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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42화 (142/575)

00142  Game No 142 혈전.  =========================================================================

Game No 142

―이제운 선수 그슨대 뽑습니다.

―이제 그슨대 쭉쭉 뽑힐 겁니다. 그동안 너무 잘 먹어 놨거든요!

―6개의 소굴에 가득 차 있던 벌레가 일순간 알로 변했습니다. 저거 다 그슨대죠!!!

이제운의 운영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상대가 ‘어? 어?’ 하는 사이에 본인의 이득을 전부 챙겼다. 6소굴이 완성되었고 모든 멀티에 일벌레가 가득 붙었다.

여기까지 아무런 피해 없이 왔다. 오히려 용족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말이다.

이제 마수는 미친 듯이 병력을 뿜어낼 준비가 끝났다.

이제 막 그슨대를 뽑기 시작했음에도 숫자가 장난 아니다. 이승우도 복귀하는 용아로 생산된 그슨대가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 즉시 용광포를 추가로 더 늘려 주는 이승우.

지룡이 나와 있긴 했지만 용광포 2개로 저 많은 그슨대를 상대하는 것은 조금 불안하기 때문이었다.

아까와 달리 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

2개의 용광포면 마수가 미친 척하고 뚫기를 시도할 수 있었다.

현재 마수는 그 정도 회전력을 충분히 가졌다.

역시 이제운은 그슨대로 정면을 툭툭 치며 간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광포의 숫자가 꽤 있고 지룡까지 나와 있자 입구를 두드리던 그슨대를 물렸다.

―자. 이승우 선수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이제운 선수의 자원 활성화가 정말 빠르거든요?

―그렇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경우, 본진에 갇혀 있다가 끝납니다!

그 말을 듣기라도 한 것일까?

본진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던 비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 혈풍에 쫓겨 다니던 나약한 비비가 아니었다. 공 1업이 되고 그 숫자고 어느 정도 모인, 공중에서 방귀 꽤나 뀔 수 있는 그런 비비였다.

비비가 위풍당당하게 공중을 휘젓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공격 장소는 6시였다.

6시에 떠 있던 군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군주 사냥에 들어갔다.

연달아 4기의 군주를 잡아내는 데 성공한 이승우.

―아주 좋죠! 어쨌든 제공권은 이승우 선수가 확 움켜쥐고 있지 않습니까? 운룡에 지룡이랑 용아 태워서 비비와 함께 견제를 다니면서 판을 다시 자신 쪽으로 슬그머니 가져올 수 있거든요?

―이제운 선수 지금 타이밍에 흔들리면 안 됩니다. 충분히, 아니 그 이상으로 병력 배치해야 돼요!

드디어 이승우에게 기회가 왔다.

초반 피해도 받고 이제운이 워낙 자원 활성화를 잘해 둔 덕에 단순 힘 싸움으로 경기가 진행 된다면 이길 가능성보다 질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이제운이 그나마 약한 지금이 견제하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

이승우가 비비를 날리는 동시에 운룡을 보내 견제를 시도했다.

―이제운 선수!

―이야! 이거! 비비 너무 떨어지는데요?

―이제운 선수가 아예 작정을 하고 비비를 줄여 가지고 여기서 비비 더 잡으면 바로 역 닷발귀 뜨거든요?

―이제는 견제 조심스럽게 해야 해요.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엄청난 수의 혈풍을 생산한 이제운. 뛰어난 컨트롤로 상당수의 비비를 줄여 주는 데 성공했다.

이승우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었다.

찰나의 틈을 노리고 지룡을 내려 일벌레를 향해 토정을 발사했지만.

―하나 던지고!

―아. 불발이에요!

―야속하네요! 정말!

―그슨대 몰려듭니다. 일단 빼야 합니다.

야속한 토정을 터지지 않았다. 그나마 두 번째 토정이 세 마리의 일벌레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비비를 잃은 거에 비하면 피해도 아니었다.

이승우도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곧 바로 본진으로 모든 병력을 회군시켰다.

결과적으로 이승우의 손해였다.

일벌레나 군주는 모두 철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한 유닛이다.

반면 비비는 귀한 금이 들어간다.

그리고 비비는 일정 수 이상이 모여야 빛을 발하지 이 정도 숫자로 다시 나섰다간 혈풍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말 것이다.

이승우가 병력을 회군시키자 이제운이 혈풍으로 추적을 시작했다.

―비비 잃었기 때문에 운룡은 절대 잃으면 안 됩니다!

―비싼 운룡이거든요! 이거 지룡 탔습니다. 굉장히 비싼 운룡!

―멈추면 끝나요. 멈추면!

―어? 어?!

혈풍이 바짝 뒤를 쫓았지만 아슬아슬하게 운룡이 본진으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운룡이 잡혔으면 타이밍마저 안 나올 뻔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지룡이 중요했다. 용의 신전을 먼저 올렸기 때문에 그만큼 비렴의 확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파도처럼 밀려드는 그슨대를 상대하려면 지룡이 반드시 필요했다.

―이번 견제는 가서 일벌레 몇 기 잡아 주긴 했지만 엄청난 손해를 거두었어요. 비비를 너무 많이 잃었거든요.

―아. 혈풍을 지속적으로 모아주었던 것이 주효했구요.

이제 공격의 턴이 이제운 쪽으로 넘어갔다. 한동안 이승우는 나올 수 없다. 방어만 해야 한다.

이제운은 그걸 단숨에 알아차렸다.

방어에 전념하던 이제운이 곧바로 칼을 뽑아 들었다. 원래 이제운은 공격에 더 특화되어 있는 선수였다.

―어? 이제운 드랍!

―이런 군주 드랍에 위기 상황이 닥칠 수도 있거든요!

9시 지역에 집결하는 이제운의 그슨대.

그곳엔 이미 다수의 군주가 그슨대를 태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거 봐야 하거든요?

―근데 몰라요. 비비가 미리 차단해 줘야 하거든요?

―아. 하필 비비 자리 비웁니다. 본진 비우고 이제운 본진 쪽으로 날아가고 있어요.

―피해를 주지 못했거든요. 상대가 공격해 온다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겁니다. 어떻게든 아까 입히지 못한 피해를 어떻게든 입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이승우는 이제운의 공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오히려 비비를 추가 생산해 군주 사냥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병력 역시 큰 입구 쪽에 잔뜩 집결해 있었다. 드랍 자체를 생각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별수 있나?

당해야지.

이제운의 병력이 이승우의 앞마당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쏟아졌다.

이승우도 공격을 위해 용아를 잔뜩 모아 두고 있었지만 아직 발업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부랴부랴 방어하기 위해 용아를 보냈지만 너무 느렸다.

반면 그슨대는 건물을 깨는 데 특화되어 있는 유닛이었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아 신이 났는지 그슨대가 용안과 신전을 부수기 시작했다.

―신전!! 신전!!!

―이 대로면 깨져요! 얼른 가야죠!

―용아는 도대체 언제 오나요? 기어서 오나요? 신전 깨지고 나서 오나요!!!!

―용안도 너무 잃었어요!!

결국 신전이 깨지고 말았다.

그제야 발업 된 용아와 지룡이 와서 그슨대를 모두 잡았지만 이미 그슨대는 본인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한 후였다.

***

순간 이를 바득 갈았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나왔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다. 조금씩 차이가 벌어지더니 결국 앞마당 신전까지 깨지고 말았다.

방금 입은 피해가 너무 뼈아프게 다가왔다.

비비로 길을 밝히고 용아의 발업이 되는 순간 지룡으로 러시를 갈 생각이었다.

타이밍은 분명 한 번 나온다. 한 방은 갖출 수 있었으니까.

내 장점이 무엇인가?

[투신]을 활용한 전투 아닌가.

[일점돌파]도 있기에 [투신]을 연달아 사용한다면 여태까지의 피해를 모두 보상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내가 할 것만 생각하느라, 상대가 공격할 수 있다는 걸 잊었던 것이다.

이런 바보 같은 실수를 하다니. 자책해 봤자 늦었다.

이미 앞마당은 날아간 후였다.

이제운이 괜히 최강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사방이 벽이다.

그것도 손으로 부술 수 없는 철벽.

그 안에 갇힌 것처럼 숨이 턱 막혔다. 정상급 선수가 경기를 하면 알 수 없는 벽에 위축된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그나마 종족 상성상 유리한 이영우는 초반부터 이런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

어쨌든 처음 공격 주도권을 용족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수는 그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경기를 포기할 수 없다. 아직 한 방은 살아 있다. 철광 멀티가 추가로 있기 때문에 용아는 미친 듯이 나온다.

그때가 마지막 타이밍이다. 그 순간을 놓치면 승리와는 영영 멀어져 버린다.

‘[엄대엄] 사용.’

[엄대엄]을 써야지.

그러려면, 더 불리해지기 전에 써야 한다. 늦게 썼다간 스킬 효과는 발휘되지 않고 체력만 소비한 꼴이 되니까.

순식간에 15%의 체력이 쑥 빠져나갔다.

하도 [투신]과 [날빌러]에 익숙해져서 15%의 체력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아까운 체력.

조금만 더 신중하게 플레이를 했더라면 [엄대엄]을 꺼낼 일도 없었을 텐데.

이제부터라도 잘하자.

***

경기의 주도권은 이제운이 서서히 가졌다.

완벽한 판단이었다.

비비를 줄여 준 순간 이승우의 견제가 잠시 쉰다는 걸 바로 파악했다.

그 틈에 모든 군주를 9시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보통 마수 선수 같았으면 비비가 무서워 쉽게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운은 달랐다. 재정비를 위해 잠시 본진에 비비가 머물러 있는 그 짧은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

판단도 완벽했고 판단하는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함도 좋았다.

현재 용족의 금광은 하나. 비렴이 나오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앞마당이 완성되기 전까진 제대로 된 조합을 갖추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이승우도 이제운처럼 과감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

지키는 판단은 옳지 못하다.

시간이 끌리는 동안 이제운은 군락 체제를 완성하고 다른 멀티까지 확보할 것이다.

그러면 더 답이 없어진다. 용족이 멀티 몇 개를 더 먹어도 난전에 휘둘릴 수 있다.

이 전장은 마수가 성동격서와 난전을 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마찬가지로 조합을 갖추려 시간을 끌어도 안 된다. 당장 모아놓은 용아―비비―지룡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저울추를 평행으로 옮겨야 한다.

현재 마수는 그슨대밖에 없으니 컨트롤만 잘한다면 상황을 다시 좋게 가져올지도 몰랐다.

―이승우 선수 한 번 내려갑니다.

―이승우 역시 좋은 판단입니다. 앞마당 신전이 날아간 지금 이번 공격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승우 선수는 여기에 모든 걸 걸어야 합니다.

2기의 지룡.

그리고 다수의 용아가 6시 멀티 쪽으로 왔다. 비비도 함께였다. 비비가 먼저 시야를 밝히며 혹 돌아오는 그슨대는 없는지 파악했다.

단순 용아였다면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그슨대를 상대할 수 없겠지만 지룡이 뒤에서 지원사격해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면을 바라보는 이승우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이번 공격에 최소한 6시 멀티는 날려 버려야 합니다! 이번 공격까지 막히면 이승우 선수, 정말 답 안 나옵니다!

―그래도 지룡이 2기나 있기 때문에 온리 그슨대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제운 선수!

6시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넓게 퍼져 있는 그슨대를 향해 용아가 용감하게 돌진했다. 그리고 그 뒤에 지룡을 내려 토정으로 지원사격을 가했다. 비비는 운룡 근처에 머물며 혈풍이 날아와 운룡을 잡는 걸 방지하고 있었다.

이제운도 필사적이었다. 단순히 정면 한 군데서만 그슨대를 덮치는 것이 아니라 뒤쪽으로 그슨대를 돌려보내 샌드위치처럼 양방향에서 덮쳤다.

지금의 유리함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6시 멀티는 필수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까는 터지지 않던 토정이 이번엔 너무나 잘 들어간 것 이다.

그야말로 럭키 토정!

토정 하나에 그슨대 네다섯 기가 한 번에 터져 나갔다.

이제운의 컨트롤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었다.

비록 지룡 1기가 잡히긴 했지만 다수의 용아가 살아남아 6시 소굴을 깨는 데 성공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데요!!! 이승우 선수!

―그렇죠. 그냥 당하고만 있을 이승우 선수가 아니죠.

―이 아슬아슬한 타이밍의 공격이 성공을 거두었고요.

조금만 늦었다면 닷발귀나 가시귀가 확보되어 공격을 성공시키기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최적의 타이밍에 들어간 공격이었다.

―이승우 선수도 그냥 물러나지 않네요!!

그야말로 명경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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