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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95화 (195/575)

00195  Game No. 195 그럼 새로운 걸 보여주지.  =========================================================================

Game No. 195

형규의 컨트롤이 2세트와 비교해서 눈에 띄게 좋아져 있었다.

승리에 대한 집념을 내려놓은 것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난 빠르게 상황을 살폈다.

이제 용아를 더 모아 앞마당을 가져가면 된다.

전진해서 지은 제단은 자동으로 심시티가 된다. 그사이 사이에 용아를 놓아 마견이 들어오는 걸 막았다.

아까 전 본진에 들어온 6기의 마견 중 4기를 잡았지만 2기는 아직 잡지 못했다.

발업이 된 마견은 정말 귀찮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견제를 하고 있었다.

이 마견만 아니었다면 아까 전 경기를 끝낼 타이밍이 왔을 거다.

마견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렇게 압박을 했건만 바늘 구멍같은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마견을 내보내는 형규였다.

그때부터 꼬였다.

용아로 견제 이상을 할 수 없게 된 것을 시작으로 내가 무슨 테크를 타는지 훤히 보여 줄 수밖에 없었다.

무슨 테크를 가는지 짐작하는 것과 확실히 보여 주는 건 차이가 있다.

마견이 난입시키지 않아도 어림짐작으로 아마 비비를 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공중제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추측과 확신의 차이였다.

살짝 중간이 꼬이긴 했지만 지금도 상황은 나쁘지 않다.

앞마당 확보가 평소보다 느리긴 했지만 그만큼 상대의 테크와 확장도 늦췄다.

당장 땡 그슨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그나저나 발업되서 돌아다니는 본진 마견이 겁나 신경 쓰이네?

일단 이놈들부터 정리해야겠다.

입구를 틀어막을 수 있는 충분한 수의 용아를 두고 소수의 용아를 본진으로 올려 보냈다.

형규도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이 많았기에 마견에 온 신경을 쓸 순 없을 것이다.

-키엑!

일단 한 마리 잡았고.

이제 한 마리만 잡으면 되는군.

마견 두 마리와 한 마리의 차이는 크다.

두 마리면 금을 채취하고 있는 용안을 순식간에 잡아낼 수 있지만 한 마리면 몇 번 때리다 달려오는 용아의 등쌀에 떠밀려 저 멀리 도망가야 한다.

정보를 내준다는 건 여전했지만, 그래도 용안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된 건 좋았다.

-키에엑!

이윽고 남은 한 마리의 마견을 정리하며 본진에 있는 모든 마견을 정리했다.

겨우 두 마리였는데 꽤나 오래 시간을 끌렸다.

초반부터 이어져 온 한 차례 공방이 드디어 끝났다.

이젠 힘을 비축하며 두 번째 전투를 준비할 차례였다.

***

-자. 양 선수 소강상태에 들어가죠.

-이승우 선수에게 나쁘지 않은 상황은 맞습니다. 다만 초반에 임형규 선수가 흔들리지 않고 방어를 해냈다는 점이 이 경기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확실히 1, 2세트와는 달라진 모습이었죠. 만약 1, 2세트의 임형규가 있었다? 아마 용아의 기세에 밀려 앞마당을 내주고 끝났겠죠.

-그래도 똑같은 빌드엔 당하진 않았네요.

-선 마견숲을 지은 것이 컸습니다. 평소처럼 12앞마당을 했으면 크게 휘둘렸을 수도 있었거든요. 더군다나 거리도 가장 가까운 가로에 원서치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중후반으로 경기를 이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대로 경기가 마무리되었으면 임형규 선수 입장에선 정말 아쉽죠. 1세트 전략 걸었다가 실패하고, 2세트 상대방 전략에 완벽히 말려서 GG 치고 3세트도 초반 공격에 끝나면 한동안 슬럼프가 왔을지도 모릅니다.

-자. 어쨌든 본인의 장점을 보일 수 있는 판이 마련되었거든요? 이번 세트 중요합니다. 임형규 선수. 모든 걸 걸어야 합니다!

임형규가 이번에 선택한 건 빠른 군락이었다.

심시티와 촉수, 마견으로 수비를 한 후 빠르게 군락을 확보해서 망태할배로 승부를 보는 것.

좋은 선택이었다.

현재 이승우는 99제단을 해서 테크가 느린 상황.

평소처럼 발업 된 용아를 이끌고 멀티를 견제하거나 빠르게 흑완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것을 이승우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공격하기보다는 비비로 꾸준히 정찰을 하며 보이는 군주를 모두 끊어 주고 있었다.

-이승우 선수도 당장 러시 갈 생각 없습니다. 철광 지대 확보하면서 느긋하게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임형규 선수도 기회 생기거든요?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풍부한 철광을 바탕으로 마수가 경기를 풀어 가기 좋은 전장입니다. 일단 스타팅을 확보하면 철광 멀티가 공짜거든요? 마견 진짜 징그럽게 많이 나옵니다.

-이승우 선수가 나올 생각이 없다는 거 알고 임형규 선수 소굴 쫙쫙 늘려 줍니다.

-아주 좋은 플레이죠.

경기 시간이 어느새 20분을 훌쩍 넘었다.

서로 최종 테크가 올라갔다.

이승우는 세 번째 금광 지대를 확보하면서 비렴과 풍백의 숫자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여 줬고 임형규는 마견과 그슨대의 업그레이드를 돌려 주며 회전력 싸움을 할 생각으로 보였다.

-자. 양선수 모두 덩치를 제대로 불렸습니다.

-조만간 제대로 맞붙는다는 이야기거든요? 일단 당장 보이는 화력은 이승우 선수가 강해보이지만 토혈 제대로 뒤집어쓰면 순식간에 병력 정리당합니다.

큰 전투는 없었지만 견제는 끊임없이 이뤄졌다.

속업 된 운룡에 비렴과 흑완을 끊임없이 태워 보내며 일벌레가 한시도 편하게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줬고, 임형규도 2기의 가시귀를 드랍 한다든지 본진에 마견을 떨어뜨린다든지 여러모로 이승우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어찌나 서로 빠르게 움직이는지 옵저버가 채 화면을 다 잡지 못할 정도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명경기를 옵저버가 망치고 있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그 정도로 두 선수의 기량은 절정에 올라와 있었다.

눈빛부터 다르다.

모니터를 뚫을 듯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

그건 전사의 눈이었다.

-어? 저건 뭐죠?

그때 이승우의 진영에서 뜻밖의 유닛이 등장했다.

-이야. 나가네요.

-나가입니다.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정말 궁금한데요?

바로 나가였다.

환국전에서 쓰이지 용족전에서 잘 쓰이지 않는 유닛이 바로 나가였다.

일단 고급 병력을 쓰지 않는 지금 빙룡의 숨결로 얼려도 큰 이득을 취하기 힘들었다.

천룡의 부름도 마찬가지다.

기동성이 좋은 마수를 상대로 천룡의 부름을 함부로 썼다간 오히려 병력이 양쪽으로 갈려 전멸당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은폐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마저 망태할배의 토혈에 무력화될 가능성이 컸다.

모든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릴 때.

또 하나의 유닛이 이승우의 진영에 추가되었다.

-이번엔 병예입니다!

-병예까지 나오네요! 제대로 술법대전을 해보겠다는 건가요?

병예는 흑완 2기가 합체해서 나오는 유닛으로 다양한 술법을 지니고 있다.

상대의 술력만큼 체력을 빼앗아 버리는 쇄혼, 한동안 움직임을 묶어 버리는 속박, 아예 유닛을 빼앗아 버리는 현혹까지.

총 3개의 술법을 가지고 있는 병예였다.

이런 병예가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하나였다.

손이 많이 간다는 것.

분명 쓸모 있는 술법임엔 틀림없지만 병예를 컨트롤 하느니 차라리 비렴이나 용아, 용혼의 컨트롤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이 좋았다.

만약 병예를 완벽하게 활용할 수만 있다면, 마수전이나 용족전에서 새로운 조합이 나올 수 있었다.

-이승우 선수 전투에 자신이 있나 봅니다. 보통 손이 많이 가서 나가와 병예는 마수전에서 잘 쓰지 않거든요?

-비렴의 천벌 쓰기도 바빠 죽겠는데 언제 나가로 얼리고 병예로 속박과 쇄혼을 쓰나요?

-여태까지 보여 준 이승우의 전투 능력과 컨트롤이라면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계진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택윤의 마수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많은 선수들이 따라하진 못하겠지만 조금 더 체계화되면 군락 체계의 마수를 상대하는 해법이 될 수도 있다.

환국을 상대로 하는 나가 운영도 처음엔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일단 조합 자체로는 이승우 선수가 굉장히 단단하고 강해 보입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게 이 술법 유닛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손이 꼬여서 제대로 활용 못 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그냥 비렴, 지룡 뽑는 것보다 못한 전투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병예의 역할은 망태할배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망태할배의 토혈과 흑운만 없어도 군락 체계가 무섭지 않다.

흑운에 뿌려지면 근접 유닛이나 범위 공격 유닛이 아니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마수 병력에게 타격을 전혀 입힐 수 없다.

동시에 토혈을 맞으면 체력이 거의 1까지 떨어진다.

용력이 남아 있긴 하지만 용력 줄이는 장인인 마견이 있기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겹치면 용족의 전투력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흑운이 없다면?

토혈이 없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흑운 안에 들어있는 마견과 가시귀가 무섭지 그것이 없다면 얼마든지 잡아낼 수 있다.

병예의 쇄혼에 드는 술력은 겨우 50.

풀 술력이라면 무려 5번의 쇄혼을 사용할 수 있다.

최대 5기의 망태할배를 잡아낼 수 있는 것이다.

체력보다 술력이 낮다면 망태할배는 죽지 않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토혈과 흑운을 사용할 수 있는 술력이 망태할배의 체력보다 높기 때문이었다.

술력을 채우지 않고 전투에 임하는 망태할배는 없다고 봐야했다.

만약 병예가 망태할배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하면 나가가 빛을 발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가 처음 나온 건 아니었다.

그전부터 마수전에서 병예를 사용하는 건 어떨까라는 말이 나왔지만 입신전으로 치부당하기 일쑤였다.

오늘 이승우가 그 입신전을 실행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도 몰랐다.

***

조합은 모두 갖췄다.

병예와 나가.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사용만 할 수 있다면 마수전을 생각보다 쉽게 풀 수 있을 않을까 하고.

물론 상상에서 그쳤다.

연습 경기에서 썼을 때 너무 손이 많이 가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아예 주도권을 잡아 중앙 전투에 마수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전략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마수의 난전에 내 손만 꼬이는 경우가 자주 나왔다.

병예에 집중하느라 멀티로 돌아온 마견이나 본진으로 드랍온 병력을 놓치기 일쑤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단 그때보다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신들의 전쟁 매니저란 비장의 무기가 있다.

버프와 스킬을 통해 정교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상태.

2:0으로 이기고 있으니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본진과 멀티에 꼼꼼히 용광포를 박은 후 병력을 서서히 전진시켰다.

난전에 휘말리지만 않는다면 이번 전투에서 이긴다.

그리고 그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다.

전쟁에 나가는 장수의 심정으로 마우스를 힘껏 움켜쥐었다.

***

-자. 이번 전투 주목해야 합니다. 용족이 모든 걸 걸고 나오고 있거든요?

-단순 화력은 용족이 조금 낫습니다. 이걸 커버했던 것이 흑운과 토혈이거든요? 흑운과 토혈에 평상시처럼 제대로 활용된다면 마수가 이길 가능성이 높고 만약 정말 만약에 병예로 망태할배를 완벽히 제압한다면 용족이 압승을 거두면서 경기를 아예 끝낼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 수도 있는 순간입니다!

-자. 집중, 집중.

-임형규 선수도 이승우 선수의 움직임 눈치챘습니다. 미니맵 보시면 붉은 줄기가 중앙 쪽으로 이동하고 있죠?

유닛을 표시하는 점이 거대한 줄기처럼 보일 정도로 마수의 병력은 굉장히 많았다.

후반 싸움이 용족에게 불리한 이유 중 하나가 회전력에 있다.

다수의 병력이 동시에 죽어도 빠른 시간에 복구가 가능한 마수와 달리 용족은 고급 병력들이기에 생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최대한 병력을 유지해 가면서 전진해야 한다.

앞서 생산된 비비가 부지런히 전장을 돌아다녔다.

망태할배의 위치를 찾기 위함이다.

그슨대가 독침을 뱉으며 때렸지만 비비는 물러나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진 비비를 뒤로 돌리며 집요하게 망태할배를 찾아 나섰다.

-자. 이 전투로 거의 경기 승패가 좌우될 것 같습니다!!

-비비! 비비! 비비가 지금 망태할배 위치 봤죠! 동시에 병예의 쇄혼이 따닥! 찍혔을 겁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예가 앞으로 확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용족의 병력이 호위하듯 뒤따르기 시작했다.

-자! 양 선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여기서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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