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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202화 (202/575)

00202  Game No. 202 지금 이 순간.  =========================================================================

Game No. 202

-그게 그 말 아닌가요?

-네?

-박광춘 해설께서 하신 말씀이나 한종엽 해설이 말한 거나 같은 말 아닙니까?

-어? 아. 그러니까…… 음. 제가 앞에 말을 잘못 들었네요. 어쨌든 임동원 선수 파이팅입니다!

어떻게든 말을 마무리하고 싶은 박광춘 해설.

그를 보며 옆에 있는 박상철 캐스터와 한종엽 해설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자. GO에서 차영화 선수를 꺼내 들었다는 건 분명 준비한 전략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전장도 용비어천가! 2인용 전장에 뒷길도 있는, 전형적으로 노림수 들고 나오기 좋은 전장이거든요?

더 이상 웃으면 방송 사고다.

그러기 전에 빠르게 화제를 돌리는 박상철 캐스터였다.

역시 노련하다.

-GO 입장에선 반드시 연승을 끊어야 합니다. 임동원 선수가 정말 대단한 선수임엔 틀림없지만 벼랑 끝에서 경기를 하면 제 실력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마수로 올킬을 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계속 마마전을 유도하면 정말 힘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GO는 반드시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해야 합니다.

-아트스로 입장에서, 이승우 선수 입장에선 이미 제대로 도발을 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경기를 끝내고 싶어 할 겁니다.

-불난 집에 제대로 기름을 부었거든요? 화마가 집을 삼켜먹어 무너지기 전에 당하면 안 됩니다. 이미 불 지른 거 아예 다시는 집을 지을 수 없게 폭삭 무너뜨려야 합니다.

-자. 그럼 저희는 잠시 광고 후에 3세트 경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3세트까지 무난하게 왔다.

2세트에서 [승우네 관광버스]를 사용해서 얻은 스킬 포인트 조각은 무려 5개다.

객관적으로 윤영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장유철을 잡고 2개나 많은 스킬 포인트 조각을 얻다니.

생각나는 건 하나 뿐이었다.

신들의 전쟁 매니저 업그레이드.

스킬이 강화된다고 적혀 있던 것이 기억났다.

레벨을 올렸을 때 효과만 커진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스킬의 위력도 강해진다는 뜻이었나 보다.

업그레이드 이후 좋은 점이 조금씩 드러나는구만!

이제 막 3세트가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상대는 차영화.

그걸 확인하자마자 첫 번째 슬롯에 [날빌러]를 장착했다.

차영화는 빌드를 짜는 능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다.

흔히 말해 빌드 깎는 노인 스타일.

어디서 듣도 보지도 못 한 기상천외한 빌드를 가져와 상대의 혼을 쏙 빼는 재주를 지니고 있었다.

[날빌러]는 필수다.

그럼 나머지 세 칸을 뭐로 채워 볼까?

무난하게 [투신] 2개와 [엄대엄] 하나를 채워 넣었다.

이 정도면 경기를 하는데 무리는 없겠지?

힘찬 카운트다운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시작과 동시에 [날빌러]를 사용했다.

정확히 1초 후 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날빌러]의 연계형 스킬 [지금 이 순간]이 발동되었습니다.]

내 앞에 저 문구가 떠올랐으니까.

***

-2인용 전장 용비어천가에서 3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자. 이제 노란색이 되었죠? 먼저 보이는 차영화 선수 진영입니다. 8시죠. 차영화 선수 요즘…….

-어? 어? 나가요!

보통 초반엔 해설을 할 내용이 없다.

그래서 양 선수의 근황이나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이승우의 진영이 위치한 2시 본진을 박차고 나오는 유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봐도 비디오다.

지금 순간에 나갈 유닛이 뭐가 있겠는가?

-이거. 이거. 이승우. 이승우 선수의 용안이죠.

-전략적인 차영화 선수를 상대로 오히려 전략을 들고 나왔네요.

그때 중앙 화면에 얼굴 가득 미소를 그리고 있는 이승우의 모습이 잡혔다.

웃음을 참아 보려 입술을 악 다물어 보지만 끝내 웃음을 터뜨리고 마는 이승우였다.

그 모습을 본 중계진들도 웃기 시작했다.

딱 한 군데, GO의 벤치만 빼고 유쾌 바이러스가 경기장 구석구석 퍼져 나갔다.

-아. 웃어요 이승우 선수 웃습니다. 으흐.

-야. 이승우 선수. 야흐흐흐핫.

-이야. 왜 이러죠? 정말 재미있네요. 웃음이 정말 아기처럼 해맑습니다.

-자기도 재미난 겁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찾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얼굴이네요!

-아. 진짜 신날 겁니다. 본인이 할 전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거죠!

-아. 진짜 이런 플레이 좋아하는 선수예요.

-지금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웃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거 통하면 정말 재미있겠는데 하고!

-정말 매력 있네요.

그사이 이승우의 용안은 차영화 선수의 앞마당을 지나고 있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내보낸 용안이라 벌써 여기까지 도착한 것이다.

-자. 용안 어디까지 가나요?

-설마 본진까지 깊숙이 들어가나요?

-이야. 정말 할 말이 없네요. 센터에다 제단 짓고 상대방 트리플 지역에 제단 짓고 중립 확장 지역에 제단 짓고. 이젠 심지어 상대 본진 내에까지 제단을 짓네요.

-전진제단협회가 있다면 근 시일 내에 이승우 선수 불러서 감사패라도 줘야겠네요. 요즘 잘 안 쓰는 전진 제단을 이렇게까지 활용하는 선수가 나올 줄이야.

-정말 대단하네요. 이승우 선수의 가장 무서운 점은 저렇게 하고도 안정적으로 느껴진다는 겁니다. 보통 전진 제단을 쓰면 불안하거든요? 실패할까 봐, 그리고 그렇게 경기를 질까 봐. 근데 이승우 선수는 그런 거 하나 없습니다.

-처음 신들의 전쟁을 배우는 사람들은 이승우 선수 경기 보면 안 되겠네요. 전진제단이 정석인 줄 알 테니 말입니다. 아. 그리고 친구들끼리 할 때 저런 거 하지 마세요. 키보드로 뺨 맞습니다.

연달아 박상철 캐스터의 드립이 터졌다.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이번 경기는 예능 경기가 될 거라는걸.

딱 한 사람.

직접 경기를 펼치는 차영화만 빼고 말이다.

-자. 벽에 딱 달라붙어서!

-담벼락! 담벼락!

-차영화 선수 정찰 안 나오죠. 그럼 못 봅니다!

-당연히 안 나오죠! 누가 2인용 전장에서 이렇게 빨리 정찰을 보냅니까!

-자. 어? 어?!

-으하악!

-어. 못 봤어요!

-미니맵에서 안 보였어요!

-으아. 이승우 선수 시야엔 차영화 선수의 솟대가 살짝 보여서 살짝 굳은 얼굴이지만 차영화 선수 시야엔 전혀 잡히지 않았거든요!

운이 좋아서 들어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마저 철저한 계산을 통해서 들어간 것이다.

정석대로 한다면 절대 이 타이밍에 상대 용안을 만날 일이 없었다.

-이거 이승우 선수가 그냥 제단 지어 버리면 무조건 통합니다.

-자. 만약에 이 상황에서 본진 한 번 살펴보고 나가면 빠르게 대처 할 수 있거든요?

-그런 경우 종종 있었습니다!

-자. 그때까진 일단 지켜봐야 합니다. 어쨌든 이승우 선수도 올인이거든요! 아무것도 못 하고 저 제단 파괴되면 역러시 바로 죽습니다!

-과연 차영화 선수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동시에 차영화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며 화면에 잡혔다.

-아. 이렇게 운명이 또 이렇게 나뉘네요!

-2제단 전부 올라갔습니다!

-반면 차영화 선수는 1제단에 금광 바로 올라갑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이젠 발견해도 통해요!

-자. 차영화 선수 정찰 나가죠. 곧바로 1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 애꿎은 뒷길만 둘러보고 가네요!

전진제단을 의식하긴 했다. 위치를 전혀 잘못 집긴 했지만.

지금 같은 경우 오히려 악수였다.

곧바로 본진으로 갔다면 그나마 빨리 상대의 전진 제단을 발견하겠지만 여기저기 둘러보고 가는 통에 이승우의 본진에 가는 타이밍이 더 늦어졌다.

-아. 차영화 선수 운이 없네요. 이거. 생각은 분명했거든요! ‘상대가 이승우니, 뭘 할지 모른다. 정찰은 철저하게 해야겠다’라고!

-근데 이승우는 그것보다 한 수 위인 거예요. 아예 초반에 본진까지 용안을 보내 상대 신전과 가장 가까운 전진 제단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아. 지금 본진 가면 늦죠. 본진 가는 순간. 어? 왜 제단이 없지? 이 생각을 하는 순간 용아는 2:1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바로 용아 나오죠.

-GO 쪽 벤치의 분위기가 벌써 어두워졌습니다.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싸해졌습니다.

-반면 아스트로 쪽은 거의 축제죠!

-빌드가 완벽히 갈렸습니다. 이건 신이와도 못 막아요!

-용아 수가 2배씩 계속 차이가 나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막습니까! 이승우 선수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용력충전소 짓고 제단 2개 따라가면서 버텨야 합니다. 그 수밖에 없어요!

이승우의 첫 번째 제단이 완성되었다.

그걸 알 리 없는 차영화는 무난하게 금을 채취하며 여의주탑을 올리고 있었다.

-자. 참. 아직 솟대도 짓기 전부터 배시시 웃고 있던 이승우 선수 얼굴이 떠오르네요.

-조금 빨리 발견했다면 여의주탑을 취소하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아직 몰라요.

-늦었습니다.

-완성되었습니다. 찍혔습니다.

-늦었어요! 정찰이 너무 늦었습니다.

곧 이승우의 용아가 나온다.

이승우가 대담하게 제단 옆에 솟대를 지으며 영역을 넓혀갔다.

거긴 차영화의 시야가 이미 확보된 공간이었다.

-아. 솟대 저기에 짓는 건 곧 용아가 나온다는 뜻이죠.

-오히려 이승우 선수가 용력충전소 지으면서 압박할 수 있겠네요.

-여기가 차영화 선수의 본진인지 이승우 선수의 본진인지 모르겠네요. 신전만 빼면 오히려 더 많은 건물이 여기 지어졌거든요?

-여기 본진도 넓은데 우리 같이 좀 삽시다. 뭐 이런 거죠.

-같이 사는 게 아니라 원래 살던 주인을 내쫓게 되는 상황이란 게 조금 다르긴 하지만요.

-차영화 선수 나와 봤자 용아 1기거든요.

그제야 이승우의 전진제단을 발견하는 차영화.

혀를 날름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차영화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카메라에 잡혔다.

한쪽 얼굴이 실룩이고 있었다.

제대로 당황했다는 뜻이었다.

-아! 보네요. 이제 보내요!

-아뿔싸.

-근데 지금 너무 늦었다는 겁니다!

-바로 여의주탑 취소했죠. 이제 제단 하나 늘려 주지만 아. 늦었죠. 너무 늦었죠.

-정찰이 왜 이렇게 안 오나 생각이 드는 순간 위로 올라가봤는데 딱 거기서 용아가 나왔습니다.

-용력충전소도 지어야 해요!

-충전소 중요하죠! 이승우 선수도 충전소 지어야 합니다!

-자, 위에 용력충전소입니다.

-순수 컨트롤 싸움이 됐습니다!

2기의 용아가 확보 된 이승우가 솟대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 저 솟대 파괴되면 위에 있는 제단 못 쓰죠! 어떻게든 지켜야 합니다!

-근데 무슨 수로 지킵니까? 용아를 뭘로 잡나요? 용안으로? 아님 겨우 1기인 용아로?

솟대를 지키기 위해 5기의 용안을 끌고 나온 차영화.

-자. 1용아와 2용아의 싸움입니다.

-그래도 뒤에서 용안이 적절히 딜 넣고 있습니다!

-3용아!

-아! 세 번째 용아가 나왔습니다.

-이러면 안 되죠!

중계진이 동시에 합창을 했다.

-이러면 안 되죠.

-용아에서 차이가 나거든요!

-용력충전소도 이승우 선수가 먼저 완성이 되네요!

-병력도 밀리고 제단 숫자도 밀리고 용력충전소까지 밀려 버리면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난장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밀어내 보려고 노력하지만 안 되죠! 이젠 안 되죠. 용아가 둘이 되긴 했지만 그사이 용아가 4기가 되어버린 이승우 선수입니다!

-2배차이 극복할 수 없죠! 아! 용안 다 잡히면!

-GG! 차영화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100편은 오래 걸렸던 것 같은데 100~200은 굉장히 빨리 온 느낌!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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