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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82화 (82/575)

00082  Game No. 82 IBX전.(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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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나를 비롯한 팀원, 코치님, 감독님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여준이는 주문대로 과감한 생더블을 시전 했다.

반면 김성진은?

항상 하던 대로다.

‘무난하게 화통 이후에 앞마당을 가져가겠지.’

태백산맥은 길이 매우 구불구불하고 러시거리가 멀다. 전진 건물류가 아니라면 초반에 러시를 가는 건 매우 힘들었다. 초반 공격을 배제하고 빠르게 앞마당을 먹은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후 경기는 여준이에게 좋게 흘러갔다.

앞마당을 빠르게 먹은 여준이는 두 번째 멀티도 보통 타이밍보다 한 박자 빠르게 가져갔다. 그랬음에도 위기는 없었다. 워낙 초반에 아무 피해를 받지 않고 두 군데서 자원을 돌릴 탓에 병력의 빈틈이 없었던 것이다.

잘한다! 윤여준!

확실히 여준이는 S1전 대장으로 나갈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그때 기회를 빼앗은 게 미안해지긴 하네. 나가봤자 진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지금 잘하니까 된 거지 뭐.

어쨌든 나도 경험했지만 신인이 가장 위험한 타이밍은 초반이다. 초반의 심리전에 당해 허무하게 패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그 초반을 무사히 넘기게 된다면?

연습실에서의 실력을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된다. 피지컬 면에선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 게이머를 뛰어 넘을지도 몰랐다. 자신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었으니 더 이상 긴장할 이유도 없다.

긴장을 하지 않은 신인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여준이가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대규모 한방 전투.

-윤여준 선수! 정말 전투적이네요. 저 선수 전투 민족입니까? 자리잡고 있는 환국의 병력에 미친 듯이 병력을 쏟아 붓습니다! 와다다다다다다다. 지금도 뒤에 계속 와다다다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싸워도 됩니다. 자원 차이가 어마어마하거든요? 환국이 2를 잃고 용족이 5를 잃어도 용족이 이득입니다. 그냥 지금처럼 병력 갉아먹으면 되거든요? 윤여준 선수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야. 오랜만에 보는 용아 스피릿이네요. 시원시원 합니다!

중계진의 말처럼 허무하게 병력의 공백이 생겨 멀티 2개 이상이 날아가지 않는 이상 여준이가 무난히 이기는 상황이었다.

-김성진 : GG

-윤여준 선수 선봉으로 나와 김성진 선수를 꺾어 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여준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끝까지 본인이 원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 결과 1세트를 승리로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

IBX가 차봉으로 내보낸 선수는 김우현이었다.

김우현.

육룡 중 1인이자 IBX의 중심 중 1명이었다.

이런 김우현의 별명은 붉은 운룡의 곡예사였다.

운룡을 통한 견제를 기가 막히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별명처럼 김우현은 어떤 종족을 만나고 견제의 끝을 보여주었다. 분명 같은 수의 확장 기지를 확보했음에도 병력의 수가 김우현보다 적은 경우가 많았다. 하도 일꾼 견제를 당해 제대로 자원채취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알고도 못 막는 운룡 견제.

그 것이 김우현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감독님도 견제를 조심하라고 여준이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단순히 견제만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절대 육룡에 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 밖의 모든 능력도 모난 것 하나 없이 상급 이상이었다.

그냥 상대해도 힘든 상대에게 견제를 당하면 얼마나 힘들어 질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잠시 후 시작 된 2세트.

-김우현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운룡 운영 하나 만큼은 모든 용족 중 최고입니다.

-아직 속업도 되지 않은 운룡에 이렇게 휘둘리는데 잠시 후 속업이 되면 도대체 얼마나 더 휘둘릴 겁니까?!

-이야. 같은 용족이고 같은 유닛을 뽑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경기가 나옵니까?

“쩌네 진짜.”

누군가의 말처럼 김우현의 운룡 운영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번에 김우현이 선택한 건 운룡 견제가 아니었다. 지룡으로 큰 피해를 입히겠다는 생각에 아예 운룡 속업까지 누른 상태였다.

잽이 아닌 묵직한 한 방.

여준이는 속업 된 운룡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운룡에 태운 지룡이 떨어질 때마다 크게 휘청거렸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으. 상상도 하기 싫다.

초반 빌드는 나쁘지 않았다. 똑같은 빌드를 가져갔으니까. 다만 김우현의 다음 움직임이 훨씬 가벼웠을 뿐이다. 반면 여준이의 움직임은 너무 무거웠고.

잔뜩 물을 먹은 솜뭉치마냥 제대로 된 반응이 나오지 못했다. 지금 여준이는 한 가지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

그럴수록 김우현의 운룡은 더욱 더 활개를 쳤다.

신출귀몰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릴 정도로 김우현의 운룡 운영은 빛을 발했다.

먹는 자원이 다르다 보니 테크에서 슬슬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비렴을 확보한 김우현에 비해 여준이는 용혼과 지룡의 단순한 조합 밖에 갖추지 못했다. 하늘성소는커녕 황룡성지조차 올리지 못했다. 업그레이드도 시간이 지나면 벌어진다. 이미 공1업이 돌아가고 있는 김우현과 달리 여준이는 업그레이드를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정신 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불리하다.

신들의 전쟁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유불리가 확연히 보였다. 비렴의 천벌이 개발되기 전 움직여야 한다. 똑같이 견제를 가 멀티 한 군데를 마비시키든 1방 전투를 승리로 이끌든 무언가를 해야한다.

천벌이 쏟아지는 순간 게임은 끝이다.

병력을 이끌고 진출하는 걸 보니 여준이도 그걸 느낀 모양이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판단이다.

그 걸 또 어떻게 알았는지 속업 운룡을 다시 여준이의 본진에 밀어 넣는 김우현.

징하다. 징해.

하지만 여준이는 병력을 빼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전 병력을 전진배치 시켰다. 방어를 위해 남겨 둔 용혼까지 모두 다 긁어모아서.

그렇지. 그렇게 해야지!

만약 지금 병력을 뺐다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0%다. 러시를 간다고 이길 수 있는 확률이 확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회군시키는 것보다 나았다.

전투 여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지도 몰랐으니까.

-윤여준 선수 칼을 뽑아듭니다.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시죠?

-궁여지책입니다. 어차피 가만히 있으면 아무 것도 못하고 지거든요? 지든 이기든 화끈하게 싸워보겠다는 겁니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긴 합니다만 초반부터 운룡에 휘둘린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전판에 보여준 운영 능력에 비해 상황 대처 능력이 너무 부족하거든요?

그 사이 전진 배치를 마친 여준이의 병력.

김우현도 현룡을 통해 여준이가 올라온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용안을 견제하던 운룡과 지룡도 어느새 본진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자. 들어갑니다!

-이야. 울분을 토해내네요. 울분을!

-지룡. 지룡! 아. 터졌어요. 김우현 선수 큰일 났어요. 컨트롤 미스 났거든요? 지금 당장 지룡 숫자는 윤여준 선수가 더 많아요.

-큽니다. 아주 커요. 뒤에서 지룡이 용력 벗겨내는 것도 엄청 크거든요?

-과감한 전진!

-좋습니다.

-좋아요!

대규모 전투가 시작되었다. 화려한 컨트롤의 연속.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입을 떡 하니 벌렸다. 그간의 견제로 당한 화가 폭발한 듯 여준이는 거칠게 김우현을 몰아붙였다.

순간 화면에 잡히는 당황한 김우현의 표정.

처음 전투가 일어나기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이 나올 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여준이가 돌을 던지는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여준이의 전투력은 뛰어났다. 마치 [투신]을  사용한 것처럼.

“좋다!”

“그렇지. 지금처럼 계속 들이밀어!”

처음으로 여준이에게 긍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전투를 펼치는 진형 자체도 좋았지만 그 동안 말을 듣지 않았던 용혼과 지룡이 지금만큼은 여준이와 하나가 된 것처럼 움직였다.

그야말로 물아일체.

김우현의 병력이 우왕좌왕하는 것이 벤치까지 느껴질 정도였다.그때 김우현의 컨트롤 미스가 나왔다.

운룡에 태웠다 내렸다하면 컨트롤 하던 지룡이 여준이의 지룡에 의해 터져 버리고 만 것이다.

그 순간을 여준이는 놓치지 않았다.

“이겼다!”

놀랍게도 전투의 승리자는 여준이었다.

관중석이 술렁였다.

그 기세를 이어 앞마당까지 병력을 진군시켰지만.

-후속병력 나옵니다. 아. 윤여준 선수 뒷심이 약해요. 지금 온 병력이 전부거든요?

-김우현 선수 자원 아직 많습니다!

경기를 역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전투가 길어질수록 김우현의 병력이 더 많아졌다.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고 해도 병력이 있어야 잘 싸우는 법이다. 여준이의 패색이 짙어졌다. 뒷심에서 밀린 것이다. 한눈에 봐도 용안의 숫자가 한김우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김우현의 후속 병력이 7마리씩 생산 된다면 여준이의 후속 병력은 그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5분만 먼저 이런 상황이 나왔다면 승부가 어떻게 되었을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마 너무 늦고 말았다.

결국.

-윤여준 : GG

여준이가 GG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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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잘했어. 김성진 잡아냈잖아.”

“으. 초반 운룡만 잘 막아냈어도 지금처럼 지지는 않았을 텐데.”

코치님들의 칭찬에도 여준이는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하긴 첫 운룡에 너무 크게 휘둘렸다. 그걸 깔끔하게 막아냈더라면 상황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뒤늦은 가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긴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리 팀의 차봉은 승대였다.

“파이팅!”

“꼭 이겨라!”

응원을 받고 부스로 올라간 승대는.

“으....죄송합니다.”

경기에 패하고 말았다.

아주 스무스하게.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승대를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승대가 못 했다기보다 김우현이 잘했다고 하는 것이 옳았다. 여준이와의 경기에서 손이 완벽히 풀렸는지 그렇지 않아도 매섭던 견제가 더욱 더 날카로워 졌다. 비렴을 태운 운룡이 한시도 쉬지 않고 공중을 누볐다. 어찌나 빠른지 옵저버가 화면을 놓칠 정도였다. 모든 화면을 보고 있는 옵저버도 이럴진대 승대는 어떠할까?

혈풍이 운룡을 잡기 위해 죽자 살자 달려들었지만 폭사에 성공한 혈풍은 단 1마리도 없었다.

곡예를 부리 듯 혈풍 사이를 누비는 김우현의 운룡.

전투에 동원되어야 할 그슨대들이 본진과 멀티를 지키고 있는 자체가 손해였다. 병력이 빠진 만큼 중앙 벽이 얇아졌다. 끊임없이 줄어드는 마수의 병력과 달리 용족의 병력을 눈밭에서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만 갔다.

속수무책.

그대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 잘 쓰는구나.’

상대팀이지만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배울 점이라고 생각 되었다. 보통 후반으로 갈수록 용족으로 마수를 상대하기 힘들어진다. 군락 단계의 유닛이 사기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승대의 군락은 강력함과 거리가 멀었다. 심하게 견제를 받아 제대로 업그레이드를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법 유닛도 오히려 김우현이 더 많을 정도였다.

조합 역시 김우현이 더 완벽했다. 그야 말로 꿈의 조합을 갖춘 용족을 성치 않은 마수의 병력으로 이길 리 만무했다.

“김우현을 어떻게 잡는다?”

감독님의 걱정이 여기까지 전해져왔다.

기세.

상대에게 결코 줘선 안 될 걸 줘버렸다.

기세를 탄 선수는 무섭다. 어떤 사고를 저지를지 모른다. 여기서 적당히 끊지 못한다면 올킬을 내줄 수도 있다. 과연 감독님은 중견으로 누굴 선택할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건대 나 아니면 현우 형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동족전의 변수가 있었고 현우 형은 용족전을 굉장히 잘했으니까. 만약 내가 감독이라면, 둘 중 1명을 골라야 한다면 굉장히 고민이 될 것이다. IBX의 주축 마수들이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

우승자 출신인 김윤호와 용족전 스페셜리스트 정인철.

마수는 원래 용족에 강한 조족이다. 그 것도 아주 큰 격차로 벌어져 있는. 솔직히 김우현을 상대로는 자신 있다. 동족전에서 빌드로 반 이상 먹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김우현을 이긴다하더라도 마수 2명을 연달아 상대하는 건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환국이 마수에 강한 상성을 지니고 있지만 현우 형은 약점이 하필 마수전이다.

감독님 입장에서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나나 현우 형이나 1경기만 잡기 위해 내보낼 카드는 아니었으니까.

그 순간.

“중견으로 저를 내보내주십시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이 나섰다.

모두의 시선이 뒤 쪽으로 쏠렸다. 그 곳엔 연호가 담담한 얼굴로 서 있었다.

“흠.”

감독님 이마의 주름이 깊어졌다.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금 연호를 중견으로 내보낸다면 나나 현우 형 둘 중 한명의 기용을 포기해야한다.

“자신 있냐?”

감독님의 물음에.

“네.”

연호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 연습실에서 대화를 나눴을 때를 빼고 저렇게 진지한 표정의 연호를 본적이 없었다.

“정말 자신 있냐?”

두 번째 물음.

연호 역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그럼 나가라.”

============================ 작품 후기 ============================

오늘도 2편입니다!

연호의 각성?!

조아라에서 처음으로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과연 연호는 몇 킬을 할까요?

1. 0킬 2. 1킬 3. 2킬 4. 3킬

내일이면 ibx전이 마무리 되고 MSL이 시작됩니다. 첫 경기가 이영우 리매치 ㅎㄷㄷ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지켜봐주세요.

추천과 댓글은 저를 글쓰는 기계로 만듭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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