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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39화 (239/575)

00239  Game No. 239 개인리그 시즌3  =========================================================================

Game No. 239

아무도 손을 드는 이가 없었다.

그래, 이 호랑이 굴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뭐 지금 있는 곳도 충분히 호랑이 굴일 테지만.

나를 제외해도 무시무시하다.

김재만, 송병호, 임형규.

와. 진짜 붙기 싫은 조합이네.

-A조로 들어가고 싶은 선수가 없는 것 같은데요?

-모든 조가 쉬운 조는 결코 아니지만 A조는 진짜 핫 하거든요. 무엇보다 양대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승우 선수가 두 눈에 불을 켜고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A로 가고 싶은 선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이승우 선수 그럼 이대로 권한을 사용하시지 않겠습니까?

“지금 A조에 온 선수들은 저와 경기를 치르고 싶어서 온 선수들이니 이들과 재미있는 경기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한 저와 같은 조를 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겁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관중석에서 반응이 왔다.

그래, 바로 이 기분이지.

이걸 느끼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지!

-이승우 선수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목표 부탁드릴까요?

“제가 MSL에선 전승 우승을 했는데 OSL에선 전승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엔 OSL에서 반드시 전승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저와 붙는 선수들께서 제대로 연습하지 않는다면 아마 저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순간 뒤통수가 따가웠다.

어디서 레이저나 날아와 꽂히는 기분.

굳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어디서 따가운 시선이 날아온 건지 뻔하니까.

선수석이겠지.

이번 발언으로 제대로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래야 재미있지 않겠어?

그리고 이런 도발을 또 언제해 봐.

우승 했을 때, 해 보지.

-이야. 이승우 선수의 패기도 전혀 뒤지지 않네요.

-다른 선수들의 자존심에 제대로 불을 지르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자. 그럼 최종적으로 확정 된 조를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조 지명식이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조 지명식의 끝이 다가왔다.

저번 시즌 조 지명식과 달리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땐 어디로 갈지 몰라 불안했었다.

지금은 다르다.

내가 모든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

화면에 편성이 완료된 조가 떠올랐다.

A조 : 이승우, 임형규, 김재만, 송병호.

B조 : 이영우, 박현우, 임동원, 김윤호.

C조 : 이제운, 한민규, 정명혁, 차영화.

D조 : 김택윤, 신연호, 이재성, 김연훈.

이야……. 이렇게 보니까 진짜 장난 아니구나.

B조에도 우승자가 셋 포함되어 있었고 C조에도 우승자가 둘 포함되어 있었다.

그나마 D조가 다른 조에 비해 수월해 보였다.

우승자 출신은 김택윤 한 명밖에 없었으니까.

이것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D조도 죽음의 조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어느 하나 만만한 조가 없습니다. 선수들의 이름을 보십시오. 신예부터 정상급 선수들까지. 4강이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아주 꽉꽉 들어차 있습니다.

-얼른 개막전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릴지. 벌써부터 몸이 달아오릅니다.

-아마 용족 선수들에게 있어 이번 시즌은 굉장히 소중한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과연 가을의 전설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그럼 바로 다음 주 경기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화면이 새롭게 바뀌었다.

16강 1회 차 경기 4개가 일렬로 쫙 떠올랐다. 내 시선이 꽂힌 곳은 개막전이었다.

-이승우 선수와 임형규 선수의 개막전으로 시즌3 16강의 화려한 막이 오르겠습니다!

저번에도 개막전으로 첫 경기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때처럼 패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반드시 승리해 기분 좋게 올라가리라.

-이것으로 조 지명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이 시간, 경기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여태껏 시청해 주신 분들과 현장을 직접 찾아 주신 관중 분들께 감사의 인사 전하겠습니다.

-앞으로 항상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클로징 멘트가 이어지며 길고 길었던 조 지명식이 마무리되어 갔다.

***

OSL 조 지명식 관련 기사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는 임형규와 이승우의 개막전에 관한 내용이었다.

전 시즌 중요한 자리에서 계속 맞붙기도 했고 그 이전 2군 생활을 할 때 절친한 사이였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적만 보자면 이승우에게 임형규가 조금 떨어진다.

단순 커리어만 봐도 2회 우승자와 1회 준우승자다.

프로리그 성적도 마찬가지다.

임형규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온갖 기록을 갈아 치운 이승우 앞에 명함을 내밀기엔 부족하다.

상대 전적까지 합치면 임형규는 더 초라해진다.

그럼에도 이 둘의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는 하나. 서로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승우 쪽으로 조금 더 기울 수 있다.

전 시즌 우승자이고 가을의 전설을 등에 업고 있으니까.

이승우에게 걸린 것이 더 많다.

이번 시즌에 우승을 하고, OSL의 조 지명식이 있던 다음 날 벌어진 MSL 조 지명식에서 다시 한번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MSL의 조 지명식 역시 주인공은 이승우와 임형규였다.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조 지명식을 주도했다.

동시에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정말 친한 사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강도가 센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확실히 OSL보다 가벼운 분위기의 MSL이었고 그 때문인지 수많은 도발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졌다.

며칠 내내 세리모니만 고민했는지 퀼리티 높은 세레모니도 많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저번 시즌 임형규의 세레모니를 따라한 차인환이었다.

과거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차인환은 선수들의 이름표를 하늘로 뿌리며 사람들의 웃음을 이끌어 냈다.

도발상 역시 차인환이 차지했다.

여기서 멈췄으면 딱 좋았을 거다. 하지만 이미 아드레날린이 제대로 분비된 차인환은 계속해서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차인환의 도발 대상은 전 시즌 우승자 이승우였다.

유일하게 상대 전적을 앞선다는 드립을 던지며 이승우의 신경을 살살 긁은 것이다.

그 결과 차인환은 A조에 속함과 동시에 개막전을 펼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번 MSL의 특징 중 하나가 육군에서 진출자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육군 선수들이 개인리그에 올라오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당연한 것이었다.

군대에 가서도 신들의 전쟁을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지만 하루 종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일과 시간이 끝난 이후뿐이었다.

일과 시간엔 다른 병사와 다를 바 없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온몸에 진이 빠진다.

원래 군대라는 공간이 그렇다. 편한 자리가 없다.

어디 나가도 고생이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고생이다.

그런 상태에서 하는 연습의 효율이 높을 리가 없다.

프로리그 연습도 벅찬데 개인리그 연습까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환경에서 예선을 뚫은 김선웅이 대단한 것이었다.

사실 네임벨류 면에선 그 어떠한 팀보다 초호화 군단인 육군에서 김선웅은 그다지 주목받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프로리그 20승.

개인리그 최고 성적 16강.

우승자가 즐비한 육군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할 초라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김선웅이 육군에 선발된 이유는 실력 때문이었다.

화성 출신인 김선웅은 뒤늦게 빛을 본 선수였다.

준수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제운과 박영오에 밀린 그는 이른 나이에 육군 입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그 승부수는 성공했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다.

차라리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아니면 화성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주변 이들에겐 김선웅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100% 주전을 할 수 있는 팀이긴 하지만 제대로 연습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팀을 가다니.

하지만 김선웅은 그런 우려를 단숨에 잠재웠다.

이른 입대로 육군으로 팀을 옮긴 김선웅은 프로리그 주전으로 도약하며 55%가 넘는 승률을 보여 주었다.

다른 팀에서 55%이라고 하면 주목할 수준까진 아니다.

하지만 육군에서 55%라면 말이 다르다.

육군 최고 승률임은 두말할 필요 없었고 경기력 역시 가장 좋았다. 지는 것도 쉽게 지는 법이 없었다.

팀은 매번 무너졌지만 김선웅은 홀로 빛났다.

추후 인터뷰에서 밝힌 것이지만, 본인은 연습실보다 방송 경기에 자주 나가야 실력이 느는 편인데 현재 화성에선 그럴 수 없어 빠르게 입대를 결심했다고 했다.

그 생각이 제대로 맞아떨어져 다행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제 김선웅이 제대하려면 남은 기간은 약 1년.

모두들 김선웅의 다음 행보를 주시했다.

원래의 팀 화성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제3의 팀으로 이적할 것이냐?

이번 MSL 성적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3시간이 넘는 조 지명식 끝에 조 편성이 완료되었다.

일단 A조에 우승자인 이승우를 비롯하여 이승우에게 거침없이 도발을 던진 차인환, 전전시즌 MSL 우승자 임동원, 오호의 최태양이 속했다.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단연 이승우다.

전 시즌 양대 우승자이기도 했고 최근 펼쳐진 위너스리그 결승전에서 발군의 마수전을 선보였다.

첫 상대인 차인환과 승자전 상대로 예상되는 임동원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 줄 가능성이 컸다.

그다음은 누구일까?

쉽사리 예측을 하지 못했다.

커리어만 보자면 임동원이 가장 유력하지만, 오호의 최태양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차인환도 만만히 봐선 안 된다.

기발한 전략으로 승리를 따내는 선수였으니까.

뒤이어 B조엔 준우승자 임형규와 칠룡의 송병호, 스파키즈 의 에이스 미라클보이 신상운, 프로리그의 사나이 염우석이 한 조에 속하며 치열한 경기를 기대케 했다.

여기도 A조처럼 혼전이었지만 그래도 임형규와 송병호가 진출하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았다.

C조엔 최종 병기이자 신이라 불리는 이영우를 필두고 요즘 철벽이란 별명과 함께 신흥 마수 강자로 떠오른 김진철, 재능의 차영화, 단단한 모습을 보여 주는 이재성이 같은 조에 속했다.

이영우와 차영화는 OSL 결승에서 맞붙었던 선수들도 해당 경기에서 이영우가 3:1로 차영화를 잡아내며 우승을 했었다.

차영화가 그때의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번 신에게 무너질 것인가에 관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물론 이 둘이 전혀 붙지 않을 수도 있다.

D조엔 폭군 이제운, 흑운장 이성표, 삼김마수 김재만, 곡예사 김우현이 한 조에 속했고 E조는 국본 정명혁 작은 박철호, 브레인 김윤호, 제왕 김우종이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각각 이제운과 김재만, 정명혁과 김윤호가 16강으로 올라갈 확률이 가장 높았다.

F조엔 육룡 윤영태, 오랜만에 MSL 본선에 진출한 김승대, 위너스리그의 사나이 구성재, 오호 박성찬이 속해있었고 G조엔 육룡 허영우, 무서운 신예 한민규, 기발한 전략의 이형민, 육군의 자존심 김선웅이 한 조를 이뤘다.

누가 올라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조들이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많이 좌우될 것이다.

마지막 H조는 아스트로의 환국 에이스 박현우와 CT의 용족 에이스 김대형, 작은 이제운 박영오, 혁명가 김택윤이 한 조였다.

김택윤이라는 우툭 솟은 탑 하나를 제쳐 두고 엇비슷한 탑 세 개가 각축을 벌이는 모양새였다.

OSL과 달리 32명이 본선을 이루기에 조별로 객관적인 전력의 차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좋다고 항상 이기는 건 아니었다.

그랬다면 신들의 전쟁이 지금처럼 인기를 끌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축구에서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공은 둥글다.

신들의 전쟁도 마찬가지다.

그날 컨디션과 어떤 전략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전 시즌 우승자가 32강에서 탈락할 수도, 처음으로 예선에 올라온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

이번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것인가?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품은 채 본선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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