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103화 (103/575)

00103  Game No. 103 MBS게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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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프로리그로 저희가 돌아왔습니다! 요즘 날씨가 서서히 더워짐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관중 분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셨네요.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박상철 캐스터와 외침과 동시에 프로리그 경기가 막을 올렸다.

-오늘 저와 함께 오늘 경기 해설을 펼쳐주실 박광춘 해설위원과 유영준 해설위원을 소개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이런 명경기를 해설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매치죠!

오늘 히어로 센터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아스트로와 MBS게임의 경기였다. 서로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얼마 전 OSL에서 이승우와 박현우가 2패로 탈락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리그의 이야기.

프로리그에서 아스트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 솟아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5전 전승을 하고 있는 아스트로와 달리 MBS게임은 2승 2패로 5할의 성적이다. 오늘 경기를 승리한다면 승률이 60%가 되겠지만 패한다면 40%로 꺾이고 만다.

MBS게임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하는 경기였다.

MBS게임은 과거 2007년도에 프로리그 우승을 한 적이 있고 포스트 시즌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명문팀이다. 현재 S1의 에이스이자 택뱅리쌍의 한 축인 김택윤도 MBS게임 출신이었다.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덕에 선수층이 매우 두텁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확실한 1승 카드라고 불릴만한 선수가 환국의 이재성과 염우석 밖에 없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었다.

과거 김택윤이 MBS게임에 있던 시절 이 셋의 힘으로 우승을 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이후로 결승 문턱조차 밟아 본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택윤을 대신하는 용족 선수가 배성도와 송재영이기 때문이었다.

배성도와 송재영.

MBS게임의 주축 용족 선수로 프로리그에서 20승씩은 꼬박 해주는 선수다.

승도 나름 챙겨주는데 뭐가 문제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승을 챙겨주는 만큼 패도 챙겨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감독 입장에선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최고의 선수를 이길 때도 있었지만 이제 막 데뷔한 신예한테 지는 경우도 경우도 있었으니까.

MBS게임 감독인 하태진 감독이 믿고 내보낼 수 있는 카드는 염우석과 이재성 밖에 없었다.

이런 불안한 팀 상황은 성적에도 곧장 반영되었다. 연승을 달리는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연패를 하며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중간에 염우석과 이재성이 활약해준 덕에 프로리그 통합 순위에선 IBX를 제치고 6위를 달리고 있었다.

-아스트로와 MBS게임이 드디어 맞붙었습니다. 저번 라운드에선 MBS게임이 승리를 거뒀지만 크게 의미없는 기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때의 아스트로와 지금의 아스트로는 많이 다릅니다. 이승우 선수라는 든든한 에이스가 생겼거든요.

-최근 경기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특히 프로리그에선 첫 경기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15연승이죠?

-무려 15연승입니다. 용족으로 최고의 기록을 만들어나가고 있고 앞으로 이 기록을 계속 이어나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거든요? 놀라운 기록은 또 있습니다. 드림 스튜디오에선 패배한 적이 있는 이승우 선수지만 현재 히어로 센터에서 전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승우 선수거든요? 무려 16연승입니다. 16연승! MBS게임에서 중계되는 방송에서 단 한 판도 지지 않았어요!

한 방송사에서 연승행진을 하는 것도 충분히 기록이다.

실제로 양대 방송사가 아닌 한 방송사에서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는 선수들도 많았다. 온게임 TV 성적과 상관없이 MBS게임 16연승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한 기록이다.

-오늘도 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일단 첫 번째 경기에 이승우 선수는 나오지 않았거거든요?

-그럼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1세트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MBS게임 쪽에선 처음부터 힘을 주었습니다. 이재성 선수를 내보냈죠.

-이 것 무조건 첫 경기 잡겠다는 뜻이거든요?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생겨도 아주 큰 생겼죠?

-하필이면 첫 번째 상대가 신연호 선수네요.

-미리 알고 있던 걸까요?

-MBS게임 입장에선 하필 왜 신연호 선수가 나오냐고 투덜댈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처음부터 이승우 선수가 나오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얼마 전 이영우 선수를 잡아내며 환국전에서 무서울 것이 없는 상태거든요?

-과연 이재성 선수가 오늘은 본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진짜 그 것만 나아지면 완벽한 선수거든요? 근데 그게 안 고쳐지네요.

중계진의 탄식이 이어졌다.

신연호와 이재성.

둘의 성적은 크게 차이난다.

프로리그 성적이나 개인리그 커리어는 비교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큰 차이가 나고 승률 역시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굳이 등급으로 평가하자면 최소 3~4단계 이상 차이가 난다.

혹 이재성이 신연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이재성의 문제는 그보다 더 큰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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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너무 방심하지는 마. 뭐 하나 준비해왔을지도 모르니까 정찰 꼼꼼하게 하고. 알겠지?”

“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평소와 달리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부스로 향하는 연호.

다 이유가 있었다.

상대가 이재성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재성은 유명한 용족 막장, 용막이다. 마수전은 이영우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극강이고 환국전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성이지만 유독 용족한테 약했다.

상성 상 열세에 있는 환국으로 정상급 용족을 잡아내는 것이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재성은 그저 그런 용족들에게도 약했다.

그 것도 아주 많이.

이재성이 우승을 하지 못하는 건 용족전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용막은 불치병이라는 말처럼 이재성의 용막은 도저히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재성이 용막은 아니었다. 데뷔 했을 땐 곧잘 용족을 잡아내곤 했다. 마수전만큼은 아니었지만 환국전만큼 성적을 냈다.

이재성이 용막 초기 증상이 보인 건 천왕랑 중심의 운영을 펼치던 용족이 나가 운영을 사용하기 시작한 때였다.

묵직한 한 방을 가지고 순회공연을 하는 천왕랑과 달리 나가는 게릴라에 특화 된 유닛이다. 천룡의 부름으로 멀리 있는 병력을 나가 밑에 소환하며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나가가 단순 게릴라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더 적은 술력을 소모하는 빙룡의 숨결로 환국의 천자총통을 얼려 화력을 확 줄인 후 유리한 전투를 펼칠 수도 있다.

잘 쓰기만 한다면 만능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것이 나가였다.

사실 나가가 처음부터 활발하게 사용 된 건 아니었다.

원래 나가는 사장되어 있던 유닛이다.

느린 생산속도.

비싼 가격.

까다로운 컨트롤.

이처럼 최악의 조합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깜짝 전략 정도로 활용되었을 뿐 지금처럼 정석으로 사용되는 유닛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가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린 것이 누구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나가 운영을 만들어낸 사람은 MBS게임의 방지혁 코치였다.

방지혁 코치는 선수시절 단순 물량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었는데 코치가 된 이후에 다양한 전략을 내놓으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은 정석이 된 나가 운영 역시 그가 최초로 만들어냈다.

지룡-천왕랑 빌드처럼 흑완-나가, 패스트 나가 등 거의 변형이 되지 않고 현재 까지 쓰이는 빌드를 완성했다.

이재성 입장에선 방지혁 코치가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나가 운영만 없었다면 지금 같은 용막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만약이란 건 참 의미 없는 말 같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안 될 사람이 어디 있겠어?

과거를 가정할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답을 찾아야지.

그게 맞는 거지.

어쨌든 MBS게임은 나가 운영 이외에도 신들의 전쟁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전략과 컨트롤을 많이 만들어냈다.

MBS게임을 전략의 보고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가 운영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닷발귀 뭉치기도 MBS게임에서 만들어졌다.

가장 기초적인 닷발귀 뭉치기는 철광을 마우스로 계속 우 클릭해서 뭉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완벽히 뭉치지도 않을 뿐더러 금세 다시 퍼져나가기에 계속 철광을 찍어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물론 이 뭉치기로 먹고 산 마수가 있긴 했다.

바로 OSL 골든 마우스에 빛나는 투신 박성주였다.

박성주는 이제운이 등장하기 전까지 골든 마우스를 지닌 유일한 마수 선수였다.

박태석과 함께 양박이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로 투신이라는 별명답게 끊임없이 상대방을 몰아치는 스타일을 지니고 있었다.

문득 내가 가지고 있는 [투신] 스킬이 아마 박성주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스킬들 역시 전설적인 선수들의 특성을 따온 경우였으니까.

철광 뭉치기만으로 환국을 때려잡던 박성주였지만 곧 한계를 맞이했다. 약간씩 퍼지는 탓에 공격력이 집중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MBS게임에서 만들어진 닷발귀 뭉치기가 군주 뭉치기였다.

발견한 계기는 의외로 간단했다고 한다. 멀리 있는 유닛과 함께 부대지정을 하고 이동 명령을 내렸는데 마치 1기의 닷발귀처럼 똘똘 뭉치는 것을 전 MBS게임의 선수였던 서현종 코치가 발견했다.

혹시나 싶어 이동 속도가 느린 군주와 함께 부대지정을 해 컨트롤을 했는데 공격의 집중력 면에서 철광 뭉치기보다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는 3소굴 운영만큼 마수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컨트롤이었다.

이건 환국 선수들 입에서 곡소리가 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그 전까지 마수가 환국을 상대하는 방법은 마굴 단계의 그슨대, 가시귀 물량으로 환국의 병력을 싸먹는, 아주 단순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닷발귀 뭉치기와 일명 짤짤이라 불리는 컨트롤이 만들어진 후 경기 양상이 크게 바뀌었다. 마수도 다른 종족처럼 물량이 아닌 컨트롤로 버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군주 뭉치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개발자인 서현종이 아닌 이제운이었다.

그는 동시 2부대 닷발귀 컨트롤을 비롯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시대를 지배하는 마수가 되었다.

나가 운영 역시 마찬가지로 개발자가 있는 MBS게임 선수가 아닌 김택윤 선수가 가장 잘했다.

천왕랑 운영에 송병호가 있다면 나가 운영엔 김택윤이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번 경기 어떻게 생각 하냐?”

도 수코님의 질문에 난 생각에서 깨어났다.

“오히려 역으로 과감하게 가면 낫지 않을까요?”

약한 종족전을 맞이하여 선수들이 선택하는 건 둘 중 하나다.

과감하게 초반 승부수를 던지거나 모든 것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게 하거나.

이재성은 후자였다.

그는 정석을 좋아한다. 이 번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 용족전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지지 않는 플레이를 하려 할 것이다.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연호한테 주문한 게 있지.”

“혹시?”

“혹시 뭐? 짐작가는 거 있어?”

“네. 생더블 아니에요?”

도 수코님이 엄지와 검지를 튕겨 소리를 냈다.

“정답. 내가 봤을 때 이재성 생더블 예측 못해. 생각했다고 해도 절대 초반 공격 안가. 한 번에 정찰만 안당하면 꽁으로 승 먹을 수도 있다.”

말을 끝냄과 동시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 도 수코님.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생더블만 성공한다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스트로와 MBS게임의 첫 번째 게임을 시작 합니다!“

그 순간 박상철 캐스터의 힘찬 함성과 함께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이영호 선수가 은퇴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SKT의 팬이었기에 그리 좋아했던 선수는 아니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 아쉽고 짠하더군요.

무엇을 하든 다시 최고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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