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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79화 (179/575)

00179  Game No. 179 응징  =========================================================================

Game No. 179

<헐 ㅋㅋ 서로 도발하는거보솤ㅋㅋㅋ>

<누가 우승할 것 같냐?>

<그래도 경험 많은 이영우가 하지 않을까? ㅅㅂ 안그래도 임형규한테 져서 개 빡쳐있을텐데.>

<이승우도 한마디를 안지더랔ㅋ 조곤조곤 긴장한 얼굴로 다 받아침ㅋㅋㅋㅋㅋㅋ>

<이미 폭스전에서 세레모니 했을 때부터 멘탈 회복한거 아님?>

<ㅇㄱㄹㅇ ㅂㅂㅂㄱ>

<존나 기대된닼ㅋㅋㅋ환환전보다 그래도 환용전이 훨씬 재밌짘ㅋㅋㅋ ㅇㅈ? ㅇㅈㅇ.>

<스코어 어떠케 댈거가틈?>

<누가 이기든 3:2 나왔으면 좋겟닼ㅋㅋㅋ>

아직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임에도 커뮤니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두 선수의 설전 때문이었다.

누가 이기더라도 재미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최초 4회 우승이냐?

진 로열로더냐?

수많은 예측이 쏟아졌었다.

둘의 팬이 아닌 이들은 누가 이기든 3:2 명승부 끝에 우승자가 가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가 오늘 공개된다.

누가 우승하든 이스포츠계의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첫 번째 경기가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

인터뷰를 끝내고 부스로 오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죽는 줄 알았다.

TV로 보던 것보다 훨씬 큰 중압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래도 부스에 앉으니 마음이 진정되며 집중력이 살아났다.

좋았어.

1세트 전장은 왕도.

본진과 앞마당에 철이 더 많아 환국을 상대할 때 용족이 좋은 전장이다.

언덕도 군데군데 있어 환국의 전진을 늦추기에도 좋고 최종 병기 천왕랑을 쓰기도 좋다.

이 점을 적극 이용할 생각이다.

상성 전장이기에 환국 입장에서 무난하게 가기보다 무언가 피해를 입히려 할 것이다.

그걸 역이용한 전략을 준비했다.

성공하면 무조건 이긴다.

실패하면?

무조건 진다.

절대 이길 수 없다.

전에 프로리그에서 했던 77제단 러시보다 훨씬 극단적이다.

그때 같은 경우 정찰을 당해도 이길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들키면 끝이다.

어떻게든 정찰을 방해하고 난 다른 걸 하고 있다는 연기를 해야 한다.

―옵저버 : 준비 다 되시면 이야기해 주세요.

결승전이다 보니 일반 경기보다 준비할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

이래서 경기 시작 전 연습 경기를 많이 하지 않은 거다.

지나친 연습은 오히려 손목을 피로하게 만든다.

선수들이 완벽히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니 시간에 쫓기지 말고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모두 해결하고 들어가라고 했다.

일단 사운드와 마우스 감도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

한동안 트라우마 때문에 사운드 창을 제대로 건들지도 못했었다.

지금은 상관없었지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다.

아주 미세한 차이가 승부를 나눈다.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상대가 일반 사람일 때 이야기지 상대도 나와 같은 장인이면 도구도 따져 봐야 한다.

―이승우 : 준비 완료 되었습니다.

준비는 끝났다.

이영우도 준비가 끝났다는 사인을 보냈다.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될 것이다.

엄마, 동생, 감독님, 팀원들.

모두 나에게 힘을 주세요.

―옵저버 :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결승전 1세트가 시작되었다.

위치는 11시였다.

상대의 위치는 상관없다.

일단 전진된 위치에 솟대를 소환했다.

예전에 했던 것처럼 극단적인 전진 제단은 아니다.

앞마당 쪽에 제단을 소환해 용아로 초반 견제를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영우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사용했다가 피만 본 적이 있지.

그때 생각을 하니 속이 쓰렸다.

이영우가 도감 더블을 했다면 초반에 피해를 줄 요량이었고 FD를 한다면 슬쩍 간만 보고 빠질 것이다.

예전에 시도했다가 큰 코 다친 전략이었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건 그저 찔러보기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더 큰 공격이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으니까.

제단을 지은 용안이 곧바로 세로로 정찰을 떠났다.

7시로 보낸 용안이 도착을 할 때쯤.

‘자. 이제 제대로 해 보자.’

두 번째 용안이 본진을 떠났다.

****

―이승우 선수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이 선수의 주특기죠. 초반에 상대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것. 이런 시도를 이영우 선수에게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땐 정말 짤 없이 막히고 오히려 피해만 봤거든요?

―일단 용아를 몇 기까지 뽑아 주느냐에 따라 견제에 얼마나 힘을 싣느냐 알 수 있겠죠?

여기까진 일반적인 앞마당 제단 견제 플레이.

하지만.

―어? 근데 지금 나가는 거 뭐죠?

결승전에서까지 일반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 이승우였다.

―지금 용안 1기가 더 나갑니다?

―동시 투서치입니다. 지금 동시에 투서치를 갈 이유가 하나도 없거든요?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전진 건물입니다. 전진 건물!

김태영 해설의 말처럼 동시 2서치를 나갈 이유가 전혀 없다.

상대방의 전진 건물을 정찰하기 위함이라면 그건 용안 낭비다.

분명 이건 전진 건물류를 하기 위한 진출이었다.

―이승우 선수 역시 과감하네요. 누가 이영우를 상대로 전진 건물을 시도하겠습니까!

그사이 7시로 향했던 용안이 5시로 가 이영우의 위치를 확인했다.

첫 번째 생산된 용아가 곧바로 5시로 내려왔다.

이윽고 생산된 두 번째 용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5시 위 쪽, 그러니까 두 번째 멀티 지역에 솟대 소환되고 있죠! 여기다가 용의 신전 지어서 정말 초패스트 지룡으로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겁니다.

―이거 모르면 당할 수 있죠. 생각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에 지룡이 본진에 도착합니다. 정상적인 타이밍에 대장간을 지어도, 화살탑이 지어지기 전에 운룡이 날아오거든요?

―다 동시에 용안과 합류한 용아가 견제 들어가죠?

전진되어 있던 궁병이 용아를 보자마자 뒤로 쭉 뺐다. 이미 심시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승우도 무리하지 않았다.

―일단 이영우 선수가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도감 더블을 하지 않아 용아의 견제를 받지 않는 모습이지만 이것보다 후속타가 훨씬 무섭죠!

―이미 용아 견제만으론 이영우에게 피해를 줄 없다고 생각한 이승우가 한 번 꼬아서 빌드를 생각 한 거예요!

―정말 많이 준비했다는 것이 보이네요.

그때 전진 솟대에 건물이 지어졌다.

지어진 건물은 용의 신전이 아닌 황룡성지였다.

중계진의 예상을 전혀 벗어난 건물.

―어? 용의 신전이 아니라 황룡성지 올라갑니다? 이거 아예 전진 제단까지 건설해서 끝내 버리겠다는 거죠?

―아예 뒤가 없습니다. 올인입니다. 막히면 GG. 통하면 이기는 전략입니다!

중계진이 언급하진 않았지만 엄청난 심리전이 들어 있었다.

이영우는 정찰을 통해 이승우의 3용아를 확인했다.

동시에 본진에 아무런 테크 건물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일부러 이승우가 보여 준 것이었다.

앞마당 제단을 지은 후 정석은 바로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다.

즉 테크 건물이 미리 올라가지 않는다.

테크 건물이 본진에 없다고 이영우가 전진 건물을 의심하기는 힘들다는 소리였다.

애초에 판을 잘 짰다.

앞마당에 전진 제단을 지은 이유도 이영우가 전진 건물류를 잘 생각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본진 밖에 몰래 건물을 숨겨 지었다고 생각하기보다 앞마당을 확보하려는구나라고 생각할 테니까.

오히려 정보를 줌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한정시킨 것이다.

만약 부자연스런 움직임으로 정찰을 억지로 막았다면 오히려 이영우가 혹시 다른 게 있나 의심을 했을 거다.

더군다나 황룡성지, 그러니까 흑완을 생각한 건 거기서 한 번 더 꼬는 선택이었다.

보통 3용아를 찍으면 흑완을 선택하지 않는다.

왜?

테크가 느리니까.

상대가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니까.

그 지체된 시간을 앞마당 제단을 보여 줌으로써 이승우는 벌었다.

아무 생각 없는 선수라면 그냥 본인이 준비한 플레이를 하겠지만, 이영우처럼 상대 움직임에 맞춰 움직이는 선수라면 준비한 빌드를 그대로 꺼내기보다 용족의 느린 테크를 이용하여 견제를 하려할 것이다.

짧은 순간에 치열한 수 싸움이 오고 간 것이다.

이것이 신들의 전쟁의 매력이었다.

―뛰어난 컨트롤로 용아의 견제를 막아내고 있는 이영우 선수지만 이게 다가 아니거든요?

―이승우 선수도 용아 최대한 오래 살려야 합니다. 괜히 궁병 줄이겠다고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최대한 빙빙 돌면서 화차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용아 죽고 화차 마음 놓고 앞마당으로 와 버리면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만들어지거든요?

이승우 입장에선 정찰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깐 의도적으로 앞마당 제단을 보여 줬지만 이제는 안 된다.

만약 지금 정찰을 허용하는 순간, 앞마당에 신전이 없는 걸 확인한다면 이영우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한가득 떠오를 것이다.

<뭐지? 왜 아직도 앞마당이 없지? 전진 건물인가?>

100%다.

그 눈치 빠른 이영우가 모를 리 없다.

그렇기에 이승우는 필사적으로 정찰을 막아야 한다.

마치 확장을 가져가며 평범하게 플레이하고 있는 척을 해야 했다.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영우도 상대가 무난한 앞마당 제단 이후 앞마당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영우 선수도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화차가 나왔음에도 왜 이렇게 무리하게 용아를 쓰지라고 말입니다.

―확실히 보통 타이밍보다 강하게 압박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건 원래 이승우 선수의 스타일입니다. 초반에 강하게 몰아치는 것. 오히려 그래서 의심을 전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저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초반부터 기세를 잡겠다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엄재웅 해설과 김태영 해설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틀린 말은 없었다.

같은 현상을 본다고 똑같은 답을 내놓는 건 아니었으니까.

실제로 둘 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그사이 전진 솟대에 2개의 제단과 하늘성지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승우에게 뒤는 없다.

흑완으로 밀면 이기고 밀지 못하면 진다.

확장도 없고 용의 신전은 아예 생략했다.

이영우가 4화통 타이밍이라도 나와 버리면 막을 도리가 없다.

아직 이영우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가장 최악은 대장간과 의방을 생략하고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택이다.

초반에 견제로 기분이 나빴다.

그걸 만회하는 건 조금 더 배를 불리는 것뿐이었다.

―이제 이승우 선수 공격 제대로 나옵니다.

―그 전 이영우 선수의 선택이 정말 중요합니다. 견제를 떠날 것이냐? 아니면 특유의 촉으로 상대의 공격을 알아차릴 것이냐?!

사실 지금 상황에서 알아차리기란 매우 힘들었다.

그걸 팬들도 알고 있었다.

다만 ‘이영우라면 모른다.’라는 생각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 이영우 선수 앞마당 가져갑니다.

―초반에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대장간과 의방을 생략하면 경기 힘들어집니다. 차라리 보면서 하겠다는 생각에 의방이라도 건설해 준다면 막아낼 수도 있거든요?

일단 앞마당은 가져갔다.

순간 7:3으로 이승우에게 경기가 기울어졌다.

여기서 최악의 선택은 화통도감을 하나 더 늘리거나 견제를 위해 풍운청을 올리는 것이었다.

과연 이영우의 선택은.

―풍운청! 풍운청 올라갑니다!

풍운청이었다.

상대의 테크가 느리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금와에 화차나 천자총통을 태워 피해를 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우의 팬들은 환호를, 이영우의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악의 수였다.

이러면 흑완에 밀린다.

신이라 불리는 이영우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흑완을 죽일 순 없다.

오직 지뢰로만 잡아내야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승우 선수도 끊임없이 몰아치네요. 겨우 1기의 용혼으로 또 내려왔습니다.

―사업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간을 벌러 내려온 거예요!

―천하의 이영우를 상대로 이렇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줄 수 있는 선수가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겨우 1기의 용혼.

천자총통이 나오면 뒤로 물려야 할 병력이다.

하지만 이승우는 쉬지 않았다.

이영우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다.

그 결과 이승우의 전략이 거의 통하는 분위기다.

천자총통이 확보된 이영우가 병력을 전진 배치시키며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이미 3개의 제단에서 흑완이 생산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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