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9 Game No. 219 투신의 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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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이다.
이제 내 컨트롤과 [투신]으로 승부를 내야한다.
처음 공격에서 [투신]을 사용해 뒷마당을 마비시키는데 성공했다.
1차 목표는 성공이었다.
만약 이 것 마저 막혔다면 정말 답이 없었을 것이다.
용아와 용혼이 천자총통에 잘 달라붙은 것이 컸다. 만약 일꾼 디펜스에 버벅였다면 천자총통을 잡기는커녕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을거다.
내 명령을 잘 따라줘서 고맙다.
용혼아.
내가 기회가 되면 나중에 술 한 잔 쏠게.
평생 기회가 오지 않겠지만.
연달아 [투신]을 써서 아예 피해를 줄까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 쓰기엔 [투신]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체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했겠지만 지금은 참아야할 떄였다.
조금 더 결정적인 순간에 [투신]을 쓰고 싶었다.
이제 쓸 수 있는 [투신]은 단 한 번.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
지금은 내 컨트롤을 믿는다. 스킬이 없더라도 예전 [투신]을 썼을 때와 비슷한 스탯을 보유하고 있다.
침착하게만 한다면 충분히 지금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
용혼에 혼을 실었다.
내가 용혼이고 용혼이 나였다.
이걸 물아일체라고 하던가?
어쨌든 여기에 모든 걸 걸었다.
마치 내 수족처럼 생각하고 컨트롤했다. 다행히 용혼도 내 의지대로 잘 움직여주었다.
지룡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어주었으니까.
지룡이 없어도 잘 싸웠던 나다. 이제 지룡까지 나왔으니 [투신]을 사용할 때가 왔다.
내 입으로 말하긴 조금 쑥스럽지만 신들린 컨트롤이 나왔다.
노는 용혼과 지룡이 전혀 없었다.
모든 움직임에 의미가 있었다. 불필요한 움직임은 하나도 없었다.
아까 전의 피해는 피해도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큰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스킬이 없었다. 상관없었다.
마지막 전투는 온전히 내 능력으로 해낸 것이었다.
화통도감을 장악하는 순간 잃었던 미소를 찾았다.
이겼다.
승리는 언제나 기분이 좋지만 이런 역전승을 특히 더 짜릿하다.
번개를 맞은 것 처럼 온 몸이 찌릿 거렸다.
화통도감을 장악한 순간 경기는 끝났다.
첫 번째 화통도감이 깨지는 그 순간.
-정명혁 : GG
정명혁이 GG를 선언하고 경기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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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ㅋㅋㅋ정명혁 철퇴맞음ㅋㅋㅋㅋ>
<데칼코마닠ㅋㅋㅋㅋㅋㅋㅋ똑같이 3제단에 당했습니닼ㅋㅋㅋㅋ>
<최연규 의문의 1패.>
<이승우 뭘 해도 되는 각ㅋㅋㅋ>
<정의구현 제대로 실현했넼ㅋㅋㅋ 자기 버린 팀에 제대로 비수ㅋㅋㅋㅋㅋ>
<진짜 이승우 경기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방출 도대체 왜 한거냐? S1 잘 아는 사람 있냐? 좀 알려줘라.>
<있을리 없짘ㅋㅋㅋㅋㅋ지금 S1 팬들 다 ㅂㄷㅂㄷ중 ㅋㅋ>
이승우의 투지가 빛나는 6세트였다.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면 역전승을 거두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로써 위너스리그 42승을 거두며 본인의 기록을 다시 한 번 갱신했다.
40승의 벽을 부순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42승을 거두다니.
여기서 멈출 수도 있지만 더 이어갈 수 있는 기회까지 남아 있다.
22승에서 끊겼던 프로리그 연승도 어느새 20승이 되었다.
남은 대장전마저 승리로 장식한다면 43승이란 보고도 믿기 힘든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아스트로를 위너스 리그 결승에 올리게 된다.
개인리그와 더불어 프로리그까지 결승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단연 올해 최고의 선수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커리어 면에서도 1등이다.
2회 우승.
올해에 이보다 나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없다.
시즌3까지 봐야 알겠지만 새로운 양대리그 우승 선수가 나오거나 이영우가 우승하지 않는 한 이 기록을 깨기 힘들어 보였다.
다시 위너스리그로 돌아와 정규시즌이라면 힘들 수 있지만 위너스리그는 승자연전 방식이다.
이승우가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우승도 그리 꿈만 같은 이야기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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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다!”
“최고야. 최고!”
“와. 거기서 3제단 지을 생각을 하냐?”
“역시 우승자는 틀리구만!”
부스를 나오는 순간 열화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관중의 함성도 팀원들의 칭찬도 기분 좋았지만 그 무엇보다 기분 좋은 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사실이었다.
정신이 없었다.
머리를 온통 헝클어졌고 옷도 잔뜩 늘어났다.
팀원들이 격렬한 환영인사 덕이었다.
나한테 이렇게 한 사람들은 코치님이나 연호, 현우 형이었겠지?
문득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 원한이 있는 동생들이 복수하기 위해 나를 그렇게......할 리가 없지. 암.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2군의 설움은 2군만이 안다.
난 그 설움을 6년이나 겪었다.
응축 된 한을 잘안다.
그래서 프로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애들에게 굉장히 잘해줬다.
조언도 아끼지 않았고.
그래. 그랬을 리가 없어.
가장 좋은 팀 선배로 뽑히면 모를까 복수의 대상이 될 리가 없지.
“고생했다. 승우야.”
이 한 마디에 모든 피로가 싹 풀렸다.
굉장히 힘들었다.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전투는 스킬의 도움을 받았지만 선택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솔직히 걱정되었다.
막히면 어떡하지?
[투신]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전투가 아닐텐데.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아프게 했다.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았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하지만 밀어붙였다.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나 자신을 믿었다.
그 결과 승리했고 이제 스코어는 3:3 동점이 되었다.
남은 한 세트에서 이기면 아스트로 창단 최초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꼭 가고 싶었다.
개인리그 결승에 올랐던 그 기분은 모든 팀원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었다.
결승무대가 얼마나 큰지.
그 위에서 듣는 사람들의 함성이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난 그 기분을 느꼈다. 얼마나 좋은지도 잘 알고 있다.
함께 나누고 싶었다. 함께 즐기고 싶었다.
그 기회가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다.
놓칠 수 없다.
반드시 내 손으로 이룰거다.
팀원들의 이 미소를 지키고 싶다.
“대장 김택윤이다.”
역시.
예상대로 S1에선 김택윤을 내보냈다.
슬쩍 S1 벤치쪽을 바라보았다.
결연한 표정의 김택윤이 보인다.
마지막 전략 점검 시간을 가지는지 S1의 모든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장전은 OSL 4강 리매치가 되었다.
프로리그에서 이영우를 잡고 스코어를 더블로 벌렸던 것 처럼 오늘도 김택윤을 잡고 상대전적을 4:2로 벌리고 싶었다.
쉬운 승부는 아니겠지.
상대는 김택윤.
아직 칠룡의 수장이라 불리는 선수다.
그때 감독님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를 입을 여셨다.
“정말 그 전략 그대로 밀어붙일거냐?”
감독님은 준비한 전략이 걱정되시나 보다.
하긴.
거의 쓰이지 않는 전략이었으니까.
난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자신 있냐?”
“네.”
김택윤을 잡으려면 이 정도 수는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난한 운영?
스킬이 있으니 유리하긴 하겠지.
하지만 스킬이 능사는 아니다.
그 스킬을 사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얼마나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위력이 천차만별이다.
“선수가 자신 있다는데 감독이 말릴 순 없지. 그래. 네가 원하는 전략을 써라. 이 경기는 너의 것이니까.”
제가 감독님말에 토 다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 경기는 제 것이 아닙니다.
이 경기는 아스트로, 우리팀의 것이거든요.
그래서 질 수가 없는거거든요.
모두의 염원을 담아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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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여기까지 왔네요.
-결승을 미리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결승 직행을 원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네요. 엄청난 전략들. 이 전략들 이렇게 프로리그 한 라운드에서 쓸 전략이 아니라 다 포스트시즌에 나올 만큼 완성도 높고 짜임새 있는 전략들이거든요!
-과연 마지막 7세트에선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 둘의 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정말 중요한 자리에서만 만난다.
개인리그 4강.
그리고 위너스리그 결승 진출 결정전.
첫 번째 맞대결에선 이승우가 환하게 웃었다.
과연 오늘은 누가 웃을 수 있을까?
-첫 번째 대결에선 이승우 선수가 3:2로 이기며 개인리그 결승에 진출했었거든요. 과연 오늘도 승리하며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지.
-김택윤 선수에겐 너무나도 아쉬운 대결이었죠.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역스윕을 당했거든요?
-동족전 최초의 역스윕이었죠.
최악의 패배였다.
기록도 기록 나름이다.
이런 안좋은 기록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김택윤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이다.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바득 갈리겠지.
그러던 차 기회가 생겼다.
솔직히 4강의 패배가 더 뼈아프지만 오늘 승리한다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이승우 선수를 잡는다면 그때의 복수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그럼 바로 마지막 세트 시작하겠습니다.
양 팀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지막 세트가 시작되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공교롭게 마지막 세트 전장은 운명의 갈림길이었다.
전장의 이름처럼 이 경기가 끝나면 결승과 플레이오프로 양 팀의 운명이 갈린다.
양 팀의 벤치는 고요했다.
S1, 아스트로 할 것 없었다.
바늘을 떨어뜨려도 크게 울릴 만큼.
침 삼키는 것 조차 잊은 채 중앙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승 직행과 플레이오프는 하늘과 땅 차이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문제지만 그 사이 개인리그 예선들이 빽빽하게 들어차있다.
예선이 본선보다 심력소모가 훨씬 크다.
본선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온다.
엄살이 아니다.
진짜였다.
뒤가 없는 신예 선수들의 패기를 당해내는 것 자체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예선을 치르고 나면 몸살을 앓는 선수들까지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많은 중견 프로게이머들이 예선에서 쓴 잔을 들이키곤 했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에 올라오는 팀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강팀들이다.
이영우와 이제운.
이들을 위너스리그에서 만나 승리를 장담하는 팀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이미 답은 결정되었다.
이번 경기를 이긴다.
그리고 결승에 진출한다.
-먼저 보이는 진영 빨간색 용족 이승우 선수입니다. 10시에 위치해있네요.
-과연 이번에는 어떤 전략을 들고 나왔을지 궁금합니다.
중계진들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란 말이었다.
-이에 맞서는 김택윤 선수 2시에 위치해있습니다.
-일단 동족전이니 가장 중요한 건 빌드겠죠. 서로 어떤 빌드를 선택하는지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눠야할 것 같습니다.
용용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빌드다.
어떤 빌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리함의 정도가 확 갈린다.
가위, 바위, 보 싸움에서 이기면 끝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생각보다 빌드는 금세 갈렸다.
-잠시 만요. 잠시 만요. 이승우 선수 본진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어? 이승우 선수 뭐죠? 아직도 제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