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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45화 (245/575)

00245  Game No. 245 화끈하게 가자.  =========================================================================

Game No. 245

-자. 최태양 선수의 화차가 활동을 시작합니다. 목숨만큼 소중한 화차죠.

-이야. 진짜 까다롭게 내렸네요. 앞마당에 하나 앞마당 언덕 뒤에 하나. 저거 잡으려면 언덕 위로 용혼 또 올려 보내야죠.

총 세 군데서 불이 나고 있는 이승우의 진영.

미니맵이 정신없이 번쩍거리고 있을 거다.

화차 1기를 언덕 위에 올린 건 정말 번뜩이는 센스였다. 저걸 잡기 위해 손을 한 번 더 가게 만들었으니까.

-자. 이승우 선수 침착하게 앞마당에 있는 용안 본진으로 모두 빼 주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판단이네요. 잠시 앞마당이 마비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용혼을 여기저기 흩뿌리는 것보다 한 군데부터 확실히 막아 낸 다음, 다시 앞마당에 용안을 붙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이거든요?

모든 곳을 지키는 것이 베스트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가 나온다면 둘 모두 피해를 받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다.

차라리 본진을 완벽하게 지킨 후 다시 앞마당을 수복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최태양도 앞마당이 늦어 그리 부자인 상황은 아닐 테니까.

1화통 1풍운청은 사실 그리 좋은 빌드는 아니다. 확장도 느리고 유닛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피해를 주지 못하면 무조건 불리해지는 상황. 웬만한 자신이 아니면 꺼내 들 수 없는 카드다.

나름 성과는 있었다.

지뢰 대박까진 나오지 않았지만 지뢰로 용혼을 견제하면서 용안을 꾸준히 잡아내고 있었으니까.

미꾸라지처럼 용혼을 피해다니며 용안을 집요하게 쫓았다.

-3기! 4기! 신나게 용안을 잡아 주는 화차! 초반에 받은 피해 그대로 돌려주나요?

-자. 현룡이 나오긴 했지만 화차 계속해서 실어 나르죠.

-조금 더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입니다. 아까 전에 당한 걸 복수해 주겠다, 이거죠!

-근데 최태양 선수도 이거 판단 잘해야 합니다. 지금 화통도감 2개밖에 없거든요? 화차로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역공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천자총통을 찍어 내야 할 화통도감이 연달아 화차를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그때 옵저버가 최태양의 앞마당을 보여 주었다.

천자총통의 숫자는 겨우 3기.

용혼에 비해 너무나 적은 숫자였다.

-지금 최태양 선수의 화려한 화차 움직임에 모두 집중하고 있지만 이승우 선수의 방어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피해를 받았거든요? 최태양 선수는 피해 더 줘야 합니다. 여기서 막히면 안 됩니다!

-아. 그러기엔 이승우 선수의 방어가 너무 좋습니다. 이제는 용혼의 숫자도 어느 정도 쌓였거든요? 곳곳에 배치해 둘 정도의 숫자가 모였습니다.

이승우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았다.

다른 용족이었다면 이보다 더 피해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용혼이 우왕좌왕하며 지뢰를 밟아 터지고 시야에서 놓친 화차로 인해 용안은 잡히고.

총체적 난국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너무 깔끔했다.

용안이 죽긴 했지만 이 정도는 받을 수 있는 피해였다. 이승우가 최태양에게 초반에 입힌 피해를 생각하면 충분히 복구 가능한 피해였다.

5:5 상황에서 이런 견제가 들어갔다면 환국이 좋은 흐름을 가져갔을 거다.

하지만 초반 견제로 피해를 받은 환국 입장에서 이 정도로 이득으로 만족할 순 없었다.

-최태양 선수 얼굴에 낭패한 기색이 떠오릅니다!

-이게 아니었거든요! 조금 더 피해를 줬어야 하거든요! 분명 통하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근데 이게 이렇게 막히네요!

-이 정도면 깔끔하게 막힌 편입니다. 너무 침착했어요. 이승우 선수가!

-지뢰도 제대로 밟지 않았죠!

-앞마당 화차를 몰아내려고 무리하게 용혼을 보냈다면 지뢰 밟고 터지고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는 그냥 내버려 뒀어요. 어차피 화차로 앞마당 신전 파괴 못 한다. 그냥 거기서 놀게 두고 본진을 지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일단 용혼의 숫자가 줄지 않았어요. 이러면 이승우 선수가 역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죠.

현룡과 용혼의 조합으로 화차를 잡아나가는 이승우. 최태양도 더 이상 화차를 보낼 수 없었다.

천자총통을 생산해 줘야 했으니까.

얼핏 봤을 땐 최태양이 많은 이득을 챙긴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용안을 줄이는 것 만큼 용혼을 줄이는 것도 중요했다.

용족의 병력을 본진이 묶어 두었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고삐가 풀려 버렸다. 고삐만 풀린 게 아니라 화도 난 상태다.

그 분노가 향한 곳은 결국 한곳이다.

최태양은 이승우의 공격을 다시 한번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

모골이 송연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지?

등골이 오싹했다.

정말로.

중간에 느낌이 이상해서 용혼 2기를 본진에 보낸 것이 베스트 판단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본진과 앞마당 가운데 길에 지뢰가 박히며 보다 큰 피해를 봤을 거다.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용안을 좀 잃긴 했지만 앞마당 신전이 건재하다. 상대는 화차를 무리하게 쓰다 전부 다 잃고 말았다.

화통도감에서 동시에 두 유닛을 생산하는 건 불가능하다. 즉 화차를 생산하는 동안 천자총통의 숫자는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을 거란 말이다.

반면 난 피해를 받는 와중에도 제단을 4개까지 늘려 주었다.

화차와 지뢰를 제거하는 동안 놀고만 있던 건 아니란 말이지.

받은 걸 돌려준다.

그냥 돌려주면 섭섭하지 않겠어?

이자까지 팍팍 쳐서 돌려준다.

이게 내 인심이고 경기 스타일이다.

4개의 제단에서 용아를 찍어 주는 동시에 용의 신전에서 운룡을 찍어 주었다.

여태 모은 용혼과 운룡에 탄 4기의 용아로 뚫기를 한 번 시도할 생각이었다.

[투신]과 [폭주기관차]를 한 번에 사용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숨바꼭질]도 남아 있지 않은가?

용혼으로 체력이 빠진 유닛을 일점사로 잡아낸다면 뚫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생각을 마친 난 모든 병력을 환국의 앞마당 근처로 보냈다.

제단의 집결지 역시 모두 바꿨다.

최태양의 공격은 견제 수준이다. 화차로 경기를 끝낼 순 없으니까.

내가 원하는 건 견제가 아니다.

아예 경기를 끝내는 것이었다.

***

-자, 이승우 선수 바로 결단 내립니다. 지금 병력 올라가는 걸 보니 용의 신전에서 운룡 생산한 모양입니다.

-어차피 화차 뽑느라 천자총통 없다는 겁니다! 여태까지 본인이 받은 피해 고스란히 아니 2배, 3배로 돌려주겠다는거거든요!

-자. 지금 보이는 화면만 봤을 땐 이승우 선수의 선택이 옳은 선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완벽한 판단이다.

본인의 화면만 보고 있을 텐데 마치 옵저버 화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지금 가장 좋은 수를 선택했다.

용안 피해를 받았으니 발끈해서 러시를 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계산하고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가는 러시다. 자리를 잡고 있는 환국의 기갑병력이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고 그 수가 적다면 물량으로 충분히 찍어 누를 수 있다.

바로 지금처럼.

-자. 이승우 선수 들어갑니다. 용혼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신을 내다가 바로 위기를 맞는 최태양! 자. 일꾼 다 튀어나와야죠. 바로 수리 붙고 어떻게든 버텨야 합니다.

-운룡! 운룡! 일단 운룡부터 잡아내야 합니다!

-이것만 막으면 다시 비슷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아! 용아가 전부 내렸어요! 지금 운룡 떨어뜨리면 뭐합니까? 제 역할 다했습니다, 이미.

-자. 용혼도 달라붙죠. 무서울 것이 없는 이승우!

-뻔하다 이거예요. 어차피 지금 가지고 있는 병력이!

-정말 거칠게 몰아붙이는 이승우입니다.

-아. 근데 이 걸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네요! 화차를 너무 많이 소비했어요. 화통도감의 숫자가 부족했거든요. 화차로 이득을 챙긴 건 분명하지만 용안을 줄여 준 것이지 용혼을 줄여 주지는 못했습니다!

망루의 공격에 운룡이 터지긴 했지만 안에 타고 있던 4기의 용아가 전부 내렸으니 제 목적은 다 이룬 셈이었다.

천자총통 사이사이에 내린 용아가 최태양 입장에선 눈엣가시였다.

환국의 병력이 잠깐 움찔하는 사이 이승우가 용혼을 천자총통 쪽으로 바짝 붙이며 일점사를 하기 시작했다.

4기의 용아가 각각 하나의 천자총통을 때리는 정교한 컨트롤이 동시에 나왔다.

용족에게 효율적인 전투 구도는 아니다.

그러면 어떤가?

지금은 효율을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물량에서 차이가 나고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물량이 차이 나지 않았을거다.

초반에 궁병을 다수 잃는 바람에 테크가 느려졌고 금와를 날리는 시간도 자연스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조금의 어긋남.

그 어긋남을 원래래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피해를 노렸던 화차 견제가 예상보다 쉽게 막히는 순간 경기가 이승우에게 기울었다.

이승우의 망설임 없는 결단도 주요했다.

-앞마당 뚫리죠!

-이러면 가망 없습니다. 앞마당 잃으면 끝이에요!

2개의 화통도감을 지닌 최태양과 달리 이승우가 가진 제단의 숫자는 4개.

단순 계산만 해도 2배가량의 병력이 더 쏟아져 나온다.

이미 진형이 흐트러진 기갑 병력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란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되었다.

-최태양 선수 표정 일그러졌습니다.

-관중들도 벙찐 표정이죠.

-화려한 화차 견제가 들어갈 때만 해도 최태양 선수의 상황이 나빠 보이지 않았거든요!

-이승우 선수의 과감한 공격이 빛을 발했습니다. 거기서 피해 복구하고 트리플 가져가면서 천천히 운영을 했더라면 최태양 선수에게 다시 기회가 왔을지도 모르거든요? 근데 이승우 선수는 그러지 않았어요. 바로 반격을 가해 최태양 선수의 숨통을 끊어 놓기 일보 직전입니다!

-진짜 최고네요. 전략, 컨트롤, 판단력까지. 도대체 이 선수를 누가 막나요?

-GG! GG! 최태양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용호상박이라 불리는 대결치고 싱겁게 끝났다.

이승우의 현재 기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는 경기였다.

관중석이 침묵에 빠졌다.

모두 충격에 빠진 것이다.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몇몇 팬들은 아직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두 눈을 껌뻑거리며 화면과 선수를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불과 5분 아니, 3분전까지만 해도 최태양이 신을 내는 그림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뒤바뀌다니.

왜 저 공격을 막지 못하고 맥없이 GG를 선언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눈치였다.

반면 신들의 전쟁을 직접 즐기고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이승우의 완벽한 판단에 벌린 입을 다물 줄 몰랐다.

모든 상황을 알고 있다는 듯 상대의 약한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그 틈을 노리다니.

래더에서 상대가 저랬다면 맵핵으로 의심받을 만큼 뛰어난 플레이였다.

-역시 아스트로의 수호신 이승우 선수입니다. 4:0! 아스트로가 이렇게 깔끔하게 이긴 적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정규 시즌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승리를 따냅니다!

-22연승으로 본인의 기록과 타이를 만드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아. 김대형 선수에게 23연승 기록이 깨졌을 때만 해도 이 기록에 언제 다시 오나? 이런 생각 했었거든요.

-그래도 이승우 선수니까. 기세 좋은 이승우니까! 언젠가 그 기록을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돌아올 줄은 몰랐네요.

-1시즌은 걸릴 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이승우 선수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겨우 1라운드만에 다시 한번 대기록에 도전하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

4:0.

정말 깔끔하게 끝났다.

오늘 경기 승리로 많은 이들의 걱정을 괜한 걱정으로 만들어버린 아스트로.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매우 훌륭했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엔트리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승리를 챙겼다.

아스트로를 정규리그에서 잡아내며 반전의 기회를 노렸던 폭스는 또 한 번 무너지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오늘 경기 승리로 이승우는 프로리그 연승기록을 다시 22연승까지 끌어 올렸다.

김대형에 의해 연승이 끊긴 후 언제 다시 최다 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의문을 던졌는데, 채 한 시즌이 지나기도 전, 아니 한 시즌은커녕 한 라운드 만에 다시 한번 22연승을 해내는 이승우였다.

이제 이영우의 기록까지 남은 건 단 1승.

추가로 2연승을 하게 된다면 24연승으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 가게 된다.

커뮤니티에도 이승우를 찬양하는 글들이 마구 올라왔다.

신조어도 생겼다.

승렐루야.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말인 할렐루야에서 따온 말로 이승우의 경기력을 찬양한다는 뜻이었다.

최태양의 GG가 나온 순간 온 게시판은 승렐루야로 도배되었다.

오늘 경기로 한시름 놓은 팬들이 많다.

위너스리그의 영광이 무너지면 어쩌지 마음 졸이던 편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비록 상대가 11위인 폭스지만 깔끔하게 4:0으로 잡으며 5라운드 첫 승 신고식을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기세를 이어 간다면 포스트시즌도 그저 꿈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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