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63화 (63/575)

00063  Game No.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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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경기도 역시 흥미진진한 매치였다.

육룡의 수장이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택윤의 마수전.

과연 최강의 운영형이라 불리는 김연훈이 김택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택비비! 오늘도 공중은 제 집 안방인 것 마냥 활개를 치고 날아다닙니다!

-김연훈 선수 정신이 없어요. 정신이! 군주 챙기다가 일꾼 잃고. 일꾼 챙기면 군주 잃고. 김택윤 선수 손이 몇 개인가요!!!!!!!!!!!

-역시 육룡의 수장답습니다.

패배의 충격이 없는 건 김택윤도 마찬가지였다.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반대편에 앉아있는 김연훈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중은 비비가 지배하고 지상은 발업 된 용아가 날뛴다.

그 혼란을 틈타 흑완이 파고들어 일벌레를 썰어버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입으로만 가능한 걸 김택윤은 손으로 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3경기는 김택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무언가 경기 결과가 다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는데?

1경기부터 3경기까지 다 이길만한 사람들이 이겼다.

과연 4경기는 어떻게 될지.

이름값만 보자면 무조건 이제운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동족전이라는 변수와 오늘 맞붙는 선수와 전 시즌 4강에서 붙어 패배했다는 기록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동족전은 항상 변수가 있다. 빌드가 갈리면 아무 것도 못하고 지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또한 임동원의 기세도 무시 못 한다. 전 시즌 우승자다.

우승자는 그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오늘 택덴리가 모두 1승을 챙겨갔거든요? 마지막 4경기에서 이제운 선수가 이긴다면 오늘 개막전에 출전한 택덴리쌍이 모두 1승을 거두게 됩니다.

-동시에 전 시즌 4강에 오른 선수들이 모두 승을 거두게 되는 거죠.

-그들이 말하는 겁니다. OSL은 그리 호락호락한 자리가 아니라고. 우리를 못 넘어? 그럼 우승도 못 한다라고 엄포를 놓는 거죠!!

-전과 달리 이번 경기는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저번 MSL 4강에서 이미 임동원 선수가 이제운 선수를 잡았었거든요?

-자. 4경기 준비가 완료 되었다고 합니다. 과연 이제운 선수를 복수에 성공할 지 아니면 임동원 선수가 또 다시 승리하며 활짝 웃을지.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이제운과 임동원.

역대 최강의 마수와 현 최강이라 불리는 마수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일꾼을 철광에 붙이는 순간 이제운의 눈빛이 변했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 그에게 폭군이란 별명을 가져다 준 눈빛이었다.

-이제운 선수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견의 숫자가 조금 많죠?

-계속 뽑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1부대 정도를 숨겨놨거든요?

-치겠다는 겁니다. 임동원 선수가 닷발귀를 뽑기전에 끝내겠다는거죠!

이제운은 동족전 승률이 무려 81%다.

전성기 승률을 왜 가져오냐고?

전성기 승률이 아니다. 통합 승률이다. 그만큼 마수에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위 라운드 진출 기준으로 한다면 85%를 넘어버린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기록.

그 자부심이 저번 시즌 박살이 났다.

다시 자부심을 찾는 방법은 하나.

그 상대에게 처절한 패배를 안기는 것뿐이었다.

-이제운 선수 마견은 공1업이 미리 되어있나요? 어찌 저렇게 잘 싸우죠?

-진형을 일단 너무 잘 짰습니다. 전투에 동원되지 않은 마견이 있는 임동원 선수와 달리 이제운 선수는 모든 마견이 전투에 참가했어요! 그리고 임동원 선수가 닷발귀를 뽑으려 벌레를 모아놓은 그 순간, 정확한 타이밍에 들어갔어요. 역시 폭군은 폭군인가요!

-버틸 수 없습니다. 임동원 선수. 아쉬움이 얼굴에서 묻어나네요.

경기는 굉장히 빨리 끝났다.

이제운이 원하는 타이밍에 러시를 가 임동원을 끝내버렸다.

역시 폭군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역시 이제운 선수. 한 번 졌다고 물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시 붙어서 상대를 꺾어버리는 것이 이제운 선수거든요!

-정말 대단하네요.

-자. 이렇게 오늘의 경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정말 4경기 모두 버릴 것 하나 없이 흥미진진한 경기들이었습니다. 경기 결과 정리되었다고 하는데요. 보여주시죠.

오늘의 결과가 중앙 화면에 떴다.

“오!”

“쩐다.”

관중들이 술렁였다.

전 시즌 4강 멤버인 택덴리쌍이 모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내가 여기서 이변을 만들어줬어야하는데. 속이 쓰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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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

“어때? 굉장하지?”

“네. 장난 아니네요.”

생각이 많아졌다. 같은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프로리그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경기한 정명혁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김택윤 역시 마찬가지였다. 잘 맞물린 톱니바퀴 마냥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움직였다. 만약 이런 움직임이 프로리그에서 나왔다면 우리는 S1을 잡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집중도나 전략의 완성도 자체가 훨씬 뛰어났다.

“다들 그래. 선수 입장에선 프로리그 다승왕 하는 것보다 개인리그 우승 1번하는 게 낫거든.”

오늘 이영우와 경기를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물론, 준비까지 모두 달랐다. 겨우 1경기지만 많은 걸 느낀 하루다.

‘하긴 프로리그와 개인리그가 많이 차이나는 선수들도 많지.’

프로리그도 잘하고 개인리그도 잘하는 선수는 시대를 지배한다. 프로리그도 못하고 개인리그도 못하는 선수는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가장 애매한 선수들이 둘 중 하나만을 잘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최강자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하거나 반짝 빛났던 선수들도 기억된다.

의외로 이런 선수들이 꽤 있다. 프로리그에서 5할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승률을 보이는 시기에 개인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도 있었고 반대로 프로리그 역대 다승 순위 5위에 올라있음에도 개인리그에선 4강 한 번 못 밟아본 불운의 선수도 있었다.

같은 신들의 전쟁이란 게임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데도 이런 상반 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 차이를 받아들여야한다.

스킬이 있긴 하지만 따로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스킬이 경기를 하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항상 승리를 하게 해주는 건 아니었다. 상대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면 스킬을 써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바로 오늘처럼.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 첫 진출이잖아. 첫 진출. 어차피 다들 이영우는 3승으로 조1위차지하고 남은 셋이 2위 싸움할거라 생각할거야. 8강 진출만한다면 괜찮아.”

아마 2위로 진출하면 정명혁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OSL 16강은 A조 1위와 B조 2뒤가 맞붙고, A조 2위와 B조 1위가 맞붙는다.

B조의 유력한 1위 후보는 아무래도 정명혁이었다. 오늘 경기력으로 확실히 보여줬다. 자신이 B조와 왕이라는 걸.

그리고 프로리그의 정명혁과 개인리그의 정명혁이 다르다는 것도 함께.

김재만이 조금 위협적이긴 하지만 요즘 기세로 보면 정명혁이 훨씬 뛰어난 거 같다. 이영우랑 한 팀이 된 나만큼 현우 형도 고생길이 훤하구나.

오호의 정명혁, 육룡의 윤영태, 삼김의 김재만.

하나같이 쟁쟁한 선수들이다.

확실히 32강으로 치러지는 MSL보다 16강부터 치러지는 OSL의 무게가 더 무거웠다.

‘커뮤니티 반응은 어떠려나?’

살짝 두려웠다. 승드셋과 몰수로더라는 트라우마가 나에게 있었으니까. 왠지 그때처럼 안좋은 글들이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역시 질 줄 알았다 라던가 요즘 잘한다고 나대더니 역시 2군은 2군이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고.

거품이 드디어 꺼졌다는 글도 있을 것 같았다. 깊게 심호흡을 한 후 <신 이야기>에 접속했다.

역시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건 오늘 OSL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 이름이 보이는 글들을 클릭. 그리고 쿵쾅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실눈을 뜨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사실 두 눈 동그랗게 뜨는거나 실눈을 뜨고 보는 거나 차이는 없다. 그냥 이러면 심리적으로 조금 안정되니까 이렇게 하는 것뿐이었다.

뭐. 다들 그러지 않나?

<오늘 이승우가 못한거 뭐임? ㅎㄷㄷ 저렇게 해도 지면 누가 이기라는거?>

<역시 갓영우인듯. 그래도 이승우도 왜 14연승 했는지 보여주네.>

<초반에 1제단 노리기만 안했어도 경기 어떻게 되었을지 모름 ㅇㅇ 중반에 동시 2멀티 먹으면서 따라가는데 소름 돋았다.>

<다음 번에 만나면 어떻게 될지 모를 듯.ㅎㄷㄷ>

<이 둘도 이름 지어야하는거 아냐?>

<쌍우록? 투우록? 우승록? 뭔 어감이 좋음? 투표 좀.>

<윗 님들 에바 ㄴㄴ요. 무슨 이제 1경기 치른 선수들인뎈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모른다. ㅇㅇ 새로운 라이벌 탄생할지.>

순간 얼굴에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다행이다. 나를 좋게 봐주는 글들과 수많은 댓글을 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한참을 게시판을 뒤적거리던 난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은 후 의자를 뒤로 젖혔다. 겨우 3경기를 치렀지만 굉장히 피곤했다. 1경기, 1경기 집중해서 치러서 그런 모양이었다. 방금까진 긴장으로 인해 피곤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인터넷 반응을 확인 한 후, 그러니까 마음이 평안해지니 수마가 몰려왔다.

그렇게 난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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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으아. 잘 잤다!”

일어나 시계를 확인해보니 11시가 훌쩍 넘었다. 원래대로라면 이미 연습을 시작했어야할 시간이지만 어제 개인리그를 다녀왔기에 평소보다 취침시간이 더 주어졌다. 고개를 돌려 연호의 침대를 바라보았다.

가지런히 정리 된 침구류가 먼저 보였다.

아마 연습실에 있는 모양이었다. 기지개를 펴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갔다.

“일어났냐?”

코치님들이 가장 먼저 나를 반겨주었다.

“네. 일어났습니다!”

“어제 수고 했다. 뭐 질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거지. 다음 경기 잘해라.”

“넵!”

“어디가냐?”

“연습실 가려구요. 밥 먹기 전에 손 좀 풀게요.”

“오늘 MSL 조지명식 있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해. 연습 너무 무리하게 하면 손목에 부담 간다.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거야. 적당히.”

오늘 5시 MSL 조지명식이 있다.

이번에도 참석하는 팀원은 나와 현우 형 2명 뿐이었다. 갑자기 16명을 뽑으나 32명을 뽑으나 들어가는 놈이 없다고 감독님이 툴툴대던 것이 떠올랐다.

‘그게 뭐 의지로 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연습실로 들어가니 이미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왔냐? 좀 더 자지. 벌써 일어났냐?”

“충분히 많이 잤어요.”

체크 리스트를 들고 팀원들의 연습 내용을 체크하고 있던 감독님이 나를 반겨주셨다.

자리에 앉은 난 곧바로 어제 했던 이영우의 경기를 구매했다.

내 경기를 돈 주고 사니 기분이 참 묘하구만. 리플레이 분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OSL과 MSL은 경기 리플레이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 선수들의 전략을 보호해주기 위해서였다.

리플레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전략적인 스타일을 지닌 선수들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힘들게 전략을 준비해봤자 리플레이로 돌려보면 금세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께 되면 결국 나오는 경기는 지루한 기본기 싸움뿐이다. 그렇기에 OSL과 MLS은 조금 더 다양한 경기 양상이 나올 수 있도록 리플레이를 경기장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걸 엄격하게 통제했다.

지나간 경기를 다시 보려면 항상 돈을 내야하는 건 아니다. 재방송을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그 시간을 굳이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저녁엔 조지명식도 가야하고.

중계진의 소개가 이어지고 바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위치는 가로. 확실히 [날빌러]가 추천해준 빌드가 좋았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분명 피해를 줬을만한 찌르기.

‘여기서 생각보다 피해를 못줬어.’

궁병이 각자 생명이라도 지닌 것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건 지금 봐도 놀라웠다.

‘여기서 우왕좌왕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궁병 하나를 정해서 따라갔으면 오히려 나았을 텐데.’

뒤이어 오는 용아가 있으니 한 놈만 팬다는 식으로 궁병 하나를 쫓아가거나 아예 본진 깊숙이 용아를 찔러 넣어 궁병의 대열을 흩트려 놓는 것도 좋아보였다.

직접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훈수를 두는 사람이 훨씬 잘 보인다고. 중계 화면으로 들여다보니 잔 실수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낮은 멘탈 능력치, 그 중 집중력과 판단력이 이런 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 작품 후기 ============================

일요일날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이사가 겹쳐서 이번 주말엔 연재를 쉽니다.

월요일날 더 흥미진진한 내용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언제나 추천과 댓글은 환영입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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