황제 다운 모습이었다.
노련했다. 생글생글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선수들의 가슴이 비수를 날린 이성표.
그 결과 이성표는 이제운의 간택(?)을 받아 그와 첫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잔뜩 화가 난 이제운을 상대로 오늘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이성표가 용족전은 막장이라 불릴 정도로 승률이 낮지만 마수전은 곧잘 해냈다.
훈련도감 병력, 그러니까 바이오닉 병력의 움직임이 예술이었다.
최근 프로리그에서 웅인의 김연훈을 잡아내며 본인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물론 승리를 거둔 후 이제운을 향해 추가 도발을 하며 이제운의 활활 타오르는 승부욕에 기름을 들이부운 건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MSL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승우와 이제운이 무사히 16강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이 둘은 최고의 흥행카드다.
32강에서 떨어진다면 그 자체로 이변이라 불리며 큰 화제가 되겠지만 그것보단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며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좋았다.
이 둘 중 하나가 오늘 떨어진다면 MSL PD는 소주를 병나발 불게 될지도 몰랐다. MSL PD 입장에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되었다. 저번 시즌 진 로열로더록으로 흥행몰이를 했던 MSL이다.
이번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픈 마음이 있었다.
항상 OSL보다 반 단계 아래로 평가받던 MSL이 저번 시즌엔 호평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 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 시즌으로 반짝하고 싶지 않다. OSL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리그로 아니 OSL의 위상을 뛰어넘는 리그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PD라면 당연히 가지는 욕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OSL의 스토리가 막강하다.
가을의 전설.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떨려오는 말.
더군다나 OSL 시즌2를 용족인 이승우가 우승하지 않았던가?
무궁무진하게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었다.
MSL도 비슷하게 따오긴 했지만 원조인 OSL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차이를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그리고 대박 매치로 메꿔야했다.
-먼저 펼쳐지는 A조의 선수들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승우 선수에게 껄끄러운 말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차인환 선수와의 대결을 PP록 혹은 몰수록이라고 부르더군요.
-어쨌든 프로리그에서 이승우 선수에게 유일하게 패를 안겨준 마수 선수가 차인환 선수 아니겠습니까? 이승우 선수 입장에선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하려면 만날 때마다 압도적인 힘으로 차인환 선수를 찍어 눌러야겠죠.
아무래도 PP록, 몰수록이라는 단어가 언급될수록 껄끄러운 건 이승우 쪽이다.
잊고 싶은 과거였으니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일일이 들어가서 그 기억을 지울 순 없다.
훨씬 임팩트 있는 경기로 그 기억을 덮는 것이 최선이다.
-자. 그럼 양 선수를 만나본 후 자세한 이야기를 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보이는 선수, 이승우 선수입니다.
이승우의 모습이 중앙 화면에 떠올랐다.
컴퓨터와 경기를 하며 장비세팅을 하고 있는지 사뭇 진지한 표정이다.
그 옆에 현재 이승우의 MSL 전적이 떠올랐다.
“우와.”
“저게 사람 기록이야?”
“쩐다.”
그 순간 관중석이 술렁였다. 말도 안되는, 하지만 사실인 전적이 적혀 있었으니까.
-전적을 보세요. 정말 화려하지 않습니까?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지경이네요. 패가 없습니다.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낸 선수가 패가 하나도 없습니다.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한 전적이라 허전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어떻게 사람이 패가 하나도 없을 수 있죠?
-게임에서도 이런 전적은 만들기 힘들겁니다.
용족전 6승 0패, 환국전 2승 0패, 마수전 8승 0패.
도합 16승 0패.
너무나도 빛이 나는 기록.
여태껏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못한 전적이기도 했다.
기록만으로 추종자가 생겨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 시즌 전승 우승자의 위엄이었다.
-오늘 경기가 이승우 선수에겐 굉장히 중요한 경기입니다. 전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 여부도 있지만 공식전 19연승에 도전하는 날이기도 하거든요?
-만약 차인환을 이기고 승자전까지 이기면 20연승이라는 보고도 믿기 힘든 대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이스포츠가 사라질 때까지 나올까 싶었던 기록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벌써부터 쿵쾅거리네요.
-차인환 선수도 대기록의 희생양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지는 않겠죠.
-그 과정이 자료로 만들어져 어떻게 떠돌아다니는지 잘 보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상대방의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본인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웃음이 나올 수가 없죠.
화면이 차인환으로 전환되었다.
이번에도 차인환의 전적이 나왔지만 모두 시큰둥한 반응이다.
깩관적으로 봐도 훌륭한 전적이 아닌데다 전에 나온 이승우의 전적이 워낙 훌륭한 탓에 사람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것이다.
마치 태양 앞에 반딧불 같았다.
중계진도 비슷하게 느꼈을 거다. 하지만 그걸 티내선 안된다. 어떻게든 중립을 지켜야하는 것이 중계진의 입장이다. 예외인 사람도 있긴 하지만 원칙을 따르자면 어느 한 쪽 편을 들면 안 되었다.
중계진들이 차인환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승률 자체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용족전은 60%가 넘습니다. 셋 중 가장 잘하는 종족전이라는 뜻이거든요?
전체 승률은 52%지만 그나마 용족전은 괜찮았다.
승률을 깎아먹은 건 환국전이었다.
60%라면 객관적으로 결코 낮은 승률이 아니다.
물론 100%에 비교한다면 한 없이 초라해 보이는 승률이었지만.
그래도 최근에 윤영태를 꺾으며 기세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윤영태 역시 칠룡에 있는 선수.
양대 우승을 차지한 이승우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마수전을 잘하기로 소문난 선수 중 하나였다. 실제로 승률 역시 이승우와 김택윤에 이어 역대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차인환 선수 항상 전략적인 수를 들고 나와 몽환마수라는 별명을 얻지 않았습니까? 오늘 사용 되는 전장도 이번 시즌에 새롭게 추가 된 전장이거든요. 새로운 수를 분명 들고 나왔을 겁니다.
차인환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이다.
비록 그 전략이 생소한 첫 번째 경기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서서히 그 위력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의 이야기.
새로운 전장에서 차인환을 처음 만난다는 건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승우와 차인환이 경기를 펼치는 전장도 이번 시즌 새롭게 추가 된 전장이다.
이름은 광룡(狂龍).
2인용 전장으로 1시와 7시에 스타팅 포인트가 있다.
특징으로는 초반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뒷마당 확장 지역이 있다는 점이었다.
역상성인 종족이 초반에 꽤나 할만한 전장이다.
마수를 상대하는 용족은 용무관 없이 안정적으로 확장을 가져갈 수 있었고 환국을 상대하는 마수는 3 금광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신 전장에서 유독 차인환의 승률이 좋았다.
쉽게 떠올리기 힘든 전략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아니 분명 들고 나왔을 거다.
상대가 이승우였으니까.
-자. 양 선수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합니다. 2015를 마무리짓는 MSL 시즌 3의 첫 번째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김현민 캐스터의 웅장한 외침에 경기장이 흥분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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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A조의 1경기가 광룡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차인환 선수의 진영이 먼저 확인되고 있습니다. 1시에 위치해 있는 차인환 선수. 자연스레 7시는 이승우 선수가 위치해있습니다.
-요즘 이승우 선수의 마수전이 장난 아닙니다.
-장난 아닌 수준이 아니라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런 승률은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과거 김택윤 선수가 한참 절정에 올라 있었을 때 잠깐 보여줬던 승률이죠.
데뷔 이후 마수전 23승 2패.
승률이 무려 92%다.
전까지 1위 자리를 고수하다 2위로 밀린 김택윤의 승률은 71%.
수백경기를 해서 71%를 유지하는 것이 더 대단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25경기를 해서 92%를 기록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신들의 전쟁 리그 역사상 이런 선수는 김택윤 1명 밖에 없었다.
독보적이었던 김택윤의 마수전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선수가 나타난 것이다.
단순히 승률만 좋은 게 아니다.
경기력 역시 뛰어나다.
컨트롤도 컨트롤이지만 경기를 운영하는 감이 날카롭게 살아있다.
현재 이승우는 마수전 15연승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거 그런 마수 선수들을 잡고 쌓은 기록이 아니다.
현재 최고의 마수라 불리는 이제운과 임동원, 삼김 마수, 임형규를 골고루 잡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2패 중 1패가 차인환에게 당한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몰수패긴 하지만.
-어쨌든 저 전적에 흠집을 낸 선수가 차인환 선수 아닙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펼쳐야합니다.
-아마 나름 철저하게 준비했을 겁니다. 같은 팀에 뱅허가 있지 않습니까?
-연습상대로는 차고 넘치는 선수들이죠.
송병호와 허영우.
김택윤처럼 마수전에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칠룡에 들어있는 선수들이다.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되었다.
-제가 아까 듣자하니 오늘 이승우 선수를 잡기 위해 송병호와 허영우 선수가 본인의 연습을 뒤로 젖혀두고 차인환 선수의 경기를 함께 준비해줬다고 합니다.
-갚아야 할 것들이 있는 선수들이죠.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모두 이승우 선수에게 패배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선수들이거든요. 직접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더 좋겠지만 간접적으로라도 복수를 하고 싶어 할 겁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승우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선수가 굉장히 많았다.
이승우를 만나 탈락한 선수가 한 둘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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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50편이 되었습니다!
박수. 짝짝짝짝!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사랑 덕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사랑을 보답하기 위하여 이벤트를 몇 개 해볼 계획입니다.
(오늘은 아니고요. 조만간.)
X번째 댓글 달아주신 분께 딱지를 드린다던가 서평을 써주신 분 중 1분을 뽑아 딱지를 드린다거나.
조아라 운영자분께 문의 드렷더니 서평 이벤트해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조만간 계획 잡아서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아. 지금 저는 이영호 전 선수 아프리카 방송 보고 있습니다.
보고 계신분 또 있으신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