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8 Game No. 118 하늘의 왕자. =========================================================================
-이승우 선수 나오죠.
-확실히 병력이 빠르게 조합 됩니다.
-그만큼 자원을 빠르게 확보했거든요! 김윤호 선수 입장에선 이 공격이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질 겁니다.
그 순간 7기의 발업 된 용아가 본진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전장을 배회하고 있는 2기의 흑완과 합류했다.
한 덩이로 뭉친 용족의 병력이 향한 곳은 11시 멀티 쪽이었다.
-그슨대 분리시켜놓고 발업 용아가 달리는 리듬이 정말 정말 좋네요!
마수가 방어해야 하는 지역은 총 2군데.
이게 뭐가 그리 어렵겠냐고 하겠지만 문제는 앞마당과 본진의 거리가 상당하는 것이었다.
비비와 흑완 때문에 김윤호의 병력을 둘로 찢겨 있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윤호가 초반 피해를 입고 이승우가 배를 잘 짼 덕에 한 타이밍 이상 빠르게 공발업 용아가 튀어나왔다.
정상적인 타이밍이었다면 많은 수의 그슨대로 용아를 쫓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김윤호의 첫 번째 위기였다.
-지금 11시에 뭐 있죠?
옵저버가 곧바로 화면을 비췄다.
11시에 있는 건 가시 촉수 하나와 그슨대 몇 기가 전부였다.
심시티로 막아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용족의 모든 병력이 11시로 집중되었다.
가장 먼저 비비가 시야를 밝히며 하늘에 떠 있는 군주를 공격했다.
그슨대가 비비를 때리는 사이 어느새 도착한 용아와 흑완이 그대로 그슨대를 덮쳤다.
달려든 용아의 숫자는 2기가 더 합류해 총 9기였다.
-자. 싸우죠!!!!
-군주!!! 도망가야죠!
-흑완을 막기 위해선 그슨대들이 분리되어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아! 정말 좋은 타이밍에 그슨대가 도와주러 왔구요!
-네. 그슨대가 왔습니다만 아직까지 흑완 살아서 썰고 있어요!!
-하촉. 하촉! 하촉만 건설시키고!
-이야!
-일단 막아낸다면 용족이 병력 손해가 있기 때문에.
-그렇죠. 일단 막아내면 괜찮은거죠. 지금 이건 김윤호 선수가 잘 막았다고 봐야 하는 거에요.
-가시촉수 아직 살아 있구요!
중계진은 김윤호가 잘 막았다고 말했지만 그들이 놓친 것이 있었다.
겉으로만 보기엔 많은 그슨대로 용아를 잘 막아낸 것처럼 보였지만 이미 이승우는 실속을 모두 챙긴 상태였다.
용아가 그슨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함께 난입한 흑완이 쫓은 건 일벌레였다.
전투를 벌이는 사이 흑완은 8기의 일벌레를 썰어버렸다.
이 정도면 거의 멀티를 마비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상황은 여전히 이승우가 좋았다.
이미 본진에 제단을 늘린 이승우가 본격적으로 중앙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비비 역시 꾸준히 공중을 누비며 김윤호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중앙을 배회하던 용아가 다시 11시로 돌진했다.
방금 전보다 2배가량 많은 숫자였다.
김윤호의 그슨대가 부랴부랴 용아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이 자체가 주도권을 뺏겼다는 뜻이었다.
지금 전장을 장악해야하는 건 그슨대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승우의 움직임에 그럴 수 없었다.
-2차 공격 들어갑니다.
-누적 데미지를 조심 해야해요. 김윤호는.
-한번은 막았습니다만 다시 한 번 때린 데 또 때리면 그 만큼 아플 수밖에 없는 거죠!
-에. 그리고 발업 용아과 비비들이 발휘하는 시너지 자체가 참 좋아요. 용아의 공격력의 워낙 무시무시하다보니까 그슨대가 용아들을 때려줄 수밖에 없을 때 비비들이. 에. 공중에 군주들이 있으면 공짜로 먹어준다는 거죠.
-이야! 일단 다시 또 밀어냅니다.
김윤호도 쉽게 당하진 않았다.
이승우 역시 이번엔 용아를 다 잃을 때까지 싸우지 않았다. 용아 2기만 내어주고 뒤로 물러났다.
물론 군주를 비비로 잡아내며 이득을 챙기긴 했다.
매우 답답한 상황임에도 김윤호는 꾹 참으며 방어에 전념했다.
그리고 역전을 위한 비수를 몰래 갈기 시작했다.
-이 쪽에 있는 군주가 혈풍 밖에 없었는데 적극적으로 비비로 잡아내지 않은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구요.
-김윤호 선수가 11시 쪽의 공격.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러면서 두 번이나 막아줬단 말이네요.
-네네.
전현석 캐스터가 드라마 명대사를 성대모사를 얹어 하자 엄재웅 해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전현석 캐스터는 이미 경기에 푹 빠져 있었다.
-자. 그리고 나서 비렴 들어갑니다. 비렴까지 함께 포함이 된 병력들!
-아까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단순 용아가 아닌 비렴이 함께 하거든요? 심시티 믿고 싸웠다간 천벌에 다 녹아요!
그때였다.
뛰쳐나오는 물러가던 그슨대 중 몇이 그 자리에 잠복을 했다.
-김윤호 선수 잠복 개발했죠! 중앙에 그슨대 6기가 잠복을 합니다.
-저건 뭐냐면 비렴 잡겠다는 겁니다. 비렴이 용아보다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든요? 뒤로 쳐질 수밖에 없어요. 그럼 특공대 그슨대들이 비렴을 잡고 빠지겠다는 거에요.
-비렴을 잡으면 좋겠지만 천벌만 빼먹어도 성공입니다!
역시 브레인이라는 별명답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수를 꺼내들었다.
몇몇 사람들은 굉장히 답답해할 것이다.
어차피 저렇게 계속 피해 입을 거면 차라리 가시 촉수를 더 짓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아니면 가시귀를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런 의문을 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김윤호는 지금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윤호가 선택한 빌드는 촉수를 최소화하면서 그슨대 물량으로 비비와 공발업 용아의 견제를 막아내고 역으로 압박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운영이었다. 하지만 이승우가 한 타이밍이 빠르게 확장을 가져감과 동시에 예상보다 빠른 진출로 일꾼을 대량 잡아내며 하나의 멀티를 마비시켰다.
김윤호로선 원하는 만큼의 그슨대 물량을 쏟지 못하니 이리 흔들리는 양상이 나오고 만 것이다.
이처럼 그슨대 뽑을 자원도 빡빡한데 가시 촉수를 지으라고?
생각보다 가시 촉수는 비싸다.
일단 촉수 건설비용에 철 75가 들어가고 촉수를 가시 촉수로 변태시키는데 다시 철 50이 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처음 촉수를 지을 때 일벌레 1기가 들어가지 않는가?
건물을 짓지 않았다면 채취하였을 자원까지 고려해야한다.
그럼 거의 200이 넘는 철이 가시 촉수 하나에 투자 된 것이다.
나눠 생각해보면 작은 금액이지만 실제로 굉장한 자원을 쏟는 것이다.
더군다나 1개의 가시촉수론 수많은 용아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없다.
적어도 2~3개를 지어줘야 하는데 이 자원이면 거의 소굴 2개나 그슨대 8기를 뽑을 수 있는 자원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가시촉수보다 컨트롤하고 공격도 갈 수 있는 병력을 뽑는 것이 더 나았다.
애초에 2인용 전장에선 가시촉수를 많이 짓는 빌드를 선택할 수 없다.
이런 건 6소굴 운영을 할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
심시티로 무난히 4개의 금광을 확보할 수 있는 타 전장과 달리 태백산맥은 중립 확장까지 먹어야 4개의 금광을 가져갈 수 있다.
그마저 쉽지 않다.
동선 역시 너무 멀어 방어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이승우는 그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운영을 택한 것이었다.
가시귀 선택은 더욱 더 말이 되지 않는다.
그슨대 굴은 그슨대의 사정거리와 이동속도 개발을 위해 빡빡하게 돌아갔다.
가시귀를 개발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설사 시간이 있다하더라도 지금 가시귀를 뽑는 건 용족에게 경기를 내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설프게 한 두기 가시귀를 조합해봤자 비렴의 천벌에 찢기고 말 것이다.
차라리 그 자원과 시간에 그슨대를 더 생산하는 것 좋은 선택이었다.
-자. 이승우 선수 아직 모르죠.
-이러면 기회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마지막 한 방이 남았어요!
김윤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용아가 지나가는 순간 중계진이 엉덩이를 들썩였다.
일단 그림은 김윤호가 원하는 대로 그려지고 있었다.
용아가 다 지나가고 비렴이 지나가는 순간.
-구릉.
잠복하고 있던 그슨대가 일제히 일어났다.
그리고.
-팟팟팟.
-비렴을 향해 일제히 공격을 퍼붓습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비렴!!!
-자! 비렴! 비렴!! 비렴!!!
-어쨌거나 그슨대 몇 기 안되는 상황에서 비렴의 천벌을 낭비하는 것이 아깝기도 하거든요? 에. 용족 입장에선.
-비렴을 잡아주느냐? 못 잡아주느냐? 김윤호 선수에겐 중요한 순간입니다.
뒤늦게 앞서갔던 용아가 돌아와 비렴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김윤호의 컨트롤이 빛을 발했다.
-어. 그렇죠! 천벌 진짜 잘 피했죠!
-으어! 그렇죠!
-이야. 대박!
-와!!! 이건 진짜!
-비렴 다 잡았죠!
천벌을 빼먹는 것도 모자라 모든 비렴을 잡아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겨우 6기의 그슨대로 해낸 일이었다.
김윤호의 놀라운 판단은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아. 용아가 너무 많아요! 비렴이 없어도 그냥 다 밟고 지나갑니다!
비렴이 없음에도 용아는 진군을 멈추지 않았다.
비렴이 없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비렴이 없이 끝까지 싸우는 건 무리였다.
일벌레에 피해를 주긴 했지만 몰려드는 그슨대의 기세에 물려 뒤로 물러났다.
-또 막아냈습니다!
-수비! 수비! 수비! 수비가 되고 있어요!
-김윤호 선수 정말 악착같이 막아내네요!
역전의 발판이 마련되었긴 하지만 아직 완벽히 좋은 건 아니었다.
이승우도 철광 확장 지역을 가져가며 세를 더 불리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중간 철광 지대까지 확보하며 7개까지 소굴을 늘리며 조금씩 따라가고 있었다.
아까전보다 훨씬 희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때 이승우가 다시 병력을 모아 나왔다.
-이번 전투가 중요합니다. 만약 이번까지 막아내면 정말 몰라요!
-그슨대 다시 돌아가죠! 비렴 노리죠!
이번에도 비렴의 천벌을 빼먹으며 잡아냈지만.
-용아 많아요! 오히려 그슨대가 샌드위치 당하는 모양이 되었죠!
-결국 이렇게 되네요.
-때린데 또 때리니까 진짜 아프네요!
-결국엔 이승우의 용아에게, 끊임없이 몰아치는 용아에게 무릎을 꿇는 그림입니다.
-역시 남자는 삼세번! 세 번째 공격에 11시를 뚫어버리네요!
-입이 쩍 벌어집니다. 입이 쩍!
전 진출보다 용아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꾸준히 일벌레 피해를 받은 김윤호와 달리 이승우는 단 한 번도 자원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순간 김윤호가 막아내며 역전을 해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샌드백처럼 매달려 파상공세를 받아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계속 된 펀치에 결국 샌드백이 터졌다.
쑥대밭이 된 11시.
일벌레의 피해도 피해였지만 군주가 찢기는 것도 피해가 컸다.
간신히 소굴을 지키며 용아를 몰아내긴 했지만 막아도 막은 것이 아니었다.
-오늘 이승우 선수 정말 최고의 모습입니다! 어머니의 힘이 이 정도로 위대한 것인가요?!
-그토록 바라던 완성형 용족이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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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역시 내가 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병력이면 병력, 자원이면 자원 모든 것이 내가 크게 앞서고 있었다.
아까 잠복 그슨대가 있을 땐 진짜 놀랐다.
비렴이 잡혀 순간 고민했다.
지금 들어가도 될까?
비렴 없는 용아는 그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고민은 짧았다.
무한 [투신]이 있는데 뭐가 두려우랴.
이미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혀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예상대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혹시 모를 가시귀 드랍에 대비해 멀티마다 용광포를 충분히 지어놓은 상태였다.
사람은 학습의 동물이다.
얼마 전에 당한 걸 또 당할 순 없었다.
김윤호도 탈락이 아쉬워 나가지 못하는 것이지 아마 자신이 졌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 끝내기는 무언가 아쉽다.
생각해보니 그때 내가 김윤호만 이겼으면 2승 1패로 깔끔하게 진출할 수 있었다.
가시귀 드랍으로 나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준만큼 돌려주고 있었다.
그 순간.
그래. 바로 그거야!
딱 좋은 유닛이 생각났다.
흐흐흐.
생각하는 것만으로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유닛.
하늘의 왕자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지만 어떤 종족전을 만무하고 평상시엔 절대 볼 수 없는 전설적인 유닛!
그 유닛의 이름은 바로 이무기였다.
============================ 작품 후기 ============================
사실 모든 유닛에 대해서 1번씩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독자분들이 이 글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하루에 1편씩 본다는 것이었죠.
유닛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 분량 늘리기처럼 보일 것 같아 1번씩만 하고 자제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원하시면 조만간 에피소드를 준비해 유닛에 대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