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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50화 (150/575)

00150  Game No. 150 중견 나와라!  =========================================================================

Game No. 150

―이승우 선수 거침없이 2킬까지 달성했습니다.

―CT 입장에선 다급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이번 경기까지 잡히면 3:0. 올킬이 코앞까지 다가옵니다. 그건 정말 안 될 일이거든요.

―예고 올킬을 선언했는데 오히려 올킬을 당한다? 자칫 웃음거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죠.

―그렇기에 이번에 CT는 반드시 경기를 잡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차봉으로 내보낸 선수는 박수천 선수입니다.

박수천은 원래 화성 소속 선수였다. 우승 역시 화성에 있을 때 한 것이었다.

2년 전 CT가 환국 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꽤 큰 금액을 들여 영입해 왔지만 아쉽게도 화성 시절만큼의 활약을 보여 주진 못했다.

승률 5할.

이 정도 성적을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번 시즌부터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그 점차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주면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과거 스타일리시 했던 본인의 모습을 되찾아 더욱더 큰 반응을 얻었다.

높아진 경기력은 그대로 성적에 반영되었다.

이번 시즌 프로리그 성적은 17승 12패.

그중 용족전이 6승 3패로 가장 좋았고 최근엔 송병호까지 잡아내며 살아난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박수천 선수 요즘 경기력 좋아요.

―과거 타임 어태커라고 불렸을 때의 모습이 점차 살아나고 있습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본인의 모습을 찾은 거죠!

박수천의 경기 스타일은 공격적이다.

정찰이 밑바탕이긴 하지만 특히 감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3세트인 마고본성은 러시 거리가 조금 가까운 편이거든요?

―박수천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적 역시 좋구요.

공격적인 운영하라고 아예 판을 만들어 놓은 전장이 바로 마고본성이었다.

스타팅 포인트는 1시, 5시, 7,시, 11시에 위치해 있었고 본진 주변엔 병력이 내릴 수 없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앞마당 부분이 중앙 쪽으로 돌출되어 있어 앞마당 확장 이후엔 러시 거리가 더욱더 가까워진다.

또한 본진이 역 언덕형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입구를 잘못 잡히면 경기를 이어가기 힘들었다.

―자, 양 선수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과연 박수천 선수가 이승우의 3킬을 막을 수 있을지! 제 3세트 전장 마고본성으로 가 보겠습니다!!

***

박수천이 우승할 당시 용족에게 가장 많이 사용했던 전략은 2화통도감 러시였다.

상대가 알아 차려도 박수천은 빌드를 수정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알고도 못 막는 러시.

지금은 그때보다 그 위력이 많이 감퇴했지만 마고본성은 2화통도감을 하기에 좋은 전장.

역 언덕형 전장이기에 조이기를 당하면 진짜 뚫기 힘들다. 박수천이 2 화통도감을 꺼내 들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서 내가 선택한 빌드는 전진 제단이었다.

극단적인, 전장 중앙에 건설하는 전진 제단이 아니다. 그저 앞마당 부근에 짓는 약간 전진된 제단일 뿐이다.

이런 빌드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크 더블이라 불리는 FD를 강요하기 위해서였다.

용아로 엄청난 이득을 거둘 필요가 없다. 궁병을 견제해 주며 계속 궁병을 찍게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럼 철이 부족해서 두 번째 화통도감이 올라갈 수 없고 당연히 공격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다.

상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없애는 것.

그것만으로 경기를 충분히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정찰을 통해 박수천이 세로 방향, 그러니까 7시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본진에서 건설되고 있는 훈련도감. 동시에 금광 역시 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적어도 도감 더블은 아니었다.

하긴, 역 언덕형 전장이기에 배짱 좋게 도감 더블을 가져갈 순 없다.

박수천의 경기 스타일로 그런 운영과 조금 거리가 멀고.

자, 그럼 난 견제를 시작해 볼까?

용아 1기가 환국의 본진으로 들어가는 순간.

‘[투신] 사용.’

***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먼저 공격을 택한 건 이승우였다. 앞마당 쪽에서 생산된 용아가 거침없이 남하했다.

당장 방비할 수 있는 유닛은 궁병이 전부였다.

―용아 1기 박수천 선수 본진에 들어오죠.

―위풍당당합니다.

―이승우 선수 상당히 공격적이네요!

―이게 가라앉은 지형이기 때문에 심시티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들어온 거거든요.

용아가 막 생산된 궁병을 향해 사나운 기세로 달려들었다. 주변에서 다른 궁병이 용아에게 화살을 쏘아댔지만 용아는 멈추지 않았다.

간지럽다는 듯 그저 목표로 삼은 공병을 향해 달려갈 뿐이었다.

궁병이 용아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한 방 맞았다.

이승우가 단순히 어택을 찍어 놓았다면 궁병이 뒤로 쭉 빼면서 두 번째 공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컨트롤 좋죠!

―끝내 궁병 1기를 잡아냅니다.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궁병을 살려 보낼 이승우가 아니었다.

컨트롤을 통해 바짝 따라붙으면서 궁병을 때리는 용아.

미리 궁병이 움직일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라 궁병으로썬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궁병 1기를 잡아낸 용아가 본진 밖으로 물러갔다.

아예 빠지는 건 아니었다.

추가 생산된 용아를 기다리기 위함이었다. 물론 궁병의 공격으로 떨어진 용력을 채우려는 목적도 있었다.

추가 용아가 확보되는 순간 용아가 다시 환국의 본진으로 들어갔다.

역언덕형 전장이라 들어오는 걸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궁병이 빠르게 창고 뒤로 숨으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이번에 용아가 노린 건 궁병이 아니었다.

―화통도감 짓고 있는 일꾼 잘라 먹었죠.

―아주 깔끔한 무빙이네요.

화통조감을 건설하고 있는 일꾼을 잡은 용아가 본진 깊숙이 들어갔다.

정찰과 동시에 궁병을 안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서였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궁병도 안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왜?

안 따라가면 일꾼이 상하니까.

심시티를 벗어났기에 2기의 일꾼이 궁병 앞에 서며 언제든지 길을 막을 수 있는 준비했다.

철광 뒤쪽으로 향하던 용아 2기가 홱 몸을 돌렸다. 일순 반응하지 못한 궁병 2기가 추가로 잡혔다.

이제 남은 궁병은 2기.

궁병의 일점사로 용아 1기도 잡히긴 했지만 여전히 용족이 이득을 보고 있었다.

―자. 계속 내려오죠.

이승우의 용아가 또 내려왔다.

세 번째 용아.

하지만 이번 용아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미 화차 1기가 생산되었기 때문이었다.

본진에 돌아다니던 용아가 화차에 잡혔다.

그랬기에 세 번째 용아를 환국의 본진으로 넣는 대신 세 번째 확장 지역 쪽에 숨겨 놓았다.

그래도 앞서 들어간 용아가 많은 걸 해 주었다. 정찰이면 정찰 견제면 견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았다.

이승우가 원하던 대로 2 화통도감을 갈 수 없도록 한 것과 동시에 화통도감에 바로 부속 건물을 달지 못하고 화차 1기를 생산하게끔 유도했다.

철 200 이상의 값어치였다.

―이승우 선수 본진에 두 번째 제단 짓죠.

―강하게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거죠.

마고본성은 러시 거리가 짧은 전장.

섣불리 앞마당을 가져갔다간 찌르기에 피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안전하게 제단 2개를 확보하는 이승우의 선택은 아주 좋았다.

그 모습을 박수천도 일꾼으로 확인했다.

아무리 박수천이라도 무리하게 전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진을 돌아다니는 일꾼을 잡기 위해 첫 번째 생산된 용혼이 본진으로 들어갔다.

용혼이 나온 지금 더 이상 정보를 줄 이유가 없었다.

―이제 이승우 선수는 무난하게 앞마당 가져가면서 중, 후반을 노리겠죠?

―박수천 선수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역시 앞마당을 가져가면서 후반을 바라볼…….

―아.

―역시 박수천이네요.

박수천의 본진 구석에서 건물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군영도 화통도감도 아니었다.

―풍운청이네요.

박수천이 짓고 있는 건물은, 공중 병력을 생산할 수 있는 풍운청이었다.

수송선인 금와를 뽑아 견제를 갈 생각인 듯싶었다.

―박수천다운 선택이죠?

정말 박수천 다운 선택이었다. 일꾼으로 두 번째 제단과 용혼 사업을 확인했다.

아마 용족의 다음 건물은 100% 앞마당 신전일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용의 신전이 느리다는 것.

즉 탐지 기능을 갖춘 현룡이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화차 4기든 2화차 1천자 총통이든 들키지만 않는다면 금와가 나오는 타이밍에 무조건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승우가 눈치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박수천의 병력이 앞마당 입구보다 조금 멀리 나와 있었다.

앞마당에 군영이 없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용안이 오든 용혼이 오든 절대 정찰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앞마당이 아직 없다는 걸 들키게 되면 이승우가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치열한 눈치 싸움의 시작이었다.

―초반에 용아가 들어와서 박수천 선수의 본진을 휘젓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끝까지 정찰에 성공한 건 박수천 선수거든요? 제단을 2개를 올려 테크가 느린 상황이니까 지뢰에 조금 취약한 타이밍이 있거든요? 그걸 파고들겠다는 겁니다.

―역시 박수천 선수 가만히 있지 않죠.

당장 빌드의 유불리를 묻는다면 박수천이 조금 더 낫다. 피해는 이승우가 줬지만 정보의 질이 달랐다.

용의 신전이 느리다는 결정적인 정보를 얻은 박수천과 달리 이승우는 박수천이 본진에 화통도감을 짓고 있다는 정보밖에 얻지 못했다.

―이승우 선수 박수천 선수가 뭐하나 궁금하죠.

―자, 붙습니다.

이승우가 1기의 용아와 2기의 용혼을 끌고 환국의 본진 근처로 향했다.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도보단 환국의 병력 수를 체크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

앞마당 유무 까지 확인하면 더 좋고 말이다. 하지만 이승우의 의도는 무산되었다.

빠른 일점사를 통해 용아가 바로 잡혔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안으로 들어가는 건 무리였다.

이승우가 곧바로 남은 용아 2기를 뒤로 물렸다.

그사이 이승우는 앞마당에 신전을 올렸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박수천의 수가 통하는 그림이었다.

―이제 금와 생산됩니다.

―큰일 났는데요? 아직도 이승우 선수는 모르거든요?

박수천이 금와를 생산한다는 것을 까마득하게 모르는 이승우.

박수천이 확장을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용의 신전이 너무 느려요. 지금 이승우 선수 머릿속에 자신이 엇박자로 공격할 생각밖에 안 들어 있거든요?

―금와가 날아올 건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앞마당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렇죠. 어차피 실제로 1 화통도감에서 생산된 병력이니 그냥 대놓고 보여 줘도 속을 수밖에 없죠.

곧 금와가 날아오지만 아직 용의 시전은 완성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지어진 상태였다.

이렇게 느린 데엔 이유가 있었다. 앞마당 이후 황룡성지를 먼저 건설했기 때문이었다.

이승우의 생각은 이랬다. 상대에게 FD를 강제했다. 동시에 본인이 제단을 올리고 확장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마 지룡이나 흑완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 박수천은 화살탑이나 관측소를 건설하는 대신 그 자원을 화통도감에 투자하겠지.

왜?

초반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 상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역 이용하는 것.

그것이 이승우가 노리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선수라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이거 통하겠는데요?

―박수천 선수가 준비한 회심의 칼이 번쩍 빛나고 있습니다!!

―자. 화차 태우죠!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다. 상대는 타임 어태커 박수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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