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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98화 (98/575)

00098  Game No. 98  자. 이제 끝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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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나옵니다! 어후. 병력이 아주 그냥 엄청 납니다. 엄청나요. 끝이 안보입니다. 이럴 때 후덜덜이라는 표현을 요즘 쓴다고 하죠? 도대체 어디까지 병력인거죠?

-전현석 캐스터의 말씀처럼 정말 몸이 후덜덜 떨리는 상황이네요. 정말 독특한 타이밍입니다. 보통 용족 같으면 지금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함을 굳히기 위해 확장을 가져가고 용혼을 생산해 완벽한 조합을 갖추려고 하겠지만 이승우 선수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지금처럼 할 수 있었던 게 판을 아주 잘 짜놨거든요!!! 경기 하는 내내 불리했던 순간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김윤호 선수의 몸을 잡고 이리 저리 끌고 다니고 있어요!

-제단의 숫자가 다섯, 여섯, 일곱.....무려 아홉 개입니다. 아홉개! 이건 아예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겠다는 겁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김태영 해설의 말처럼 이런 상황에서 용족은 무리하게 용아와 비렴 조합으로 나가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유리하거든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마수는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는 기다리지 않네요. 끝낼 수 있을 때 끝내겠다는 거죠!

-아. 정말 화끈한 용족이에요. 너무 화끈해서 제가 다 더울 지경입니다!

김태영 해설의 목소리가 하늘을 뚫을 듯 높아졌다.

그가 이승우를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르지 않고 본인만의 길을 걷는 것.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따라하면 좋은 승률을 낼 수 있을 진 몰라도 시대의 지배자가 될 순 없다. 우뚝 솟은 거목이 되려면 틀에 박혀 있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는 모습이 필요 했다.

지금처럼 말이다.

중계진의 말처럼 굳이 제단을 늘려 진출 하지 않아도 용족이 충분히 유리하다. 초반을 무난히 넘긴 용족은 무섭다.

피해 없이 확장을 가져가고 용혼을 부대 단위 이상 모아 조합을 갖춰 나오면 마굴 단계의 마수로선 답이 없다. 마견이나 그슨대, 가시귀, 닷발귀 모두 천벌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마수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닷발귀를 최소 10기 이상 뽑아 컨트롤로 비렴을 솎아 준 후 그슨대, 가시귀 물량으로 용족의 병력을 잡아먹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었다. 단순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마수에게 편한 방법이기도 했고. 많은 자원을 먹고 끊임없이 병력을 생산한다. 그리고 나온 병력을 꾸준히 어택땅 해주면 끝이었다.

실제로 과거 마수들은 용족의 병력을 이러한 방법으로 잡아먹곤 했다.

하지만 김윤호가 이번 경기에선 선택할 수 없는 전략이다. 용혼을 늦게 뽑는 대신 비비를 충분히 모아주었기 때문이었다. 비비는 닷발귀에 굉장히 강한 면모를 지녔다. 섣불리 다가갔다간 비렴을 솎아내기는커녕 큰 피해를 입고 부리나케 도망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승우는 비비의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하며 힘을 실었다. 방어력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닷발귀로 달려드는 건 자살행위였다.

그렇다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번째 방법, 군락 단계의 병력이 나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고 버티는 것이었다. 군락 단계의 마수는 그 전까지와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저 단순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은 더 이상 없다.

고급 마법 유닛인 망태할배와 마견의 조합은 용족에게 지옥을 선사한다. 흑운 한 방이면 그 많던 용혼도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니까.

이 두 번째 전략이 김윤호가 선택한 방법이기도 했다.

군락을 체제를 갖추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러시를 어떻게든 막아야한다.

마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용족이 유일하게 강한 모습을 보일 때가 바로 이때였다. 비렴이나 용혼의 위력이 극대화 되는 순간이었으니까.

그때였다.

-김윤호 선수 봤습니다! 봤어요!

-아. 지금 막을 수 있는 게 있나요?

김윤호가 군주를 통해 이승우의 진군을 확인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었는지 크게 놀라는 김윤호.

용족이 진출하기 전까지 조금 더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니 일벌레 숫자는 확충하는데 온 신경을 쏟은 것이고. 그 결과 일벌레와 소굴을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있었지만 병력에 큰 구멍이 뚫려버렸다.

자원이 있어 모든 소굴에서 그슨대를 찍긴 했지만 아직 부족했다. 아무리 마수가 다른 종족에 비해 빠르게 병력 생산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 것도 소굴에 충분히 벌레가 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한 번 병력으로 환산 된 벌레가 다시 생산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

-안 보입니다. 안 보여요. 너무나 깨끗합니다. 큰 일 났죠!

-궁여지책으로 가시귀를 선택했습니다만 많은 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겨우 4기의 가시귀로 무얼 할 수 있겠습니까?

부족한 병력을 메꾸기 위한 김윤호의 선택은 가시귀였다. 금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하기에 애초부터 닷발귀는 포기한 상태였다.

가시귀는 사정거리 내에 일자로 오는 적을 동시에 타격 하라 수 있는 아주 뛰어난 능력을 지닌 유닛이지만 잠복을 해야 공격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잠복을 했을 땐 감시 능력을 지닌 병력이 있어야만 볼 수 있지만 잠복을 풀었을 땐 감시 능력이 없어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눈썰미 있는 선수들은 가시귀가 움직이는 걸 기억했다가 잠복하고 있는 곳에 천벌을 떨어뜨리곤 했다. 만약 가시귀 여러 기가 자리를 잡은 채 용비 조합을 맞이한다면 거뜬히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겠지만 지금은 숫자가 너무 부족하다.

한군데로만 와준다면 모든 가시귀를 몰아넣어 데미지를 극대화하겠지만 이승우가 그렇게 움직일 리 만무했다.

이승우의 첫번째 타격지는 세 번째 자원 채취 지역이었다.

-아. 병력이 위로 올라와요!

-일렬로 쭉 올라오는 것이 그냥 용의 모습 같습니다!

속도가 빠른 용아가 먼저 올라오고 그 뒤를 따라 비렴이 올라오는 찰나.

-김윤호 선수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거죠!

-순간적인 센스가 돋보이네요!

김윤호의 센스가 발휘되었다. 가시귀알로 순간적으로 입구를 막아버린 것이다. 가시귀알은 그슨대가 가시귀로 변태할 때 생기는 것이었다. 가시귀알을 비롯한 마수의 모든 알의 방어력은 무려 10으로 신들의 전쟁에서 가장 높은 방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처 들어오지 못한 비렴이 언덕 아래를 빙빙 돌았다.

용아와 비렴이 완벽히 분리 된 상황.

둘이 함께 있다면 상대할 수 없지만 따로 있다면 그래도 가능성이 생긴다. 김윤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새롭게 생산 된 그슨대의 대부분을 세 번째 확장지역으로 보내는 한 편 소수의 그슨대를 뒤로 돌렸다. 흘린 비렴을 컨트롤로 잡아주기 위함이었다. 마찬가지로 추가 생산 된 용아가 비렴을 보호하겠지만 원거리 유닛의 특성을 살린다면 비렴을 잡아내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꼭 잡아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천벌만 뽑아내도 대 성공이었다.

천벌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져야하는 그슨대가 똘똘 뭉쳐 용아를 향해 공격을 쏟아냈다. 그슨대는 뭉쳐야 그 공격력이 빛을 발하는 유닛이다. 아무리 발업이 되었다 하더라도 비렴없는 용아는 팥 빠진 단팥빵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여기는 마수의 진영.

지어진 건물들을 벽 삼아 그 뒤에 아예 진을 쳐버렸다. 근접 공격 유닛인 용아가 그슨대를 죽이려면 한 바퀴 크게 빙 돌아와야 했다. 만약 비렴이 있었다면 전투는 이승우에게 유리하게 전개 되었을 것이다.

건물 뒤로 그슨대가 숨었다고?

무슨 걱정이랴.

천벌 한 방이면 뿔뿔이 흩어질 텐데.

하지만 김윤호 선수의 번뜩이는 플레이로 당장의 전투는 박빙을 이루고 있었다.

-김윤호 선수 이 어려운 순간에 센스가 번뜩입니다! 괜히 브레인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에요! 당황하고 안절부절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급한 순간에서 냉철한 판단을 하네요!

-괜히 우승자 출신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센스를 갖추고 있기에 우승을 차지한 겁니다!

병력 충원 역시 김윤호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6개의 소굴을 쉬지 않고 돌렸다. 하지만 이승우도 보통은 아니었다.

-이야!!!! 이승우 선수! 이번 러시에 한 기 섞은 흑완이 가시귀알을 썰기 시작합니다! 흑완이면 금방 썰어버리죠!!!!

-가시귀알 금세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터집니다! 이제 터져요! 이거 터지면 그슨대 다 도망가야해요! 비렴 올라오거든요! 지금처럼 절대 못 싸웁니다. 보는 순간 뒤로 돌아보지 말고 도망쳐야합니다!

흑완의 공격력은 무려 40.

용아로 가시귀알을 깨는 건 한 세월이지만 흑완으로 깨는 건 금방이다. 몇 초 만에 가시귀알이 깨졌고 다시 뚫린 길로 미처 올라오지 못한 비렴이 추가로 합류한 용아와 함께 언덕 위로 올라왔다. 김윤호가 보낸 그슨대가 도착하기 직전의 일이었다.

정말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었다.

-으하하핫. 정말 박 터지네요. 이야. 양 선수 정말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혹시 이럴 걸 대비하고 흑완 1기를 함께 데려온 건가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대처였습니다. 처음 왜 흑완이 여기 끼어있나 했습니다. 겨우 한 마리로는 큰 피해를 주기 힘들 텐데? 본대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비비와 함께 본진을 난입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었는데, 확실히 이승우 선수의 판단이 저보다 낫습니다!

-해설하는 엄재웅 씨보다 이승우 선수의 생각이 나은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더군다나 요즘 제일 잘나가는 용족인데요!

전현석 캐스터와 엄재웅 해설이 무슨 소리를 하건 김태영 해설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두 눈을 빛내며 온 열정을 다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흑완의 역할이 컸어요! 아. 용아와 비렴이 서로 합쳐집니다. 이러면 망했죠.

비렴이 언덕으로 올라 온 순간 전투의 양상이 바뀌었다.

-내가 없으니 살만했지? 근데 이제 죽을 맛일걸? 이라고 말하며 올라오는 비렴일 겁니다! 크아. 뒤로 어둠의 그림자가 스윽 드리우는 것이 그슨대가 벌벌 떠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천벌이 그슨대가 있는 곳을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대열이 흐트러진 그슨대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 틈을 찾아 용아가 미친 듯이 파고들었다. 물 만난 고기마냥 활개를 치는 용아 앞에서 그슨대는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피해는 그슨대만 입는 것이 아니었다.

-아. 어떻게 모은 일벌레들인데요. 다 죽습니다. 다 죽어!

-여태까지 좁혀놓은 차이가 다시 벌어졌습니다. 너무 피해가 커요.

-피해를 본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어요. 아예 여기서 경기가 마무리 될지도 몰라요!

일벌레를 비롯한 소굴 역시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 특히 세 번째 자원 채취 지역에 지어진 소굴에서 생산 된 병력들은 나오는 족족 용아에게 둘러싸여 죽었다.

-어? 지금 본진과 앞마당에도 빨간 불 들어와 있죠?

-추가 병력의 합류가 늦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본진을 또 휘젓고 있었네요!

무려 9개의 제단이다. 확장 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한 이승우는 생산 속도가 빠른 용아를 끊임없이 찍어내 본진 쪽으로 보내고 있었다.

앞마당에 6기의 용아가 가시 촉수가 때리던 말든 일벌레를 죽어라 때리고 있었고 본진엔 5기의 용아가 마견숲을 때리며 김윤호의 멘탈을 뿌리째 흔들어 놓고 있었다.

일터를 잃은 일벌레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선수! 한계가 어디 인가요!

환희에 찬 김태영 해설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이승우가 용의 신전 타이밍을 늦추는 바람에 현룡이 아직 없어 가시귀로 막을 수 있긴 하겠지만 막았다고 하기엔 이미 너무 큰 피해를 받은 김윤호였다.

============================ 작품 후기 ============================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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