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8 Game No. 138 킹 슬레이어. =========================================================================
스탯 포인트는 20개, 스킬 포인트는 3개.
언제 봐도 기분이 좋다.
스킬 포인트를 사용할 곳은 이미 정했다.
일단 레벨 4인 [양학머신]에 1개를 사용해 MAX를 찍을 생각이었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지.
난 곧바로 [양학머신]에 스킬 포인트를 찍었다.
[[양학머신]에 스킬 포인트 1을 투자하시겠습니까?]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당연히. YES!
4/5로 되어 있던 문구가 MAX로 바뀌더니 연달아 푸른 창이 떠올랐다.
[[양학머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킬을 마스터 하셨습니다.]
[개인리그 16강에 오르지 못했거나 공식전 승률이 55% 미만인 선수를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가 14% 상승합니다.]
기준이 승률 55%면 나쁘지 않다.
생각보다 많은 선수들이 50~55% 사이에 머물러 있었으니까.
프로리그에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 [양학머신]도 연계형 스킬이 있구나?!
이런 기쁜 소식이!
[스킬 [양학머신]의 연계형 스킬 [킹 슬레이어]가 생성되었습니다.]
킹 슬레이어라.
이름부터 멋있다.
이름에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대충 예상이 되었다.
[킹 슬레이어.]
[더 이상의 양학은 거부한다. 이제 목표는 왕이다. 왕을 끌어내고 내가 그 자리에 오른다.]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승률이 60% 미만인 선수를 상대할 때 모든 능력치를 10% 올려줍니다. [킹 슬레이어]는 [양학머신]과 중복 적용되지 않습니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스킬만 적용 됩니다.]
오호? 내용이 파격적으로 변했다. 설명 문구가 도발 그 자체였다.
동시에 ‘or’에서 ‘and’로 조건도 변했다.
아건 좀 아쉽네.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이 까다롭긴 했지만 아직 레벨 1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
더 레벨을 투자하면 [양학머신]처럼 or로 바뀔 수도 있겠지.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중복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
중복 적용만 되면 그야말로 사기 스킬이 되는 건데.
[집택신]에 [양학머신], [킹슬레이어]가 중첩되는 걸 잠시 상상해 봤다.
거기다 [투신]까지 쓴다면? 능력치 뻥튀기가 장난이 아니구나.
아쉽구나, 아쉬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해야지 뭐.
현재 남은 스킬 포인트는 2개.
[킹 슬레이어]의 효과에 현혹되어 남은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뻔했지만.
‘일단 스타급 센스부터 찍자.’
[스타급 센스]가 번쩍 떠올랐다.
예전부터 찍어야지라고 계속 생각했는데 계속 미뤄 왔다.
이미 미룰 만큼 미뤘다. 더 이상 미룰 순 없었다.
[킹 슬레이어]에 모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봤자 레벨 3밖에 되지 않는다.
이걸론 앞으로 개인리그에서 만나는 선수를 상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승률 7할에 우승을 한 번씩 다 경험해 본 선수들이었으니까.
어차피 지금 [킹 슬레이어]로도 프로리그에선 거의 [집택신]을 항상 켜고 경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8강과 승률 60%는 A급 선수를 나누는 기점과도 같았으니까.
진짜 [집택신] 효과가 나타나는 히어로 센터에선 더욱더 큰 힘을 발휘하겠지.
당장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더 필요한 건 [스타급 센스]였다.
그간 치른 경기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음 같아선 그사이 레벨을 올리거나 업적을 달성해 [스타급 센스]를 MAX까지 찍고 싶었다.
난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스타급 센스]에 스킬 포인트 2개를 투자했다.
환한 빛과 함께 레벨 3이 되는 [스타급 센스].
조금만 기다려라.
너도 곧 MAX로 만들어 줄 테니.
[킹 슬레이어]는 그 다음에 다시 찍어주마.
[스타급 센스]도 연계형 스킬이 있으면 좋겠다. 진짜 어마어마한 것이 나올 것 같은데 말이지.
생각보다 찍어야 하는 스킬이 많다.
[마스터리]는 언제 다 찍지?
단순 레벨 보상으로 받는 스킬 포인트로 찍으려면 레벨 수백은 되어야 한다.
생각만으로 눈앞이 깜깜해지네?
어쨌든 스킬 포인트는 일단 해결했다. 그럼 남은 것 스탯 포인트!
현재 내 스탯은 이렇다.
피지컬
속도 : 60
지상 유닛 컨트롤 : 50
공중 유닛 컨트롤 : 39
생산력 : 59
공격력 : 68
수비력 : 35
시야 : 31
밸런스 : 32
반응속도 : 52
체력 : 77%
체력이 77%인건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것이었다.
그나마 높은 체력으로 마무리 지었기에 체력 회복 속도가 빠른 것이지 거의 50%까지 썼다면 60%도 채 회복되지 않았을 것이다.
스탯창을 여는 순간 항상 하는 고민이 다시 되풀이되었다.
[투신]과 연관 된 스탯에 집중 투자해서 [투신]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이냐 아니면 약점인 수비력, 시야, 밸런스에 투자해서 균형을 이룰 것이냐.
많은 양의 스탯 포인트를 얻을 때마다 고민이었다.
침대 위에 둥둥 떠 있는 스탯창을 보며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렸다.
숫자가 그대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
으, 어렵다. 어려워.
도대체 뭘 찍어야 하지?
한참 고민하던 난 수비력에 4개의 스탯 포인트를, 시야와 밸런스에 각각 8개의 스탯 포인트를 투자했다.
집중과 균형 중 균형을 선택한 것이다.
이 선택이 제발 틀리지 않았기를.
다음 레벨 보상으로 얻은 스탯으로 수비력과 공중 유닛 컨트롤, 시야에 투자하면 이제 내가 가진 스탯 중에 30대는 하나도 없어진다.
처음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얻었을 때 보였던 스탯창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내 기억엔 시야가 그때 10이었던 거 같은데?
이 정도면 눈뜬장님 수준이다.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축구 게임할 때 속력이 30인 선수한테 나보다 느리겠네라고 했던 걸 반성한다.
도대체 그런 시야를 가지고 어떻게 게임을 했는지 모르겠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연습을 할 때 본진에 들어온 견제나 중앙 싸움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반성하자, 이승우.
이로써 오늘 해야 할 일은 모두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휴식을 취하는 것!
당장 내일 화성과의 경기가 있다.
숙소로 돌아왔을 때 감독님과 개인 면담을 했다. 그때 감독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내일 대장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어떤 경우가 있어도 이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이제운을 만날 수도 있다.
이제운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와 함께 종족 최강자로 불리는 택리와는 이미 경기를 해 봤다.
S1에 있을 때 김택윤을 상대로 연습 경기를 몇 번 해 봤었고 이영우는 프로 데뷔 후 공식전에서 2번이나 만났다.
아직 이제운은 만날 기회가 없었다.
김칫국일 수도 있지만 OSL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는 상대.
결코 기세에서 밀리고 싶지 않았다.
가장 좋은 상황은 마지막 7세트에서 만나는 것이다.
한 경기에서 50%의 체력을 쏟아부을 수 있었으니까.
히어로 센터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집택신]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
어쨌든 앞서 출전하는 우리 팀원들이 3승을 해줘야 한다.
아예 경기를 끝내 주면 더 좋고!
난 팀원들을 믿는다.
오늘 윤영태와 경기에서 체력을 아낀 건 좋은 선택이었다.
만약 50% 미만이 되었다면 내일 경기에서 출전을 못할 수도 있었다.
체력 회복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을 테니까.
당장 내일 경기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에도 오늘 스킬 사용을 자세한 건 정말 잘한 일 같다.
스킬을 사용하고 이긴 2세트를 제외한 남은 3경기의 승패는 2:1.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1경기를 더 이긴 것이다.
공군을 올킬 했을 때도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때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해냈다.
솔직히 윤영태와 전성기에서 내려온 공군 선수들을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물론 내가 공군 선수들, 그러니까 레전드 선수들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디까지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뿐이다.
당장 임주혁 선수만 해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선수였다.
박효석 선수도 마찬가지였고.
공군의 선수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리그가 구성되었을지 의문이다.
이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식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지.
휴, 이제 오늘 해야 할 일이 전부 다 끝났다. 이제 편하게 잠들 수 있겠군.
***
“온통 네 찬양 글밖에 없더라.”
아침에 일어나 부스스한 얼굴로 연습실에 나가자마자 연호에게 들은 말이었다.
연호는 부러움이 가득 담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찬양 글?”
“그래, 네 찬양 글. 어제 경기 끝나고부터 오늘까지 장난 아니게 올라왔다.”
“그래?”
어제 게시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그 밖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워낙 많았으니까. 조금 있다가 살펴봐야겠다.
“그나저나 되게 일찍 일어났네?”
시계를 힐끔 봤다.
현재 시간은 9시.
해가 쨍 하고 떠오른 지금이 일찍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일찍은 아닌 거 같은데? 더군다나 난 어제 굉장히 이른 시간에 잠에 들었다.
적어도 8시간 이상은 푹 잔 상태.
컨디션 또한 좋다.
그건 스탯이 증명해 주고 있었다.
“이게?”
“응. 어제 경기해서 오늘 푹 잠들 줄 알았거든. 감독님도 11시 전까진 깨우지 말라고 하셨어.”
연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역시 감독님이 최고다. 머릿속에 항상 팀원들 생각뿐이시다.
추가로 다전제를 치르고 나면 진이 빠져 다음 날까지 쉬는 것이 보통이라고 연호가 말을 덧붙였다.
그래? 난 지금 되게 쌩쌩한데.
체력도 어느새 100%로 회복되어 있었다.
밤새 아무 걱정 없이 푹 잤다는 뜻이지.
난 양손을 굽히며 알통을 자랑하는 자세를 취했다. 물론 나오는 건 거의 없었다.
앞으로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군. 오늘도 반성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난 지금 최고의 상태다. 아무 걱정할 필요 없다.”
“어이구?! 어련하시겠어?”
연호의 기가 차다는 얼굴을 보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곧바로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오, 진짜네?”
연호 말대로 내 글이 굉장히 많았다. 대부분 경기력을 칭찬하는 글이었다.
베스트란도 마찬가지였다.
10개 중 무려 4개나 나와 관련된 글이었다. 그중 김택윤과 비교하는 글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제목이 마음에 드는군.
김택윤과 이승우이 평행이론이라.
클릭해서 내용을 바로 확인했다.
정말 제목에 충실한 내용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김택윤이 진 로열로더를 이루었을 때와 지금 내 성적이 온갖 분석을 통해 나열되어 있었다.
이야.
나도 모르는 자료들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오히려 내가 참조해야 하라 정도로 내 경기에 대한 분석이 잘 이뤄져 있었다.
장황하게 적었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승우 짱짱맨, 그러니까 내 칭찬이었다.
흐흐흐, 기분 좋군.
다른 베스트 글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럽다, 부러워.”
언제 옆으로 다가왔는지 연호가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쭉 빼고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언제 이런 글 받아 보나.”
난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너도 곧 받을 수 있을 거야.”
진심이었다.
연호뿐만 아니라 우리 팀의 모든 사람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내 말에 연호가 피식 웃으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
이재명 감독은 항상 바쁘다.
다른 팀에 비해 아스트로는 코칭 스태프의 수가 부족하다. 보통 코치들이 해야 할 일을 이재명 감독이 하기 일쑤였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람 수가 부족했으니까.
코치들도 놀고 있는 건 아니다. 그들도 다른 팀의 코치보다 많은 양의 일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보상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마음이 조금 편할 텐데 그마저 아니었다.
월급 역시 다른 팀 코치들에 비해 적었다.
그 점이 항상 미안한 이재명 감독이었다.
지금하고 있는 건 오늘 있을 화성과의 경기에 대한 최종 점검이었다.
화성 선수들의 최근 경기와 성적, 분위기 등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있었다.
동시에 아스트로 선수들을 분석한 자료와 꼼꼼히 비교하며 오늘 경기에 대한 계획을 그려 나갔다.
‘나쁘진 않아.’
저격 카드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면 이길 수도 있다.
오늘과 이틀 후 연달아 화성과 CT를 만나게 된다.
리쌍이 버티고 있는 만만치 않은 팀들이다.
이들의 존재는 위너스리그에서 특히 더 빛이 난다. 그다음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나무전자.
역시 택뱅리쌍의 한 명인 송병호가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앞으로 치러지는 3연전이 정말 중요하다.
일명 죽음의 3연전.
현재 성적은 7승 1패.
전패를 한다고 해도 7승 4패다.
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성적이고 성적 자체만 봐도 굉장히 준수한 성적이다.
만약 4라운드도 이 정도 성적을 거둔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을 따 놓은 당상이었다.
이제 승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용이었다.
져도 된다. 질수도 있다.
다만 의미 없이 지면 안 된다.
무기력한 패배가 아닌, 배우는 것이 있는 패배면 괜찮다. 당장 힘들 수 있지만 길게 본다면 자신의 선택이 정답이라고 이재명 감독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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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입니다.
오늘이면 드디어 계절학기가 끝나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