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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46화 (246/575)

00246  Game No. 246 2015 OSL 시즌 3 개막!  =========================================================================

Game No. 246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고. 오늘 좋은 결과 기대하마.”

“부담 주지 마요. 그러다 지면 어쩌려고. 지면 다 코치 님 탓 할 겁니다.”

“……미안하다.”

현관이 시끌벅적하다.

나와 민규, 현우 형, 연호.

그리고 도 수코님까지.

무려 다섯 명이 외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외출을 하는 이는 현관에 나와 있고 우리를 배웅하기 위해 팀원 전체가 나와 있는 상황.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어디 놀러 가냐고?

아니다. 우리는 지금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심정으로 현관 앞에 서 있다.

뭐 심각한 소리는 아니고 오늘 OSL 16강 개막전이 있어서 나가려는 길이다.

한두 명은 경기를 치르고 나머지 선수는 참관을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이것도 아니다.

놀랍게도 네 명 전부 오늘 경기가 있다.

거짓말 같지만 사실이다.

어떻게 이렇게 경기가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우리팀 전부 첫날 출전한다.

무슨 프로리그도 아니고 1, 2, 3, 4 경기에 나란히 출전하게 된 것이다.

대진표가 완성되었을 때부터 이거 완전 프로리그 아니냐 하는 말이 나오긴 했었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전 시즌 우승자인 나다.

2015 OSL 시즌3 개막전으로 나와 형규가 경기를 펼치고 그 다음 이영우와 현우 형이 2경기를 하게 된다.

이제운과 민규가 3경기를, 김택윤과 연호가 마지막 4경기를 치른다.

조금 욕심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모두 승리를 거둬 기분 좋게 팀으로 돌아 오는 거다.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그러려면 일단 스타트를 잘 끊어야겠지?

반드시 이겨서 사기를 높여 주리라.

확실히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의 무게감이 다르다.

같은 한 경기지만 개인리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형규가 어떤 전략을 준비해 올지 모르겠다.

분명 필살기 없이 나오지는 않을 거다. 날 쓰러뜨릴 수 있는 한 방을 준비해 왔겠지.

예전 [날빌러]라면 크게 도움이 될 텐데.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S1의 모든 코치가 달라붙어 형규를 집중 케어 했을 텐데.

정말 날을 바짝 세우고 경기를 해야겠구만.

옆을 보니 연호가 숙소를 나섰을 때와 다른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연호도 긴장이 많이 될 거다.

오랜만에 올라온 개인리그 본선.

하필 첫 상대가 김택윤이라니.

저번 프로리그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있어 더 부담스러울 것이다.

문득 저번 시즌이 생각난다.

조 지명식에서 이영우에게 지명당해 A조로 끌려왔을 때 내가 딱 저 기분이었는데.

긴장이 경기를 망쳐 버리지 않는다면 연호가 김택윤을 잡아내는 이변 아닌 이변이 충분히 연출될 수 있다.

이건 진심이다.

단순히 우리 팀이라서 띄워 주는 것이 아니다.

연호도 용족전을 미친 듯이 연습했다.

그 연습 상대가 바로 나였다.

그래서 안다.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는걸.

“신연호.”

“어?”

내 부름에 연호가 깜짝 놀랐다.

생각에 깊게 잠겨 있었나 보다.

연호 쪽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 이상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연호.

이거 은근 기분 나쁘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지?

“양대리그 우승자인 나를 상대로 연습해 놓고 김택윤이 그렇게 걱정되냐? 내가 올해 김택윤 몇 번 잡았는지 몰라? 너도 충분히 잡아낼 수 있다.”

“그래?”

“당연하지. 그건 내가 보장하마.”

내 말에 연호가 피식 웃었다.

얼마나 보기 좋아?

다행히 긴장이 조금 풀어진 것 같아 다행이었다.

민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이제운.

본인이 고른 상대지만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를 것이다. 민규는 이미 현우 형이 케어 해 주고 있었다. 이영우를 만나 본인도 긴장될 텐데 후배를 챙겨 주는 섬세함이라니.

경험이 확실히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 사이, 경기장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는 순간 도 수코님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도 손에 무언가 들려 있었다.

상자 안에 들려 있었지만 그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우황청심환 필요한 사람?”

정말 선수를 끔찍하게 아끼는 도 수코님이셨다.

***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자리를 빼곡히 메운 관중들이 ‘와’ 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5 OSL 시즌 3의 개막을 축하하는 함성이었다.

조 지명식 이후 각 커뮤니티 별로 우승자 예측이 바로 시작되었다.

가장 높은 표를 받은 건 이영우가 아닌 이승우였다.

최근 경기력이 제대로 물이 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영우도 이승우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매우 근소한 차이.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이영우는 겨우 1시즌 주춤했을 뿐이다. 사실 주춤했다고 표현하기도 그렇다.

준우승.

누군가에겐 최고 커리어가 될 수 있는 성적.

이런 성적을 두고 주춤했다고 하다니.

그 정도로 여태까지 이영우가 보여 준 모습이 대단했다.

이런 투표에서 항상 2위를 차지했던 이제운은 이제 한 계단 더 밀려 3위에 자리 잡았다.

이제운 입장에서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1인자에서 3인자까지.

이를 바득 갈고 있을 거다.

이승우가 OSL 우승을 하면서 용족 최고의 커리어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양대 우승을 포함한 3회 우승.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역사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논쟁을 정리할 수 있는 개막전이 열린다.

전 시즌 4강 진출자가 모두 출전하는 오늘.

올 시즌 전망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많은 팬분들이 이 자리를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신들의 전쟁을 사랑해 주신 덕분에 2015 OSL 시즌3가 무사히 열릴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힘찬 외침과 함께 OSL 시즌3가 시작되었다.

개인리그가 쉬는 기간은 몇 주 되지 않는다.

개인리그만 없을 뿐, 그사이 예선도 있고 프로리그 경기도 있기 때문에 아예 경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개인리그가 언제 시작하나 목을 빼고 기다리는 팬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개인리그였다.

-오늘도 제 옆엔 엄재웅 해설위원과 김태영 해설위원이 앉아 계십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엄재웅입니다.

엄재웅 해설이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인사를 건넸다.

뒤이어…….

-이렇게 다시 한번 여러분들과 인연을 이어 가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김태영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립니다.

김태영 해설이 격양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나이가 모두 4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20대 못지않는 에너지가 중계진에게 뿜어져 나왔다.

그만큼 신들의 전쟁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가장 감성적인 김태영 해설이 관중석을 둘러보았다.

마음 한쪽에 뿌듯함이 가득 차올랐다.

신들의 전쟁을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어 너무 감사했다.

-자, 오늘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주셨습니다.

-미처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마련된 모니터로 보시는 분들과 그마저 하지 못하고 집으로 귀가하신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앞으로 철저한 준비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거의 4강이 펼쳐졌을 때와 가까운 인파가 경기장으로 몰렸다.

물론 전 시즌 4강 진출자가 경기에 출전하는 개막전인 만큼 많은 관중이 몰릴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의 오프 관중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온게임TV 입장에선 기쁨만큼 당혹감도 컸다.

오차가 난 이유는 이승우 때문이었다. 이승우의 관중 동원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확실히 신드롬은 신드롬이었다.

-오늘 출전하는 선수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이겠죠? 무엇보다 이승우 선수의 팬분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이승우의 이름이 나온 순간 ‘와’ 하는 함성이 관중석에서 터졌다.

경기장이 울릴 만큼 커다란 함성이었다.

-이승우 선수에게 많은 팬들이 생길 만합니다. 용족 최초이자, 역대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초의 기록을 여럿 가지고 있는 선수거든요?

-희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용족 팬들이 그토록 바랐던 김택윤과 송병호를 합쳐 놓은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 이승우 선수거든요?

용족 팬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김태영도 살짝 흥분해 있었다.

-그런 이승우 선수가 오늘 임형규 선수를 첫 경기에 상대로 맞이해 싸우게 됩니다.

-임형규 선수 입장에선 MSL 결승전 복수전이거든요? 본인이 만들어 낸 대진에서 패배한다면 그 상처가 꽤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이겨야죠.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임형규 선수도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 A조로 들어간 것 아니겠습니까? 1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자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오늘 펼쳐지는 경기를 화면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중계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중앙 화면에 오늘 대진표가 떴다.

-16강 1차전

1경기 이승우 VS 임형규

2경기 이영우 VS 박현우

3경기 이제운 VS 한민규

4경기 김택윤 VS 신연호

왼쪽으로 무게감이 확 쏠리는 느낌이었지만 항상 이변은 존재했다.

그 이변이 오늘 나오지 말란 법은 없었다.

특히 한민규가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드러난 것이 많지 않은 신예였기 때문이었다.

혹 저번 시즌 이승우와 같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진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럼 저희는 잠시 광고 후에 1차전 1경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임형규가 두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준비한 전략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거의 밤을 새다시피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

저번 시즌 결승전의 복수도 복수지만 8강 진출을 위해서 1승을 먼저 챙기는 것도 중요했다.

오늘 이승우 전을 마치면 남은 선수는 송병호와 김재만.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다.

승리를 따낸다고 장담할 수 없는 선수들.

허투루 생각할 수 있는 경기가 하나도 없다.

가시밭길의 연속.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다.

그 시작이 오늘이다. 첫 단추를 잘못 채우는 순간 모든 것이 어그러진다.

저번 시즌에서 충분히 느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두 번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망설이지 말고 할 수 있는 건 다해. 칼을 뽑았으면 휘둘러. 이게 통할까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오늘 특별히 최연규 코치가 임형규를 따라왔다.

이유가 있었다.

이승우 전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이도 최연규 코치였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5회 우승 선수 출신다운 조언이 최연규 코치의 입에서 연달아 나왔다.

멘탈을 관리하는 법부터 위기를 대처하는 것까지.

종족을 떠나 도움이 되는 말들 뿐이었다.

가장 마지막에 한 말이 임형규의 머릿속에 아로 새겨졌다.

망설이지 마라.

말은 굉장히 쉽다. 하지만 실천하는 건 어렵다. 생각보다 발목을 붙잡는 경우기 많았으니까.

“이승우의 종족이 용족인 이상 셋 중 하나엔 반드시 흔들릴 거다. 그때를 놓치지 마라. 물고 늘어져. 그 찰나의 틈을 놓치지 말고 상대를 쓰러뜨려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최연규 코치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임형규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임형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S1 마수 라인의 구세주 같은 선수였다.

단순히 실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멘탈도 좋다.

경기 외적인 것도 훌륭하다.

거만하지 않다.

동시에 항상 배우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성공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의 자격을 갖추고도 남았다.

이 장점을 더 끌어 올려 더 나은 선수가 되게끔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코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최연규 코치는 생각했다.

임형규를 그저 준우승 한 번 한 선수로 역사에 남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승자를 넘어 이제운보다 나은 마수 선수로 역사에 기록하는 것.

최연규 코치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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