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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22화 (122/575)

00122  Game No. 122 PC방을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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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하는 오늘 굉장히 일찍 일어났다.

평소 출근할 때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건 오늘 매우 중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회사에서 특집 기획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다.

올 한해 데뷔한 신들의 전쟁 선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을 종족별로 1명씩 뽑아서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했다.

그렇게 선정 된 선수는 임형규, 박철호, 이승우였다.

누구 인터뷰를 가고 싶냐는 선배의 질문에 김채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이승우를 선택했다.

저번 인터뷰를 했을 때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굉장히 열정적이고 순수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때의 느낌을 다시 받고 싶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김채하가 거울 앞에 섰다.

만족스럽다.

평소와 달리 정갈한 모습.

일찍 일어나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자! 그럼 가볼까!”

힘찬 기합과 함께 김채하가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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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밥집에서 나와 이동한 곳은 근처의 한 카페였다.

특이하게도 오픈 된 공간이 아니라 방 형식의 카페였다.

인터뷰를 하기엔 굉장히 좋은 환경이었지만 여자와 단 둘이 들어오니 조금 기분이 묘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어색해질 틈 자체가 없었다.

일단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인 용족으로 선정 된 것 자체가 기분 좋았다.

인터뷰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활약을 언급하면 비행기를 먼저 태워주었다.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들에 대해 나열하는데 정말 내가 한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용족 공식전 최다 연승.

용족 프로리그 최다 연승.

위너스리그 1시즌 올킬 공동 1위.

이렇게 쭉 나열해 보니 뿌듯하구나.

질문의 종류 역시 다양했다.

S1에 있었을 때부터 가장 최근의 일까지.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알지? 싶을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이번 OSL 이야기도 물론 있었다.

8강 진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다시 생각해도 짜릿하고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난 점점 인터뷰에 빠져들었다.

어떤 질문이 와도 착실히 답했다. 내 생각을 솔직히 밝혔고 앞으로의 목표 역시 확실히 말했다.

중간 중간 사진도 찍었다.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에게 그렇게 얼어 있으면 사진 이상하게 나온다며 조금 편안하게 있으라 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불현 듯 오프닝 영상을 찍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각목처럼 굳어서 완전 어색했었는데.

이번도 마찬가지겠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래도 어쩌랴.

내 몸이 이렇게 반응하는데.

최대한 좋은 사진을 뽑아 걸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는 이것으로 모두 끝났습니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노트북과 카메라를 정리하는 김채하 기자의 표정이 밝아 보였다.

표정만 봐선 인터뷰가 잘 마무리 된 것 같았다.

큰 산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인터뷰가 끝났다는 건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다는 것이었으니까.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그럴 구실이 없었다.

이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걸까?

“제가 요즘 신들의 전쟁을 좀 배우려 하고 있거든요? 실례가 안 된다면 한 수 배울 수 있을까요? 프로게이머에게 직접 배우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아요. 바쁘시면 굳이 알려주지 않으셔도 돼요!”

순간 눈앞에 별이 번쩍였다.

실례?

그럴 리가.

무조건 콜이다!

영광은 내가 더 영광이다.

“제가 한 수 알려 드리죠!”

함께 더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우리는 곧 바로 근처 PC방으로 이동했다.

“사람이 굉장히 많네요.”

월요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PC방의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은 단연 신들의 전쟁이었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3,40대까지.

모든 세대를 어우르고 있는 게임이 바로 신들의 전쟁이었다.

내가 이렇게 인기 많은 게임의 프로게이머라니.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이야. 쟤는 되게 어려 보이는데 엄청 잘하네?

화려한 손놀림으로 신들의 전쟁을 하고 있는 아이.

기껏해야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로 보였는데 실력은 어른 못지않았다.

단순히 손이 빠르기만 한게 아니라 정확도도 높았다.

그 옆에 있는 또래의 아이들도 훌륭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문득 우리나라가 이스포츠 강국이라 불리는 이유가 PC방이 있기 때문이란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PC방이 있음으로서 유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엘리트 위주의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처음 봤을 땐 웃고 넘겼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니까.

나 역시 PC방에서 신들의 전쟁을 처음 접했다.

만약 PC방이 없었다면 신들의 전쟁 프로게이머의 꿈을 이루기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PC방이 어두운 덕인지 아니면 각자 자신들의 게임에 집중하기 때문인지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여기요!”

김채하 기자가 건네주는 카드를 받았다. 그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푹신한 PC방 의자가 내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었다.

역시 PC방 의자가 최고다.

정말 오랜만에 PC방에 오는 것...아. 아니구나. 얼마 전에 연호랑 승대랑 왔었구나.

카드의 번호를 입력해 컴퓨터를 켠 김채하 기자와 난 곧바로 신들의 전쟁에 접속했다.

“유닛이랑 건물은 다 알아요?”

“대충은 알고 있는데 완벽히는 몰라요.”

“종족은요?”

“아직 안 골랐어요. 아직도 고민이에요.”

“그러시구나.”

보통 여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종족은 용족이었다.

얼핏 보석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건물모양 때문이었다.

일단 마수는 징그럽다며 바로 거부하고 환국은 운영이 까다롭기 때문에 조금 배우다 만다.

원래 용족은 초보가 처음 시작하기에 좋은 종족이다.

타 종족에 비해 유닛들의 체력과 공격력이 높기 때문이었다.

반면 마수는 여자들이 하기 힘들다.

징그러운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컨트롤하기 너무 까다로운 종족이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단순 물량형 일 땐 아니었지만 운영형으로 바뀐 요즘 그 어떤 종족보다 손이 많이 갔다. 실제로 세 종족 프로게이머 중 평균 APM이 가장 빠른 이들이 마수 선수들이었다.

반대로 가장 느린 건 용족 선수들이었고.

빠르면 좋긴 하지만 250만 되도 용족을 컨트롤하는데 문제없다.

현재 최정상급 용족 선수인 송병호 선수 역시 손이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일단 종족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릴게요. 아시다시피 마수와...”

잠깐 말을 멈춘 난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 마견이 뛰어가는 흉내를 냈다.

“환국!”

이땐 궁병이 활을 쏘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용족이 있죠.”

마지막으로 용아가 양손을 휘두르며 공격하는 걸 흉내 냈다.

순간 내가 뭐하는 짓이지 싶었지만 김채하 기자가 웃음을 터뜨렸으니 그걸로 만족이다.

“어떤 종족부터 설명 드릴까요? 아. 그냥 말한 순서대로 마수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답은 정해져 있다.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너무 답정너였나?

먼저 마수로 종족을 골라 게임을 실행시켰다.

동시에 치트키를 써 자원을 무한으로 만들었다. 설명을 위해선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이 소굴! 가장 기본적인 건물이에요. 자원을 채취하는 건물이자 대부분의 유닛을 생산하는 건물이죠.”

마수는 다른 종족과 다르게 소굴에서 대부분의 유닛을 생산한다. 생산 방식 역시 다른 종족과 달랐다. 해당 건물에서 유닛을 클릭해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소굴에서 최대 3기까지 나오는 벌레를 통해 유닛을 뽑을 수 있었다.

즉 소굴을 충분히 확보해 벌레를 모아둔다면 동시에 엄청난 수의 유닛을 한 번에 뽑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꼭 한 유닛만 뽑을 필요 없다.

하나의 소굴에서 생성 된 3기의 벌레를 각각 일벌레, 마견, 군주를 찍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이 마수의 무서운 점이었다.

후반에 많은 소굴을 바탕으로 빠른 체제 전환을 하면 정말 정신없다.

변태를 거쳐 생산되는 가시귀와 닷발효치, 계룡을 제외하면 모든 유닛이 여기서 생산되었다.

아. 거구귀가 군영을 감염시켜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인 마인도 있구나.

마인은 혈풍과 같은 자폭형 유닛으로 굉장히 큰 피해를 주지만 경기중에 보기 힘든 유닛이었다.

용족의 이무기와 같은 유닛이라고 해야 할까?

거의 게임을 90%이상 아니 100% 이겼을 때나 나올 수 있는 유닛이었다.

“가장 먼저 4기의 일벌레와 군주 1기가 주어져요. 곧 바로 일벌레로 자원 채취 해주시고 소굴에서 생산 된 벌레로 일벌레 생산하면 돼요.”

마수의 가장 큰 특징은 일벌레를 소모해 건물을 짓는다는 점이었다.

또한 인구수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건물이 아닌 군주라는 유닛이라는 점이었다.

군주는 굉장히 중요한 유닛이다.

단순 인구수를 늘려주는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탐지 능력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고 마굴에서 수송 개발을 해주면 금와와 운룡처럼 수송선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지금이야 이동 속도가 느리지만 이 역시 소굴에서 속도 개발을 통해 향상 시킬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유닛인 마견이에요. 초반에도 무섭지만 후반은 더 무서운 놈들이죠.”

마견에게 질리게 당했다.

초반 마견 뚫기에 허무하게 무너진 적도 있었고 후반 마견 난전에 본진 건물이 쑥대밭이 되며 진적도 있었다.

특히 공속업이 된 마견은 더럽게 건물을 잘 부순다.

몇 초 놓쳤다간 모든 건물을 아작 내놓는다.

망태할배와 함께 오면 용족으로선 진짜 답이 안 나왔다.

“소굴에서 뽑을 수 있는 유닛으론 그슨대도 있죠. 이 놈은 그냥 대놓고 무서운 놈들이에요.”

그슨대는 환국 입장에서 아무 것도 아닌 유닛이지만 용족에게 있어 재앙과도 같은 유닛이다.

건물을 더럽게 잘 깨 정말 무섭다.

모르고 있다 당하면 순식간에 전면 심시티와 용광포가 뚫려 버린다.

대 놓고 땡 그슨대를 해도 용족 입장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용광포를 늘릴 수밖에 없다.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단순히 초반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마굴 이후 그슨대굴에서 가시귀 개발을 해주면 가시귀로 변태 할 수 있는데 이놈도 진짜 사람 짜증나게 만든다.

일명 연탄밭이라고 해서 용족의 진출로를 가시귀로 막아버리면 용족 입장에선 돌아버린다.

뚫으려면 탐지 기능이 있는 현룡이 기본적으로 필요한데 그슨대와 혈풍으로 보이는 족족 잡아버리면 답이 없다.

현룡의 체력은 또 왜 이렇게 적은지 몇 번  톡 치면 그냥 터져나간다.

같은 탐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군주나 해모수는 체력이 많은데 현룡은 왜 이 모양이야?

확실하다.

개발자가 용족을 싫어하는 것이.

일벌레와 군주, 마견, 그슨대가 소굴 단계에서 뽑을 수 있는 유닛의 전부였다.

조촐해 보이지만 후반까지 요긴하게 쓰이는 유닛들이었다.

여기까지가 소굴 단계의 유닛.

“닷발귀는 마굴 단계에서 광풍협곡을 지은 후 뽑을 수 있는 유닛이에요. 마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닛이죠.”

마굴 단계에서 가장 활용이 잘 되는 유닛이 닷발귀가 아닐까 싶다.

삼연타 공격을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매우 빠른 이동 속도를 지녔다.

마수전에선 거의 정석처럼 쓰이고 환국전 역시 거의 필수다.

과거엔 지금처럼 잘 쓰이지 않았지만 일명 짤짤이의 등장 이후 정석처럼 나오고 있었다.

현재 최강의 마수인 이제운이 동시 2부대 닷발귀 컨트롤을 보여주며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진짜 대단하네.

동시 2부대를 컨트롤하다니.

[투신]이 있어도 그건 못하겠다.

괜히 마수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겠지.

환국과 한 경기였는데 해모수가 나왔음에도 오직 닷발귀만으로 환국을 쓰러뜨렸다.

이렇듯 활용 여부에 따라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정상급 마수 선수가 되려면 닷발귀 컨트롤은 필 수 였다.

닷발귀와 함께 세트처럼 묶여 있는 유닛이 혈풍이다.

마견처럼 한 번에 2마리씩 나오면 자폭을 통해 강한 데미지를 입히는 유닛이었다.

아까 말한 가시귀 역시 마굴 단계의 유닛 중 하나였다.

마굴 단계의 마지막 유닛은 거구귀였다.

군영을 감염시켜 마인을 뽑게 만들어주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시야를 공유하는 마안과 기갑 유닛을 벌레로 만드는 기생충, 이동속도와 공격속도를 늦추는 녹연이란 술법을 지니고 있었다.

거의 활용되지 않지만 과거 이제운이 정명혁을 상대로 훈련도감 유닛에 녹연을 뿌려 가시귀와 마견으로 잡아먹은, 말도 안되는 컨트롤을 시전 시킨 적이 있었다.

허허.

괴물이네. 괴물.

여기까지가 마굴 단계의 유닛이고 마굴을 진화시킨 군락단계의 유닛으로 가장 먼저 소개할 건 닷발귀를 변태 시켜 만드는 닷발효치와 계룡였다.

닷발효치는 지상 공격만 할 수 있는 공중 유닛으로 긴 사거리와 강력한 공격력을 지녔지만 나올 때마다 사용자에게 패배를 안겨주는 경우가 많아 효필패라고 불리기도 했다.

계룡은 닷발효치와 반대로 공중 공격만 할 수 있는 공격 유닛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1편더!

설명 부분만큼 용량을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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