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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13화 (113/575)

00113  Game No. 113 어머니의 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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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어머니가 오셨다는 걸 본능적으로 안 것일까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입니다.

-도대체 동시에 몇 군데를 보고 있는 건가요?

-이름만 가리면 김택윤 선수의 경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난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승우의 동시 3군데 견제가 떨어졌다.

타 스타팅 확장엔 흑완이 떨어졌고 본진엔 4기의 용아를 드랍 해 건물 테러에 나섰다.

동시에 비비는 군주를 찢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너무나 많은 곳에 견제가 떨어져 옵저버조차 화면을 놓치고 있었다.

확장은 마수가 많이 가져가고 있었지만 제대로 자원 채취를 하는 곳이 없었다.

본진과 앞마당을 제외하고 철광보다 일꾼이 많은 곳이 한 군데도 없을 정도였다. 꾸준히 일꾼을 뽑느라 병력의 조합도 용족보다 많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이러는 와중에도 본진에 흑완을 떨어뜨려 진화장을 공격하는 이승우였다.

중계진이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 맹공을 펼쳤다.

-점수를 연속해서 득점합니다. 임형규 선수 이러면 답답하죠. 뭘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중계진의 말처럼 이승우의 경기력은 압권이었다.

둘의 경기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

마수가 유리하다는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무난히 최종테크까지 가고 같은 자원을 먹으면 마수가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수의 기동력을 용족이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자원이 많아도 본진의 제단을 마수의 드랍에 장악당하며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승우는 달랐다.

많은 자원을 먹고 있음에도 모든 지역을 완벽하게 방어했다.

양방치기?

의미 없었다.

미리 기다리고 완벽한 방어를 해냈으니까.

그저 방어를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현룡에 비렴을 태워 일벌레 견제까지 해냈다.

군락 체계의 마수를 용족이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야 말로 교과서 같은 플레이였다.

-이렇게 되면 A조는 재경기 나오는 거죠!

-이야. 완전 드라마네요. 드라마! 2패인 선수가 재경기의 기회를 마지막에 잡아내는 모습이네요.

-본능적으로 가족이 왔다는 걸 느낀 겁니다. 마치 각성을 한 것처럼 원래의 실력보다 뛰어난 실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죠! 정말 힘들게 돌아왔네요. 김윤호 선수를 잡았다면 재경기도 필요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짓는 거였는데요! 두고두고 저번 경기의 역전패가 아쉬울 상황입니다!

상황이 거꾸로 되었다.

분명 마수의 병력이 많지만 공격을 갈만한 곳이 없다.

모두 사지(死地)다.

가면 죽는다.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그걸 임형규도 잘 알았다. 화면이 비친 그의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가득 맺혀 있었다.

미처 닦아 낼 시간도 없었다.

경기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후회를 해봤자 너무 늦었다. 모두가 안다.

이미 경기는 이승우에게 많이 넘어갔다는 것을.

더 이상 역전 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임형규 선수 이제 자원 다 떨어졌죠.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용족의 조합이 너무 단단해요. 보는 순간 숨이 멎을 정도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요. 바위치기. 불가살이 아무리 많아봤자 뭐합니까? 지룡의 공격과 천벌에 그대로 녹을 텐데.

마수의 최종병기라 불리는 불가살이 초라해 보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업그레이드가 잘 되어있었지만 일명 부르주아 조합이라 불리는 지룡-풍백 앞에 어깨 한 번 제대로 피지 못했다.

지룡의 토정을 피해 달아나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일단 풍백이 너무 많아요. 풍백은 토혈로 체력이 깎이지도 않거든요. 부르주아입니다. 너무 조합이 고급스러워요. 용족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입니다.

-그냥 돈 덩이가 굴러다니는거에요! 저걸 어떻게 부숩니까!

-금수저 금수저 거리는데 진정한 금수저입니다. 아니 저건 다이아몬드 수저에요!

싸우는 족족 마수의 병력이 녹아내렸다.

마수가 용족을 이기려면 갉아 먹는 싸움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갉아 먹히는 건 용족이 아닌 마수였다. 오히려 용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밭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것 처럼 병력의 규모가 커져만 갔다.

그때 임형규의 모든 병력이 용족의 본진 쪽으로 움직였다.

-아. 돌을 던지네요.

-어차피 더 이상 방법이 없거든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할 수 있는 건 다해봤어요! 근데 어떡합니까? 뚫리지 않는 걸?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임형규의 선택은 마지막으로 러시를 가는 것이었다.

뚫리면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따내는 것이고 막히면?

별 수 있나?

GG치고 재경기에서 다시 승부를 겨루는 수밖에.

임형규나 임형규의 팬들은 기적을 바랐겠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임형규의 러시를 이승우는 차분하게 막아냈다.

더 이상 할 것이 없어진 임형규가 GG를 선언했다.

-임형규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첫 경기부터 경기장이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네요!

-양 선수의 경기력이 너무 뛰어난 한 판이었습니다!

-이렇게 A조는 재경기를 확정 짓습니다!

-임형규 선수 매우 분한 얼굴로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번 프로리그처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졌거든요? 벌써 상대전적이 2:0으로 벌어졌습니다. 만약 조금 있다 벌어질 재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패배한다면 상대전적이 3:0까지 벌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천적이 되는 수가 있거든요? 천적이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금방 벗어날 것 같은데 수년 째 천적 관계를 이어가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꼬리표를 벌써부터 달면 안됩니다!

-임형규 선수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 상대전적을 따라붙어야겠고 이승우 선수 입장에선 오히려 상대전적을 벌리며 천적 관계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두 선수의 맞대결은 잠시 후 재경기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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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형규의 GG를 본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버프 [어머니의 은혜]의 효과는 굉장했다.

능력치 상승은 둘째 치고 아무리 스킬을 써도 체력이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이 사기에 가까웠다.

처음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얻고 초급자 모드를 했을 때와 같은 상황.

따지고 보면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었다.

그때보다 능력치도 많이 상승했고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수도 훨씬 많았으니까.

[투신]을 이렇게 원 없이 써본 건 처음이었다.

사소한 전투가 있을 때마다 [투신]을 사용했다. 심지어 첫 용안이 정찰을 갔을 때도 [투신]을 사용했다.

속도, 컨트롤, 공격력, 반응속도의 상승은 전투뿐만 아니라 정찰 상황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앞마당에 지어지려는 소굴을 방해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거뒀다.

그 후에도 [투신]의 활약은 계속 되었다.

본진 앞마당과 타 스타팅 앞마당에 펼쳐진 소굴을 견제하기 위해 보낸 용아를 컨트롤 할 때도 빛을 발했다.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을 살아남는 위용을 보여주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투신]은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특히 군락 마수 이후 전투에 큰 도움이 되었다.

[투신]이 아니었다면 마수가 거는 난전에 정신없이 휘둘렸을 지도 몰랐다.

물론 스킬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날빌러]를 사용하지 않고 연습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확실히 감이 날카롭게 서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내 손으로 재경기를 만들어냈다.

앞선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지 않았다면 재경기까지 가는 일 없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괜한 미련이다.

지금 해야 할 건 후회나 가정이 아니다.

‘어디 계신거지?’

바로 경기장에 와 있는 엄마를 찾는 것이었다.

그간 목소리만 들었지 실제 얼굴은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적어도 프로게이머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 엄마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신들의 전쟁 매니저를 얻고 아스트로에 입단해 그토록 원하던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땐 시간이 없었다.

먼저 찾아갔어야하는데 엄마 혼자 경기장에 오게 한 것이 미안했다.

그때 관중석 한 쪽에 핀 조명이 쏘아졌다.

조명으로 인해 유독 환해진 그 곳에 엄마가 있었다.

역시. 센스 있는 온게임 TV.

그 간 고생을 하셨는지 몇 달 사이에 조금 더 늙은 듯 했다.

동생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혼자 오신 것 같았다.

함께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앞으로 가족이 함께 좋은 일을 맞이할 날이 많이 남았으니까.

그나저나 공주에서 이 먼 서울까지 홀로 오시다니.

엄마는 멀미가 심하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 버스를 타지 못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엄마가 왔다는 사실을 버프로 알았을 때 일단 너무 기뻤다. 드디어 내 경기를 보러 와주셨구나 하는 마음에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엄마의 얼굴을 보니 웃음보다 눈물이 먼저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항상 그랬다.

엄마란 단어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목이 메는 단어였다.

숙소에 있으면서 엄마가 보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힘든 시기의 연속이었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선수가 1군으로 먼저 가는 것도 그랬고 1군 코치님들의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도 버티기 힘들었다.

이제 좀 알아서 눈치 채고 팀에서 나갔으면 하는 그 눈빛.

애써 모른척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서러웠다.

엄마의 따뜻한 품에서 위로 받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꾹 참았다.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엄마에게 가면 다시 숙소로 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대로 무너질 것만 같았다.

힘들었던 날들이 흑백영화처럼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우울하고 어둡던 영상에 다시 색이 입혀진 건 아스트로에 입단한 후였다.

첫 올킬.

연속 올킬.

MVP 수상.

각종 용족 기록을 달성하는 순간까지.

빛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영상의 끝엔 가족이 있었다.

“엄마.”

난 그대로 엄마에게 달려갔다.

순간 주변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오직 나와 엄마만이 공간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제야 또렷이 보이는 엄마의 얼굴.

엄마는 웃고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항상 짓게 해드리고 싶은 밝은 미소를 가득 머금은 얼굴로.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엄마의 얼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진 순간.

“아들 고생했다.”

엄마의 말은 그 어떠한 이불보다 따뜻하고 포근했다.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난 그대로 어린 아이처럼 엄마의 품에 폭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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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의 재경기가 확정되었다.

동시에 감동의 드라마도 함께 펼쳐졌다.

어머니가 포옹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승우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감격했다.

어머니 혹은 엄마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단어였다.

아마 지금 가장 기쁜 건 김윤호가 아닐까 싶다.

가능성이 열린 건 이승우 뿐만이 아니었으니까.

그 역시 재경기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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