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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39화 (139/575)

00139  Game No. 139 화성전  =========================================================================

Game No. 139

어제는 팀에 소속된 선수들과 상담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재명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 중 하나다. 프로게이머들은 보통 또래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이 항상 기사로 올라가니까.

버는 돈 역시 평균적으로 많은 편이다.

반면 그에 대한 교육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매년 프로게이머들을 모아 소양 교육을 실시하긴 하지만 겨우 2~3시간 정도로 짧은 시간에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하니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한 학창 시절 내내 게임을 하면서 보낸 경우가 많기에 다른 일반적인 학생처럼 평상적인 교육이나 사회성에 대한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다.

실제로 홀로 은행 업무조차 못하는 프로게이머들도 허다하다.

세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받는 금액이 근로소득인지 사업소득인지 제대로 모르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세금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계약한 금액 그대로 주머니로 들어온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신들의 전쟁에 있어선 프로지만 다른 분야에 있어선 일반적인 또래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이다.

작게는 간단한 시스템부터 크게는 인성까지.

이재명 감독은 이에 대한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었다.

애들이 착해서 그런 것인지, 상담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서 그런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아스트로 선수 중 문제가 있는 선수는 없었다.

사실 이승우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었다.

6년간 무명으로 지내다 2달 만에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혹 거만해지거나 목표의식이 흐려지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상담 결과 이승우는 처음 입단했을 때와 똑같은 열정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아주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다만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약간씩 내비치는 것이 조금 걱정되었다. 정확히 어떤 요인인지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다.

억지로 알아내는 건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이승우의 성격상 본인이 말하고자 마음먹지 않는 한 결코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건 너무 빠른 속도로 비상하는 본인에 대한 불안감이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이승우란 든든한 에이스를 축으로, 박현우와 김승대가 든든히 버티고 있다.

예전부터 하고 원했던 방향으로 팀이 진화하고 있다.

종족별로 에이스를 구축하고 그 뒤를 든든히 받칠 수 있는 선수들을 배치하고 싶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뼈대는 완성했다.

종족별로 최소 2명의 선수를 더 육성한다면 단순히 올해 위너스 리그 성적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5라운드, 더 나아가 다음 프로리그에서도 좋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

아스트로와 화성의 대결은 온게임TV에서 방송이 된다.

중계진은 성진우 캐스터와 박용제, 김태영 해설이 맡았다.

오늘 이 경기에 하나의 기록이 걸려 있다.

프로리그 연승 기록.

개인리그에 비해 관심을 덜 받는 프로리그이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리그 우승에 비해 서지 기록 자체가 저평가되는 건 결코 아니었다.

오늘 경기로 프로리그 최다 연승 기록이 나올 수는 없다. 다만 2위와 3위의 자리가 바뀌거나 동률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프로리그 연승 기록 19연승의 이제운.

그리고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18연승의 이승우.

이제운은 이미 기록이 끊겼지만 이승우는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그 기록을 오늘 화성이 끊을 수 있을지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

화성.

2008년 위너스 리그와 2009년 정규 리그를 우승한 경험이 있는 팀이었다.

화성이 우승할 당시는 이제운은 최강의 선수로 군림했었다.

그때는 이영우도 이제운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무적인 시절이었다.

당시 이제운을 주축으로 그 뒤를 지금은 CT로 이적한 박수천이 든든히 받쳐 주었다.

이 당시 박수천은 같은 팀의 이제운을 결승에서 잡아내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구성재와 최영종 역시 제 몫을 해내며 당당히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그 이후 화성이 정규리그 결승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제운과 구성재는 제 몫을 해냈지만 박수천은 CT로 이적해버렸고 최영종은 전성기에서 내려왔다.

그 틈을 메꾸기 위해 영입한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면서 팀이 급속도로 무너졌다.

그나마 리틀 이제운으로 불리는 마수의 박영오가 제 역할을 해 주었다.

그런 화성이 가장 무서운 시기는 바로 위너스 리그다.

초대 위너스리그인 2008년을 포함하여 무려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위너스 리그에서 최다 우승 기록이었다.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제운의 활약이었지만 그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었다.

구성재.

위너스리그에 본인의 별명인 잉어를 합쳐 잉어스 리그라고 부를 정도로 구성재는 위너스 리그에서 엄청난 승수를 쌓았다.

나머지 4라운드 승수보다 위너스 리그 승수가 많은 시즌이 대부분일 정도로 말이다.

이 둘의 활약으로 화성은 그 어떤 팀보다 위너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

“화성에서 무서운 선수는 딱 2명이다.”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모두 알아들었다.

이제운과 구성재.

이 둘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활약은 미미한 수준을 넘어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솔직히 이제운을 뺀다면 우리 팀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그나마 위너스 리그에서 승수를 쌓아 주며 종합 순위 4위, 위너스리그 순위 3위에 올라 있었다.

“그중 구성재가 첫 경기에 나온다.”

자신감이 느껴진다.

최소 2킬 이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팍팍 느껴진다. 구성재를 상대하는 우리 팀의 첫 번째 주자는 현우 형이었다.

“현우야. 네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경기에서 구성재를 꺾으면 우리 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단 감독님의 전략을 맞아떨어졌다.

최근 들어 화성은 구성재를 선봉으로 내보내고 대장으로 이제운을 내보내는 패턴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때그때마다 킬수가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매 경기 둘이 3킬 이상을 따냈다.

이번에도 1세트에 구성재가 나올 거라 예상한 감독님은 현우 형을 저격 카드로 준비했다.

빌드와 운영 역시 꼼꼼하게 살펴 준 것으로 안다.

역시 우리 감독님 최고다.

그 후의 경기를 이기면 좋지만 일단 구성재를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감독님이 원하는 판은 만들어졌다.

***

―첫 번째 경기는 박현우 선수와 구성재 선수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각각 팀에서 환국 에이스들이죠?

―나주평아에선 보통 용용전이나 용족을 저격한 마수 선수가 많이 나오는데 오늘은 특이하게도 양 팀 모두 환국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1세트 전장은 나주평야였다.

보통 용족이 많이 나오는 전장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환환전.

나주평야에서 정말 보기 드문 경기가 나온 것이다.

―양 팀 모두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나주평야는 평지형 전장으로 용족의 초반 찌르기가 강력하기 때문에 환국이 잘 안 나오는 편이었다. 초반에 흔들리기 쉽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내내 활용되었지만 이번 경기를 포함해서 딱 2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왔다는 건 서로 준비한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구성재 선수 2화통 올립니다.

―빌드 갈렸습니다! 박현우 선수 추가 화통도감이나 군영 안 올라가죠?

―2 풍운청이네요.

구성재가 준비한 건 2화통 이후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반면 박현우는, 화통도감이 완성되자마자 2개의 풍운청을 건설했다. 풍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이었다.

―구성재 선수 풍혼에 대한 대비 충분히 할 수 있죠?

―빌드 자체는 좋습니다. 2개의 화통을 올렸고 화포 연구소와 의방 지어 주면 박현우 선수의 풍혼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큰일이죠. 멀티도 한참 늦은데 말이죠.

이대로 진행되면 유리해지는 건 구성재였다.

그때였다.

―어? 박현우 선수 화차 2기 올라갑니다.

―구성재 선수 지금 병력 못 뽑죠? 2개 화통도감 전부 부속 건물 올라가고 있죠?

―큰일 났습니다. 박현우 선수 완벽하게 타이밍을 노렸네요! 연속기를 준비해 왔습니다!

나주평야는 러시 거리가 가까운 전장.

속업이 되지 않은 화차였지만 금세 구성재의 앞마당에 도착했다.

화차 하나로 둘을 당해 낼 리 없었다. 살아남은 박현우의 화차가 앞마당에 군영을 짓고 있는 일꾼을 잡은 후 본진으로 난입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구성재.

화통도감의 부속 건물을 모두 취소하며 부랴부랴 화차를 생산했지만 이미 5기가 넘는 일꾼이 잡혔다.

초반 상황에서 이 정도 피해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

“됐다!”

도 수코님이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2기의 화차가 큰 피해를 줬다. 감독님은 여전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계셨다.

중계진은 2기의 화차가 구성재 본진을 난입한 것을 감 혹은 운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상은 그것이 아니었다.

완벽히 준비된 것.

오늘 경기가 있기 전 유일하게 있던 환환전에서 나왔던 선수가 바로 구성재였다.

그때 구성재는 2개의 화통도감을 가져간 후 화차는 1기만 생산하며 확장을 빠르게 가져가는 빌드를 택했다.

2개의 화통도감에 바로 부속 건물을 붙이며 말이다.

감독님은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판단하고 구성재가 1화 차만 있는 타이밍을 노려 2기의 화차로 피해를 주라고 주문한 것이었다.

어차피 2 풍운청을 올리고 풍혼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화통도감에 부속 건물까지 올릴 여유는 없었다.

역시 감독님.

대단하다.

엄지가 절로 세워진다.

정상적인 타이밍이라면 풍혼이 날아올 때 신기전과 관측소가 마련되어 있어야 하지만 초반에 피해를 크게 받는 바람에 늦어졌다.

그렇게 피해가 점점 누적되었다.

거의 한 부대 가까운 일꾼이 추가로 잡혔다.

간신히 풍혼을 쫓아냈을 땐 이미 현우 형도 앞마당을 확보하고 화통도감 병력 생산 체계를 마련한 후였다.

어떻게든 경기를 더 이어 가려고 구성재가 노력했지만 중앙 싸움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확장을 구성재가 먼저 가져가긴 했지만 일꾼이 너무 많이 잡혀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뒤늦게 화통도감을 늘린 현우 형의 기갑 병력이 압도적으로 많을 정도였다.

―안 되죠. 초반에 너무 많은 피해를 입었죠.

―아아. 구성재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현우 형이 승리를 확정 짓는 그 순간, 그제야 감독님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

화성의 차봉은 손정웅이었다. 용족 선수로 과거 OSL 4강까지 올라갔던 선수였다.

―박현우 선수 깔끔한 경기력으로 2승을 따냅니다.

―오늘 기세 무섭네요.

하지만 현우 형을 상대하긴 역부족이었다. 박용제 해설위원 님의 말처럼 현우 형이 깔끔하게 2킬을 해냈다.

스코어는 2:0.

아주 좋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성이 중견으로 내놓은 선수는 이제운이 아닌 리틀 이제운, 박영오였다.

조금 의외였다.

박영오 마저 경기에서 져 3:0으로 밀리면 이제운의 어깨가 굉장히 무거워진다.

박영오가 이번 세트에서 승리해 줄 거라고 믿는 것인지 이제운이라면 역 올킬이 가능하다고 믿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로선 조금 이해되지 않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화승 감독님의 선택이 옳았다.

박영오는 본인의 별명처럼 미친 닷발귀 컨트롤을 보여 주며 현우 형에게 승리를 따냈다.

이제운이 보여준 동시 2부대 컨트롤까진 아니었지만 상당히 준수한 컨트롤이었다.

이로써 스코어는 2:1로 한점 따라잡혔다. 감독님이 차봉으로 동주를 선택했다.

이 출전이 동주의 데뷔전이었다.

굉장히 떨리겠구만.

이유가 있었다.

동주는 동족전, 그러니까 마마전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다음에 나올 선수는 뻔하다.

이제운.

마수전을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다행히 동주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했다.

굉장히 떨릴 텐데도 동주는 침착하게 경기를 이어나갔다.

결국 박영오를 닷발귀 싸움에서 잡아내며 화승의 대장을 끌어냈다.

잘한다! 임동주!

―화승이 벼랑 끝까지 몰렸습니다.

―벼랑 끝까지 몰려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유가 있죠.

―그렇습니다. 해당 선수가 몸을 풀기 시작합니다.

―화승의 에이스, 이제운!! 그가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대장으로 출격합니다!

============================ 작품 후기 ============================

휴.

드디어 계절학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열심히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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