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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86화 (186/575)

00186  Game No. 186 모든 걸 쏟아내다.  =========================================================================

Game No. 186

-이영우 선수 지금까지 잘하고 있습니다. 몇 번 위기가 있었음에도 굳건하게 버티네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죠?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여기까지 경기를 이끌고 온 건 이영우 선수의 능력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경기의 주도권은 이승우 선수가 잡고 있습니다. 자원도 펑펑 돌리고 있고 무엇보다 천왕랑이 많이 쌓였거든요?

천왕랑을 언급하는 순간 입꼬리가 실룩거리는 김태영 해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듯했다.

마치 자신의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 같았다.

-이게 보통 천왕랑이 아닙니다. 업그레이드가 환국에 전혀 밀리지 않는, 초특급 럭셔리 천왕랑이거든요!

천왕랑은 공격력 2단계 업그레이드 전까지 쓰레기라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공 2업과 공 1업의 차이가 크다.

현재 이승우의 천왕랑은 공 3업이 되기 직전.

방어력과 용력업도 2단계가 끝난 상태라 김태영 해설의 말처럼 특급 천왕랑이었다.

-자. 이영우 선수 한 번 치고 나오죠.

-어차피 회전력 싸움으로 가면 승산 없습니다. 아예 완벽하게 이겨서 용족의 모든 멀티를 밀든 추가 확장을 확보하는 선에서 만족하든 해야 합니다.

지금 이영우의 진출은 후자였다.

정확히 추가 확장을 먹을 수 있는 곳까지만 나오고 진출을 멈췄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어차피 지금 자원 줄을 끊는다고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부자가 망하면 3년이 간다고 했다.

당장 모든 자원 줄이 끊긴다고 해도 워낙 먹어 둔 것이 많아 인구수 200정도는 다시 채울 수 있다.

그러고도 자원이 남을 것이다.

이영우가 해야 할 건 한방 전투 대승이다.

이승우의 병력을 일시에 줄어들게 만든 이후 주 병력은 공중제단이 있는 본진을 밀어 버리고 소수 병력을 돌려서 자원 줄을 끊는 것.

이것이 동시에 돼야 한다.

어느 것 하나만 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일단 업그레이드는 잘되었고 인구수도 200을 채웠다.

전과 차이가 있다면 이승우에게 천왕랑이 있다는 것 정도?

천왕랑의 가장 큰 장점을 지형지물을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자. 이승우 선수 천왕랑 안 놀리죠. 멀티 견제 갑니다. 이러면 또 끌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영우 선수 신기전 빨리 배치해야죠.

이영우가 추가 확장을 가져간 지역 뒤편 언덕에서 견제를 시작하는 이승우.

일명 날파리라 불리는 여의주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단순 어택땅을 찍어 놓으면 신기전이 천왕랑 본체를 때리기 위해 우왕좌왕하지만 홀드를 잡아 놓으면 날아다니는 여의주를 타격한다.

용력과 방업이 충실히 된 덕인지 신기전의 공격에도 잘 터지지 않는 여의주였다.

-자. 신기전 끊어 먹으면서 군영 노리죠!

궁극적인 목표는 군영을 날리는 것.

10기의 천왕랑이 군영을 향해 여의주를 날렸다.

공업 잘된 천왕랑이 건물을 부수는 속도는 사기에 가까웠다.

맹렬한 속도로 줄어드는 군영의 체력.

이영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꾼을 잔뜩 붙여 수리를 시작한 것이다.

-군영! 군영!

-피 금세 노랗게 변합니다! 어? 어? 빨개지죠?

-아무리 수리가 사기에 가깝다 하더라도 상대는 공 2업 천왕랑이거든요!

노업 천왕랑이었다면 수리 속도가 더 빨랐을지도 모른다.

-군영 깨집니다! 이러면 이영우 선수 점점 더 힘들어지죠!

-역시 천왕랑입니다. 천왕랑은 이렇게 경기를 하드 캐리하는 유닛이거든요! 이승우 선수 나가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 천왕랑도 잘 쓰네요!

하지만 군영이 깨졌다.

무방비로 신기전의 공격을 맞느라 여의주도 많이 터지긴 했지만 지금 자원 상황에선 푼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전에도 이승우는 천왕랑을 잘 활용했다.

이런 운영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왜 여태 환국전에서 천왕랑을 선택하지 않았냐는 장난기 어린 김태영 해설의 핀잔을 들었을 정도였다.

적재적소에 천왕랑을 배치해 환국의 병력이 쉽게 나오지 못하게 했다.

특히 앞마당과 본진을 넘나들며 창고와 화통도감에 타격을 입히는 플레이가 예술이었다.

-이러면 이영우 선수 결정해야 합니다. 늘어지는 운영도 먹을 곳이 있어야 하는 거거든요?

-그렇습니다. 지금 모든 스타팅을 이승우가 먹었습니다. 저기 자원 떨어지면 전장 반 가르는 것도 의미 없어요!

-결단 내려야죠! 승부수 던져야죠!

이영우가 모든 병력을 이끌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일꾼 수까지 줄여주며 나온 병력이라 그 수가 어마어마했다.

거기다 3/3업이 완료된 기갑병력들.

화력만큼은 최고였다.

-자. 이영우 선수가 진출하는 거 확인했죠? 그럼 이승우 선수도 모든 병력 다 집중시켜서 막아야 합니다.

-이 병력만 막아 내면 이승우 선수 이기는 겁니다!

이번 경기의 승패는 이제 여기서 결정된다.

앞으로 5분 내에 2015 OSL 시즌2의 우승자가 결정되는 것이다.

막힘없이 중앙까지 치고 나온 이영우.

그 위세가 대단했다.

그간 참았던 울분을 토해 내는 것 같았다.

정면 대결은 장담하지 못한다.

3/3업이 된 환국의 200 기갑병력은 언제나 변수를 만드니까.

***

이영우의 병력이 진출하는 걸 확인했다.

어마어마하구나.

하긴. 멀티 수의 일꾼을 최적화하고 나머지는 다 병력으로 환산했으니 많은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동안 잘했다.

견제에 피해도 받지 않고 안전하게 확장을 늘렸다.

업그레이드 역시 원 없이 돌렸다.

그럼에도 굳이 정면에서 부딪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일명 도망자 용족.

비겁한 것이 아니다.

질 것을 뻔히 알면서 들이대는 것이 멍청한 것이다.

전투에서 이기는 것보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전투에서 아무리 신을 내 봤자 전쟁에서 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그저 희대의 역전 경기에 조연이 되는 것뿐이다.

나에겐 화력 대신 자원과 생산 시설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이영우는 엄청난 화력을 지니고 있다.

내 장점을 살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 판단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정면 전투를 하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이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이승우 선수. 보통 선수와 다르네요! 여기서 병력을 돌리는 선택을 합니다!

-천왕랑이 기갑병력을 무시하고 바로 본진으로 향합니다.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화통도감을 빠르게 정리한다면 후속 병력을 끊어 시간이 갈수록 유리한 상황이 되겠지만 시간이 너무 끌리면 그사이 본인의 본진과 확장이 전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천왕랑이 자신의 본진으로 온 걸 확인한 이영우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중립 확장 지역의 신전엔 소수의 병력만을 보내고 나머지는 이승우의 지상 병력이 있는 곳으로 향한 것이다.

어차피 나가가 없는 이상 지상 병력을 가두기만 한다면 나머지 확장을 깨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경기의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양 선수 모두 최고의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 본진을 파괴하면 나와 있는 병력이 전부거든요? 이영우 선수는? 그걸 본인도 아니까 천왕랑이 본진에 붙잡혀 있을 때 모든 확장을 밀려고 하는 거예요!

순식간에 4개의 확장이 밀렸다.

여전히 이승우의 지상병력은 한곳에 갇힌 상태였다.

정확히 말하면 천왕랑이 오기 전까지 피해 다니는 것이었다.

같이 싸워도 이길까 말까인데 지금 싸우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영우는 기세를 몰아 스타팅 포인트까지 밀려고 했다.

-이야! 조합 좋네요!

-이러면 시간 끌리죠? 천왕랑 돌아오기 전까지 모든 스타팅 포인트를 밀어야 하는데요!

용광포와 비렴의 조합으로 언덕에서 버티는 이승우.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음과 동시에 좁은 언덕을 통과해야 하기에 용광포의 비렴의 천벌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영우의 공격에 급제동이 걸렸다.

올라가려고 하면 천벌로 언덕 입구를 올라오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통에 계속 시간이 끌렸다.

-이러면 안 되거든요? 지금 스타팅 다 밀고 마지막 건곤일척의 전투를 벌이는 것이 이영우의 생각이거든요? 이렇게 시간 끌리면 스타팅 밀기 전에 천왕랑 돌아옵니다!

-이게 굉장히 귀찮은 컨트롤이거든요! 근데 이걸 해 줍니다!

-이영우를 잡으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 한다는 거예요!

본진을 제외한 스타팅 전부를 밀어야 한다.

1개라도 남겨 두었다간 회전력 싸움에 밀린다.

이미 환국은 뒤가 없다.

더 이상 병력 충원이 불가능한 상황.

-자. 돌아옵니다. 천왕랑 이제 돌아오죠.

-화통 도감 전부 정리했습니다. 이영우 선수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았어요! 아직 스타팅 다 못 밀었거든요!

그사이 본진을 정리한 이승우의 천왕랑이 돌아오고 있었다.

구석에 숨어 있던 지상 병력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조합된 병력이라면 충분히 싸워 볼만 했으니까.

-이승우 선수 센스 있네요. 지상 병력에 흑완 두어기 섞었습니다. 천왕랑의 여의주가 시야를 가리면 저거 신경 쓰기 굉장히 힘들거든요?

-더군다나 지금 군영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본진과 앞마당, 트리플 지역의 군영은 이미 천왕랑이 전부 날려버렸습니다. 흑완을 볼 수 있지만 몇 번 못 보거든요!

천왕랑이 많은 걸 해냈다.

그 뒤엔 스타팅 언덕을 든든히 지켜준 용광포와 비렴의 활약이 있었다.

-자. 이승우 선수. 이영우 선수 병력이 이동하길 기다리죠!

뿔뿔이 흩어졌던 이영우의 병력이 한자리에 모였다.

천왕랑이 지상 병력에 합류했다. 흩어져 있는 건 자살 행위였다.

-지금까지 그림 자체는 이승우가 잘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릅니다. 환국의 3/3 유닛이 역전 경기를 만들어내는 걸 수도 없이 봤거든요!

-자자. 우승자가 나오기까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양 선수 혼을 담아야 합니다. 이번 전투에 혼을 담아야 해요!

어느새 중계진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있었다.

그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외치고 있었다.

이미 전현석 캐스터의 목소리는 잔뜩 쉬어 있었다. 그럼에도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크게 외쳤다.

선수와 중계진을 응원하는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경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제 2달간의 대장정, 그 끝이 다가왔다.

주인공이 탄생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다.

객관적으론 이승우가 조금 더 좋아 보인다.

하지만 상대가 이영우라 아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괴물 같은 전투력과 판단으로 무수한 용족의 무릎을 꿇려온 절대 강자가 이영우였으니까.

-서로 눈치 보고 있죠!

-눈치 볼 수밖에 없죠! 미세한 실수 한 번이면 아예 경기가 끝나 버립니다!

-붙습니다! 양 선수, 중앙에서 만났습니다.

-천왕랑! 천왕랑 뒤로 빼면서 컨트롤 해야죠! 너무 얻어맞고 있습니다.

-그사이 달라붙는 용아들!!!!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어마어마한 전투였다.

이영우의 천자총통이 불을 뿜을 때마다 용혼이 터져나갔다. 신기전은 천왕랑을 향해 연달아 주화를 날렸다.

하나둘 천왕랑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신기전의 피해도 컸다.

눈을 뗄 수 없는 명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천벌! 천벌!

-전장을 뒤덮는 천벌입니다!

-신의 응징이에요. 이건! 신에게 도전한 인간에 대한 응징입니다!

신기전에 강한 천벌이 떨어지며 응징을 가했다.

순식간에 터져 나가는 신기전.

유도 장치라도 달린 양 신기전의 머리 위에 제대로 꽂히는 천벌이었다.

-신기전 줄어듭니다! 아. 신기전 잡히면 천왕랑은 누가 잡나요?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승자는 이승우였다.

지상 병력은 전멸했지만 아직 5기의 천왕랑이 살아남았다.

-이영우 : GG.

그리고 그 순간 더 이상 싸울 힘을 잃은 이영우가 GG를 선언했다.

============================ 작품 후기 ============================

첫번째 결승전이다보니 조금 에피소드가 길었습니다.

어느 독자분께서 소설 제목이 스포라고 하셨는데....

흠.

정답입니다.

이승우가 진 로열로더를 차지했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세트에 천왕랑 쓸것 같다고 예측해주신 분 계시던데...

소름 돋았습니다.

결승이 조금 길었죠?

앞으로 결승에 오르더라도 이렇게 길게 가는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프로리그 4라운드 처럼 적절한 생략을 할 생각입니다.)

처음이라 길었습니다.

처음이라. ㅠㅠ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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