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75화 (75/575)

00075  Game No. 75 첫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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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승드셋과 몰수로더. 본인의 한계를 부수다.>

<내가 한 말은 내가 지킨다. 이승우 예고 올킬을 이루다.>

<4경기 만에 3회 올킬 성공! 이번 시즌 최고의 용족!>

<파죽의 14연승. 프로리그 용족 최다 연승 기록 수립!>

<진흙 속에서 찾은 진주 이승우.>

<이재명 감독 “이승우는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이번 시즌 이변을 기대해도 좋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이승우에 대한 기사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걸 3회 올킬도, 프로리그 용족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오늘 이승우 봄? 대박 ㅋㅋㅋㅋㅋ>

<그걸 세레모니로 하다니 ㅋㅋㅋㅋ 조지명식 때 그거 했으면 무조건 세레모니 상 받는닼ㅋ>

<100퍼지ㅋ >

<세레모니 상자에서 다음에 무슨 물건이 나올지 모름 ㅋㅋ>

오늘 이승우가 보여준 세레모니는 본인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승드셋과 PPP사건과 관련되어 있었다. 세레모니 상자에 들어있던 건 져지 한 벌과 헤드셋이었다.

카메라에 비친 헤드셋을 보고 사람들은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다.

보통 설마가 사람 잡지 않는가?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이승우는 먼저 져지를 입었다. 평범한 줄 알았던 져지.

하지만 져지도 심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등에 아주 커다랗게 'PPP'가 박혀 있었으니까. 사람들의 놀람에도 이승우는 아직 할 것이 남아있다는 듯 큰 동작으로 헤드셋을 썼다.

당연히 거꾸로.

그렇게 거꾸로 쓴 헤드셋과 PPP를 등에 박은 져지를 입고 한 동안 무대 위로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가장 감추고 싶은 기억을 오히려 세레모니로 승화시킨 모습에 모두가 감탄했다.

멘탈이 굉장히 좋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누구나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 걸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는 건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는, 그러니까 극복했다는 소리였다.

<엌ㅋㅋ 오늘 폭스 잠 못잘듯.>

<오늘 빠따각.ㅎㄷㄷ>

<[속보]최찬익 감독. 고혈압으로 쓰러져.>

<조지명식 때 박천기가 승드셋이랑 PPP사건 건드려서 그럼 ㅋㅋㅋㅋㅋ>

<본인 약점을 이렇게 활용하네 ㅋㅋㅋㅋ>

아직 이승우의 정식 인터뷰 기사가 뜨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조지명식에서 있던 박천기의 도발이 이번 세레모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했다.

<ㅅㅂ 저렇게 하면 마수가 어떻게 이기냐? 대놓고 용광포 러시하는데 막지를 못하네. 무슨 김택윤인줄.>

<그건 좀 에바임ㅇㅇ 약 맞았냐?>

<못할 건 뭐임?ㅋㅋㅋ 이번시즌 김택윤보다 잘 나가는데. 아니 요즘 이승우보다 잘나가는 용족 있음? 프로리그, 개인리그 할 것 없이 다 씹어 먹고 있는데.>

이승우 팬으로 보이는 사람의 댓글에.

<이영우한테 쳐 발린거 잊은듯. 아무것도 못하고 관광 당한게 엊그제같은데? 진짜 엊그제넼ㅋㅋ>

<우승 1번 하고 오시죠.>

<발리기는 ㅅㅂ. 이영우 처음 만나서 그 정도 하는 용족 있었음? 택뱅 불러와도 똑같을 듯 ㅇㅇ>

<지랄하넼ㅋㅋㅋ 이승우 빠돌이 수준봐랔ㅋㅋ미친ㅋㅋ>

다른 선수 팬으로 보이는 사람의 날이 선 댓글이 달렸다. 아무래도 이들에겐 예민한 문제였으니까.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승우 팬들은 기분 좋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승우의 팬이라 불릴만한 사람들이 생긴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육군을 올킬하면서부터 차츰 팬들이 생겨났고 S1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전까진 그저 순간 반짝이는 선수라고 생각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신 이야기> 베스트 글에 올라간 이승우 분석글도 한 몫했다.

성적만 보면 사람들이 설레발을 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오늘 폭스전을 포함해서 18승 2패.

승률 90%.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이다.

2번의 패배 중 1번은 몰수패로 데뷔전 첫 경기고 다른 1패는 이영우에게 당한 것이다. 전체 18승 중 무려 14승이 프로리그에서 거둔 승리였다.

14승.

1라운드부터 출전한 선수의 기록이 아니었다. 전부 3라운드인 위너스 리그에서 거둔 승수였다.

그 것도 단 4경기 만에.

그 사이 패배는 1번도 없었다. 차인환에게 당한 몰수패가 전부였다. 커뮤니티에선 우스갯소리가 <차인환 프로리그 원탑설>이 나올 정도였다. 프로리그에서 유일하게 이승우에게 승을 따낸 선수가 그였으니까. 오호인 정명혁, 최태양, 박성찬, 도택형명으로 S1 에이스 라인에 당당히 합류한 임형규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역대급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활약이었다.

오늘 폭스 올킬로 다승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아직 최상위권 선수들과 격차가 조금 있긴 하지만 지금 기세의 반만 이어나가도 위너스 리그가 끝나기 전에 다 따라잡을 수 있을 듯 보였다.

이미 용족 TOP 10엔 들었다. 조만간 전체 다승 TOP 10에도 이름을 내밀 수 있을 듯 보였다. 정말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남들은 몇 개월에 걸쳐 만들어낸 기록은 단 2주 만에 따라잡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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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있다 인터뷰 할게요. 인터뷰실로 와주세요.”

“네. 화장실 좀 갔다가 바로 가겠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스탭이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갔다.

인터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승리를 거둘 때마다 항상 인터뷰를 해왔다. 처음 인터뷰 했을 땐 망부석처럼 딱딱하게 굳고 기자의 질문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긴장도 사라지고 자연스레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질문이 거의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겨서 기분이 어떠냐?’라든가 ‘오늘 승리를 확신한 순간이 언제냐?’ 혹은 ‘연습에 가장 도움을 준 선수는 누구인가?’같은 질문들이 단골로 나온다.

아. 오늘은 세레모니에 관한 질문도 나오겠구나. 이에 대한 대답도 미리 준비해두었다. 그런 고로 전혀 부담 없이 인터뷰에 응 할 수 있다는 말씀!

콧노래를 부르며 인터뷰실로 향했다.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고. 모든게 다 가벼운 하루다. 걱정도 있었다. 혹시 올킬을 하지 못하면 어쩌지하고. 내가 너무 분위기에 취해 오버를 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모든 것이 잘 되었어.’

올킬을 예고했기 때문인지 업적 역시 예고 업적이었다.

세레모니를 한 후 가장 먼저 확인 한 건 업적의 보상이었다.

[업적 예고 올킬이 달성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포인트 5개가 주어집니다.]

오!! 꿀!! 꿀이다! 역대 최고의 보상이 터졌다.

하긴 예고 올킬이 보통 대단한 것이 아니지.

네 명의 선수를 연달아 이긴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미리 예고를 한다?

자칫 사자의 콧털을 뽑아 성나게 만들 수 있는 일.

내 지를 때야 사람들의 환호를 받겠지만 달성하지 못하고 지면 인생 흑역사 페이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 그나마 2킬 이상을 하고 진다면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

만약 1킬도 하지 못한다면?

그날 밤 이불을 밤새 걷어차는 건 물론이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 없는 희망을 떠올리며 몸부림치는 건 덤이었다.

이런 위험부담을 모두 감수해내고 올킬을 달성했다는 말씀!

그러니 이 정도 짱짱한 보상은 주어져야 한다.

보상으로 스탯 포인트를 받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스킬 포인트를 받는 것이었다. 솔직히 스탯은 10 이상 차이가 나지 않으면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었다. 반면 스킬은 레벨 1의 차이가 컸다.

5개라니.

일단 얻은 스킬 포인트를 바로 [투신]을 찍어주었다. 나머지 4개는 차차 생각해보자. 드디어 [날빌러]에 이어 [투신]도 5레벨이 되는구나!

스킬 포인트를 찍는 순간 환한 빛이 나더니.

[2분간 전투에 관련 된 속도, 컨트롤, 공격력, 반응속도 능력치가 55% 상승합니다.]

역시 15초의 사용 시간이 늘어났고. 오! 대박!

뿐만 아니라 능력치의 상승폭 역시 5%로 늘어났다. 역시 좋은 일은 연달아 터지는군.

동시에.

4/5로 되어있던 레벨 칸이 max로 변했다.

[날빌러]와 여기까진 똑같구나! 이제 연계형 스킬만 나타나면 된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너무나 기다렸던 창이 떴다.

[스킬 [투신]의 연계형 스킬 [마스터리]가 생성되었습니다.]

마스터리?

당장 어떤 스킬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떤 스킬인지 알아보기 위해 스킬창을 열려는  순간.

“인터뷰 끝났어요? 생각보다 되게 빨리 끝났네.”

지나가던 누군가 말을 걸었다. 화들짝 정신을 차린 난 멍하니 시계를 바라보았다.

아. 인터뷰!

나 지금 인터뷰 하러 가는 길이었지? 정신을 도대체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도대체 내가 왜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스텝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뒤로 한 채 난 부리나케 인터뷰실로 뛰어갔다.

으. 바보.

스킬에 정신을 팔려 인터뷰를 까먹다니. 시간이 꽤나 지체되었다. 많이 기다렸을 것이다. 기다렸을 기자님에게 굉장히 미안해졌다.

음료수라도 사가야 하나?

정신없이 달리는 와중 자판기를 발견했다.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몸이 앞으로 쏠렸다가 우뚝 멈추었다. 다행히 주머니에 천 원짜리 몇 장이 꾸깃 접혀 있었다.

그나저나 어떤 음료수를 고르지?

이 정도면 네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있겠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길게 늘어선 자판기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캔 음료수가 들어있었다.

고민된다.

탄산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탁.

무난한 과일 주스로 하자.

내 것까지 2개의 과일 주스를 뽑은 후 헐레벌떡 인터뷰실로 다시 뛰어갔다.

인터뷰실 앞에 도착한 후 잠시 숨을 골랐다. 거친 숨을 내뱉으면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으니까.

호흡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달칵.

문을 열었다.

****

김채하는 초조한 얼굴로 인터뷰실에 앉아있다.

26살의 김채하는 올해 이스포츠 기자가 된 막내 중에 막내였다. 그간 선배들을 따라 인터뷰를 참관한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홀로 인터뷰를 나오는 건 처음이었다.

‘으. 긴장 돼.’

심호흡을 아무리 해봐도 쿵쾅거리는 심장이 멈추지 않는다.

‘오늘 인터뷰 할 선수가 이승우라고 했지?’

정확히 어떤 선수를 인터뷰하게 될지 몰라 폭스와 아스트로의 선수의 이력을 싹 다 외웠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쓱 지나가던 선배가 ‘다른 선수보다 이승우 선수 더 신경써서 봐봐. 예고 올킬까지 선언했고 선봉으로 나오거든. 솔직히 예고 올킬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느낌이 싸하거든? 예전에 이영우 선수 첫 우승 예상 기사 썼을 때처럼. 너무 새겨듣지는 말고 이런 의견도 있다정도만 참조해봐. 그럼 수고!’라고 던진 충고를 받아들여 이승우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집중해서 외웠다.

확실히 경력의 감은 무서웠다.

정말 이승우 선수가 올킬을 성공하여 승자 인터뷰를 단독으로 하게 되었다.

‘나도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아직은 너무 머나먼 이야기.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채하가 차분히 질문을 점검했다. 자칫 질문이 꼬이기라도 하면 선수가 기분 나쁠 수가 있다. 그녀는 질문의 단어 하나 하나를 세심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몇 번이나 고친 후에야.

“후. 이 정도면 되겠지?”

나름 만족한 표정을 짓는 김채하였다.

‘올때 가 되었는데?’

김채하가 시계를 바라보았다. 선수들과 인터뷰 시간은 딱 정해져 있지 않다. 경기가 끝났다고 선수의 할 일이 모두 끝나는 건 아니다. 장비 정리부터 시작해서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었다. 그래도 경기가 끝난 후 20분 내에는 인터뷰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초조함에 목이 말랐다.

앞에 놓여 있는 물을 마시는 순간.

-달칵.

문이 열렸다.

그리고.

“켁!”

김채하는 사레가 들렸다.

============================ 작품 후기 ============================

4권 다되서야 처음 등장하는 20대 여자 사람이네요.

댓글과 추천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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