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15화 (115/575)

00115  Game No. 115 형규야. 또 만났네?  =========================================================================

****

손이 완전히 풀렸다.

버프의 영향인지 몸이 가벼웠다.

그래서일까?

평소보다 공격적인 빌드를 선택하기로 했다.

형규와의 대결에서 선택한 빌드는 본진 2제단이었다.

먼저 칼을 뽑아드는 빌드.

사실 이 빌드는 그리 좋은 빌드가 아니다.

7~8년 전부터 거의 쓰이지 않는 빌드다.

이유는 하나.

마수가 대처를 너무 잘하기 때문이었다. 막히고 나면 용족이 할 것이 없어진다. 그래서 현재는 사장 된 빌드였다.

이 빌드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나 역시 방송경기 경험이 부족한 신인이지만 그건 형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연습 경기를 했을 때도 이런 초반 찌르기에 허무하게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형규라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재경기다. 재경기.

3명 중 2명이 올라가는 여유로운 재경기가 아니라 1명 밖에 살아남지 못하는 살벌한 재경기.

당연히 도박수보단 무난한 빌드를 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피해를 줄 수 있다.

나에겐 무한 [투신]이 있지 않은가?

한 기 한 기에 영혼을 실을 수 있다.

[투신]과 용아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아. 이건 아니구나. 어쨌든 용아와 용안의 조합으로 앞마당에 촉수가 건설되는 걸 방해하며 꾸준히 피해를 준다.

용아가 끊임없이 내려오면 압박 받은 마수는 오버해서 마견을 찍을 수밖에 없다.

컨트롤로 마견을 갉아먹고 끝내버려도 되고 용아를 계속 찍어 압박하다가 앞마당을 가져가도 된다.

후자의 경우라고 해서 불리한 건 아니다.

원하는 대로 용아 압박을 주는데 성공했다면 마수는 가난하다.

일벌레와 소굴에 투자해야 할 돈을 마견에 쏟아 부어야 했으니까.

그 후에 몰아닥칠 올인성 마견 러시만 잘 막아내면 충분히 유리하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전장도 괜찮았다.

운명의 갈림길은 앞마당에서 외부로 나가는 입구가 넓다. 또한 본진 입구가 언덕이 아닌 평지로 구성되어 있다.

컨트롤 여하에 따라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빌드다.

일단 주목적은 본진 2제단으로 경기를 끝내는 것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빌드를 사용함으로서 형규의 멘탈을 흔드는 것에 있었다.

****

-이승우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본진 2 제단을 꺼내듭니다.

-강심장이죠. 강심장! 컨트롤에 자신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빌드입니다. 요즘 용족들이 1제단 플레이나 앞마당에 용광포를 지으며 신전을 가져가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게 가장 안정적이거든요. 용족이 이길 수 있는 길이거든요. 반대로 본진 2제단 플레이가 사장 된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거 요즘 안 통하거든요? 근데도 썼다는 건 자신이 있다는 겁니다! 자신이!

이승우의 선택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본진 2제단을 방송에서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이도 저도 아닌 빌드가 될 수도 있다.

용족의 팬들은 그걸 걱정하고 있었다.

본진 2제단은 99제단보다 부유하지만 공격력은 약한 빌드.

어차피 2제단을 올렸다는 건 초반에 반드시 피해를 입히겠다는 뜻이다.

애매하게 뒤를 바라보는 본진 2제단 보다 차라리 화끈하게 99제단을 선택하여 모든 걸 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이승우를 응원하는 이들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프로리그에서 이승우 선수가 임형규 선수를 99제단으로 이긴 적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이승우 선수가 용아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때도 화끈하게 용아로만 승부를 결정지었었거든요?

-임형규 선수도 그때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평소처럼 12일꾼에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군주를 뽑고 마견숲을 지었네요. 혹시 모를 초반 공격을 대비하겠다는 겁니다.

임형규의 대처도 좋았다.

곧바로 앞마당을 가져가지 않고 마견숲을 지은 후 앞마당을 가져가는 것.

보고 맞춘 것이 아닌 본능적인 감에 의한 선택이었다.

일단 본진 2제단에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는 일은 없어졌다.

-이승우 선수 첫 번째 용아 숨기죠. 모아서 가겠다는 겁니다.

처음부터 용아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

1기의 용아는 약하다.

딱히 컨트롤도 할 수 없기에 급히 생산 된 마견에 잡힐 수밖에 없다.

모아서 용아의 힘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도 있었고 마수가 벌레를 남기지 않고 일벌레를 다 찍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벌레가 없다면 아무리 자원이 많아도 마견을 찍을 수 없었으니까.

잠시 후.

3기의 용아가 모인 이승우는 곧바로 본진을 박차고 나갔다.

용안 뿐이 아니었다. 2기의 용안과 함께였다.

정찰을 나가있는 용안까지 총 3기의 용안.

3기의 용아와 3기의 용안.

초반 찌르기에 확실히 힘을 준 모양새였다.

-임형규 선수 눈으로 봤습니다. 이제 방어해야죠.

-사실 본인도 고개를 갸웃 할겁니다. 이게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본진 2제단? 너무 꼬으면 안됩니다. 보는 그대로 판단 해야해요. 괜히 뭐 있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다간 본인이 혼란에 빠집니다.

이승우의 전진을 눈치 챈 임형규가 곧바로 앞마당에 촉수를 건설해주었다.

가시 촉수로 변태하는 도중 도착한 용아들.

-붙습니다!

-아! 좋아요. 잘 막아내고 있거든요? 시간만 끌면 되요. 곧 가시 촉수 완성됩니다. 그러면 충분히 막을 수 있거든요?

-이승우 선수도 대단합니다. 무빙이 좋아요. 뒤로 살짝 살짝 빼주면서 마견 다 잡아먹고 있거든요?

두 선수의 컨트롤이 빛을 발했다.

막아내는 임형규도 대단했지만 이미 마수가 눈치 채고 가시 촉수와 추가 마견까지 생산하며 방어에 집중하고 있었음에도 기어코 마견 수를 줄여주는 이승우가 더 대단했다.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아니. 마견이 한 부대가 있고 가시 촉수까지 있는데. 그걸 들어가서 피해를 주네요!

-이걸 누가 들어갑니까? 오늘 이승우 선수니까 들어가는거에요!

-평소 같았으면 그냥 물러났을 수도 있어요. 근데 오늘 날이 서 있거든요? 가는 날이 장날인데 뭐라도 사와야죠!

-정말 컨트롤이 살아있습니다!

이승우의 움직임은 그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시 촉수의 사정거리가 닿지 않는 곳에 용아를 밀어 넣어 철을 채취하고 있는 일벌레를 한 기 더 잡아내는 성과를 가져왔다.

더 이상 무리는 하지 않았다.

전진 된 용아를 뒤로 빼며 금을 채취하는 이승우.

임형규 역시 소굴을 마굴로 진화시키며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

첫 용아 러시는 막혔다.

하지만 아예 성과가 없던 건 아니었다.

이미 가시촉수를 하나 건설하게 했고 마견을 한 부대 이상 생산하게 했다.

그 자체가 고스란히 피해다.

한 부대의 마견은 원래 일벌레가 되었어야 할 운명이다.

현재 형규는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마 내가 용아를 더 모아 러시를 올 것이라 생각하겠지.

왜?

연습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프로리그에서도 그렇게 했으니까.

추가 생산 된 마견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정찰을 하거나 내가 앞마당을 먹지 못하게 방해하는 정도?

하지만 의미 없는 움직임이다.

당장 앞마당을 가져갈 생각은 없었으니까.

지금 앞마당을 무리하게 먹다가 마견에 밀릴 수가 있다.

괜히 욕심 부려 방어할 곳을 두 군데로 늘릴 필요가 없다.

지금은 테크를 올리며 내실을 다질 때였다.

용아를 꾸준히 생산해주며 바로 공중제단을 올렸다.

어차피 지금 마수는 다른 자원 지역에 소굴을 가져갈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본진에 테크를 올렸겠지.

그슨대가 올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이미 그슨대를 생각했다면 진작 나왔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슨대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건 마굴 테크를 타고 있다는 뜻과 같았다.

그렇다면 마수의 본진 정찰과 혹시 모를 닷발귀를 생각해 비비를 뽑아 주는 것이 좋다.

하늘에 떠다니는 군주를 잡으면 더욱 더 좋고.

[비비 마스터리]를 3까지 찍어준 상태였기에 비비 운영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비비가 나오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니 먼저 용혼을 1기 뽑아 본진을 정찰하고 있는 군주를 잡아주었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본진을 훤히 보여주던 것이 내심 찜찜했는데 이렇게 잡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

잠시 후 공중 제단이 완성되었고 곧 바로 비비를 1기 생산해주었다.

동시에 앞마당을 확보하기 위해 모아둔 용아와 용혼을 진출 시켰다.

그 타이밍을 노렸는지 순식간에 앞마당으로 덮치는 마견들.

순간 뒤에 있는 용아와 용혼을 입구 쪽으로 빼 본진으로 난입하려는 마견의 길을 막았다.

휴. 십년감수했네.

만약 몇 기라도 본진 난입을 허용했다면 많이 괴로울 뻔 했다.

발업 된 마견의 본진 난입은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아직 용무관도 짓지 않는 상황.

꽤 오랜 기간 끊임없이 일꾼을 괴롭혔을 것이다.

당장의 목적을 잃은 마견.

그러나 우왕좌왕하지 않고 앞마당에 나와있는 용안을 잡아냈다.

신전을 짓는 타이밍을 늦추기 위해서였다.

피해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본진에 난입을 혀용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상황.

거기에 더해 본진 난입을 위해 무리하게 들어와 있던 마견 대부분을 잡아냈으니 딱히 손해라고만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마견을 몰아낸 후 곧바로 신전을 지었다.

그리고 첫 번째 생산 된 비비를 마수 본진으로 보냈다.

흠.

일단 광풍협곡은 완성되었고 소굴은 3개까지 늘어났구나.

상황을 파악한 난 눈 앞에 군주가 무방비 상태로 떠있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비비를 뺐다.

광풍협곡이 완성되어있다는 건 이미 혈풍이 찍혔다는 뜻.

괜히 욕심 부렸다가 비비를 잃을지도 모른다.

현재 난 하나의 금광에서 비비를 생산하고 있다. 비비를 잃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다.

만약 비비를 허무하게 잃는다면 역 닷발귀에 끝날 수도 있었다.

어차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미련 따위 남기지 말자.

비비가 지금 해야 할 건 마수의 테크와 확장을 파악하는 것이지 군주를 잡는 것이 아니었다.

****

경기가 묘해졌다.

용족의 공격이 막히며 마수가 주도권을 잡나 싶었지만 연속 된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며 엇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아니 용족에게 괜찮게 흘러갔다.

-타 스타팅 앞마당을 가져가네요. 임형규.

-임형규 선수가 애매한 타이밍에 마견을 조금 많이 뽑기는 했습니다. 그걸로 실제적인 이득을 에. 전혀 거두지 못했고! 그 이후에 연속 된 콤보가 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상대방의 멀티를 허용해준다는 가정하에서 다른 곳 스타팅 포인트를 먹었거든요? 이러면 이승우 선수의 의도대로 앞마당은 성공적으로 가져가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죠!

-자. 혈풍이 어디 뭐 먹을 것 없나 하고 본진을 돌아다니는데 잘 피해 다녀요.

아직 용광포가 지어지지 않은 상황.

혈풍을 견제할 수 있는 유닛은 비비와 용혼 뿐이었다.

아직 비비의 숫자가 많이 모이지 않았기에 빙빙 돌리며 혈풍의 자폭을 피하는 중이었다.

-운전 잘해야 합니다.

-용혼. 용혼. 밑에서 도와줘야해요!

-어?

-오우!

-위에서도 내려오고 있거든요. 혈풍.

혈풍 4기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곡예 넘듯 움직이는 비비.

신묘한 움직임에 관중들이 감탄을 터뜨렸다.

-이야. 운전 잘해요.

-이야!

-이야! 이승우! 저렇게 비비를 잘 살리는 선수 였나요?

-대박입니다. 지금 컨트롤.

-진짜 대단하네요.

그 사이 완성 된 용광포.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한 혈풍이 쓸쓸히 물러났다.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지금은 비비가 생명줄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지금 마수가 닷발귀를 찍을 수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어 지금은 일벌레부터 먼저 채워놓고 3 금광 캐면서 닷발귀 확 뽑을 생각 같거든요?

그 순간.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2편입니다.

그 순간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건 내일 116편에서 확인해주세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