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08화 (108/575)

00108  Game No. 108 프로리그 17연승.  =========================================================================

****

하태진 감독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염우석이 잡혔다.

MBS게임의 원투펀치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운이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재성이 용족을 만날 줄 생각도 못했다. 일단 전장이 용족에게 불리한 곳이라 이재성을 출전시켰더니 생각을 읽은 것처럼 아스트로에서 신연호 카드를 내밀었다.

방금 배한 염우석 역시 1승으로 끝날 카드가 아니었다. 최소 2승을 해줘야하는데 이승우를 만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제 남은 카드는 용족과 마수 밖에 없다.

일단 마수에서 남은 선수는 김동진이다.

용족을 곧잘 잡아내긴 하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이 너무나 불안했다.

당장 이승우를 상대하기엔 마수 카드가 괜찮긴 하지만 설사 이기더라도 그 후를 책임질 수가 없다. 당장 1승이 목표가 아니다. 경기를 MBS게임 쪽으로 가져와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족으로 가야겠다.’

자연스레 6경기에 출전할 선수는 용족으로 정해졌다. 동족전의 변수와 함께 대장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 박현우와의 승부도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

하태진 감독의 선택은 송재영이었다.

송재영의 실력은 일품이다. 단점이 있다면 그 실력이 연습실에서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연습실의 실력이 고스란히 발휘되길 간절히 바라는 하태진 감독이었다.

****

-MBS게임에서 대장으로 꺼내든 선수는 송재영입니다.

-요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선수죠.

-연습실에선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다고 하는데 그 실력이 방송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죠.

-그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만 한다면 오늘 2경기를 잡아내며 팀에 승리를 안길 수도 있습니다!

송재영은 준수한 승률과 경기력을 지녔음에도 평가가 낮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방송경기에서 커다란 실수를 몇 번 했기 때문이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버뮤다 부름이었다.

과거 환국과의 경기를 펼쳤을 때 환국의 본진 깊숙한 곳에 나가를 침투시킨 적이 있다. 나름 방비를 했다고 생각했던 환국이기에 모든 병력은 중앙에 집중되어 있었고 천룡의 부름으로 병력을 데려오기만 한다면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상황.

그때 송재영이 천룡의 부름으로 데려온 병력은 고작 용혼 3기였다.

너무나도 허무한 결과.

그때의 충격 때문인지 당시 경기에서 패배까지 해버렸다. 참고로 당시 송재영이 버뮤다 부름을 선보였던 경기의 상대편 환국은 오늘 경기를 펼치는 아스트로의 박현우였다. 이때 버뮤다라는 웃긴데 슬픈 별명을 얻게 된 송재영이었다.

그 후로도 무슨 저주가 걸렸는지 종종 버뮤다 부름을 시전한 송재영이었다.

천룡의 부름에 대한 실수가 유독 많았는데 예약 부름을 하다가 나가가 언덕 지형에 있는 바람에 현룡 1기만 소환한 적도 있었고 부대지정 실수로 바로 옆에 병력을 소환한 3CM 소환도 있었다.

이처럼 큼직큼직한 실수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준수한 수준이다.

특히 무난한 힘싸움이 일품이었다.

과연 송재영이 그런 장점을 선보일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

“대장으로 송재영 나온다.”

마지막 경기는 동족전으로 정해졌다. 염우석보다 낮은 승률과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오히려 염우석과의 경기보다 불안한 요소가 있었다.

동족전이었기 때문이었다.

[날빌러]를 사용한다면 전혀 걱정 없는 경기겠지만 오늘 [날빌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에 빌드 예측에 실패한다면 힘든 경기를 펼칠 수도 있었다.

“송재영은 무조건 안정적으로 할 거야. 공격적인 플레이보다 맞춰가는 플레이하는 것이 좋겠다.”

송재영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즐겨하며 힘 싸움에 자신있어하는 선수다.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경기를 진행했고.

나 역시 코치님과 같은 의견이었다.

[투신]이 있기 때문에 힘 싸움엔 자신 있다. 오늘 테마 답게 보면서 맞춰가는 플레이를 할 생각이었다.

[날빌러]를 사용하지 않은 덕에 평소보다 체력이 많다. 원없이 [투신]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승우 선수 부스로 올라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관계자의 부름에 난 다시 부스로 향했다.

****

이승우와 송재영의 경기는 무난하게 흘러갔다.

용족간의 동족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빌드 싸움이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 송재영 입장에선 안전한 빌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가 무난한 빌드를 선택한 건 조금 의외였다. 뒤에 한 명이 더 남아있으니 과감하게 자원을 더 가져가는 빌드를 선택해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재영이 안전한 빌드를 선택한다는 걸 충분히 예상했다면 말이다.

-송재영 선수 힘 싸움에서 밀리네요.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전투에서 밀리고 말았습니다. 이승우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송재영 선수의 양 팔을 꽉 붙잡고 누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투구도 부터 좋지 않았죠. 이승우 선수가 먼저 좋은 자리를 정해서 달려들었습니다!

경기는 자연스레 지룡, 용혼 싸움으로 이어졌다. 용족 간의 경기에서 가장 흔한 양상 중 하나였다.

중앙에서 지룡과 용혼이 서로 맞닥뜨렸다.

순식간의 전투대형을 갖추는 이승우와 송재영.

-붙습니다! 붙어요!

-지룡. 지룡. 컨트롤 해야죠! 이야! 운룡에 태웠다 내렸다하면서 용혼의 공격을 쏙 빼먹고 있어요!

-정말 얄밉죠. 이렇게 게임하면! 공중으로 날아간 데미지가 도대체 몇인가요?

-동시에 달려드는 이승우 선수의 용혼!!!!! 어? 어? 송재영 선수 뭐하죠? 지룡 빼야죠? 이대로 두면 잡힙니다?!!

이 싸움에서 중요한 건 지룡이 얼마나 용혼에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느냐와 지룡을 얼마나 오래 살리느냐였다.

먼저 이득을 본 건 이승우였다.

세밀한 컨트롤로 지룡을 잃지 않은 이승우와 달리 송재영은 1기의 지룡을 잃고 말았다. 그렇다고 아예 경기가 끝난 건 아니었다. 아예 경기를 끝낼 만큼의 병력이 살아남은 건 아니었으니까. 경기는 조금 더 길어졌다.

서로 멀티를 추가로 가져가며 비렴을 섞어주기 시작했다.

이제 누가 더 천벌을 잘 쓰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달라지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이승우가 이득을 가져갔다. 전과 달리 이번엔 병력의 차이가 크게 났다. 특히 금이 들어가는 유닛들이 많이 살아남았다. 용아를 다 잃어도 크게 상관없다. 비렴과 풍백, 지룡만 살아남으면 얼마든지 조합을 다시 구성할 수 있다. 용아는 생산 속도가 빠르고 철 밖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싸움을 이승우가 잘해주었다.

-아. 병력이 없어요. 병력이!

-먹는 자원이 있어야 병력이 나올 것 아닙니까? 세계 최강의 사나이도 풀만 먹으면 힘을 못 써요!

-염우석에 이어 송재영까지 잡아내는 분위기입니다. 본인의 프로리그 연승 기록도 17연승으로 늘리네요!

경기는 이미 많이 기울었다.

자원이 부족해 용아 위주의 병력을 구성한 송재영과 달리 넉넉한 자원을 확보한 이승우는 비렴과 풍백을 원하는 만큼 조합할 수 있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송재영의 병력이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결국 조합이 잘 된 이승우의 병력에 앞마당이 밀린 송재영이 GG를 선언했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네요.

-이승우 선수 2킬을 달성하며 팀의 승리를 안깁니다.

-이승우 선수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네요! 보이지 않아요! 누가 이선수에게 제동을 걸 수 있을까요?

-정말 무섭습니다. 두 경기 모두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

됐다! 오늘도 2킬 달성!

난 부스에서 나와 관중들을 향해 꾸벅 인사를 한 후 벤치쪽으로 달려갔다. 이미 감독님을 포함한 모든 팀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했다!”

“오늘도 2킬이네!”

“화끈한 전투였다! 최고야. 최고! 역시 믿고 내보내는 승우!”

팀원들의 축하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수고했다.”

가장 마지막에 서 계신 감독님이 흐뭇한 미소로 엄지를 내밀어주셨다.

오늘도 축제구나. 축제!

-이승우 선수 프로리그에서만 무려 17연승을 달성합니다!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이미 이번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용족 1위에 올라있었거든요? 본인의 기록에 2연승을 더 추가합니다. 그 결과 김재만 선수와 함께 프로리그 연승 공동 3위에 올라서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그렇습니다. 과거 김재만 선수가 연속 올킬을 달성하며 만들었던 17연승과 타이기록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이승우 선수 위엔 리쌍, 두 선수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연 이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요?

-이제운의 19연승도 참 놀라운 기록이지만 이영우 선수의 23연승을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다음 경기가 김재만이 버티고 있는 GO전이거든요? 이승우 입장에선 참으로 난적을 만났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승우 선수가 GO를 넘어 연승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이영우 선수의 기록에 도전 하라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프로리그 연승도 연승이지만 히어로 센터에서의 연승 역시 18연승으로 늘렸네요. 이 선수 히어로 센터에 특화 되어 있는 선수인가요?

오늘도 기록을 만들어냈다.

프로리그 17연승의 기록도 기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기록이 있었다. 오늘 2경기 승리를 통해 히어로 센터에서 18연승을 해냈다는 것이었다.

[집택신]까지 2승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다음 히어로 센터 경기가 뭐였더라?

MSL 16강인가?

아님 그 전에 프로리그가 하나 있었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숙소에 가서 한번 확인해봐야겠다. [집택신]을 얻는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모든 능력치가 10% 올라가는 건 엄청난 것이다. [투신]과 함께 적용 된다면 굉장한 효과가 발휘 될 것이다.

그나저나 이영우의 프로리그 연승 기록이 23연승이라고?

괴물이네. 괴물.

분명 프로리그 연승 기록을 깨면 적절한 보상이 있겠지만 23연승을 하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도대체 뭘 먹고 신들의 전쟁을 저렇게 잘 하는거야? 매 경기 때마다 먹는 이온음료에 그런 효능이 있는 건 설마 아닐 테고. 정말 비법이 있다면 알아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밖의 기록들 역시 대부분 이영우가 홀로 독식하고 있었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이영우가 차지하는 기록도 있을 정도였다.

목표가 있다면 그런 기록들에 내 이름을 올리는 것이었다.

지금도 차근차근 그 목표를 이루고 있고.

언젠가 이영우처럼 모든 기록 상단에 내 이름을 올리는 날이 오겠지?

****

아스트로는 오늘도 이승우의 2승을 앞세워 프로리그 연승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6연승.

신들의 전쟁 팬들 입장에선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심지어 아스트로 팬 조차 예상하지 못한 대기록이 나온 것이다.

위너스 리그가 시작 된 후, 정확히 말하면 이승우의 영입이후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아스트로는 위너스리그 순위 1위에 올라있으며 전체 순위에서도 2계단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아직 갈길이 먼 아스트로지만 지금 같은 성적의 반이라도 꾸준히 유지만 한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꿈을 현실로 실현시켜줄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모든 사람이 알 것이다.

이승우.

그가 아스트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 작품 후기 ============================

작품설정에 각 종족별 건물&유닛 설정 올렸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