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17화 (117/575)

00117  Game No. 117 복수혈전.  =========================================================================

****

“오늘 경기력 진짜 좋다. 어머니 오셔서 그런가?”

어째 나보다 도 수코님이 더 신나신 것 같다.

벌겋게 상기 된 얼굴로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는 도 수코님이셨다.

“침착하게 해라. 침착하게. 한 경기만 더 잡아내면 8강에 갈 수 있다.”

일단 도 수코님부터 진정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하긴 현우 형의 탈락이 확정 된 이상 우리 팀에서 개인리그 일정이 남은 건 나 밖에 없다.

이미 MSL은 16강에 진출을 한 상태.

김윤호를 잡으면 OSL 역시 8강 진출을 하게 된다.

김칫국 마시는 거라 할 수 있지만 솔직히 무난히 8강에 진출 할 것 같다.

[어머니의 은혜]는 정말 위대하다.

눈에 띄게 경기력이 좋아졌다.

어째 좀 중의적인데?

버프도 대단하고 실제 엄마의 존재도 컸다.

경기 시간 내내 [투신]이 사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방심은 절대 하지 않는다.

방심에 무너지는 멍청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경험은 한 번으로 족했다.

8강에 진출하게 되면 내 상대는.....흠. 아직 안정해졌구나.

B조의 1위와 하게 되는데 정명혁, 윤영태, 김재만 중 한 명과 붙게 된다.

오호에 육룡에 삼김까지.

아주 골고루 남아있구나.

누가 올라오든 쉬운 상대는 아니구나.

솔직히 김재만은 피하고 싶다.

마수와 오전제를 펼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었다.

막말로 마수가 땡 그슨대만 내내 해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날빌러]로 알아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정명혁이나 윤영태에겐 내가 그런 압박을 심어줄 수 있으니 차라리 괜찮을 것 같았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연달아 펼쳤잖아. 이번에도 또 그렇게 할까 싶겠지만 그걸 아예 배제할 순 없거든? 아마 임형규처럼 마견숲을 먼저 짓는 플레이를 할 거야. 전장 자체도 2인용이니 되게 불안불안 할 거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반대로 네가 배를 째는 플레이를 해도 괜찮고 아니면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움츠리게 만들어도 괜찮아. 단 올인보단 압박을 준다는 생각으로만 움직이고.”

프로게이머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 수코님의 게임을 읽는 눈은 좋았다.

한 눈에 지금의 상황을 분석해냈다.

이번 전장은 태백산맥.

2인용 전장이기에 마수가 타 스타팅을 먹는 6소굴 운영을 할 수 없다.

정찰 역시 변수 없이 한 번에 된다.

몰래 건물을 어디다 지을 수도 있다.

실제 그렇게 짓지 않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이미지만 상대에게 심어줘도 절반의 성공이었다.

오늘 재경기를 생각하고 준비한 전략이 있다.

도 수코님의 말씀처럼 김윤호는 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는 걸 계속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마음 같아선 배제하고 싶겠지만 막상 그렇게 할 수 없다.

자기가 지면 내가 2승으로 8강에 진출하니까.

더 이상 재경기는 없을테니 최대한 안전하게 하고 싶겠지.

그걸 역으로 노릴 것이다.

거기에 더해 용안 1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오늘 김윤호의 뼛속 깊이 각인 시켜줄 생각이다.

오늘 꿈속에 나타날 만큼 말이다.

“이승우 선수 바로 다음 경기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어차피 2승을 거둔 1명만 8강에 올라갈 수 있기에 승자가 연달아 경기를 펼친다.

평소라면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은혜]가 든든히 뒤를 받쳐주고 있는 상황.

얼마든지 연달아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손목을 푼 후 곧바로 부스로 올라갔다.

이제 상대하게 되는 선수는 김연호.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깔끔하게 2승으로 8강에 진출한다.

승부를 질질 끌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조건 이긴다.

****

“윤호야. 정찰 꼼꼼히 하고. 조심해라.”

“알겠습니다.”

우승자 출신인 김윤호 또한 긴장하긴 매한가지였다.

MSL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OSL에선 최고 성적이 4강이다.

한 번 우승해본 선수들에게 사람들이 거는 기대는 생각보다 크다.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슬럼프가 오는 선수들도 있었고 아예 무너지는 선수들도 있었다.

김윤호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잘 견뎌내고 다시 손에 꼽히는 마수 선수가 되었다.

‘이대로 무너질 순 없지.’

김윤호가 입술을 굳게 닫았다.

16강 탈락?

우승자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재경기 상대는 신인 중의 신인.

이번 시즌이 첫 개인리그 참가일 정도로 햇병아리다.

그렇다고 방심하진 않는다.

둘의 경기력이 방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긴다.’

2승으로 8강에 진출하는 건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김윤호는 생각했다.

****

-자. 마지막 재경기가 될 수도 있는 경기가 이제 막 시작 되었습니다.

-양 선수의 상대전적은 1:1로 동률입니다. 프로리그에서 이승우 선수가 승리를 거뒀고 OSL에선 김윤호 선수가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경기로 한 선수가 치고 나가는 거죠.

-이승우 선수 기세가 무섭습니다. 파죽지세로 임형규 선수에게 2연승을 따냈거든요?

-그간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왔던 마수전이었기에 더욱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우 선수 1시에 위치해 있구요. 김윤호 선수 반대편인 7시에 위치해있습니다.

-저번 맞대결에선 김윤호 선수가 승리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거든요?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오늘 이승우 선수 보통 아닙니다.

-사실 저번에 이겼을 때도 쉽게 이기지 못했어요. 거의 졌었거든요? 가시귀 2기가 경기를 뒤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첫 번째 용안 밖으로 나갑니다.

-타이밍을 봐선 전진 건물이 아닌 앞마당에 솟대를 지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영 해설의 말처럼 앞마당에 솟대를 짓는 이승우.

솟대를 지은 용안은 곧바로 7시 쪽으로 정찰을 떠났다.

-조금 빠르게 정찰을 가네요.

-견제를 하겠다는 거죠!

-오늘 용안 움직임 좋았거든요! 악마의 용안입니다. 악마의 용안!

악마의 용안.

현재는 온게임TV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박용제 해설의 프로게이머 시절 별명이었다.

박용제는 용안을 정말 잘 썼다.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건설하고, 기껏해야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용안이 사람을 그렇게 짜증나게 만들 줄이야.

박용제는 용안을 단순히 정보를 가져다주는 정찰용으로만 사용하지 않았다.

또 하나의 공격 유닛으로 생각했다.

마수가 건물을 짓는 것을 방해하고 환국의 철광 사이에 솟대를 지어 그 사이에 일꾼을 끼이게 하는, 당하는 이로 하여금 양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파렴치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박용제 이전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니 생각을 했더라도 굳이 실천을 하지 않았다.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니 차라리 다른 컨트롤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용제가 모든 걸 엎어놨다.

용안 1기로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이후 용안 견제는 모든 용족 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되었다.

항간엔 비매너라는 말도 있었지만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그 정도는 허용 되어야 한다는 반박도 많았다.

그런 논란 덕이었을까?

박용제의 견제는 매너 솟대라는, 실제 상대가 느끼는 것과 정반대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예상대로 김윤호 선수 군주 뽑고 바로 마견숲 가져가죠.

-앞선 경기를 보니 뭘 할지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든 거죠. 프로리그에서도 과감한 러시로 1승을 챙겼거든요? 김윤호 입장에선 어쩔 수 없습니다. 지레짐작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겠다는 겁니다.

-그 사이 용안이 마수의 앞마당에 도착했습니다.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앞마당 확장을 위해 본진에서 내려오는 일벌레 1기.

앞마당에 소굴을 펴려고 했지만.

-아. 방해 받죠.

-처음부터 피해 받고 시작하네요!

마견숲을 짓지 않고 12일꾼에 앞마당을 펼쳤다면 용안이 도착하기 전에 앞마당 소굴이 건설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견숲을 먼저 지은 상황.

그로 인해 타이밍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피해를 받게 되었다.

-아. 처음부터 앞마당 늦춰지네요.

-진짜 악마 같네요! 뒤로 뺐다가 소굴 지으려고 하면 다시 달려들고.

결국 본진에서 1기의 일벌레를 앞마당 쪽으로 더 보내는 김윤호.

기 싸움에서 밀렸다.

그 순간.

-우와!!!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승우 선수 오늘 물올랐어요.

-이러면 김윤호 선수 초반부터 굉장히 기분 나쁘죠.

2기의 일벌레를 확인하자마자 소굴이 지어질 자리에 솟대를 건설하는 이승우였다.

솟대를 치우고 확장을 가져가면 타이밍이 늦어진다.

울며 겨자 먹기로 11시 지역의 확장을 가져가는 김윤호.

아마 앞마당의 솟대를 제거한 후 그 곳에 소굴을 가져갈 것이다.

김윤호가 어떤 전략을 준비해왔는지 모르지만 이승우의 견제 때문에 강제로 3개의 소굴을 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본인의 빌드와 전략을 준비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상대가 준비한 것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발 나아가 상대의 빌드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강제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상황은 없었다.

지금 이승우는 그걸 완벽히 해냈다.

3개의 소굴이 지어진 이상 지금 당장 공격을 들어올 수가 없었다.

-이미 정찰로 모든 것을 확인한 이승우 선수 굳이 용광포를 빨리 지을 필요가 없었죠. 용무관도 없이 신전 먼저 가져갔습니다.

-오히려 마수보다 확장이 빠르네요.

그 후로도 지어진 용광포의 숫자는 겨우 1개.

초반 그슨대의 압박을 전혀 받지 않고 테크에 투자한 용족의 힘을 어마어마했다.

앞마당에 솟대를 지은 용안의 활약은 계속 되었다.

본진과 11시 확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정보를 계속 제공해주었다.

4기의 마견이 뒤를 쫓았지만 용안을 잡을 수 없었다.

마치 약이라도 올리듯 4기의 마견 사이에서 현란한 무빙을 보여주며 계속 정찰을 했다.

중간 중간 자원을 채취하는 일벌레를 공격하며 김윤호의 신경을 긁기도 했다.

그런 용안이 잡힌 건.

-비비가 벌써 뜨네요.

비비가 생산 된 후였다.

용안은 모든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철 50원의 열 배 이상은 해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 타이밍 빠르게 나온 비비가 김윤호의 군주를 사냥했다. 용안이 빨리 잡혔다면 정찰을 위해 곧장 본진으로 날아갔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먼저 본진 주변에 있는 군주를 잡아내는데 열중했다.

만약 용안에 정찰을 해내지 못했다면 곧 날아오는 혈풍 탓에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일단 비비와 흑완을 한 차례 쓰네요.

-자신의 본진 주변의 군주를 다 제거했기 때문에 동시에 방어도 되거든요?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비비와 흑완의 조합은 상당히 뛰어나다.

탐지 능력이 있는 군주를 잘 잡는 비비와 은신 능력을 갖추고 있는 흑완.

강한 공격력 덕에 탐지만 당하지 않으면 짧은 시간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이 흑완이었다.

과거 김택윤이 마영찬을 잡고 우승을 했을 때 썼던 조합이기도 했다.

비비와 흑완이 분주히 전장을 돌아다니며 빈틈을 찾았다.

김윤호도 만만치 않았다.

소수지만 그슨대를 배치하며 흑완의 난입을 막아냈다.

이승우는 무리하지 않았다.

흑완이 전장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마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다. 괜히 무리해서 잡힐 필요는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2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