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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12화 (212/575)

00212  Game No. 212 뻔하게는 안간다.  =========================================================================

Game No. 212

어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다.

주제는 오늘 있을 CT전에 관한 것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영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감독님이 한 말씀하셨다.

이영우를 4세트에 나오게 하라고.

그럼 기가 막힌 전략을 하나 알려 주겠다고.

나도 약속했다.

반드시 이영우를 4세트에 불러내겠다고.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3킬을 따내며 이영우를 4세트에 나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젠 감독님이 알려 주신 전략을 사용할 차례였다. 전략을 듣는 내내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처음이라면 무조건 당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으로 경기가 끝내는 것까진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경기를 많이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거면 되었다.

이영우를 상대로 주도권만 쥘 수 있다면 경기에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마지막에 감독님이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컨트롤 싸움에서 밀리는 순간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다고.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투신]과 [폭주기관차]를 잔뜩 챙겨 넣었다.

초반에 이승우에게 압박을 주지 못하면 모든 건 허사가 되어버린다.

부스로 가기 전 감독님과 눈빛을 교환했다.

말은 필요 없었다.

눈빛으로 모든 걸 주고받았다. 반드시 이기고 오겠습니다.

***

-자. 마지막 세트가 될 수도 있는 화랑도에서 운명의 4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보이는 1시가 이영우 선수의 진영입니다. 그리고 이승우 선수 5시 지역에 위치해 있네요.

-세로네요. 이러면 환국이 좋거든요? 타이밍을 잡고 나오면 용족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에 큰 입구에 도착합니다.

이 전장에서, 특히 세로에서 환국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은 조이기다.

두어 번 진천형을 했다, 풀었다 하면 어느새 큰 입구에 도착해 있을 정도로 전장이 가까웠다.

그걸 막으려면 용족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병력 위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데 그러면 테크가 느려 후반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이래저래 용족이 하기 까다로운 전장이었다.

-이영우 선수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합니다.

-아마 세로 지역인 걸 확인하면 웃음이 먼저 나올 겁니다.

-기분 좋죠. 세로면! 이승우 선수의 타이밍 러시가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이영우 선수 입구를 막고 있네요.

-색다른 전략을 쓸 생각인가요?

이영우가 창고를 입구 근처에 지으며 입구를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영우는 원래 입구를 막지 않는다.

대놓고 앞마당에 군영을 짓거나 FD를 쓰더라도 입구를 막지 않고 창고-훈련도감 심시티로 상대의 초반 용아 찌르기를 막아내는 편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단순히 초반 견제를 안전하게 막기 위해서 입구를 막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전략을 숨기기 위해 입구를 막은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일이었다.

-자. 일단 지켜봐야겠습니다. 반면 이승우 선수는!

옵저버가 이승우의 본진을 비췄다.

-이승우 선수 전진해서 제단을 짓고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나오네요!

큰 입구 쪽에 제단을 짓고 있었다.

-초반에 피해를 주겠다는 거죠?

-위치가 가로기 때문에 만약 이영우 선수가 입구만 막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피해를 주기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실제로 첫 대결에서 전진 제단을 지었다가 아무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오히려 본인이 불리해진 적이 있었죠?

이영우가 입구를 막을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는 이승우였다.

그런 플레이를 보인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렇죠. 이영우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할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입구를 막고 있다면 이승우 선수가 용아 찌르기로 거둘 수 있는 이득은 전무합니다.

-이영우 선수 아직까지 금을 채취하지 않고 있어요. 아예 금광조차 짓지 않았거든요?

이미 훈련도감이 완성되었음에도 금은 채취하지 않았다.

입구를 막는다는 건 상대에게 자신의 빌드를 아예 보여 주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보통 입구를 막으면 풍운청을 빠르게 올린다든가 2화통으로 상대에게 큰 피해를 준다거나 하기 위해서다.

이영우의 다음 건물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아, 군영 건설해 주네요.

-입구를 막고 군영을 가져간다? 상당히 의외의 선택입니다.

-이승우 선수를 상대로 일반적인 빌드로 하지 않겠다는 거죠.

결국 이영우의 선택은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도감 더블이었다.

보통 이영우는 대놓고 앞마당에 군영을 가져가는 스타일이다.

굳이 본진 입구를 막지 않는다.

빌드를 숨기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의 빌드를 알건 말건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본인이 준비한 대로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물론 화랑도가 앞마당이 중앙으로 나가는 입구가 아닌, 그 뒤편에 위치해있긴 하지만 그건 큰 입구를 좁히면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본진 입구를 막는다는 건 이승우를 헷갈리게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만약 이승우가 용아를 생산하지 않고 바로 용혼을 생산한다면 이런 의도를 제대로 먹혔을 것이다.

하지만 이승우가 선택한 건 초반 용아 찌르기. 오히려 자신의 꾀에 넘어갈 수 있는 이영우였다.

-이영우 선수 입장에서 굉장히 꼬아서 생각한 것이지만 오히려 이승우 선수한테 기회가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하필 정찰도 가장 늦게 옵니다. 이러면 입구 막으면서 페이크 쓴 것이 전혀 쓸모가 없죠.

이영우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필 이승우가 용안을 가로로 보낸 탓에 가장 늦게 이영우의 본진으로 도착하게 된다.

오히려 첫 정찰에 입구를 막은 것이 들켰다면 이승우는 용아 생산을 취소하고 빠르게 테크를 탔을 것이다.

뭐가 올지 모르니까.

일단 현룡을 확보하고자 했겠지.

하지만 아직까지 이영우가 뭘 하는지 모르는 이승우는 본인이 준비한 대로 경기를 하고 있었다.

용아 역시 1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 번째 용아까지 생산이 되고 있었다.

이러면 이승우가 좋다.

이영우의 본진을 발견하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올 거다. 반면 이승우의 얼굴을 딱딱하게 굳어질 수밖에 없고.

신들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것이 운이다.

빌드 싸움과 정찰.

이 모든 것을 감각이라 말하긴 하지만 운이란 요소도 함께 들어있다.

정찰이 빨라서 좋을 때가 있고 느려서 좋을 때가 있다.

이영우는 최대한 빨리 이승우가 입구를 막은 걸 확인해 주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나중에 들키게 되었고 대놓고 군영을 짓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되었다.

-전혀 쓸모가 없는 걸 넘어서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조만간 망루 지으러 아래로 내려가야 하거든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벌써 망루가 있어야 할 텐데요.

-아. 이승우 선수 그사이에 용아 나왔죠. 곧바로 1시 지역으로 올라옵니다.

이승우의 용안이 7시를 거쳐 11시 지역에 도착했다.

그 두 군데에 이영우가 없었으니 자연스레 이영우의 위치가 1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이거 들어가면 피해받습니다. 피해받아요!

용아가 이영우의 큰 입구를 지나는 순간 일꾼이 큰 입구 쪽으로 나와 망루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궁병의 숫자는 이제 막 하나가 나와 있는 상황.

궁병의 생산을 줄이고 빠른 타이밍에 군영을 건설하며 앞마당 확장 활성화 타이밍을 앞당기려 한 플레이가 독이 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 용아 1기와 궁병 1기가 이런 상황에서 만나다뇨!

-경기가 초반 빌드가 완전히 엇갈렸어요.

용아가 궁병을 때리는 순간 이영우가 아뿔싸 하는 표정을 지었다.

용아 찌르기 하나를 배제했는데 하필 이승우가 그 빌드를 선택해 버렸다.

이영우가 몸을 들썩였다.

용아가 망루를 건설하던 일꾼을 때렸다. 결국 망루 건설을 포기하고 도망가는 일꾼.

궁병 역시 용아의 공격에 질겁하며 뒤로 빠진 상태였다.

-아. 초반 기세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는 이영우 선수! 그 포스 강력한 이영우 선수가 이승우만 만나면 왜 이렇게 손이 꼬이는 겁니까?

-입구를 막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만 보면 도감 더블을 예측하긴 힘들어요. 근데 망루를 짓고 있다는 걸 봤잖아요? 그럼 도감 더블이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만약 용안이 먼저 와서 입구를 막고 있는 걸 봤다? 그러면 용아 안 찍고 눈치부터 볼 거거든요? 그 자원으로 테크를 빠르게 올린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정찰 나와 있는 용안은 궁병으로 내쫓으면 되고요. 아마 이런 그림을 그리고 나왔을 텐데 처음부터 어그러졌네요.

-이러면 확장도 제대로 못 가져가죠. 어차피 화통 유닛 나오려면 멀었다는 걸 눈치채는 순간 이영우 선수 괴로워집니다.

-아. 꼬여도 이렇게 꼬이나요? 우리가 알던 이영우의 모습이! 신의 모습이 이승우만 만나면 제대로 나오질 않습니다!

***

이게 뭐지?

이영우의 큰 입구에 용아가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었다.

달랑 궁병 1기와 망루를 짓고 있는 일꾼 1기밖에 없었다.

그 뒤에 군영은 없었고.

이게 도대체 무슨 빌드일까라는 고민은 잠시 젖혀 두고 용아로 궁병을 쫓기 시작했다.

바로 줄행랑을 치는 궁병.

따라가지 않고 망루를 건설하는 일꾼으로 공격의 방향을 옮겼다.

뒤늦게 합류한 용안으로 본진 쪽을 슬쩍 보니 입구를 막았다.

이게 뭐야?

둘 중 하나다.

본진에서 줄기차게 테크 타고 있지만 날 속이기 위해 큰 입구에 망루를 짓고 있는 것.

다른 하나는 입구를 막은 이유가 자신의 빠른 확장을 숨기기 위한 것.

아직 뭐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어느 것이 정답이 찾는 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

-자. 이승우 선수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죠? 용아 계속 찍습니다.

-입구가 막혔음에도 계속 용아를 찍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두드려 보려는 것이죠.

-아직 이영우 선수가 무얼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확인해 봐야죠. 용아로 꾸준히 입구를 찌르면 무언가 반응이 올 겁니다. 화차든 천자총통이든 무언가 퉁 때릴 거거든요? 근데 한참을 두드려도 소식이 없다? 그러면 백프롭니다. 도감 더블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는 거죠.

-아. 이영우 선수 경기 심하게 꼬였습니다. 분명 도감 더블을 가져갔음에도 화통도감이 건설되기 전까진 언덕 아래로 못 내려오거든요?

-망했죠. 그냥 용아 1기면 일군 2~3기 나와서 궁병이랑 같이 밀어내면 되는데 이렇게 꾸준히 올라오면 아래로 절대 못 내려옵니다.

군영이 완성되었지만 앞마당에 내려앉을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있다.

기갑 병력이 나오기 전까지 단순 궁병으로 용아, 용혼을 밀어낼 수 없었으니까.

결국 화통도감 이후 앞마당에 군영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인데 일찍 지어 놓은 의미가 전혀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빌드가 꼬여 버렸다.

-이승우 선수가 정말 대단하네요. 전혀 위축되지 않아요. 이영우? 그냥 환국이잖아. 그냥 초반 찌르면 되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사실 이영우 선수를 상대로 용아 찌르기는 요즘 하지 않거든요. 왜? 어차피 아무 피해도 주지 못하고 막히니까. 그냥 빠른 정찰로 뭘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보통 용족인데. 아 역시 이승우 선수 보통 용족이 아니네요!

이영우의 입구에 용아 2기와 용혼 1기가 자리 잡았다.

궁병만으론 진출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

본진에서 일꾼이나 생산하라고 지은 군영이 아니었다.

이미 앞마당에 안착해서 자원을 채취하고 있어야 할 군영이었다.

-어? 뭐죠? 이승우 선수 멀티 가져가는 위치가 아주 색다릅니다?

이승우가 두 번째 신전을 소환했다.

보통 앞마당에 건설하지만 이승우는 다른 선택을 했다.

6시.

중립 멀티이자 많은 선수들이 두 번째 확장으로 가져가는 곳을 첫 번째 확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내일이면 연휴도 끝나는군요.

다시 저번주 토요일로 돌아가고 싶네요.

이래서 회귀물이 인기를 끄나봅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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