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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26화 (126/575)

00126  Game No. 126 역대급 8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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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하 기자와 인터뷰를 한지 5일이 지났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연습 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6월 중순.

어느 순간부터 날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를 정도.

수십 대의 컴퓨터가 열을 뿜는 연습실은 그야말로 불가마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우린 불가마를 제대로 느낄 새도 없었다.

더위가 온지 하루가 되기도 전에 마음껏 에어컨을 틀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야 처음 겪는 일이라 이게 그렇게 좋은 일인지 모르지만 다른 팀원들은 기적이라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S1같은 경우 2군 연습실이 위치한 2층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었고 얼마든지 원하면 틀 수 있었으니까.

이게 그렇게 기뻐할 만한 일인가 싶어 연호한테 슬쩍 물으니 작년까지만 해도 에어컨이 있긴 하지만 트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선풍기로 근근이 버텼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별 다른 이유가 있었겠냐?

그냥 성적이 안 좋으니까 그랬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우문현답이다.

내가 멍청한 질문을 했군.

그 밖에 다양한 지원이 내려왔다.

일단 식사의 질도 좋아졌고 연습할 때나 가벼운 외출을 할 때 입을 수 있는 옷도 받았다.

이건 아주 좋았다.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우기 일 수 였던 식사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비로소 사람다운 식사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

감독님이 날 중앙에 세우고 이게 다 승우 덕이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어쨌든 나로 인해 팀원들이 혜택을 받게 되어 기뻤다.

그 결과 우리 팀의 분위기는 아주 좋다.

내가 OSL 8강과 MSL 16강에 진출해 있었고 프로리그 역시 1위를 달리고 있었으니까.

신들의 전쟁 리그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MSL 32강이 모두 끝났다.

김연훈, 정명혁, 차영화, 김우현이 속해 있는 B조에선 정명혁이 1위로 김우현이 2위로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운, 김택윤, 염우석, 형규가 속해있는 C조에선 이제운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형규가 최종진출전에서 김택윤을 꺾으며 2위로 16강에 올라섰다.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염우석은 이번에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2패로 광속 탈락하였다.

김윤호, 최태양, 어현수, 장유철가 있는 D조에선 무난하게 최태양,과 김윤호가 1,2위를 차지했다.

F조에선 김재만, 김대형이 진출에 성공했다.

정말 다행히도 현우 형 역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OSL의 탈락에도 현우 형은 흐트러지지 않았고 같은 조의 허영우르 제치고 조 1위로 올라가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H조에선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윤영태와 이재성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MSL 16강 진출자가 모두 가려졌다.

마수 5명, 환국 5명, 용족 6명으로 환상적인 비율이 완성되었다.

비율만 좋은 게 아니다.

이름값 역시 매우 좋았다.

강자끼리 32강에서 맞붙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이 떨어지면 어떡하지 걱정했던 건 기우에 불과했다.

결국 올라올 사람은 다 올라오게 되어 있었다.

이미 진출하면 어떤 선수와 맞붙는지 알게 되는 OSL과 달리 MSL은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추첨이긴 하지만 무작위로 상대를 정하는 건 아니었다.

일단 진출자를 2개의 그룹으로 나누는데 1번 그룹은 조에서 1위로 진출한 선수들이었고 2번 그룹은 조에서 2위로 진출한 선수들이었다.

그렇게 만든 두개의 그룹에서  1명씩을 추첨하여 대진표를 완성한다.

즉 OSL처럼 1위를 차지한 선수들끼린 16강에서 만나지 않는 것이다.

나와 현우 형 모두 조에서 1위를 차지했기에 16강에서 만날 확률은 없었다.

참 다행이었다.

만약 16강에서 현우 형을 만났다면 참 애매했을 것이다.

추첨 결과 내 상대는 송병호로 정해졌다.

팀원들이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대진운 한 번 끝내주는구나.

OSL에서도 육룡을 만났는데 MSL에서도 육룡을 만나다니.

그 것도 육룡 중 김택윤과 함께 가장 잘나가는 송병호를 만나 버렸다.

이 정도면 굿 같은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마나 현우 형은 나보다 상대하기 쉬운 선수를 만났다.

같은 육룡이긴 하지만 그 무게감이 조금은 떨어지는 김우현이 현우 형의 16강 상대였다.

상대적으로 송병호가 강해서 그렇지 솔직히 나나 현우 형이나 쉬운 대진은 아니었다.

보통 때라면 MSL 16강 조 추첨이 그 주의 빅 이벤트였겠지만 이번주를 그러지 못했다.

MSL의 16강 대진 추첨이 있기 하루 전 최고의 빅 이벤트가 열렸다.

바로 이영우와 정명혁의 OSL 8강이었다.

사실 여기서 만나면 안 되는 선수들 간의 대결이었다.

빨라도 너무 빨리 만났다.

전 시즌 결승 리매치 답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사람들의 기대를 보답이라도 하 듯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영우가 정명혁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보는 내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던 경기력을 선보인 두 명이었다.

가장 지루하다는 환국간의 동종전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싶을 정도로 둘은 끊임없이 치고받았다.

의미 없는 움직임이 없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도가 담겨 있었다.

치열한 심리전과 화끈한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졌다. 한 쪽이 피해를 입혔다 싶으면 채 10초가 가기 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허투루 넘길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모든 세트가 치열했다.

화차 싸움으로 이영우가 먼저 승리를 거두었고 그 다음 세트엔 1시간이 넘는 장기전 끝에 정명혁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어진 3세트엔 청룡 대결에서 이영우가 우위를 점하며 2:1로 앞서 나갔다.

이제 1세트만 더 이기면 4강 진출을 확정짓는 이영우.

하지만 정명혁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았다.

4세트에선 정명혁이 전진 훈련도감으로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승부를 2:2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세트를 주고받으며 온 5세트.

양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승부가 계속 되었다.

둘 중 한 명이 탈락해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패배한 정명혁은 8강에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정명혁에게 쓴 소리를 하지 않았다.

묵묵히 박수를 쳐줄 뿐이었다.

상대가 이영우가 아니었다면 4강에 오르고도 남을 경기력을 선보였으니까.

두 선수는 본인이 가진 전부를 온전히 쏟아부었다.

부러웠다.

나도 꼭 그런 경기를 펼치고 싶었다.

금요일에 벌어진 이제운과 김연훈의 OSL의 8강은 이영우와 정명혁의 대결과 달리 일방적인 스코어로 끝이 났다.

누가 이겼냐고?

당연히 이제운이지.

이제운이 오랜만에 폭군의 모습을 보여주며 3:0으로 김연훈을 찍어 누른 것이다.

입이 절로 쩍 벌어졌다.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력!

초반 마견 활용이 빛이 났다.

마견으로만 끝난 경기가 2경기였다.

멘탈이 나간 김연훈은 3세트에서 본인이 자신있어하는 닷발귀 싸움에서 패배하며 탈락하게 되었다.

그 순간 중계진이 오열에 가까운 함성을 내질렀다.

왜냐고?

이영우와 이제운의 4강 대진이 완성되었으니까.

리쌍록.

임주혁과 홍진우의 뒤를 잇는 최고 라이벌 간의 대결이었다.

실력만 놓고 보자면 역대 최고의 라이벌이라 해도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무슨 경기가 있을 때마다 결승급 대진이다.

여태껏 벌어진 모든 경기들이 다 그랬다.

3일 후에 벌어질 김택윤과 송병호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이 둘도 앞선 1경기처럼 실제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사이다.

당시에 3:2로 김택윤이 우승을 차지했었지.

그 후 4강에서 다시 만났을 땐 송병호가 승리를 거두었었다.

만약 내가 4강 진출을 하게 된다면 이 둘 중 한명과 만나게 된다.

산 넘어 산이라는 건 이럴 때 쓰는 표현이겠지?

눈앞이 깜깜해진다.

4강에서 김택윤이나 송병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 이영우나 이제운을 만나게 된다.

내가 무슨 RPG 게임 하는 건가?

보스 몹이 끝도 없이 나오네.

가시밭길도 이런 가시밭길이 없구나.

아니 단순 가시밭길이 아니다.

지옥불도 타고 있고 하늘에서 거대한 돌덩이가 끊임없이 떨어지는 길.

상상하는 순간 절로 몸이 부르르 떨렸다.

에잇. 모르겠다.

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고 내일 당장 있을 웅인전을 대비해야겠다.

웅인은 과거 프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 명문팀이다.

그 것도 초대 프로리그 우승팀.

물론 그 후로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역사로 따지면 웅인보다 오래 된 팀은 없었다.

역대최고의 선수라 불린 선수들이 거쳐간 팀이기도 했고.

그간 부침을 겪긴 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현재 웅인은 마수의 힘이 굉장히 센 팀이다. 즉 용족인 내가 상태하기 껄끄러운 팀이라 할 수 있겠다.

대인배라는 별명을 얻은 김영준을 시작으로 전 시즌 MSL 준우승자인 김연훈,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철벽 김진철까지.

GO 부럽지 않은 막강한 마수 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아무래도 가장 까다로운 건 단연 김연훈이다.

이제운에 3:0으로 꺾이긴 했지만 전 시즌 준우승자 출신이다.

기세가 꺾기지 않고 오히려 분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으면 끼얹었지 절대 화풀이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조심. 또 조심!

용족 역시 윤영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웅인의 가장 큰 단점은 환국이었다.

선수들의 무게부터 성적까지 모든 것이 나빴다.

종족 의무 출전제가 있는 1,2라운드와 달리 위너스리그엔 종족 의무 출전제가 없다.

그 결과 위너스리그가 펼쳐진 3라운드 내내 웅인은 단 한 번도 환국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환국 선수를 출전시키느니 차라리 상대 팀이 뻔히 예측할 수 있더라도 승률이 좋은 선수들을 계속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웅인 환국 선수들의 속마음은 아마 새까맣게 타들어 갔을 것이다.

화도 나고 억울하겠지만 어쩌랴.

여긴 프로의 세계이고 승부의 세계인데.

이번 웅인전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일단 OSL 8강에서 만나게 되는 윤영태를 만날 수도 있다.

내일 승부에서 이기게 된다면 조금 더 기분 좋은 마음으로 드림 스튜디오로 향할 수 있다.

자신감 또한 충전할 수 있고.

이 외에도 중요한 것이 있었다.

현재 히어로 센터에서 18연승 중이다.

허허.

언제 이렇게까지 쌓였지?

사실 드림 스튜디오나 히어로 센터에서 [집택신]을 얻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프로들을 상대로 20연승을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 고지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운이 좋았다.

만약 웅인전에서 2승을 거두게 된다면 [집택신]을 활성화 시킬 수 있게 된다.

[집택신]의 효과는 모든 능력치 10% 상승.

그렇게 되면 다음 주에 있을 MSL 16강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최악은 웅인전에서 패배를 당하며 연승이 끊기는 것이다.

으. 상상만 해도 싫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윤영태를 포함해 깔끔하게 2연승을 해낸 후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것이겠지?

[집택신]도 얻고 승리도 얻고.

그야말로 일석이조군!

내일을 최고의 하루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

============================ 작품 후기 ============================

내일은 프로리그 웅인전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 에피소드는 윤영태와의 8강전이군요.

OSL, MSL 프로리그까지.

다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경기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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