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7 Game NO. 127 웅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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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로리그 중계를 맡은 박상철입니다.
-황동주입니다.
-한종엽입니다!
-한종엽 해설께선 오늘 갑작스레 합류하게 되셨죠?
-그렇습니다. 원래 오늘 제가 하는 해설을 하는 날이 아니었죠. 제가 듣기론 저를 제외하곤 오늘 모두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약속 하나 없는 제가 이 자리에 불려오게 되었죠. 그래도 기쁩니다. 일주일 중 하루를 더 팬분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한종엽 해설의 자폭.
-저기. 두 눈에 흐르는 건 땀인가요?
-어후. 땀이 들어 갔나보네요. 눈물일리가 없죠. 해설을 하는 이렇게 기분 좋은 날에 눈물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이들의 말처럼 원래 오늘 해설을 맡기로 했던 이는 박광춘이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오늘 해설을 나오지 못했다.
-요즘 박광춘 해설이 아주 바빠요. 해설 외에도 아주 많은 일을 하고 있거든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언제 일이 끊길 지 모르거든요? 열심히 해야죠.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도 최고의 경기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의 대결. 아주 기대되는 매치죠?
-그렇습니다. 이 두 팀이 드디어 만났습니다.
-비록 저번 경기 패배로 기세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아스트로와 초반 연패 후 연승으로 분위기를 타고 있는 웅인이 만났습니다.
6승 후 1패를 당한 아스트로.
3연패 후 4연승을 하고 있는 웅인.
어쨌든 두 팀 모두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3라운드가 시작함과 동시에 3연패를 당해 많은 이의 우려를 낳았던 웅인은 윤영태와 김연훈의 활약에 힘입어 4연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물론 아직은 부족하다.
조금 더 승을 끌어올려야 포스트 시즌을 바라볼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중요한 건 아스트로도 마찬가지였다.
연패를 이어갈 수 없다.
더군다나 오늘은 이승우가 경기에 나오는 날.
저번 경기는 이승우가 없어 졌다고 말할 수 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반드시 승리를 따내 연패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했다.
-현재 연승이 끊기긴 했지만 아스트로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거든요?
-그렇습니다. 이승우 선수가 없는 아스트로는 단팥 없는 붕어빵이나 마찬가지죠. 3라운드에 합류한 선수지만 그 어떠한 선수보다 많은 승을 거둬주고 있습니다.
-오늘 이승우 선수가 다시 합류했기 때문에 언제든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경기 아주 중요합니다.
-양 팀 모두 중요성을 알고 있어요. 아스트로에선 박현우 선수를 내보냈고 웅인에선 김진철 선수가 나왔거든요?
-프로리그에서 페이스는 김진철 선수가 더 좋지만 개인리그까지 합치면 박현우 선수 쪽으로 조금 더 기울거든요?
김진철은 OSL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MSL은 32강에 진출했지만 조 3위로 탈락하고 말았다.
반면 박현우는 OSL은 16강에서 3패로 탈락했지만 MSL에선 16강에 진출한 상황.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 단계 이상 앞선 상태였다.
프로리그만 따지면 김진철이 조금 더 낫다.
이승우의 등장으로 출전기회가 줄어든 박현우 보다 김연훈과 함께 마수 원투펀치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으니까.
-자. 첫 번째 경기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바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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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기 대결은 현우 형과 김진철의 대결이 성사되었다.
양 팀 모두 1승 카드를 낸 상황이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대결.
먼저 웃은 건 우리 팀이었다.
“좋았어!”
환한 감독님의 미소가 상황을 대신 말해주었다.
-박현우 선수 아주 좋은 경기력이 나왔어요!
-원래 아스트로의 에이스는 나였다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경기였습니다.
-아스트로에 이승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박현우도 있다는 걸 똑똑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현우 형은 아주 스무스하게 경기를 가져왔다.
김진철은 철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보통 김진철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수비력에 질려 혀를 내두르곤 한다.
아무리 공격해도 부서지지 않는 최강의 방패.
말 그대로 공격하다 지치기 일 수였다.
그런 김진철을 상대로 현우 형이 선택한 건 맹공이 아니라 함께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역발상.
하지만 제대로 통했다.
경기가 길어지긴 했지만 처음부터 판을 제대로 짰기 때문에 시종일관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잘했다.”
“형. 고생하셨어요.”
모든 팀원이 현우 형에게가 승리를 축하해주었다.
“다음 경기는 최현봉이다.”
“최현봉이요?”
최현봉이라는 말에 현우 형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졌다. 최현봉은 김연훈처럼 MSL 1회 준우승을 경험한 마수 선수.
하지만 최현봉의 무서움은 여기에 있지 않았다.
“형. 고생해요.”
“정찰 제대로 하는 거 잊지 말고.”
“일꾼 무조건 살려라. 죽는 순간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
최현봉을 상대하는 것이 왜 까다로운지.
각종 커뮤니티에서 최현봉을 부르는 별명은 쇼부봉.
방송에서 절대 언급할 수 없는 별명이었다.
일합승부를 즐겨하기 때문이었다. 나무전자의 작은 하마 박철호는 최현봉에 비하면 애기다. 애기
아무 것도 아니란 말이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일 정도?
그보다 훨씬 강력한 승부사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이가 바로 최현봉이었다.
“형. 힘내요.”
내가 할 수 있는 말도 이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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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경기는 아스트로에서 먼저 가져갔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경기. 이야. 웅인 쪽에서 제대로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이 선수가 출전하네요!
-웅인에서 차봉으로 내세운 선수는 바로 최!현!봉! 선수입니다!
박상철 캐스터가 이름에 한자 한자 힘을 주어 외쳤다. 그 정도로 최현봉의 존재는 대단했다.
승률이 좋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커리어가 좋은 것도 아니다.
준우승 1번 정도?
그럼에도 이토록 중계진에서 환대하는 이유는 최현봉이 나오는 경기가 항상 재미있기 때문이었다.
이름 석 자만으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선수는 몇 없다.
뛰어난 경기력을 가지거나 뛰어난 쇼맨십을 가지거나.
최현봉은 철저히 후자였다.
준우승을 했을 때도 그는 항상 승부를 걸었다. 마지막 결승에서 만약 운영을 준비했더라면 오히려 우승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움 마저 들 정도로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말이 좋아 승부지 매 경기 올인으로 일관했다.
보통 올인을 하는 선수를 사람들은 안 좋아한다. 누가 이기든 경기의 맥이 빠지는 건 물론이고 항상 올인만 하는 선수는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현봉은 예외였다.
모든 경기에서 승부를 던졌기에 그 자체가 스타일이 되었다.
-과연 오늘은 어떤 승부로 상대방을 무너뜨릴지 기대됩니다.
-박현우 선수도 긴장해야 해요.
-최고의 방패를 부셨는데 이번엔 최고의 창이 나와 버리네요. 도대체 어느 장단이 맞춰야 할지 모르죠. 이럼.
-헷갈리죠. 이번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자. 이러는 순간 양 선수 준비가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두 번째 경기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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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봉 선수 달려요! 달려야 최현봉이죠! 달려라 최현봉!
-마견이 미친 듯이 뛰어가네요. 내가 바로 최현봉이다! 내 이름이 바로 최현봉이다라는 걸 어김없이 증명하고 있죠.
-승부봉 어디 안가네요.
아니라 다를까.
최현봉은 이번 경기에도 올인은 선택했다.
다수 뽑은 마견으로 환국의 궁병을 줄이거나 화살탑을 짓지 못하게 방해한 후 2소굴에서 테크를 올려 뽑은 닷발귀로 승부를 보는 전략.
진짜 엄청나게 가난한 빌드이자 뒤가 없는 빌드다.
마견이든 닷발귀든 한 번 막히면 끝이다.
“야. 쟤도 진짜 꾸준하다. 꾸준해.”
감독님이 징그럽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다른 코치님들 얼굴도 비슷비슷했다.
“그러게요. 이번에도 올인이네요.”
현우 형이 해야 할 건 간단하다.
빠르게 최현봉의 전략을 읽어 방어 한 번을 하는 것.
그러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승리를 얻을 수 있다.
그 때였다.
아까 현우 형 앞마당 주변에 숨겨놓았던 마견이 움직였다.
-자. 마견 들어갑니다!
-중요한 순간이에요! 여기서 승부 갈릴 수도 있어요!
-박현우 선수 최대한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있거든요!!!
-그래도 몰라요! 상대는 최현봉입니다. 최현봉!! 그냥 다 뚫어버리는 최현봉이거든요!?
중계진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후속 마견까지 합류하니 그 덩어리가 꽤 크다.
제발. 막아야한다!
비록 마견을 숨겨놓았다는 것을 눈치채진 못했지만 상대가 최현봉이였기에 최대한 움츠려 플레이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견제를 위해 전진해야 할 궁병 역시 앞마당 쪽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라면 유리하다!
순식간에 앞마당으로 덮치는 마견.
그 기세가 굉장했다.
-붙습니다!
-이야!
-박현우 선수 정말 빠르네요!
-엄청 빨라요!!! 순식간에 일꾼 나오죠!!!
-제대로 훈련 된 일꾼들이에요. 딱딱 각이 잡혀 있는 게
전역한지 얼마 안 된 빠릿빠릿한 일꾼들인가 봅니다!!
“좋았어!!!”
감독님이 쾌재를 불렀다.
동시에 관중들의 환호성을 질렀다.
현우 형의 디펜스는 정말 완벽했다.
마치 최현봉의 마견 러시를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 빠른 속도로 일꾼을 동원해 마견이 궁병 사이로 파고드는 걸 막았다.
결국 별다른 소득 없이 물러나는 마견들.
그 사이 궁병의 공격을 받아 대다수의 마견이 죽었다.
-이러면 큰일 났죠? 마견 거의 다 잃었습니다. 반면 박현우 선수는 일꾼을 동원하긴 했지만 궁병 거의 쌩쌩해요!
-일꾼도 거의 잃지 않았습니다. 그냥 다시 철광에 붙이면 끝이에요. 반면 최현봉 선수는.
옵저버가 비쳐주는 최현봉의 본진과 앞마당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철광을 채취하는 일꾼의 숫자가 채 한 부대도 되지 않았다.
-가난해요. 정말 가난합니다.
-그 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합니다. 이거 큰일 났죠?
-큰일 난 정도가 아닙니다. 최현봉 선수가 선택한 전략은 마견으로 피해를 입히고 2 소굴 닷발귀로 끝내겠다는 거거든요? 근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어요.
-지금 뽑은 닷발귀가 전부입니다. 여기다 모든 걸 다 걸어야해요!
-그야 말로 혼을 실어야 합니다. 닷발귀가 나고 내가 닷발귀인, 혼연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가능성을 품고 날아가는 닷발귀.
하지만 지닌 힘이 너무 약했다.
마견이 아무 것도 못했다. 궁병을 줄이든 화살탑을 짓지 못하게 방해하든 둘 중 하나는 해줬어야하는데 환국에게 거의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현우 형이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뒤 이어 닷발귀가 날아온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혹시 몰라 망루까지 앞마당에 3개나 지어주는 센스.
3개의 망루는 무적이다.
이미 지나온 역사가 그걸 증명한다.
평소라면 과한 대응이겠지만 지금은 좋은 선택이다.
닷발귀가 아니라 가시귀 올인일 수도 있었으니까.
최현봉은 그러고도 남을 선수였다.
-닷발귀가 6기인데 화살탑이 8개입니다. 그 밑에 궁병도 바글바글거려요!
-그냥 막기만 하면 이긴다는 거죠! 지금 자원 아낄 필요 없습니다. 화살탑에 팍팍 투자하면 됩니다!
중계진의 말처럼 돈 아낄 필요 없다.
철이 들어오는 족족 병력 생산과 화살탑을 지어주는데 사용하고 금이 모이는 대로 테크를 올려주면 된다.
나갈 필요도 없다.
그냥 조합을 갖출 때까지 방어만 하고 있으면 된다.
급한 건 현우 형이 아니라 최현봉이었으니까.
-아. 뜻대로 풀리지 않았어요.
-본인도 압니다. 지금 들어가면 안 된다는 걸요. 피해만 누적된다는 걸요!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들어가서 컨트롤로 극복해야 합니다.
-아. 근데 그 것도 어느 정도 차이가 날 때가 가능 한거지, 지금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아까 러시를 너무 잘 막았어요!
그 순간 절반 이상의 닷발귀가 비명과 함께 공중에서 폭사했다.
-아.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 꺼져갑니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이 없죠. 최현봉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결국 무리한 공격을 펼치던 최현봉이 GG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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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바뀌었습니다.
....
이승우가 지나치게 잘생겼네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