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6 Game No. 연승행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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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은 모두 갖춰졌다. 애초에 확장은 깔끔하게 포기했다. 지금 상황에서 확장까지 가져가는 건 지나친 욕심이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것보다 한 마리라도 확실히 잡는 것이 중요했다. 어차피 이 공격이 통하지 않으면 경기를 이기기 힘들다. 최적화를 위해 일꾼 수까지 조절했다. 확장에 붙일 용안도 없었다.
최적화 덕분에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병력이 마수의 진영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본진.
뚫고 모든 테크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였다. 이미 김윤호도 내가 무얼 하는지 파악한 상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나름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모든 것을 걸고 내려온 병력이 마수의 앞마당 앞에 진을 쳤다.
깊게 심호흡을 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모든 정리를 끝낸 후 [투신]을 사용하며 총 공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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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거세게 몰아붙입니다. 김윤호 선수 당황했어요.
-사실 김윤호 선수는 후반을 바라보는 운영을 했거든요? 딱 5분만 지금처럼 흘러갔더라면 김윤호 선수의 시간이 왔을 겁니다. 하지만 이승우 선수 정말 날카로운 타이밍을 잡았아요. 이게 바로 스타급 센스라는 거거든요?
-본진이 밀리면 끝입니다. 김윤호 선수 군락 이후의 테크로 승부 보려고 초반부터 방어적인 움직임 택한거거든요? 본진에 주요 건물 다 있습니다. 부랴부랴 확장지역에 건물들 짓고 있는 진화장부터 시작해서 군락까지 모두 날아갑니다!
-김윤호 선수 입장에서 황당할 겁니다. 분명 올인 하는 거 알았거든요? 그래서 방어건물 더 늘리고 수비에 집중했거든요? 근데 이게 뭡니까? 뚫렸습니다. 전투력이 어마어마하네요! 환국만 불꽃이 있는 게 아닙니다. 용족도 불꽃이 있습니다!
김윤호가 잘못한 걸 찾자면 순간적인 판단을 잘못 내렸다는 것이다. 원래 마수가 환국이나 용족의 공격을 받았을 때 가장 좋은 상황은 지나치게 병력을 뽑지 않고 일벌레를 적당히 뽑아주며 아슬아슬하게 막는 것이다. 남은 병력으로 역공을 가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막아도 제대로 막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일벌레를 많이 뽑으라는 소리는 아니다. 너무 배를 째다간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밀려버릴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인 적당히 병력을 뽑고 적당히 일벌레를 뽑아야 한다. 상대방의 병력을 끊임없이 체크하며 일벌레와 병력의 비율을 잽싸게 조절해야한다. 현재 최고의 마수라 불리는 이제운, 임동원 3김 마수는 이러한 것을 아주 잘했다.
예전 같은 경우 단순 물량과 회전력 싸움으로 다른 종족을 압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 가장 많은 컨트롤과 빠른 APM을 요구하는 종족이 바로 마수다. 그 어떤 종족보다 많이 생각해야하고 쉬지 않고 움직여야한다.
그 원동력은 일벌레의 수 조절에 있다.
김윤호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솔직히 잘못이라 할 것도 없다. 이승우의 병력을 정확하게 판단했고 그 병력을 막을 수 있는 병력과 촉수를 배치했다. 다른 용족이었다면 충분히 방어를 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승우에겐 변수가 있었다.
[투신.]
스킬의 힘으로 순식간에 전투관련 능력치가 55%가 상승 되어버렸다. 김윤호가 절대 알 수 없는 변수였다.
-김윤호 선수 본진이 밀리며 경기가 많이 기울긴 했지만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닙니다. 물론 상당히 어렵긴 합니다만 지금부터라도 다른 스타팅 포인트에서 무너진 테크 복구하면서 이승우 선수가 멀티 먹지 못하게 방해해야 합니다.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네요. 이걸 직접 해내야 한다니 지금 상황이 김윤호 선수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확 다가옵니다.
김정식 해설이 김윤호가 해야 할 일을 쏟아냈다.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이 정도는 해줘야 역전이 가능했다. 상황이 비관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승우에게 약점이 있긴 했다.
바로 멀티가 없다는 점.
앞마당 하나로 쥐어 짠 병력이다. 만약 이승우가 추가 확장을 가져가는 것을 방해한다면, 추가로 뭉친 병력을 갉아먹을 수만 있다면 김윤호에게 기회는 생긴다.
하지만 그 상황을 방관 할 이승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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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타 스타팅 앞마당을 밀어버리는 순간 승리를 확신했다. 이미 본진을 민 순간부터 이겼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방심하지 않았다. 김윤호는 3김 중 1명이다. 가만히 두었다간 어떻게 살아날지 모르는 선수였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2가지였다.
확장을 가져가며 유리함을 지키는 것과 아예 타 스타팅 멀티를 밀어버리면서 경기를 끝내는 것.
솔직히 안정적인 방법은 전자다. 서서히 승리를 굳힐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난 후자, 맹공을 선택했다. 끝낼 수 있을 때 끝내는 것이 가장 좋으니까.
오늘 펼치는 경기는 단 1경기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팀의 승패가 좌우 된다.
보통 때라면 뒤에 있을 경기를 생각해 체력 안배를 걱정해야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연호가 2킬이나 해주는 바람에 체력은 빵빵하다.
모든 체력은 1경기에 쏟아 부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투신]역시 앞으로 몇 번을 더 쓸 수 있다. 스킬 MAX를 찍었기에 소모되는 체력은 5%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밖에 [스타급 센스]나 [마스터리] 역시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다.
일단 [투신]을 사용해 뚫는다.
막히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본다. 설사 막히더라도 유리하면 유리했지 결코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혹 불리해져도 [엄대엄]으로 상황을 돌리면 그만이다.
결과적으로 내 선택이 옳았다.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덕에 생각보다 쉽게 밀 수 없었다.
아무리 김윤호라 하더라도 먹는 자원이 있어야 싸운다. 테크부터 자원까지 모두 무너진 상태.
이제 할 수 있는 건 하나.
-김윤호 : GG.
GG선언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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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오늘. 대박 ㅋㅋㅋ 연호레기 2킬함 ㅋㅋㅋ>
<오늘은 연호레기라고하지 말아라. 오늘처럼만 하면 앞을도 계속 나올 수 있음 ㅇㅇ>
<ㅅㅂ 솔직히 김윤호한테 진게 잘못한거냐? 오늘 정도면 개쩔었는데.>
<ㅇㅇㅇ 맞음. 솔직히 오늘 정도만 하면 계속 경기나올 수 있음..>
<3라운드만에 각성인가?ㅋㅋㅋㅋ개 느리넼ㅋㅋ>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다.
신연호의 2킬 때문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승우나 박현우가 2킬을 했다면 지금처럼 난리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주인공이 신연호라면 다르다. 2킬은커녕 1킬을 할거란 기대조차 거의 하지 않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오늘의 주인공은 신연호였다.
연패를 끊으며 IBX의 중요 선수를 꺾었으니까.
커뮤니티 반응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신연호.>
<연패의 설움을 한 번에 날리다!>
<2킬에 성공한 신연호 자신의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다.>
우호적인 기사들도 우후죽순처럼 올라왔다. 2킬을 한 것도 2킬을 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경기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과감한 선택과 완벽한 운영이 돋보였다.
이 밖의 많은 화젯거리가 쏟아져 나왔다.
첫 경기에 출전한 윤여준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용족치고 매우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대장으로 출전한 이승우는 김윤호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프로리그 연승 기록을 14승에서 15승으로 하나 늘리는데 성공했다. 아직 설레발일지 모르지만 이 기세라면 조만간 이영우의 프로리그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을 듯 했다. 이승우의 연승에 힘입어 아스트로로 위너스리그 5연승, 그러니까 이번 시즌 전승을 기록했다.
당연히 팀 역사상 최초로 세운 기록이었다. 반면 IBX는 4연패라는 부진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IBX가 이렇게 침체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든든한 에이스카드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선 IBX에 대한 우려 섞인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동시에 새로운 주제가 커뮤니티를 메우기 시작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있을 이승우와 김윤호의 OSL 16강 경기 승자 예측에 관한 것이었다.
의견은 의외로 반반으로 갈렸다.
먼저 이승우가 이긴다고 주장하는 쪽은 오늘 봤듯이 이승우가 결코 판짜기에서 밀리지 않는다. 눈치 역시 이영우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기에 초반 김윤호의 심리전이 통하지 않을거라 말했고 김윤호가 이긴다고 말하는 이들은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김윤호의 이야기를 꺼내며 반격했다.
이 두 의견은 서로 팽팽한 대립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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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오늘 진짜 잘했다.”
“감사해요. 형. 전 뭐 그냥 1킬로 끝냈지만 형은 2킬이나 하셨잖아요. 그 것도 김우현이랑 정인철을. 형 아니었으면 오늘 진짜 힘들었을 거예요.”
“흐. 그런가?”
전과 달리 복귀하는 차 안이 시끌벅적하다.
조용한 것도 좋지만 지금도 좋았다. 일단 3명이나 함께 하고 있었으니까.
여준이와 나, 그리고 연호는 경기가 끝난 후 승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혹 그때 왔던 김채하 기자가 와 있지 않을까 했지만 기대와 달리 다른 기자가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왜 전에 왔던 사람이 오지 않았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연호나 여준이가 없었다면 달랐을까? 어쨌든 인터뷰를 끝내고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꽃이 피었다.
가장 신이 난 사람은 단연 연호였다.
“기세 몰아서 3킬까지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확실히 김윤호 잘하긴 겁나 잘하더라.”
연호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다음에 3킬하면 되지 뭐. 오늘만 날인가?”
“그렇지?”
내 말에 연호가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오늘 주인공은 너야. 오늘 MVP도 받았는데.”
“맞아요. 오늘은 형이 제일 멋졌어요.”
연달아 들어오는 칭찬에 연호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웃었다.
“흐흐흐. 내가 MVP를 받을 줄이야.”
오늘 MVP는 내가 아닌 연호였다.
당연한 것이었다. 연호의 2킬이 아니었다면 대장으로 나서는 나의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IBX 역시 날빌이나 색다른 운영으로 날 노렸을 수도 있고. 하지만 3:3 동점에서 만나는 바람에 승부수를 따로 걸지는 못했다.
그랬기에 마음 편히 내가 경기할 수 있었던 것이고.
“정말 축하한다.”
연호가 MVP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어쩐지 표정이 굉장히 밝긴 했다. 앞으로도 연호가 MVP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두런두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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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연호가 먹고 싶은 걸로 쏜다.”
“정말요?”
“그래. 뭐든 말만 해라.”
숙소에서 조촐한 파티가 이뤄졌다.
확실히 오늘 주인공은 연호였다. 모든 것은 연호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연호는 눈치 보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걸 모두 시켰다. 평소보다 과한 음식임에도 감독님은 연신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었다.
“우리 팀이 아직도 1위다. 1위! 1경기도 아니고 5경기나 진행되었는데 1위다!”
첫 경기 승리로 1위를 달린 건 운이 좋아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경기를 치른 지금 1위를 한다는 건 단순 운이 좋았다 라고 평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실력인 것이다.
그 잘난 CT와 S1도 우리 밑에 있다.
팀이 만들어진 이후 단 한 번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감독님도 코치님들도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바짝 뒤를 쫓아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1위는 우리였다. 속속히 연호가 선택한 음식이 도착하였다.
“오늘은 먹고 죽자!”
즐거운 파티는 새벽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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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었습니다!!!
[투신]과 [스타급 센스], [마스터리]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패배한 김윤호가 과연 개인리그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일단 내일 이영우와의 msl로 찾아 뵙겠습니다.
(드디어 이영우와의 대결이 진행되네요. ㅠㅠ 생각보다 1편이 늦춰진. )
글쓰는 기계는 여러분들의 추천과 댓글을 먹고 작동됩니다.
많이 많이 찍어주세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