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6 Game No. 96 OSL 4차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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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던 MSL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OSL 16강 4차전이 돌아왔다. 프로리그도 없는 날이었기에 팬들의 열정은 온전히 OSL에 집중되었다.
3차전까지의 조별 상황을 정리하자면 일단 A조는 모두의 예상대로 이영우가 2승으로 가장 먼저 치고 나갔고 B조는 3차전에서 윤영태가 김재만을 이기면서 1승 1패 동률이 되었다.
만약 오늘 정명혁이 박현우를 이긴다면 2승으로 유리한 지점에 오를 수 있겠지만 패배하게 된다면 4명 모두 1승 1패가 된다.
이 경우 8강 진출자는 안개 속에 빠진다.
5차전과 6차전까지 끝나야 확실한 진출자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일명 단두대 매치로 불리는 경기로 해당 경기의 승자가 자동으로 8강에 진출하게 된다.
박현우 입장에선 오늘 지게 되면 탈락이 확정되기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고 정명혁 입장에선 준우승자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편하게 8강에 오르기 위해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C조 역시 모두의 예상대로 김택윤이 2승으로 앞서나갔고 구성재가 1승 1패를, 염우석과 김연훈이 각각 1패씩을 안고 있었다.
A조와 똑같은 상황으로 오늘 1패씩을 안고 있는 염우석과 김연훈이 만난다. 여기서 패배하면 8강 진출이 거의 힘들다. 양 선수에겐 반드시 이겨야하는 매치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손을 들어주는 선수는 김연훈 쪽이다. 종족 상성이나 커리어 전체를 보자면 객관적인 전력은 염우석이 앞선다. 하지만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는 프로리그와 달리 개인리그에선 너무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8강에 오른 적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16강에서 탈락해 염16강이라는 별명마저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그 징크스가 이어지면서 패배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그 징크스를 깨는 날이 될 것인지의 여부를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대부분 못 깰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말이다.
D조도 이제운이 2승으로 앞서나가고 있고 신상운이 2패로 꼴찌로 쳐져 있었다. D조의 4차전은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경기다. 임동원과 송병호가 맞붙기 때문이었다.
어제 있던 MSL에선 임동원이 송병호를 압도하며 손쉽게 승리를 챙겼다. 본인이 우승했던 리그에서 승리했던 임동원처럼 송병호가 OSL에서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오른 건 송병호였다.
이제운에게 패배한 임동원과 달리 신상운에게 승리하며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상황이었으니까. 송병호 입장에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했고 임동원 입장에선 어제 이긴 송병호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의 불씨를 다시 살려야했다.
만약 오늘 임동원이 지게 되면 D조는 가장 빠르게 8강 진출자를 내게 된다.
깔끔하게 2승을 한 이제운과 송병호가 자동으로 8강에 진출하는 상황.
집에서 TV로 보고 있는 이제운은 속으로 송병호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임동원은 결코 바라지 않는다. 오늘 송병호를 이기고 자신이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부을 것이다.
같은 시간 그리고 같은 경기수가 치러진 OSL이었지만 조 마다 상황은 각기 달랐다. 원 데이 듀얼에서는 찾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하루 만에 진출자가 나와 시원시원한 매력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일명 쪼는 맛이라 불리는 건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OSL은 다르다.
6차전이 벌어질 때까지 진출자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고 6차전이 끝난 후 재경기가 발생하는 조도 심심찮게 나온다. 4차전이면 8강 진출자가 확정되는 조도 있다.
그렇기에 16강이 벌어지는 3주간 다양한 예측과 분석이 커뮤니티에서 쏟아져 나온다. 진출자를 맞추는 것도 재미있지만 분석을 읽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었다.
OSL의 오프닝이 시작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분석 글은 쉬지 않고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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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 다 잘하자!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네!”
“알겠습니다. 감독님.”
도 수코님의 말에 나와 현우 형이 크게 대답했다.
둘 다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나란히 1패를 당했으니까.
개인리그 본선에 진출한 선수가 2명밖에 없는데 1차전도 채 뚫지 못하고 떨어지는 건 팀 입장에서 결코 환영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S1 프런트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팀 입장에선 둘 중 하나라도 8강에 진출해주길 바랄 것이다.
그나마 이 안 좋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날이 오늘이다. 1승 1패를 해놓으면 최소한 허무하게 떨어지는 일은 없어진다. 현우 형 같은 경우 오늘 이긴다면 재경기 없이 깔끔하게 6차전에서 8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문제는 둘 다 만만찮은 상대를 만났다는 것이다.
모두 우승자 출신.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존재들이 아니라 현재 정점을 찍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이 더 문제다.
그래도 어쩌겠어.
일단 부딪쳐봐야지.
“이승우 선수 준비해주세요!”
“네! 바로 갈게요.”
1경기에 치러지기엔 확실히 준비가 빠를 수밖에 없다.
후아. 확실히 긴장되는데?
“그럼 전 가볼게요.”
“하던 대로만 해라! 그럼 이길 수 있다.”
도 수코님이 주먹을 불끈 쥐며 응원을 보냈다.
“나도 이길 테니까 너도 이겨라.”
현우 형의 덕담도 힘이 되었다.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는 이상 허무하게 질 수 없다.
“꼭 이길게요. 응원해주세요.”
그 대화를 끝으로 난 키보드 가방을 들고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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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캐스터 전현석입니다. 오늘도 OSL로 여러분들께 인사 드립니다!
-이야. 오늘도 드림 스튜디오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주셨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재미있고 좋은 해설로 보답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펼쳐지는 4경기 모두 놓칠 수 없는 경기들입니다. 전부다 빅매치입니다. 빅매치!
-요즘 따라 신이 돕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살짝 들 정도로 아주 흥미진진하게 16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선수가 하나도 없지만 오늘 나올 수도 있거든요? 반대로 탈락이 확정되는 선수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자. 그러면 첫 번째로 펼쳐질 경기의 선수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웅장한 효과음과 함께 중앙 화면에 이승우와 김윤호의 이름이 떠올랐다. 아지랑이처럼 사라저가는 글씨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승우와 김윤호의 모습.
부스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둘 모두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진지할 수밖에 없다.
오늘 패배하면 8강 진출에 제대로 먹구름이 끼는 상황.
절대 2패를 허락해선 안 되었다.
-먼저 왼쪽에 앉아 있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 십중팔구 이승우 선수의 이름이 나올 겁니다. 이영우 선수가 자신의 이름 앞에 신이란 단어를 달게 된 2010년의 페이스와 아주 흡사합니다. 프로리그, 개인리그 할 것 없이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거든요? 현재 OSL에선 1패를 당하고 있지만 어제 펼쳐진 MSL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이영우 선수에게 기분 좋게 복수에 성공하며 1위로 16강에 올랐거든요? 그 기운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면 생각보다 쉽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영 해설이 연신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이승우를 소개했다. 김택윤과 송병호가 리쌍에게 밀려 힘이 없던 그에게 이승우의 등장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프로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자랑하지만 결승에 올라간 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된 김택윤.
김택윤 입장에선 4강에 올랐던 저번 시즌이 정말 좋은 기회였다. 특히 OSL에선 단 한 번도 결승전을 치르지 못했기에 관계자를 포함한 많은 팬들이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4강전에서 같은 팀인 정명혁에게 3:2로 분패하고 말았다.
반면 개인리그에선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지만 프로리그에선 이름값보다 못한 승률을 보이고 있는 송병호.
저번 시즌 오랜만에 4강에 오른 김택윤과 달리 4강엔 단골로 올라오고 있는 송병호다. 그만큼 개인리그에선 꾸준한 활약을 데뷔 이후 기복 없이 보여줬고 숱한 도전 끝에 늦은 나이에 끝내 우승까지 차지했다.
현역 중 유일하게 OSL 100승이 넘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송병호지만 유일하게 지니고 있지 못한 타이틀이 있었다.
그 타이틀은 프로리그 다승왕이었다.
송병호는 단 한 번도 다승왕 타이틀을 손에 넣은 적이 없다. 심지어 용족 다승순위조차 1위를 한 적이 없다. 매 시즌 35승에서 40승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송병호라는 이름값엔 조금 부족한 수치였다.
이처럼 용족을 대표하고 있는 김택윤과 송병호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이영우와 이제운이라는 궁극체가 나온 환국과 마수와 달리 아직 용족은 완벽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타 종족은 1명씩 들어가 있는 최강자 라인에 용족만 2명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로는 부족하고 둘이 함께 있어야 해볼 만한.
단순히 활약 무대뿐만 아니라 플레이를 포함한 모든 것을 합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이승우가 나타났다.
아직 이승우가 택뱅을 넘었다고 평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 전에도 둘을 합친 것 같은 선수가 나타났다고 설레발을 떨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허영우의 등장이었다. 올마이티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허영무지만 끝내 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승우도 지켜봐야한다. 충분한 자질은 지니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진 갓이란 별명을 얻게 된 해의 이영우에게 뒤지지 않는 행보다.
과연 그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아니면 높은 벽을 느끼고 스스로 무너지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지금 김태영의 바람이 있다면 이승우의 재능이 만개해 꽃을 피워 리쌍처럼 용족 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김윤호 선수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프로리그에서 살짝 간을 보니까 어? 생각보다 잘하는데? 라는 걸 분명 느꼈을 것이거든요? 3김 마수 중 가장 개인리그 성적이 좋은 선수가 김윤호 선수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만만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겁니다. 당장의 기세는 이승우 선수가 앞서지만 노련미는 아무래도 김윤호 선수가 훨씬 낫거든요? 여기는 개인리그입니다. 벼랑 끝에 몰린 베테랑은 굉장히 무섭습니다.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엄재웅 해설의 특기 중 하나임 엄대엄이 시전 되었다. 바로 이어지는 김태영의 반박.
-물론 그런 점도 없잖아 있지만 현재 상황 자체가 이승우 선수가 너무 좋습니다. 엄재웅 해설께서 살짝 언급해주셨던 것처럼 프로리그에서 이미 한 번 붙어서 이승우 선수가 승리를 따냈거든요? 이번 역시 충분히 승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역시 용족의 수호자 김태영 해설.
아무리 용족 쪽으로 편파판정을 해도 비난을 받지 않는 유일한 해설다웠다. 엄재웅 해설이 입을 떼기 전에 곧바로 말을 덧붙이는 김태영 해설이었다.
-이승우 선수는 지금 용족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매일 매일 보여주고 있어요. 용족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초반이 불안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는 초반이 너무나 안정적입니다. 감이 너무 좋아요. 빌드에서 거의 지지 않습니다. 설사 지더라도 뛰어난 전투와 상황 판단으로 경기를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거든요?
확실히 이승우는 초반에 안정적이다. 두리뭉실한 감으로 얼추 짐작하는 것이 아니라 [날빌러]라는 스킬로 상대방의 빌드를 훤히 알 수 있었으니까. 이것만으로 이승우는 시작과 동시에 몇 발자국 앞서 나갈 수 있었다. 혹 [날빌러]가 실패해도 [투신]이나 [엄대엄]으로 경기를 5:5로 만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영우같은 괴물만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자. 두 선수의 경기가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쓸데없는 말 안하고 지체 없이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함성이 필요합니다!
전현석 캐스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열화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전현석 캐스터가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지금부터 2015 OSL 시즌 2 16강 4차전 1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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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은 제가 부모님께 제일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제가 태어난 날이거든요.
생일 축하한다는 짧은 리플이라도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