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 Game No. 200 1킬 성공. =========================================================================
Game No. 200
-김재만 선수의 GG로 1세트가 마무리 됩니다!
-이승우 선수 일주일 동안 휴가를 보내고 온 선수가 맞나요? 결승 때보다 견제 능력이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동시 2운룡 견제는 진짜 독보적이네요. 알고 있어도 따라 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이승우 선수만의 무기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동시 2운룡 견제가 아예 처음 선보인 건 아니다.
전부터 말이 나왔던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 선보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서 그렇지.
-선수가 우승을 하고 분위기가 좋고 그러면 굳이 연습을 하지 않아도 실력이 오히려 더 오르는 거죠.
-그걸 박광춘 해설이 어떻게 알죠?
박상철 캐스터의 질문을 가장한 일침.
-……임주혁 선수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없는 박광춘 해설이었다.
-역시 그렇군요. 좋은 경험담 감사합니다. 자, 아스트로가 1점을 앞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승우 없이도 그간 잘했던 아스트로지만 이승우가 있으니 무게감이 확 살아나네요.
-GO보고 우쭐대지 말라고 경고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GO가 잡은 아스트로는 진짜 아스트로가 아니었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GO 팬 입장에선 허무하겠습니다. 김재만 선수가 이리 쉽게 패배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어찌나 이승우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줬는지 김재만이 못해 보일 정도였다.
김재만도 우승자 출신의 마수.
그것도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한참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선수였다.
지금 커뮤니티에선 이제운, 임형규의 재평가라는 글이 마구 올라올 정도였다.
적어도 이 둘은 이렇게 무참하게 관광 당하진 않았으니까.
견제에서부터 말린 김재만은 경기도 말렸다.
처음 보여 줬던 기세는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위축된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마지막 전투 장면이 압권이었다.
자신있게 병력을 이끌고 러시를 들어오는 이승우.
비렴이 없는 병력이 그렇게 강해 보이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이러면 GO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 참 고민이 많이 되겠습니다.
-마수전은 정말 절정에 올랐습니다. 이제운, 임형규 선수를 상대로 6:0을 만들어 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건 실력입니다.
-적어도 올해 한정해선 마수전을 가장 잘하는 용족을 이승우 선수라고 칭해야 할 것 같네요. 마수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자. 김재만이 꺾이며 위기를 느끼는 GO. 아직 임동원 선수가 남아 있긴 합니다만 과연 2세트에서 임동원 선수를 상대하며 맞불 작전을 놓을지. 아니면 새로운 작전으로 돌아올지! 저희는 광고 후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통했다.
견제가 완벽하게 통했다.
첫 번째 운룡의 견제가 통하는 순간 짜릿한 쾌감이 몸에 작렬했다.
더 괴롭힐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2번째 운룡을 생산했다.
그리고 그 운룡이 김재만의 본진 근처에 오는 순간 [투신]을 사용했다.
1기의 운룡에 모든 집중을 쏟아야 했는데 [투신]을 사용하는 순간 2기의 운룡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다.
엄청난 피해를 입힌 건 아니지만 김재만의 손이 꼬이게 만들었다.
그거면 되었다.
철광 확장지역은 마수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용족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진다.
철광 확장 자원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제단을 늘린 난 용아와 용혼, 지룡을 이끌고 2차 러시를 나왔다.
운룡 견제로 입힌 피해 때문에 굳이 [투신]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투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날빌러]와 [투신] 두 번으로 만들어 낸 승리였다.
1세트를 끝낸 후 약간의 피로감을 느꼈다.
스킬이 한정되어 있으니 잔득 긴장한 채 경기를 펼쳐서 그런 것이었다.
기분 나쁜 피로감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에 몰입이 되며 온몸의 감각이 깨어난 그런 기분이었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었다.
동시에 바뀐 신들의 전쟁도 나쁘지 않다는 걸 느꼈다.
조금 복잡해지긴 했지만 한 차원 높은 운영이 가능해진 것 같다.
그만큼 스킬도 정교해졌고.
“진짜 물이 올랐다, 너. 예술이었다, 예술!”
도 수코님이 엄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입가엔 커다란 미소가 제대로 걸려 있었다.
다른 팀원들의 표정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우승자는 다르네, 진짜!”
“오늘 제대로 눈 호강했다. 견제가 무엇인지 잘 보았다.”
왜 이렇게 비행기를 태우지? 이러다 정말 하늘까지 날아가겠네.
내 경기력이 좋기도 했지만 김재만의 반응 속도도 조금 느렸다.
처음엔 컨디션이 좋아 보였는데 운룡 견제를 들어가기 직전 반응속도가 조금 떨어졌다.
빈틈도 그때 벌어진 거고.
“GO 차봉 결정되었다.”
과연 누가 GO의 차봉으로 나올까?
진심 마수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요즘 마수전만 연습했더니 마수의 ‘마’자만 들어도 신물이 올라 올 것 같았다.
“GO의 차봉은…….”
제발……. 제발.
“장유철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GO에서 차봉으로 내보낸 선수는 장유철입니다.
-조금 의외의 선택입니다. 장유철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긴 하지만 이승우 선수와 비교하기엔 조금 많이 부족한 성적이거든요?
장유철.
종족은 용족.
최근 뛰어난 병력 운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긴 하지만 OSL은 진출 실패, MSL은 32강 탈락 등 개인리그에선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다.
-동족전의 변수를 노리겠다는 생각인 것 같거든요?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이승우 선수의 용족전 전적을 보며 진짜 장난 아니거든요?
-육룡 아니 같은 칠룡 대부분을 잡아먹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 잘한다는 도재열, 김택윤, 송병호, 허영무 전부 다전제에서 이승우 선수 앞에 무릎을 꿇었거든요? 과연 GO의 선택이 악수가 될지 아니면 상황을 역전시키는 묘수가 될지! 양 선수 준비가 끝나는 대로 두 번째 전장 마고본성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
GO의 차봉은 장유철.
마수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부스에 앉아 2세트에 사용할 스킬을 천천히 골랐다.
2세트엔 뭘 해 볼까?
[CCTV]는 이번에도 제외했다.
임동원이 나올 때 쓸 생각이었다.
[날빌러]하나도 일단 남겨 둬야 하고.
이번 세트는 아예 [날빌러]없이 가 볼까? 마고본성에서 용용전은 나올 수 있는 빌드가 뻔했다.
굳이 [날빌러]가 없어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혹시 모르니 [엄대엄]이나 [아직 모른다] 중 하나는 들고 가야겠다.
물론 이 두 스킬이 모든 상황을 뒤엎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여태껏 수많은 경기로 경험했지만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일 때 뒤집을 수 있는 것이었다.
이미 크게 기운 상황에서 써 봤자 스킬 낭비에 불과하다.
2세트에 들고 갈 스킬이 결정 났다.
이번에도 2개의 [투신]을 챙겼고 [날빌러] 대신 [아직 모른다]를 장착했다.
[[승우네 관광버스]가 장착되었습니다. 이번 경기 사용으로 오늘 사용 가능한 [승우네 관광버스]는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슬롯 하나엔 [승우네 관광버스]를 장착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스킬 포인트였다.
***
-2세트 전장 마고본성에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언덕형의 전장이기에 이 전장에선 빠르게 테크를 타는 것보다 2제단을 먼저 올리는 운영을 주로 사용하죠.
-용혼 싸움에서 밀리면 언덕을 순식간에 장악 당하게 됩니다. 그러면 경기 길게 끌고 나가기 힘들어지죠.
-아마 양 선수 용혼 싸움엔 모두 자신이 있을 겁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승우 선수에게 조금 기우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간 보여준 것이 다르거든요.
-자. 역시 양 선수 같은 빌드 선택합니다.
마고본성은 본진이 언덕 아래에 있다.
그래서 한 번 막히면 뚫고 올라가기가 매우 힘들다.
처음 갇히면 거의 경기 끝날 때까지 갇혀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용용전이면 큰 변수 없이 용혼 싸움으로 흘러가게 된다.
괜히 빠르게 확장 가져가거나 1제단에서 테크 올렸다간 용혼 철퇴에 본진으로 초라하게 물러날 수밖에 없다.
아마 그 점을 노리고 GO에서 장유철을 낸 것이리라.
최영화라는 준우승 출신의 뛰어난 용족이 있음에도 말이다.
최영화는 피지컬형이라기보단 전략형 선수다.
묵직한 전투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견제와 기발한 전략으로 상대의 혈압을 높이는 스타일이다.
마고본성처럼 전략이 한정된 전장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 점이 최영화가 칠룡에 들지 못한 이유였다.
어느 전장이나 믿고 내보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
철저한 준비 끝에 펼쳐지는 개인리그에선 준수한 활약을 보이지만 기본 기량으로 승부를 겨루는 프로리그에선 상대적으로 활약이 떨어진다는 것.
단순 개인 커리어만 살핀다면 윤영태보다 못 할 것이 없다.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으니까.
우승을 왜 못했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냥 상대가 나빴다.
최전성기에 올랐던 이영우가 결승 상대였으니까.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상대를 만났다.
2015 OSL 시즌2가 끝난 후 만약 이영우가 최전성기의 이영우였다면 우승하는 건 이영우였을 거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때의 이영우는 대단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눌렀으니까.
그런 이영우를 만나 최영화는 3:1로 패배했다.
확실한 건 차봉으로 장유철을 선택한 건 GO입장에서 최선이었다.
적어도 순수 물량과 전투력만큼은 장유철이 최영화보다 나았으니까.
-자. 이제 양 선수 데칼코마니로 찍은 것처럼 똑같습니다.
-건물부터 유닛 수까지 완전히 똑같거든요? 그럼 이제 남은 건 전투입니다. 누가 더 전투를 잘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집니다.
-이제 확장 가고 지룡 싸움으로 이어지겠네요.
똑같은 빌드를 했기에 가진 병력의 수가 같다. 당연히 수비를 하는 입장에 조금 더 유리하다.
미리 진영을 갖춘 채 전투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력의 충원도 수비를 하는 쪽이 빠른 상황이니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지만.
-역시 이승우 선수 먼저 칼을 뽑아 드네요.
-정말 공격적입니다.
-아니 그냥 무난하게 확장 서로 먹고 지룡 나오고 싸워도 늦지 않을 텐데 이걸 또 이득을 챙기려고 나가네요.
한종엽 해설이 혀를 내둘렀다.
-정말 자신감이 하늘 끝까지 솟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감뿐만 아니라 실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선택 쉬운 거 아니거든요?
-자. 붙습니다! 붙습니다!
7기.
같은 수의 용혼끼리 전투가 벌어졌다.
지금 이 타이밍에 쑥 들어올 줄 몰랐는지 장유철의 얼굴에 살짝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다.
-어? 어? 뒤로! 이러면 장유철 선수 피해……. 아, 다시 정신 차리네요.
-순식간에 진형 잡았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러지 못했으면 이거 밀릴 뻔했죠.
-이승우 선수 진짜 강심장입니다. 이걸 들어갈 생각을 하네요.
-기어코 이득을 챙겨오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무너진 진형을 빠르게 재정비하며 이승우의 용혼을 밀어내는데 성공한 장유철.
하지만 그 과정에서 2기의 용혼이 잡혔다.
이승우의 용혼은 1기밖에 잃지 않았다.
-용혼 1기를 더 잃은 것도 피해지만 사실 이것보다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장유철 선수 마음속에 심어 준 것이 더 큰 것이거든요?
-이제 장유철 선수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병력 운영도 조심스럽고 확장도 조심스럽고!
심리전.
난 언제든 들어갈 수 있어.
그러니까 배짱부리지 말고 방어에 신경 써.
이번 공격으로 이승우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당장은 용혼 1기 차이였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 차이가 점점 벌어졌다.
마음 놓고 확장을 가져가며 배를 불리는 이승우와 달리 장유철은 언제 또 견제가 들어올까 싶어 본진과 확장에 용혼 몇 기씩을 따로 빼놓았다.
자연스레 본대의 규모가 줄어들었고 그것이 선뜻 공격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었다.
-테크가 한 템포씩 이승우 선수가 빠르네요.
-비렴의 천벌이 개발된 모양입니다. 반면 장유철 선수 아직도 비렴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 나갑니다. 나갑니다! 으아. 진짜 많네요.
-현룡으로 확인한 후 식겁한 장유철 선수!
병력 조합을 갖췄다고 생각한 이승우가 전병력을 이끌고 진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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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오늘이 200회네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