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6 Game No. 156 집택신의 위력. =========================================================================
Game No. 156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네요. 송병호 선수는 용아 1기를 눌러 준 반면 이승우 선수는 여의주탑을 먼저 올렸거든요?
―이승우 선수도 용아 1기가 나오긴 하겠지만 확실히 용혼이 나오는 속도는 더 빠르겠네요.
그사이 양 선수의 용안이 서로의 본진에 사이좋게 들어갔다. 아주 조금이지만 이득을 본 건 이승우였다. 1시 지역을 들렀다간 송병호와 달리, 한 번에 대각선으로 이동해 조금이나마 자원을 오래 채취했기 때문이었다.
―발전 속도가 빠르다라는 것은 용혼이 일찍 나오니까 상대방의 용안을 빠르게 잡아 주면서 무언가 수를 쓸 수도 있다라는 겁니다.
―여의주탑이 돌아가지 않고 있는 이승우 선수. 먼저 여의주탑을 완성시킨 이승우 선수죠.
조만간 용혼이 나오면 지금처럼 용안이 정찰할 수 없다. 아무래도 용혼이 먼저 나오는 쪽은 이승우였다.
2기의 용아를 찍은 송병호와 달리 이승우는 곧바로 용혼을 생산해 주었으니까.
그렇기에 무언가 변수가 있다면 이승우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승우 선수 용안 몰아내죠.
용혼을 보는 순간 송병호의 용안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욕심을 부려 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몇 초 더 살아 있을 순 있겠지만 이승우가 머리가 있다면 그 내에 특별한 건물을 올릴 리 만무했다.
―아. 이승우 선수도 용안 잡히네요.
―지금 잡힐 용안이 아니었죠. 이러면 먼저 여의주탑을 간 이득을 많이 거뒀다고 볼 수 없죠.
그 순간, 이승우의 용안이 송병호의 용아에 잡혀 버렸다.
운이 나빴다.
철광 뒤로 돌아가는 중, 길이 막혀 잠시 머뭇거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득달같이 달려든 용아에 의해 죽고 말았다.
그렇게 죽을 용안이 아니었다.
앞마당을 먼저 가져가는지 용의 신전을 올리는지 확인했어야 할 용안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승우가 손해를 봤다.
둘 모두 제단 이후의 움직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건 똑같았다. 하지만 이승우의 용안은 잡혔고 송병호의 용안은 잡히지 않았다.
송병호는 추가로 용안을 보낼 필요 없이 언제든 다시 정찰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바로 생겼다.
―어? 잠시 만요?
―3제단! 어? 4제단! 이야. 이승우 선수 칼을 뽑아드네요.
―이승우 선수의 이 결정에 전 정말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불과 며칠 전 같은 전략으로 패배했었거든요? 그 경기를 송병호 선수도 분석했을 것이고요. 보통 패배한 전략은 바로 활용하지 않습니다. 활용을 하더라도 조금 시간이 지난 이후에 합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는 그런 것 없습니다. 오히려 바로 다음 경기에 써 버립니다. 그것도 송병호 선수를 상대로 말입니다. 허를 제대로 찌르는 거죠. 정말 배짱 좋네요.
―이걸 김대형 선수는 빠른 흑완으로 쉽게 막아 냈었거든요? 만약 송병호 선수가 안정적으로 가겠다 그러면 한 차례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룡이 나오기 바로 전 말이죠.
―그렇습니다. 물량이 2배라는 이야기 깁니다. 자, 2제단에 용의 신전.
―네. 이승우 선수가 대각선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카로운 빌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멀기 때문에 송병호 선수가 4제단을 배제했다가는 싸움에서 용혼이 확 덮쳐들면서 우르르 밀릴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이승우의 빌드에 경기장이 술렁거렸다. 전혀 의외의 빌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었다.
가까운 가로나 세로도 아니고 가장 먼 대각선이다.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4제단이라니.
이는 둘 중 하나다.
송병호가 4제단을 배제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거나 본인의 공격력에 자신이 있거나.
전자의 경우 확신할 수 없으니 후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툭툭 간 보고 있는 이승우 선수.
―이사이 제단이 하나둘씩 완성됩니다.
이승우가 소수의 용혼으로 송병호의 입구를 건드렸다. 용혼의 사업 여부를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송병호 선수 4제단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대하기 가장 좋은 상황은 본진 언덕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일단은 앞마당 유무를 보여 주지 않기 위해 아래 내려와 있는데 그러다 한 번에 용혼 몇 기 잘리고 경기 그르칠 수도 있거든요?
―4제단에서 나오는 병력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그나마 지룡사원을 먼저 올리는 송병호 선수입니다.
그나마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긴 했다. 만약 현룡을 생산하기 위해 현룡 사당을 먼저 짓고 지룡사원을 지었다면 지룡이 채 나오기도 전에 밀리고 말았을 것이다.
현재 송병호가 배제하고 있는 빌드는 무려 2개였다.
하나가 4제단이었고, 나머지 하나가 흑완이었다.
일단 흑완을 배제한 것은 좋았지만 4제단을 배려한 건 악수로 작용하고 있었다.
송병호의 생각은 간단했다.
이 두 빌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빌드를 택했다면 2지룡이 나올 때 그대로 밀어 버리겠다는 것.
이것이 맞아떨어지면 정말 강력한 러시가 되겠지만 이미 이승우가 4제단을 한 것부터 어긋났다.
그냥 배를 째라고 누운 건 아니었다. 여러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일단 이승우가 바로 저번 경기에서 실패한 4제단을 곧바로 꺼내 들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는 대각선.
보통 4제단은 가까운 거리에서 시도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가장 먼 거리에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한 발 더 나아가 다시 4제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송병호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지룡이 나오기 직전 위기의 순간이 한 번 있거든요? 그때 용혼을 잘 살려서 본진까지 오면 괜찮은데 수가 확 줄어 버리면 지룡 공격 무시하고 그냥 언덕 위로 올라올 수가 있습니다.
―이야. 확장 두 선수 전부 안 합니다. 일합 승부예요!
―송병호 선수가 운룡을 먼저 뽑아 준다면 위기의 순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가 있습니다.
―경기가 참 간단해졌습니다. 공격이 통하면 이승우 선수가 잡고 막으면 송병호 선수가 잡습니다.
그 순간 이승우의 용혼이 하나둘씩 송병호의 진영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공격할 타이밍을 잡은 것이다. 아마 모든 제단의 집결지도 송병호의 앞마당으로 변경되었을 것이다.
이제 중요하다.
아무리 용혼의 수가 많아도 컨트롤을 못하면 오히려 많은 제단을 가지고도 용혼 싸움에서 질 수 있다.
―물량이…… 물량 차이가 좀 보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용혼 1기 차이도 크죠.
송병호의 병력은 용아 2기와 용혼 5기.
이승우의 병력은 용아 1기와 용혼 7기였다.
―지금은 컨트롤에 따라 크게 벌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자. 들어가죠!!
이승우가 과감히 전진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용아 1기가 들어가면서 용혼의 공격을 대신 받아 줬다.
그렇게 만들어진 틈을 타고 7기의 용혼이 한 몸처럼 파고들었다.
평상시 멍청한 모습은 오늘 없었다.
―지룡 나오기 전! 지룡 나오기 전입니다!
―이야!!!
―들어갑니다.
―어? 어!? 가장 아래쪽에 있는 용혼!!
―용혼 일점사!
7기의 용혼이 동시에 한 기의 용혼을 때렸다.
순식간에 체력 바가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송병호가 부랴부랴 맞은 용혼은 뒤로 빼려 했지만 이승우가 한 발 더 빨랐다.
득달같이 달려들어 1기의 용혼을 잡아내는 이승우.
송병호도 뒤로 병력을 빼며 일점사를 해 줬지만 용혼 기가 잡히며 벌써 용혼이 3기나 차이 나는 상황.
화력의 차이가 컸다.
빠르게 1기의 용혼을 잡아낸 이승우와 달리 송병호는 아직도 이승우의 용혼을 잡아내지 못했다.
1기의 용혼으로 만족하지 못했는지 이승우가 곧바로 다른 용혼을 노리며 움직였다.
―지금은 용가 1기와 2기는 크게 차이가 없거든요. 용혼 차이가 벌써 벌어지거든요?
―무빙 진짜 좋네요. 정말 부드럽게 안으로 파고듭니다!
―이번에 뚫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는 겁니다!
―송병호 선수 당황했어요.
―몰랐죠. 불과 며칠 전 본인에게 패배를 안긴 빌드를 다시 꺼내 들다니. 정말 대범한 겁니다!
이승우의 용혼은 1기만 줄어든 반면 송병호의 용혼은 3기나 잡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1기가 추가로 잡히기 직전이었다. 2기의 용아가 열심히 때렸지만 차이를 좁히기엔 너무 부족했다.
―아. 용안 나오지만 너무 늦었죠. 이미 용혼이 다 상했습니다.
그렇게 1차 전투가 끝났다. 송병호는 2기의 용아만 남고 용혼 5기는 전부 잡혔다.
이승우은 4기의 용혼이 살아남은 상태.
이승우가 확실히 좋았다.
용안이 어떻게든 언덕을 지키기 위해 비비적거렸지만 그것도 받쳐 주는 병력이 있어야 그나마 가능한 것이지 지금 같은 상황에선 2, 3초밖에 시간을 벌지 못했다.
―지룡이 나와도 용혼이 없으면 소용없죠.
―용안이 너무 상합니다. 너무 상했어요. 이러면 역공도 갈 수 없습니다.
―이미 이득은 다 챙겼습니다. 이승우 선수! 올라가서 끝내도 되고 뒤를 준비해도 됩니다. 당장 앞마당을 가져갈 수 있는 이승우지만 송병호 선수는 저 언덕 내려오려면 한 세월 걸리거든요?
이제 후반을 도모해도 된다.
전투 전까진 이승우가 더 가난했지만 방금 전투로 다수의 용안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언덕 아래를 꽉 잡고 지금부터 용안을 생산하며 앞마당을 가져가도 늦지 않는다.
어차피 송병호는 지룡이 본진을 떠날 수 없다. 견제하러 갔다간 정면 입구가 뚫리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승우의 선택은 언덕 위로 용혼을 올리는 것이었다. 길게 경기 가져갈 필요 없이 아예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뜻이었다.
이미 생산된 용혼들이 송병호의 본진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고 있었다.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흘렀다.
송병호의 팬들이 내는 탄식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자. 그래도 일단 남은 용혼의 숫자가 많지 않고 운룡과 지룡이 같이 나왔거든요? 이번 컨트롤까지 봐야 합니다. 이승우 선수 입장에서 올라오는 선택이 무리수가 될 수도 있거든요?
―용혼 숫자가 그렇게 차이나는 건 아니거든요, 조심해야 합니다.
4기의 용혼이 본진 위로 입성한 상태. 송병호의 병력은 2기의 용혼과 1기의 용아.
운룡에 탄 지룡이었다.
당장 전투를 펼치면 유리한 건 송병호였다.
―이승우 선수도 무리하면 안 되죠. 허무하게 막히면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역시 이승우 선수 바로 병력 뺍니다. 무리 안 하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승우가 잠시 병력을 언덕 아래로 뺐다.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합류하는 용혼입니다!
―타이밍 정말 환상적이네요.
그 순간, 2기의 용혼이 합류하며 총 6기의 용혼을 보유한 이승우가 다시 언덕 위로 올라갔다.
아직 송병호는 2기의 용혼밖에 없는 상태. 입구를 점령하기엔 너무 부족한 숫자였다.
―달려듭니다!
―자. 이승우 선수도 생각 잘해야 해요. 여기서 삐끗하면 진짜 모릅니다!
이승우의 용혼이 부채꼴로 확 펴지며 달려들었다.
뭉쳐 있으면 모를까 지금처럼 띄엄띄엄 있으면 지룡의 파괴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힘들었다.
받쳐 주는 용혼의 숫자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황.
―운룡!!!! 운룡 조심해야 해요! 운룡!
―자!!!!
이승우의 용혼이 가장 먼저 노린 건 운룡이었다. 용혼과 지룡의 공격을 몸으로 받으며 집요하게 운룡을 노렸다.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지룡의 토정에 의해 2기의 용혼이 터졌지만.
―펑.
송병호의 운룡을 잡는 데 성공했다.
―으아!!! 운룡 터졌어요!
―지룡 큰일 났죠!
―지룡! 지룡!!!
홀로 떨어진 지룡은 전혀 무서운 게 아니었다. 용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뒤로 움직였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렸다.
어느새 따라 붙은 용혼 4기가 일점사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송병호의 다른 병력이 때렸지만 이승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지룡만을 노리고 있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제단의 숫자가 2배 차이가 난다.
지룡만 잡아낸다면 모든 용혼을 잃어도 된다.
용혼의 숫자는 금세 앞서갈 수 있으니까.
―이승우 컨트롤 너무 좋아요!
―지룡 잡아냅니다. 지룡 잡았어요!!
―아. 경기가 급속도로 기웁니다.
결국, 지룡을 잡아내는 데 성공한 이승우였다.
심지어 3기의 용혼이 살아남아 남은 병력과 전투를 벌였다.
남은 용혼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추가 용혼이 합류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
송병호의 발등에 제대로 불이 떨어졌다.
병력의 숫자가 크게 차이가 난다. 이제 송병호 입장에서 믿을 건 추가 생산되는 지룡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 지키기 쉽지 않다. 이승우 역시 그걸 알고 있기에 용의 신전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컨트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가 2분 만에 기울었다.
과감한 판단.
그리고 뛰어난 컨트롤.
이 두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송병호란 거함을 침몰시키기 직전의 상황을 만들었다.
―잘 막는데 이건 막아도 잘 막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
―용안이 제대로 일도 못하고 지룡이 나와도 운룡이 없지 않습니까? 막아도 막은 게 아닙니다. 계속 피해가 쌓이고 있어요!
그나마 송병호이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지, 다른 선수였다면 첫 번째 용혼 난입 때 경기를 내줬을 것이다.
하지만 송병호도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송병호 GG!!
―1세트를 가져가는 이승우!
―정말 대단합니다!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그렇게 1세트는 이승우의 승리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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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좋은 주말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