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60화 (60/575)

00060  Game No.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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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보다 더욱 더 가라앉은 분위기를 지닌 팀이 있었다. 아니 가라앉다 못해 공기마저 냉담하게 느껴지는 팀은 오늘 아스트로에게 4:3 석패를 당한 S1이었다.

아무도 오늘의 패배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는 당연했다.

도택형명.

프로 팀 최강의 에이스 라인.

그 밖에도 이들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았다.

전 시즌까지, 아니 올 시즌 1라운드까지 문제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받았던 종족의 균형이 임형규의 합류함과 동시에 말끔하게 해소 되었다.

그 후로 2라운드 승승장구.

3라운드 위너스리그 역시 2경기뿐이지만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상대는 아스트로였으니까.

육군을 제외하고 최약체로 평가받는 아스트로였으니까.

그래. 요즘 잘나가는 이승우가 S1에서 방출 되어 그리로 합류하긴 했지만 대세에 지장을 주리라 생각 못했다. 제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봐야 우승을 한 것도 아니고 육군을 올킬하는 바람에 운 좋게 12연승에 성공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다. 도재열이나 신상운을 제외하곤 강한상대는 없었다. 그저 진작 그런 실력을 발휘했다면 방출되지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착각이었다.

명백한 착각.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이승우에게 일격을 맞았다. 그 것도 보통 일격이 아니라 목숨이 끊어질 정도의 치명타.

이승우는 대장으로 나와 정명혁과 임형규를 잡아내며 아스트로의 승리를 안겨주었다.

숙소로 돌아온 S1 코치진과 선수 중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패배를 당했지만 S1은 프로리그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위너스리그는 2승 1패로 1위는 아니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치러지지 않았기에 더 이상 패를 늘리지 않는다면 언제든 1위의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사실 오늘의 패배는 다른 팀 같으면 실수 혹은 운이 나빴다며 쉽게 털어 넘길 수 잇었다. 하지만 S1은 달랐다.

이 차이가 S1 앞에 최강이란 말이 붙게 만들었다.

사소한 것을 절대 사소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코치의 지시가 없음에도 선수들은 묵묵히 연습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코치들 역시 주운 감독의 호출에 따라 감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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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OSL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OSL이 열리기만 기다리는 팬분들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와 그에 걸 맞는 해설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는 OSL 많은 시청 바랍니다.

OSL의 터줏대감 엄전김의 힘찬 인사로 OSL의 시작을 알렸다.

아무리 프로리그가 재미있다고 해도 신들의 전쟁의 꽃은 개인리그다. 프로리그에 비해 훨씬 더 극적이고 재미있는 경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다.

특히 다전제로 치러지는 상위 라운드가 되면 그 재미는 배가 된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치밀한 판짜기는 보는 팬들로 하여금 소름에 돋게 하라 정도였다. 오직 한 경기에서만 쓰기 위해 몇날 며칠을 연구한, 1회용 전략도 많았다.

-이제 막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저는 굉장히 흥분됩니다.

-사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이 정도 매치는 아니었거든요? 그저 진 로열로더가 되고 싶은, 조금 잘나가는 선수 정도였는데 지금은 많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승우 선수 그 사이 공식전 14연승을 오늘 막 기록했습니다.

-14연승에 육군 올킬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정명혁이나 도재열 같은 강자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계속 승리했다는 말이거든요?

-공교롭게도 오늘 상대하게 된 이영우 선수가 최다 연승 기록 그러니까 15연승을 가지고 있는 선수 입니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상황입니까?

용족을 좋아하는 김태영 해설과 이야깃거리를 좋아하는 엄재웅 해설이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전현석 캐스터도 중간에 끼어들려 했지만 틈이 나지 않았다.

전혀 빈틈이 없는 대화.

그래도 전현석이 누군가?

10년 넘게 OSL을 진행해 온 베테랑 캐스터가 아닌가?

없는 틈을 만들어 낼 능력이 있었다.

-상당히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승패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일단 이영우 선수 입장에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14연승? 오. 대단한데? 가만보자. 근데 아직 나를 안 만났잖아? 나를 만났으면 절대 이런 연승을 못했을텐데? 오히려 이영우 선수 입장에선 이승우 선수를 만나길 기다려왔을지도 모릅니다. 이영우는 자신 있거든요! 여태 수많은 도전자를 만났지만 그 누구도 이영우의 벽을 넘지 못했잖습니까? 근 몇 년간 이제운이란 라이벌과 엎치락뒤치락 했지만 작년부턴 완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영우 선수는 사람이 아니라 신입니다. 신.

-정말 역사상 최고의 선수죠. 제가 본 그 어떠한 선수보다 실력면에선 최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용족을 심하게 편애하는 김태영 해설조차 인정할 정도로 이영우의 포스는 엄청났다.

-그렇다고 이승우 선수가 무조건 진다는 건 아닙니다. 이승우 선수의 기세도 상당히 좋습니다. 흐름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지금 최고의 흐름을 타고 있고 오늘 용족전을 가장 잘하는 환국이라는 평가를 받은 정명혁을 전략적인 빌드로 잡아내고 왔습니다. 이게 무엇을 말하느냐? 배짱도 두둑하다는 말이거든요. 오늘도 이영우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준비해왔을지도 모릅니다. 전장 역시 용족에게 나쁘지 않은 왕도입니다. 이처럼 여러 변수를 적용해볼 때 승부는 알 수 없다라고 생각 됩니다.

특유의 엄대엄이 빛을 발했다. 만약 오늘 이승우가 프로리그에서 졌더라도 다른 이유를 갖다 붙여, 예를 들면 오늘 져서 연승이 끊겼기 때문에 분노가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분노를 풀 곳이 필요하거든요? 그 대상이 이영우가 아니라는 법이 없습니다라는 식의 말로 엄대엄을 이끌어 냈을 것이다.

왕도는 이번 OSL에서 새롭게 선정 된 전장으로 용족에게 꽤 좋은 전장이다.

일단 본진과 앞마당의 철광 개수가 다른 전장에 비해 1개 씩 많다. 거기에 중앙에 지형지물이 없고 넓기에 대규모 싸움도 할 만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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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요즘 보니까 기세 장난 아니더라. 최대한 꼼꼼하게 플레이하고. 최근 경기 보니까 날빌 많이 쓰더라고. 어떻게 그렇게 기가 막히게 타이밍 잡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약한 타이밍에 딱 찌르고 가더라니까? 감이 좋은 것 같으니 최대한 단단하게 플레이하면 좋을 거 같아.”

신들의 전쟁 코치 중 가장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코치 1위로 꼽히는 CT의 환국 코치 황 코치가 이영우에게 조언 한 말이었다.

“네. 코치님. 그렇게 플레이 할게요.”

이영우 쯤 되면 사실 코치가 필요 없다.

천부적인 재능이 워낙 뛰어났으니까.

피지컬, 멘탈, 번뜩이는 센스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흠흠. 그래. 평소대로 하면이길 수 있을 거야.”

자신이 코치를 하고도 민망한지 황 코치가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

“네.”

간단히 답변한 이영우가 손에 들고 있는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안엔 최근 이승우의 경기가 재생되고 있었다.

‘어쩔 때 보면 공격적인 선수 같고 어쩔 때 보면 운영형 선수 같고. 날빌도 가끔 쓰기는 하는데 딱 상대가 죽는 타이밍을 맞춰서 쓰고. 참 신기하네.’

이렇게 분석이 안 되는 게이머는 처음이었다. 보통 몇 경기를 연달아 보고 나면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이 되는데 이승우는 그게 되지 않았다.

어쩔 땐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또 어쩔 땐 숲처럼 고요하게 빈틈을 기다린다. 불처럼 맹렬하게 몰아붙일 때도 있었고 산처럼 묵직하게 상대의 공격을 모두 받아내는 경기도 있었다.

그야말로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선수.

호기심이 일었다.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해보면 알겠지.’

절대자다운 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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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딱히 해줄 말이 없다. 잘해라.”

“.....그게 다에요?”

도 수코님이 어깨를 으쓱이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이영우잖아. 뭐 어쩌겠어?”

항상 묘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도 수코님의 말.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이영우의 약점은 무엇인지 약한 타이밍은 언제인지 알려주......아. 내가 생각해놓고도 말이 안 되는구나. 그걸 사람들이 알았다면 이영우가 괴물같은 승률을 내고 있지 않겠지.

“그러게요. 상대는 이영우죠.”

공감한다.

상대는 이영우다. 어떤 전략과 전술을 짜도 통하지 않는 괴물 같은 선수. 얼마나 잘하면 성 대신 갓(god)을 붙여 갓영우라고 부르겠는가?

매해 공식전 승률이 7할 중반을 넘어가는 괴물 중에 괴물이다. 이마저 8강이나 4강 등 다전제에서 당한 1패나 2패가 포함 되서 그런 거지 상위 라운드 진출로 승률을 매기면 8할 후반 대까지도 나올 것이다.

이영우가 얼마나 사기처럼 잘하냐면 ‘이영우가 지는 경기는 명경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영우를 이기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영우가 정말 무적이라면 데뷔 이후 모든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테니까.

정말 완벽한 전략을 짜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1방을 먹이거나. 아니면 이영우를 상대하는 그 순간 각성에서 원래의 실력보다 몇 배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 정도?

농담 같지만 진심이다.

2번의 준우승 역시 모두 위 2가지 경우에 해당되었다. 4강이나 8강에서 떨어진 경기도 마찬가지고.

막상 경기가 다가오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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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막전을 펼치는 양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먼저 보이는 전 시즌 우승자 이영우! 말이 필요 없죠? 승률 1위, 다승 2위를 기록한 최고의 선수입니다. 오늘 이 선수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15연승에 거의 다가온 이승우를 만나거든요? 자존심 상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미 김재만 선수의 연승 역시 이영우 선수가 연승을 끊어버렸거든요? 지금도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김태영 해설의 의견에 엄재웅 해설 일명 엄레발, 엄재웅 설레발을 시전하며 한 손 보탰다.

-과연 갓의 심판이 내려질지? 아니면 인간의 도전으로 신의 위엄을 훼손시킬지 벌써부터 몸이 떨려옵니다!

이미 예전의 기록은 모두 넘었다.

다승 1위는 이영우보다 2시즌 먼저 데뷔한 이제운이 가지고 있었다. 이마저 시간이 곧 해결해줄 기록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제운은 비운의 사나이였다. 무려 5번의 우승을 차지한 이제운 선수지만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오래 달지 못했다. 만약 이영우 선수가 없었다면 우승 횟수는 두 자리수에 달했을지도 모른다. 커리어, 승률, 포스 등등 모든 것이 과거 본좌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더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지닌 이영우 때문에 종종 과소평가가 될 때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추천이 많이 찍히면 혹시 1편이 더 될지도?!

과연 다음 편에 승우가 감독님께 무슨 말을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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