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70화 (170/575)

00170  Game No. 170 MSL 4강  =========================================================================

Game No. 170

마수를 대상으로 용족의 전략 전술은 한정되어 있다. 반면 마수는 그렇지 않다.

막말로 마수가 내리 땡그슨대만 해도 용족은 용광포를 늘리는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제단의 숫자가 적어지며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히 마수한테 주도권을 넘겨주는 거다.

마수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다전제를 승리로 이끄는 대표적인 용족 선수가 김택윤이다.

그래서 그간 김택윤의 VOD를 정밀 분석했다.

혼자 했다면 힘들겠지만 감독님께서 두 발 벗고 나서 주셔서 그나마 나았다.

김택윤이 마수를 잡는 패턴은 간단했다.

경기 중반까지 주도권을 움켜쥐는 것.

발업 된 용아와 비비가 전장을 누비며 마수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김택윤이 그랬다.

전혀 피해를 받지 않고 군락을 간 마수를 이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거의 교과서처럼 내려오는 말이었다.

나 역시 공감한다.

내가 마수전이 약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마수에게 제대로 된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무난하게 후반을 가는 것.

타 종족전이야 후반 전투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마수전은 그게 힘들었다.

업그레이드가 잘된 마견, 그슨대 물량은 사기 그 자체였으니까.

마견은 아예 금이 들지 않고 그슨대는 소량의 금이 들어간다.

이들을 상대하려면 용족은 귀한 금이 많이 들어가는 비렴이나 풍백, 지룡을 섞어 줘야 한다.

자원의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기동력은 어찌나 빠른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냥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파훼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단순히 베끼기만 하면 이제운을 이길 수 없다.

애초에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만의 색을 집어넣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면, 안 입은 만 못하다.

수선을 해서 나에게 꼭 맞는 옷이 될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김택윤을 쓰러뜨렸던 필살기를 이번에도 준비했다.

무려 2개씩이나.

사람들은 나보고 김택윤에 버금가는 마수전을 지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사실상 아직까지 가장 자신 없는 종족전이 마수전이다.

실제 스탯창을 봐도 마수전은 여전히 60대에 머무르고 있다.

용족전과 환국전은 70을 넘은 지 오래였다.

그래서 빌드에 온 정성을 쏟았다.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빌드들로 구성했다.

제대로 통하기만 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길 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미 프로리그에서 승리한 예를 들면서 말이다.

하긴 그 경기가 좀 명경기이긴 했지.

조회수도 벌서 수십만에 달했다. 나도 가끔 마수전 감을 찾을 때 돌려 보곤 했다.

그 누구의 팬도 아닌 사람들은 어느 누가 올라가도 재미난 매치가 만들어 질 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운이 올라가면 현존 최강의 마수와 차세대 마수를 이끌어갈 선수의 대결이 되는 것이고 내가 올라가면 진 로열로더 매치가 되기 때문이었다.

보통 마마전 결승은 꺼리지만 이제운만큼은 예외였다.

이제운이 올라가게 되면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최초 MSL 4회 우승.

여태 단일 리그에서 4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이와 같은 기록을 도전하는 선수가 또 있지.

이영우.

3일 후 결승에서 이겨 우승을 차지한다면 OSL 4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그러고 보니 둘 다 나랑 붙어야,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는 거네?

내가 이기면 리쌍 팬들한테 기록 브레이커라고 욕먹겠군.

솔직히 기록 브레이커라고 불리는 건 억울하다.

나도 엄청난 기록을 쌓아 가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내일 이제운을 이기고 MSL 결승에 진출하면 역대 최초로 첫 예선 참가에 양대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쌓게 된다.

만약 양대리그 모두 우승을 한다면?

양대 진 로열로더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기록을 달성하는 것이다.

어때? 참 근사하지?

실제로 커뮤니티에서로 이런 전개를 바라는 이들이 꽤 있었다.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다.

김택윤을 상대했을 땐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집택신]과 더불어 [결승 진출자의 위엄]이 든든히 나를 지키고 있다.

체력은 110%고 그 외의 모든 능력치는 132%로 올라 있는 상태.

공격력만 해도 103이다.

[투신]까지 사용한다면 공격력은 150이 넘게 된다.

공격 측면에 있어선 거의 사기에 가까웠다.

이 능력치를 극대화한다면, 그리고 준비한 빌드가 잘 맞아떨어지기만 한다면 3:0승부도 꿈은 아니다.

***

―안녕하세요. 어느 덧 MSL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캐스터 김현민입니다.

―해설의 최승원.

―역시 같은 해설의 한종엽입니다.

―이제 슬슬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MSL만 봐도 이변의 연속입니다. 임형규 선수가 이영우 선수를 꺾고 미리 결승에 올라갔거든요? 처음 4강 대진이 완성되었을 때만해도 결승에서 리쌍록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일단 그건 무산이 되었습니다.

―MSL 4강을 구성했던 4명 중 2명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고 다른 2명은 이번에 막 예선을 처음 치른 새파란 신예들이었습니다. 거기다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각각 다른 조에 속하게 되었거든요? 겉에서 봤을 땐 아 이영우, 이제운이 무난하게 결승에서 맞붙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어? 이게 뭐야? 이영우가 탈락했네? 이런 결과가 나왔거든요.

―사실 맞붙게 된 선수들이 워낙 대단해서 그렇지 다른 두 선수도 보통 선수들이 아니었거든요.

―맞습니다. 임형규 선수 아쉽게 OSL 16강 재경기 끝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줬지만 MSL에선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프로리그 역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거든요? 그 결과 진 로열로더라는 타이틀을 달고 당당히 결승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펼치는 이승우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객관적인 기록만 보면 오히려 임형규 선수보다 더 낫습니다. 이미 OSL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거든요? 그리고 프로리그 역시 31승 2패라는 보고도 믿기 힘든 기록을 쌓으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최승원 해설의 말처럼 이승우는 최고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아직 데뷔한 지 3달이 안 된 선수를 육룡보다 위에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쌓아 놓은 업적만 본다면 아직 육룡 위에 있다고 보긴 힘들지만 이번 시즌 발자취만 보면 충분히 들을 만한 소리였다.

왜?

개인리그에서만 무려 5명의 육룡을 때려잡고 각각 결승과 4강에 올랐으니까.

프로리그까지 시야를 넓히면 육룡 전부를 잡아낸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이승우를 용 학살자 혹은 용을 주식으로 삼는 전설의 존재 삼족오라 부르곤 했다.

아직 이룬 건 없다.

아무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줘도 언젠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잊힌다.

용 학살자, 삼족오라는 별명도 몇 번 불리다 말 것이다.

결국 남는 건 커리어다.

프로리그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다.

그저 비운의 기록이 될 뿐이다.

냉정한 것 같지만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한 어쩔 수 없었다.

이승우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 나가려면 적어도 둘 중 한 군데선 우승을 차지해야 했다.

진 로열로더라는 타이틀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1회 우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4강 이상 올라서며 본인의 건재함을 과시해야 한다.

여태 반짝 1회 우승자들은 많았다.

하나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걸 잘 아는 이승우로선, 양대 진 로열로더라는 단 한 명도 밟아 보지 못한 고지를 스스로 오르고 싶어 할 것이다.

그건 이제운도 마찬가지다.

라이벌 이영우에게 앞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운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아마 OSL 결승에서 이승우가 준우승을 차지하고 MSL에선 자신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일 것이다.

단일 리그 최초 4회 우승이자 골든 트로피를 뛰어넘은 플래티넘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될 테니까.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이기고 싶은 선수들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승부인 이상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살아남은 자는 모든 영광을 독식하고 물러난 자는 그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보는 것이 전부다.

―이제운 선수도 긴장해야 한다는 거죠.

―이미 프로리그에서 한 차례 경기를 펼쳐 이승우 선수가 이긴 경험이 있습니다.

―분명 이승우 선수가 비록 1경기뿐더라도 상대 전적에선 앞서고 있지만 그건 프로리그에서 단판으로 만난 경기일 뿐입니다. 그걸로 다전제 승부를 예측한다는 건 조금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 전적이 모든 걸 말해 주는 건 아닙니다.

선수 출신답게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 한종엽 해설.

옳은 말이었다.

실제로 이제운과 김택윤의 관계가 그렇다.

둘의 상대전적은 18:31로 김택윤이 큰 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김택윤이 2배 정도 많이 이겼다.

그럼에도 둘 중 누가 더 뛰어난 프로게이머냐고 물었을 때 백 중 구십 이상은 이제운의 손을 들어 줄 것이다.

쌓아온 커리어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5회 우승 4회 준우승의 이제운.

3회 우승 1회 준우승의 김택윤.

무게가 다르다.

그리고 상대 전적도 자세히 분석하면 조금 묘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택윤이 이긴 경기는 대부분 프로리그고, 이제운이 이긴 경기는 대부분 개인리그다.

즉 8강이나 4강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이제운이 더 많이 이겼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제운에게 발목이 잡혀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4강에서 발길을 돌릴 적도 있었다.

이승우와 이제운도 마찬가지다.

겨우 1전밖에 치르지 않았고 그마저 프로리그 경기다.

개인리그 4강의 이제운과 프로리그의 이제운은 다른 존재다.

이승우는 그 점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되었다.

―누가 이기더라도 최고의 명승부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 기대감은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네요. 정말 수많은 팬 분들이 현장을 찾아 주셨거든요? 새로운 전설이 탄생하는 자리를 지켜보고 싶으신 겁니다.

―1시간 전에 이미 모든 자리를 채워 주셨죠. 정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양 선수 최근 전적을 보면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최근 10전을 봤을 때 이제운은 8승 2패, 이승우 선수는 무려 10승 0패입니다. 10승 0패.

20전으로 끊어도 마찬가지로 좋은 기록이 나온다.

17승 3패.

3패 중 2패는 김택윤과 오전제를 치르면서 당한 패배다.

상위 라운드 진출로만 승률을 따진다면 여전히 90%가 넘는 고 승률이 나온다.

이제운 역시 20전 전적이 16승 4패로 높지만 이승우와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였다.

―모든 경기가 끝나면 이 자리에 서게 될 선수는 오직 1명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2015 MSL 시즌2! 마지막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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