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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82화 (182/575)

00182  Game No. 182 끝까지 갑시다.  =========================================================================

Game No. 182

지금까지 상황은 잘 만들어 왔다.

[날빌러]의 덕이었다.

초반 빌드를 먹고 들어간 것이 컸다.

상대가 초반에 찌르지 않는다는 확신만 있다면 생더블보다 좋은 빌드는 없다.

두 번 연속 생더블을 무리 없이 성공시킨 상황.

첫 번째엔 허무하게 무너졌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던, 오히려 역으로 당했던 2세트와 달리 운룡과 용혼의 공격으로 환국의 트리플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천자총통의 수까지 줄여 줬다.

이건 매우 큰 이득이다.

화통도감을 늘리는 대신 확장을 가져갔는데 제대로 된 타이밍에 자원을 채취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생산시설과 테크가 자연스레 늦춰진 것이다.

[투신]이 빛을 발한 덕이었다.

이번엔 모든 스킬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

헛되이 소모되는 체력이 없었다.

견제도 완벽히 막아내고 있다. 운동장처럼 넓은 중앙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화차가 나올 수 있는 길에 미리 용혼을 배치시켜 화차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 줬다.

워낙 속도가 빨라 살아남은 화차가 있었지만 그걸로 피해를 주기엔 부족했다.

이미 모든 멀티엔 용광포가 깔려 있었으니까.

굳이 용광포를 아낄 필요가 없다.

상대는 이영우다.

150원 아끼려고 하다가 더 큰 걸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확장도 여럿 확보한 상태이니 그 정도 돈은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중앙에 깔리는 지뢰도 꼼꼼히 제거해 주었다.

신경 쓰지 않았다간 나중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쉬지 않고 해 줬다.

사실 이게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환국 같은 경우 움츠리며 병력만 뽑고 있었기에 화차 컨트롤에 집중할 수 있지만 용족은 굉장히 손이 많이 간다.

환국이 언제 나오는지 끊임없이 확인해 줘야하고 그에 맞는 병력 배치를 해야 한다.

견제를 막는 데 집중해 병력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간 큰 덩어리로 밀고 나오는 환국의 병력의 제대로 진형을 갖추지 못하고 각개격파당할 수 있다.

지금 화차의 움직임도 그걸 노리는 것이었다.

물론 내 완벽한 방어로 뜻대로 되지 않고 있었지만.

초반 천자총통을 줄여 준 것이 컸다.

환국이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방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니까.

그렇다고 아예 내가 질 수 없는 상황까진 아니다.

확장 2~3개 정도 용족이 더 많이 먹고 있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그 정도 확장 차이는 환국 한 번의 진출에 따라잡힐 수 있다.

용족은 환국의 주 병력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밖에 할 것이 없었다.

반면 환국은 기동성이 높은 화차를 활용해 소수 천자총통으로 동시에 여러 군데를 견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운영에 능한 선수가 이영우다.

판은 잘 깔았다.

가장 중요한 건 한 방 전투다.

곧 업이 잘된 기갑 병력이 성문을 박차고 나올 것이다.

오랜 기간 응집해 있던 병력이기에 그 힘이 매우 막강하다.

힘 대 힘으로 맞부딪치려고 해선 안 된다.

최대한 병력을 뒤로 빼며 앞서 나온 병력만 잘라 먹어야 한다.

이미 스타팅 포인트에 제단이 모두 늘어난 상황.

회전력 싸움을 하면서 버티면 양방에서 병력이 나오게 된다.

그렇다고 한번에 달려들어 병력을 잃어선 안 된다.

용족은 마수처럼 한번에 인구수를 확 채울 수 있는 종족이 아니다.

생산 속도가 꽤 걸린다.

최악의 경우라도 용혼은 살려야 한다.

용아는 비교적 빠른 시간에 확충할 수 있었으니까.

곧 환국의 병력이 치고 나올 것이다.

이번엔 나가려 무리하게 천룡의 부름을 하지 않았다.

하기 싫어서 안 한 건 아니었다.

타이밍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못한 것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천룡의 부름을 가는 건 자살행위다.

대신 빙룡의 숨결을 활용하며 전투에 최대한 집중할 것이다.

술력은 모두 빵빵하다.

해모수의 쇄령술만 맞지 않는다면 사용할 수 있는 빙룡의 숨결의 숫자가 무려 열 번이 넘는다.

거의 모든 병력을 얼릴 수 있는 횟수였다.

****

―이승우 선수, 이번엔 정말 침착하게 경기 운영하네요.

―초반에 잡은 우세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요? 더군다나 상대는 이영우인데 말입니다.

―이영우를 상대로 이렇게 완벽하게 운영으로 대처하는 용족이 누가 있었습니까? 확장이면 확장, 병력이면 병력, 이승우 선수가 다 앞서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뛰어난 선수가 여태 데뷔하지 않고 뭐하고 있던 건가요?!

―분명 미니맵으로 보면 이승우 선수가 좋은 상황은 맞습니다만 아직 더 지켜보긴 해야 합니다. 아직 환국의 업 잘된 200 병력이 남았거든요? 더군다나 그 병력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이영우입니다. 커뮤니티에서 우스갯소리로 이영우라면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영우라면.

이영우라면 아직 모른다의 줄임말이다.

이영우 라면 먹으려고 물 준비한다, 이영우 라면 끓이기 시작했다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의미는 간단하다.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이영우라면 역전할지도 모른다는 뜻.

실제로 그런 경기를 수없이 보여 왔던 선수가 이영우였다.

―자. 이영우 선수도 곧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병력 가득가득 채웠고 업도 잘되었거든요?

―거대한 물이 댐 안에 그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전장 전체를 휩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이영우가 슬슬 진출할 채비를 했다.

천룡의 부름에 대한 방비는 따로 하지 않았다.

어차피 용족이 병력을 뒤로 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병력을 천룡의 부름으로 돌린다고?

손해다.

그랬다간 절대 환국의 한 방 병력을 막을 수 없다.

화통도감 자체를 장악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아미 장악한다 하더라도 이미 나와 있는 환국의 병력을 정리할 수가 없다.

일명 순회공연에 본진부터 멀티까지 다 털리면서 용족이 지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자. 지금이 중요합니다. 이승우 선수도 현룡으로 병력이 나오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영우 선수 정말 현명하네요. 지금 진출하는 방향에 있는 확장에 군영 건설하거든요? 별다른 병력이 없음에도 자연스레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확장이 되는 겁니다.

이번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이번 진출 성과에 따라 승패가 나뉜다.

멀티 한두 개 깨는 걸로 만족하면 안 된다.

그러면 회전력 싸움에서 용족이 이긴다. 환국은 확장을 포기하고 병력을 꾹 모았다.

지금 뒤늦게 확장을 가져가고 있지만 활성화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지금 확장을 가져가는 판단은 좋았다.

거리도 멀고 환국 진출로에 있어 용족이 견제를 하기 쉽지 않았다.

―자. 이승우 선수 모든 병력 중앙으로 이동시키죠.

―곧 전투가 벌어집니다. 이 전투 결과에 따라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영우는 신중하게 전진을 했다.

꼼꼼하게 지뢰를 설치하며 안전한 선까지 환국의 병력을 전진시켰다.

결코 성급하지 않았다.

어차피 인구수는 200으로 한정되어 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인구수 200을 넘을 수 없다.

크게 1번 이긴다면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괜히 성급하게 진출했다가 지뢰 없는 곳에서 용족의 병력에서 포위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할 수밖에 없다.

천자총통의 공격에 용족의 병력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본인의 병력을 죽이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승우 선수도 침착합니다. 압박감에 달려들 만도 한데 시간 잘 끌어 주면서 뒤로 병력 물리고 있거든요?

단순히 뒤로 빼는 것이 아니다.

이영우의 진형이 조금일라도 흐트러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환국의 병력이 삐져나올 때마다 용혼을 컨트롤해서 커트해 주고 있었다.

서로 간에 절정에 이른 움직임이었다.

정말 해 줘야 할 컨트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하고 있었다.

이미 앞선 세 경기로 서로의 몸은 모두 풀렸다. 풀렸다 못해 최강의 컨디션이 되어 있었다.

사방을 잠식한 긴장감에 모든 이가 숨을 죽였다.

해모수가 끊임없이 나가를 찾아 다녔다.

변수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빙룡의 숨결로 천자총통이 많이 얼어 버리면 화력에서 앞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높았다.

―자. 이승우 선수 병력 한곳에 몰리지 않고 여러 군데 잘 분산 배치했죠.

―아주 좋은 움직임입니다. 한곳에 몰리면 천자총통의 집중포화에 버티지 못하거든요? 여기저기서 병력이 덮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건 아주 좋습니다. 천자총통의 포신이 돌아가는 시간을 번 거거든요!

이영우가 다시 전진을 위해 천자총통의 진천형을 푼 순간.

―이야! 이승우 선수 움직여요! 움직입니다!

―덮칩니다!

―용아가 스피릿을 뿜으며 달려들고 그 뒤를 용혼이 달려듭니다!

―운룡! 운룡엔 뭐가 타 있나요!

사방에 있던 용족의 병력이 콧김을 뿜어내며 성난 기세로 환국의 기갑병력에게 달려들었다.

두 눈에선 모든 걸 파괴하겠다는 듯 흉흉한 살기를 띠고 있었다.

실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다시 진천형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 타이밍을 계산해 덮쳤기에 진천형을 하고 있는 천자총통에게 덮치는 것보다 1방을 덜 맞게 되었다.

이는 큰 차이였다.

나가도 동시에 움직였다.

뒤에 자리 잡은 천자총통을 향해 빙룡에 숨결을 불어넣는 나가.

해모수가 황급히 날아와 쇄령술을 뿌렸지만 나가가 한발 더 빨랐다.

술력이 사라지기 전 무려 5번이나 빙룡의 숨결을 사용했다.

―빙룡의 숨결도 너무나 잘 들어갔어요!

―뒤에 있는 병력들을 제대로 얼렸습니다! 이거 전투구도가 이영우에게 너무 안 좋은데요!

빙룡의 숨결을 뒤에 있는 병력에게 쓰는 것이 기본이다.

쓰기 편하다고 앞에 있는 병력에게 썼다간 오히려 자신의 병력이 갈 길을 막는 꼴이 된다.

그 순간 운룡에서 비렴이 내리며 천벌을 뿌리기 시작했다.

―운룡! 운룡입니다! 운룡이 천벌을 뿌리고 있어요!

입신전을 제대로 보여 준 이승우의 전투.

택뱅을 합쳐놓은 것 같은 기가 막힌 전투였다.

전투의 신 뇌제 윤영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로 모든 공격이 완벽하게 들어갔다.

용아가 달려드는 타이밍, 빙룡의 숨결을 하는 것과 동시에 천벌이 떨어지는 것까지.

하지만 업이 잘된 기갑 병력은 무시무시했다.

물론 이영우의 컨트롤도 그만큼 좋았지만.

―지뢰 때문에 용아가 전부 녹았어요!

―용아 없으면 얼른 용혼 빼야 합니다.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지는 수가 있어요! 지금 천자총통이 많이 얼어 있는 상황이라 화차만 추가 되면 다시 전진할 수 있거든요? 그 전진을 막으려면 용혼 무조건 살려야 합니다!

지금 용혼이 잡히면 좋은 전투를 펼쳤어도 경기에서 패배할 수 있다.

조합이 깨져선 안 된다.

그러려면 용혼을 살려서 빼는 건 필수였다.

하지만.

―어? 이승우 선수 용혼 안 뺍니다.

―지금이야 괜찮지만 빙룡의 숨결 풀리면 저거 다 잡히거든요?

빙룡의 숨결에 얼린 유닛들은 죽은 게 아니다.

체력이 닳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쌩쌩한 유닛으로 돌아온다.

그걸 아는 이승우일 텐데 오히려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승우 선수, 무슨 다른 생각이 있는 건가요?

엄재웅 해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때 2기의 나가가 슬금슬금 병력이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어? 나가? 나가? 지금 나가가 왜 저리로 가죠? 설마? 설마 지금 용아를 천룡의 부름으로 데려오겠다는 건가요?!!!

설마가 사람 잡았다.

나가가 천룡의 부름을 사용해 용아를 전장에 데려왔다.

용혼으로 지뢰를 모두 제거했기에 아무런 피해 없이 병력이 달라붙는 용아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올해의 장면에 뽑힐 정도로 소름 돋는 상황.

관중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야!!!! 병력 소환!!!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정말 이렇게 잡아도 되는 겁니까?

―세상에서 가장 빠른 병력 충원입니다!

―깨졌던 조합이 10초 만에 다시 갖춰졌습니다! 이걸 무슨 수로 이긴단 말입니까! 이영우의 병력을 완벽히 잡아내는 이승우입니다!

―이대로 5세트 가나요!

============================ 작품 후기 ============================

투우록이 발음하기 좋네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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