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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04화 (104/575)

00104  Game No. 104 MBS게임전(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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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호 선수! 과감하게 먹은 앞마당 자원을 바탕으로 미친 듯이 물량을 뽑아내네요! 많아요. 아주 많아요! 굉장히 신이 난 것 같네요!

-아. 이재성 선수는 너무 꼬였어요. 어떻게 이렇게 안 풀릴수가 있죠? 정찰 방향부터 잘못 되었습니다. 하필 가장 늦게 발견하는 곳으로 보내다니. 진짜 용족과 뭐가 있나요?

이재성은 처음부터 경기가 안 풀렸다.

정 반대 방향으로 정찰을 보내는 바람에 가장 늦게 연호의 기지를 발견했다.

-진짜 할 수 있는 건 다해야할 판입니다. 아니. 마수전에선 이영우 선수를 뛰어넘는 포스까지 보여주더니 용족전은 도대체 왜 이런 겁니까? 쓰는 유닛이 다르기 때문인가요? 그렇다면 환국전을 잘하는 이유는 또 뭡니까?

-박광춘 해설께서 많이 흥분하셨습니다.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셔야할 것 같습니다.

-아니 너무 안타까워서 그렇습니다. 정말.

-역시 선수 시절 하도 안 풀리셨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항상 잘나가는 선수들에 가려 있었거든요? 그때의 그늘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박광춘 해설이 그늘진 표정으로 다니는 건 그때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는 거죠.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감싸줘야 합니다.

-......

어느새 박광춘 해설을 놀리는 박상철 캐스터.

어찌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지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언제나처럼 박광춘 해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확실히 박광춘 해설이 있으면 중계가 즐겁다.

잘 짜인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이었다.

반박하기 위해 마이크를 들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할 때  옆에 있던 유영준 해설도 한 마디 거들었다.

-박광춘 사랑 운동 같은 것도 함께 진행했으면 좋겠네요.

-어? 그거 참 좋은 생각인데요? 박광춘 해설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이 걷힐 때까지 캠페인은 계속 됩니다.

이렇게 중계진이 농담을 할 정도로 상황은 연호에게 유리했다. 우리 팀 역시 아무 걱정 없는 얼굴로 중계진의 농담을 들으며 편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잘하네. 잘해.”

“오늘도 승 챙기겠는데?”

“다행이네요. 연패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코치님들의 우려가 기우로 변하는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긴장하지 않은 연호는 무서웠다.

초반부터 연호가 앞서나갔다. 과감히 생더블을 먹은 것이다.

생더블은 제단 없이 곧 바로 앞마당에 신전을 가져가는 빌드.

미처 생더블을 예측하지 못한 이재성은 시작부터 경기가 불리해졌다. 만약 첫 번째 정찰에 성공했다면 궁병과 일꾼, 화차를 동반한 찌르기로 소소한 이득을 챙길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득을 챙길 수 있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뒤늦게 이재성이 꺼내든 카드는 5화통 타이밍 러시였다.

“스스로 무덤을 파네.”

이재성의 선택에 코치님이 혀를 찼다.

코치님의 말처럼 이재성은 지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급한 마음에 타이밍 러시를 가려고 하고 있지만 환국이 타이밍 러시를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했다.

가장 먼저 멀티 속도가 비슷해야 한다. 비슷한 자원을 먹어야 비슷한 병력 수가 나오고 그걸 지형이나 컨트롤로 환국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확장 속도는 용족이 월등히 빠르다. 자원 역시 용족이 훨씬 더 먹었다. 그건 고스란히 병력의 수로 환산되었고 단순 컨트롤과 지형으로 이길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냈다.

두 번째 조건은 지룡이나 흑완 같은 유닛의 피해를 전혀 받지 않는 것이었다. 언뜻 연호의 지룡에 피해를 거의 받지 않은 이재성이 이 조건을 충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연호가 지룡을 뽑은 건 환국에게 큰 피해를 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상대의 진출을 막겠다는 생각으로 뽑은 것이었다.

용족 입장에선 허무하게 지룡을 잃지만 않아도 충분히 환국을 압박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환국이 초반에 피해를 줬어야 한다. 정찰이 늦은 순간 피해를 입히는 건 힘들어졌다. 처음부터 초반 공격을 노리는 빌드가 아닌 화통 더블이라는 무난한 빌드를 쓰기도 했고.

이 세 가지 조건 중 적어도 두 개 이상은 충족해야 환국이 타이밍 러시를 갈 수 있는 것인데 현재 이재성은 이 셋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었다.

마음만 급한 것이다.

당연한 것이었다. 신들의 전쟁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어도 용족이 얼마나 유리한 상황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둘의 차이는 벌어져있다.

원래 용족전에 자신이 없던 이재성이다. 이대로 가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진다고 생각하고 승부수를 던져 볼 생각인 것이다.

하지만 너무 뻔 한 수다.

경기를 하고 있는 연호가 훤히 알아차릴 정도로.

이제 연호가 해야 할 건 간단하다.

나가 테크를 올리면서 꾸준히 제단을 늘려 병력을 쉬지 않고 뽑아주면 된다.

타이밍 러시는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 지금처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땐 아무런 피해도 줄 수 없다.

“러시 오네.”

이재성의 기갑 부대가 전진을 시작했음에도 코치님이나 팀원들의 표정은 태평하기만 했다.

어차피 막힐 거란 걸 잘 알았으니까.

-신연호 선수 병력이 너무 많아요. 이재성 선수 안 되죠!

-신연호 선수는 이미 현룡으로 이재성 선수가 화통도감을 5개까지 늘리고 타이밍 러시를 올거라는 걸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자원의 여유가 있는 신연호 선수는 나가 테크도 올리면서 제단을 풀로 돌려 훨씬 많은 수의 병력을 뽑아냈습니다.

이재성의 진출병력은 연호의 용아, 용혼 조합에 아주 깔끔하게 싸 먹혀버렸다.

“그래도 방심 안하고 전투 잘했네.”

“그러게요. 운룡에 용아 태워서 잘 떨구고.”

구도 자체도 좋았다.

급하게 나오는 환국 병력은 제대로 된 진형을 갖추지 못하고 전투에 돌입했다. 반면 용족의 병력은 사방에서 달려들며 환국의 화력을 최대한 분산시켰다.

막 싸워도 용족이 유리한 상황인데 전투마저 용족이 더 잘했으니 전투의 승패가 이렇게 갈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죠?

-모든 것이 다 부족합니다. 타이밍 러시를 준비하느라 공업도 돌리지 않았거든요? 업그레이드, 자원, 테크 모든 것이 다 부족합니다!

-이제부터 나가가 나오거든요?? 그건 또 어떻게 막을 겁니까? 천리안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해모수가 나와 나가를 상대해야하는데 아직 해모수가 나오려면 멀었습니다!

해모수는 탐지기능이 있는 환국의 공중 유닛으로 유용한 3개의 술법을 지니고 있었다.

청린갑, 쇄령술, 천독연이 그 것이었다.

청린갑은 공격을 흡수해주는 푸른색 기운을 유닛에게 입히는 술법으로 250의 데미지를 받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된다. 청린갑은 상대 종족을 가리지 않고 많이 쓰이는 술법 중 하나로 과거 임주혁이 궁병으로 가시귀를 잡을 때 많이 활용했었다.

쇄령술은 술력과 용력을 0으로 만들어버리는 술법으로 용족전에서 나가나 비렴을 무력화시키는데 주로 사용되었다.

나가가 무서운 이유는 빙룡의 숨결로 환국의 병력을 한 동안 얼려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과 천룡의 부름으로 시간과 공간을 격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쇄령술을 맞은 나가는 술력이 0이 되어 술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밑에 있는 용족 유닛에게 은신 기능을 제공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쇄령술을 맞은 비렴도 마찬가지다. 천벌이 없는 비렴은 있어봤자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유닛이었다.

그렇기에 용족 선수들은 쇄령술에 맞지 않기 위해 나가를 뒤 쪽에 배치한다거나 비렴을 운룡에 태워 다니곤 했다.

천독연은 마수전에 특화되어있는 술법이다. 생체 유닛에게 250의 데미지를 입히는데 단순히 천독연에 걸린 유닛만 체력이 다는 것이 아니라 근접해 있는 생체 유닛 역시 체력이 단다. 마수전에 특화되어 있다고 한 이유는 마수의 모든 유닛이 생체 유닛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전장 70%를 가져간 마수를 상대로 다수의 해모수를 유지해 역전하는 경기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용족이 나가가 나왔다면 환국도 해모수가 나와 줘야 한다. 곧 나가가 나오는 연호와 달리 이재성이 해모수를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나가 없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연호다. 앞으로 펼쳐진 전투는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우리 팀 입장에서 경기는 한 번의 고비 없이 쭉 진행되었다. 따라오려고 이재성이 발버둥치긴 했지만 연호는 여유롭게 코웃음을 치며 차이를 더욱 더 벌렸다.

-아. 진짜 안 되나요?

-이재성 선수가 오늘 경기력이 안 좋은 것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신연호 선수가 판을 아주 잘 짜왔습니다. 용족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이재성 선수의 특징을 완벽히 이용한 경기네요.

-이재성 선수 GG를 선언합니다!

시원한 연호의 러시를 이재성은 막을 힘이 없었다. 그렇게 첫 번째 경기는 연호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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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다!”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러십니까!”

첫 번째 경기를 멋지게 승리로 장식한 연호가 브이 자를 그리며 벤치로 왔다. 신나게 하이파이브를 한 후 관중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까지 마쳤다.

“다음 상대는 누굽니까?”

“다음 상대? 직접 확인해봐라.”

-MBS게임에서 차봉으로 꺼내든 카드는 고석규 선수입니다!

-용족을 상대하기에 아주 적절한 기용입니다!

“....흠. 고석규라.”

연호가 껄끄러운 표정을 짓는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고석규의 종족이 마수라는 것도 있었지만 어떤 플레이를 할지 도통 감이 오지 않는 선수라는 것이 더 컸다.

한번 물면 놓지 않았기에 고베르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픈데?”

연호가 울상을 지었다.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응원이 전부였다. 고석규가 어떤 전략을 꺼내들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그걸 고민하는 건 어디까지나 연호의 몫이지!

“휴. 그랬으면 좋겠다.”

시간이 된 연호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부스로 올라갔다.

그리고 얼마 후 2경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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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규 선수 대단합니다! 용족을 상대로 그슨대를 전혀 뽑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이게 말이나 되는 플레이입니까?

-이런 경기가 나온 적이 있는 합니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저 놈은 미친놈이야. 내가 장담하지.”

도 수코님이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석규의 경기 운영은 정말 독특했다. 독특하다 못해 기괴하기 까지 했다.

그는 용족을 상대로 그슨대를 단 한 마리도 뽑지 않았다.

고석규가 뽑은 유닛은 총 4개.

일벌레, 군주, 혈풍, 닷발귀 뿐이었다.

앞선 두 유닛은 자원 채취와 인구수 제한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생산해야하는 유닛이었으니 실제로 전투에 활용 된 건 닷발귀와 혈풍이 전부였다.

닷발귀는 비비에 약하다.

비비가 모이면 닷발귀는 도망쳐야한다.

이는 래더 F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고석규가 닷발귀 생산에 집중한다는 걸 안 연호는 두개의 공중제단을 올리며 비비 생산에 열을 올렸다.

업그레이드 역시 잊지 않고 충실하게 돌렸다.

그렇게 모은 한 부대가 넘는 비비.

연호 입장에선 거칠 것이 없었다.

이미 공 1업도 완료 되었기에 군주와 닷발귀를 찢기 위해 비비를 마수 진영 쪽으로 날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여유로웠다.

연호가 무난히 이득을 챙기며 승기를 가져올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때 고석규가 움직였고 중계진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화면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수의 혈풍을 몰래 숨겨두고 있었던 것이다.

중계 화면으로 보는 우리도 짐작하지 못했는데 연호가 그걸 짐작했을 리가 없다. 방업이 된 닷발귀가 비비의 공격을 대신 받아주는 사이 삽시간에 달려드는 혈풍.

당황했는지 연호의 비비가 제대로 된 힘을 펼치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MBS게임 쪽에서 볼 땐 장관이었고 우리 쪽에서 볼 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전혀 생각도 못했다.

상성에서 완벽하게 밀리는 혈풍과 닷발귀로 비비를 전멸시킬 줄이야.

노림수에 완벽히 당한 것이다.

그때부터 고석규의 쇼타임이 시작되었다.

애초에 비비가 닷발귀한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비가 전멸당한 지금 공중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다.

고석규가 닷발귀에 영혼을 실었다.

승부를 보려는지 생산되는 닷발귀를 집결지를 아예 연호의 앞마당 부근으로 바꿔버렸다.

조금만 시간을 번다면 수습할 병력을 뽑을 수 있겠지만  고석규는 조금의 틈도 허용치 않았다.

본진에 지어진 공중제단이 닷발귀에게 장악되는 순간 연호는 GG를 선언했다.

그렇게 승부는 다시 1:1로 균형을 이뤘다.

============================ 작품 후기 ============================

다시 자정 연재입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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