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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14화 (214/575)

00214  Game No. 214 신화.  =========================================================================

Game No. 214

-이승우 선수 여의주탑 2개 올리네요.

-동시에 공중제단도 3개로 늘어납니다. 천왕랑 생산하려는 것 같죠?

여의주탑이 2개를 올리는 경우는 두 가지밖에 없다.

실수 혹은 천왕랑의 공격력, 방어력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돌리기 위해서.

나란히 지었으니 결코 실수일 리는 없었다.

그리고 이미 완성된 여의주탑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용혼의 사업은 진작 끝났으니 공중 공격력 업그레이드일 것이다.

곧 완성되는 여의주탑에선 공중유닛의 방어력 업그레이드가 돌아가겠지.

-어쨌든 이영우 선수가 자리를 잡고 늘어졌거든요? 섣불리 지상 병력을 썼다간 3/3업 된 기갑 병력에 밀릴 수 있습니다. 구조물도 꽤 있으니 지금 상황에서 천왕랑은 최고의 선택이죠.

-지금 이승우 선수 인구수가 200이 꽉 찼을 겁니다. 천왕랑을 생산하려면 인구수를 줄여 줘야 하거든요? 가장 좋은 건 환국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인구수를 자연스레 줄이는 겁니다. 괜히 빨려 들어가서 인구수 확 줄어들면 환국에게 기회를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천왕랑은 양날의 검이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최종 병기임과 동시에 상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된다.

인구수도 6이고 생산 시간도 길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 수십의 인구수가 묶여 버린다.

그사이 환국이 병력을 치고 나오면 난감해진다.

환국을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하나.

언제든 나가의 소환으로 뒤를 칠 수 있다라는 걸 주지하는 것이었다.

걱정에 환국이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하게끔.

-자. 이승우 선수 병력 올립니다.

-인구수 줄이러 가는 거죠?

-일단 가로로 쭉 늘어져 있기 때문에 한 쪽을 일점돌파하면 금방 뚫리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한쪽으로 들어온다? 그럼 순식간에 반대편에 있던 병력들이 진천형 풀고 커버를 옵니다.

-이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천자총통 거리 조절하고 또 비운 쪽 뚫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지뢰 잔뜩 매설하고. 굉장히 손이 가는 플레이인데 이영우 선수는 아무렇지 않게 해냅니다.

-그래서 역상성인 용족을 그렇게 잘 이기는 것이겠죠.

이승우가 노리는 곳은 본진 쪽이었다.

전체적으로 이영우의 병력이 11시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확장을 가져가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였으니까.

-자. 근데 들어가는 거 좀 위험해 보이는데요?

-천자총통 간격이 너무 좋거든요?

-아. 11시 쪽으로 갔던 병력 금세 보충 오네요.

-역시 이영웁니다. 보는 저희보다 오히려 빠르게 가네요.

하지만 빠른 이영우의 대처로 손해만 보고 빠졌다.

몇 번 포격을 하지 않았는데도 용족의 병력이 확 줄었다.

이승우가 얻은 건 상처뿐이었다. 전장 곳곳에 참혹한 현장이 아로새겨졌다.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는 환국의 병력을 무서웠다.

훨씬 많은 양의 병력이 덮쳤음에도 오히려 피해만 입고 빠지는 꼴이라니.

환사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이승우 선수 깜짝 놀랐을 겁니다. 아마 천왕랑을 찍기 위해서 소모전을 하러 온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식의 소모전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괜히 환국에게 타이밍 잡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거든요? 상대는 이영웁니다. 아무리 이승우 선수가 기세가 좋다하더라도 이영우 선수는 수년을 신처럼 군림해 온 선수입니다. 쉽게 봐서는 절대 안 됩니다!

***

식겁했다. 그리고 당황했다.

뭐 이리 단단하냐?

초반에 차이를 크게 벌려 놨기에 소모전을 펼치면 쉽게 이득을 챙길 줄 알았다.

근데 웬 걸?

이득은커녕 용혼 아이스크림을 제대로 봤다. 여름이라고 이런 선물은 필요 없는데 말이지.

아이스크림은 먹는 걸로 족하다.

신들의 전쟁에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 정면으로 치는 건 삼가야겠다.

이영우가 방어모드로 완벽히 돌아섰다.

눈에 불을 켜고 지키고 있는 정면을 두드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럼 이제 해야 할 것은 나가의 소환으로 환국의 뒤를 흔드는 것.

본진 쪽으론 갈 수 없다.

소환하기도 전에 나가가 화살탑에 맞아 죽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한곳이군.’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아직은 방어가 약한 스타팅 앞마당 확장. 화살탑 공사가 되기 직전인 지금이 마지막 타이밍이었다.

저기까지 화살탑이 지어지면 꼼짝없이 남북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건 내 쪽에서 사양이다.

훨씬 많은 자원을 먹고 펼치는 소모전이라면 모를까 같은 자원을 먹고 소모전을 펼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거기다 상대가 이영우라고?

차라리 난 GG치고 만다.

효율이 다르다.

둘다 200까지 꽉 채워서 전투를 펼쳤을 때 용족의 인구수가 줄어드는 속도가 환국보다 훨씬 빠르다.

그걸 많은 자원으로 버티는 것이지 같은 자원이면 전투 한 번 질 때마다 멀티가 하나씩 쭉쭉 밀린다.

더군다나 이영우는 소수 병력을 돌려 확장을 깨는 플레이가 일품인 선수.

한 번에 2~3개의 확장이 밀리는 건 일도 아니다.

일단 같은 자원을 먹기 전, 한 번 흔들어야 한다.

이영우가 무섭다고 웅크리고 있어 봤자 오히려 이영우만 도와주는 꼴이다.

난 바로 나가를 11시 쪽으로 올려 보냈다.

***

-어쨌든 천왕랑 가긴 해야 합니다. 이런 구도로 경기가 진행되면 환국이 조금 씩 괜찮아지거든요? 여기서 천왕랑 가는 건 정말 좋습니다.

-지금 이승우 선수가 해야 할 건 의미 있게 인구수를 줄여주는 겁니다. 정말 적재적소에 병력을 투자해 이영우 선수를 귀찮게 만들어야 합니다.

-방금 전까진 손해만 보고 빠졌거든요? 이렇게 무의미하게 한 두 번 더 싸우면 이영우 선수에게 제대로 기회를 주게 됩니다. 실낱 같은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 이영우 선수거든요?

-자. 9시 쪽 뭐 움직이죠? 나가인가요?

해설을 하는 와중에도 미니맵을 놓치지 않는 최승원 해설.

그의 말대로 9시 쪽을 경유해서 나가 1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이거 아주 좋습니다. 아직 11시에 방어 라인이 완벽하게 구축 안 되었거든요? 충분히 통할 수 있습니다.

-11시 앞마당 날리면 다시 한번 분위기 가져오는 거죠. 오히려 처음보다 더 큰 한 방이 될 수 있습니다!

-11시 앞마당을 날려 버리는 것도 좋지만 11시 본진 쪽에 비렴 같은 귀찮은 유닛들을 가져다 두어서 이영우 선수가 11시를 먹지 못하게만 만들어도 충분히 성공입니다.

-반대로 무의미하게 병력을 들이붓는 꼴이 되면 이영우 선수에게 자꾸 기회를 주는 겁니다. 이승우 선수도 집중해야 해요!

-이승우 선수 지금 천왕랑 못 찍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지금 빈 인구수로 천왕랑 찍어 버리잖아요? 그럼 이영우 선수 진천형 다 풀고 일제히 전진합니다. 그거 막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지금 소환으로 피해 주고 이영우 선수 움찔하게 만들면 천왕랑 갈 수 있습니다!

그사이 11시 앞마당 근처로 날아 온 나가.

평소 이영호라면 해모수를 배치해 소환을 미리 방비했을 이영우지만 초반 피해가 워낙 커 아직 해모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나온 해모수는 조금 더 중요한 전장인 본진과 정면 지역을 지키고 있었다.

-자. 이승우 선수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닙니다!

-소환!!!!!

지뢰조차 없는 11시 앞마당에 용족의 병력이 제대로 소환되었다.

단순 용아, 용혼이 아니라 운룡에 탄 비렴도 4기나 함께 왔다.

이 정도 규모면 군영을 날리기에 충분한 병력.

굳이 군영을 파괴하지 않아도 방어를 위해 부랴부랴 오는 환국의 병력을 끊어 먹어도 이득이다.

빠르게 커버를 온 이영우의 병력.

언뜻 쉽게 막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 비렴! 비렴!

-천벌 떨어집니까! 천벌!!!!

-한 방! 두 방! 세 방! 네 방! 아!!! 이러면 아프죠!

-이영우 선수의 심장에 제대로 비수를 꽂아 넣습니다.

운룡에 타고 있던 4기의 비렴이 반전을 만들어 냈다.

당황하지 않고 천자총통이 있는 곳에 천벌을 꽂아 넣었고 그 결과 방어를 위해 온 병력을 상당수 잘라 내는 데 성공했다.

화차가 꽤 살아남긴 했지만 용아와 용혼이 무서운 건 천자총통이지 화차가 아니다.

그마저 후속 천벌에 모두 정리되었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영우의 역전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11시를 아무 피해 없이 먹었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처럼 방해를 받게 되면 나갈 타이밍이 점점 없어진다.

-자! 나가 또 옵니다!

-아예 마무리 짓겠다는 거죠!

용족의 병력이 채 정리도 되지 않았는데 나가가 또 날아왔다.

나가가 여기 올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이번에 나가가 병력을 소환한 곳은 환국 병력의 머리 위였다.

천자총통은 가까이 붙어 있는 유닛을 때리지 못한다.

공격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대던 천자총통이 용아의 공격에 터져 나갔다.

견고해 보이던 방어막에 구멍이 뚫렸다. 작은 구멍은 어느새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아, 군영 날아가면 라인 그은 것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영우 선수가 힘겹게, 힘겹게 가져간 11시 앞마당을 너무 쉽게 파괴하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운영이 좋았습니다. 지금 이영우 선수 천왕랑 대비해서 신기전 확보하고 있었거든요? 신기전을 뽑으면 뭐가 줄어듭니까? 화차하고 천자총통의 수가 줄어들었는지 않습니까? 근데 이승우 선수는 천왕랑 안 갔어요! 3개의 공중제단이 반짝반짝 빛난 건 천왕랑 생산이 아니라 나가 생산이었습니다!

-놀랍네요. 이영우 선수보다 한 수를 더 내다보았습니다. 사실 지금 지상 병력이 이렇게 많을 거라곤 이영우 선수가 예측하지 못했을 겁니다. 천왕랑을 못 찍은 게 아니라 안 찍은 거였네요!

지략 싸움에서 이승우가 완벽히 승리했다.

11시 앞마당이 날아간 이영우에게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 번 공격에 성공한 이승우는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바로 12시 멀티까지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 본진과 앞마당은 자원이 모두 떨어진 상태.

겨우 철광 멀티 하나로 남쪽 전 멀티를 가져간 용족을 이길 순 없었다.

-아. 뒷심이 부족해요. 뒷심이!

-이영우 선수가 신이긴 하지만 먹는 자원이 있어야 싸울 것 아닙니까?

-잘못 생각했습니다. 제가 너무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어요. 천왕랑을 찍지 않은 건, 이영우를 속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마치 천왕랑을 가기 위해 인구수를 줄여 주려는 움직임을 연달아 보여 준 후 천왕랑을 찍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단을 한 번 더 회전시키며 지상 병력을 꽉꽉 눌러 담을 줄이야. 정말 대단합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천왕랑 대비 안할 수가 없죠. 공중 제단은 많지 여의주탑 2개 쌩쌩하게 돌아가지. 이영우 선수가 제대로 한 방 먹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남북전쟁을 만들려고 한 이영우도 대단했지만 바로 천왕랑을 가지 않고 한 타이밍 더 지상 병력을 사용한 이승우의 선택도 대단했다.

만약 성급하게 천왕랑을 갔다면 준비된 이영우에 러시에 큰 위기를 맞았을지도 모른다.

-이영우 선수 GG 나옵니다!

-잘 싸웠지만 이승우 선수가 더 잘했네요.

-이로써 위너스리그 5회 올킬의 금자탑을 쌓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도대체 이 선수 누가 막나요!!

***

이승우의 CT전 올킬로 CT는 2위의 꿈이 꺾였다.

다음 경기에 승을 차지하더라도 최대 3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아스트로는 S1전을 이긴다면 사상 최초로 위너스리그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아스트로와 CT의 대결은 이승우와 이영우의 에이스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승자는 이승우였다.

올킬을 성공시키며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되었으니까.

위너스리그 41승.

S1전과 상관없이 이미 기록을 달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S1전에서도 이승우가 선봉으로 나설 것인지.

그리고 자신을 방출시킨 팀에 비수를 제대로 꽂을 것인지.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이승우가 선봉으로 나서 S1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S1이 결승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너무 식상하다.

작년도 재작년도.

그들은 항상 거기에 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신화가 탄생하길 바랐다.

============================ 작품 후기 ============================

이제 설 연휴가 끝났네요.

회귀하고 싶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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