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8화 (58/575)

00058  Game No.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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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갈림길에서 마지막 7SET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보이는 파란색의 용족, 이승우 선수 2시입니다. 임형규 선수는 주황색 6시입니다.

-3인용 전장이다 보니 어느 위치에 걸리건 러시거리는 비슷비슷하거든요? 공격적인 빌드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정찰도 1번만 나가면 상대의 위치를 정확히 알게 되니까요.

-입구가 넓은 것도 상당한 변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장은 마수가 땡 그슨대를 쓰기 너무 좋은 전장입니다. 입구가 넓기 때문에 용족 입장에서 심시티를 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완벽하게 막기 위해 건물을 앞마다 입구 쪽에 지어놓으면 사업 된 그슨대가 와서 전부 부수거든요. 그렇다고 심시티를 안 해놓자니 발업 된 마견이 용광포의 공격을 무시하고 지나갈까 두렵고. 용족 입장에선 상당히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상성맵답게 마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마수는 이 전장에서 6소굴 운영보단 땡 그슨대 혹은 5 그슨대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다. 입구가 넓은 건 마수도 마찬가지다. 소굴과 진화장을 이용한 심시티가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방어 건물을 아예 짓지 않고 그슨대의 숫자로 버티는 운영이 자주 나왔다.

-듣기로는 굉장히 친분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함께 2군 생활을 굉장히 오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말은 이미 서로의 플레이에 대해선 훤히 알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먼저 움직인 건 이승우의 용안이었다.

앞마당 입구 쪽에 솟대를 건설하는 용안.

그리고.

-어? 지금 제단이 지어 집니다?

평소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용족의 건물.

그 것도 용무관이 아닌 제단이었다. 놀랄 일은 아직 남아있었다.

-제단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99제단입니다!

99제단. 6SET에 이어 이승우가 먼저 칼을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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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SET 상대가 정해지는 순간 사용할 전략을 정했다.

형규를 상대로 [날빌러]를 쓸 생각은 없었다. 쓸데없는 오만이나 객기가 아니다. 형규를 상대로 가장 자신있는 빌드가 있었으니까. 형규가 무엇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난 나만의 스타일로 형규를 끝낼 자신이 있었다.

아마 활동하는 모든 프로게이머 중에서 형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일 것이다. 형규가 어떤 플레이를 즐겨하는지, 또 지금 어떤 빌드를 선택할 것인지 [날빌러]를 사용하지 않아도 훤히 보였다.

그렇게 선택한 빌드가 99제단이다.

공격력과 지상유닛 컨트롤엔 자신이 있다. 추가로 레벨 4가 된 [투신]스킬까지 있다. 두려울 것이 없었다.

‘여기서 마수가 원하는 대로 가면 못 이겨.’

아무리 [투신]을 사용한다해도 병력이 있어야 잘 싸운다. 그슨대 운영에 중앙을 뺏겨버리면 3번째 금광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대로 질수가 있었다. 3번째 멀티를 확보해도 문제다. 이 전장은 스타팅 포인트를 제외한 모든 멀티가 개방형으로 되어있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효율이 극대화되는 마견의 견제를 버틸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차라리 초반에 끝내는 것.

원래 용아 컨트롤에 자신이 있었다. 거기에 [투신]까지 더해진다면? 두 말 할 필요가 없겠지. 형규도 내가 99제단을 쓸거란 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투신]을 통해 순간적으로 전투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건 모른다. 예전에 연습하던 때처럼 막으려고 하다간 된통 당하고 말 것이다.

입구가 넓다는 건 형규에게도 마찬가지다. 초반 용아의 위력이 극대화 될 수 있다는 말이다.

2번째 제단을 건설한 용안이 10시쪽 스타팅 정찰을 마쳤다. 비어있는 기지.

‘6시군.’

3인용 맵이었기에 위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사이 첫번째 용아가 생산되었다. 바로 6시로 달리기보단 일단 모았다. 들키기 않았다면 한 번에 가는 것보다 2기나 3기가 모아서 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다음 용아가 생산 되는 동시에 용안 3기를 동반해 6시로 보냈다. 일꾼을 보내는 건 마수가 방어건물인 촉수를 짓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평소라면 용아와 용안 컨트롤을 동시에 하기 힘들지만 [투신]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올인.

일꾼 4기까지 동원한 상태라 2제단에서 용아를 찍으며 앞마당을 가져가는 빌드는 할 수가 없다.

[투신]을 연달아 사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끝내고 말테다.

용아와 용안이 마수의 앞마당에 달했을 때쯤 난 [투신]을 발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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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주 거세게 몰아치겠다는 거거든요? 일꾼 4기까지 함께 나왔습니다. 이승우 선수 이거 막히면 답이 없습니다. 무조건 뚫어야 해요!

-컨트롤이 중요합니다. 컨트롤이. 과연 앞선 경기에 나온 정교한 컨트롤이 이번에도 나올 수 있을지.

-막히면 큰일 나는데요. 이승우 선수. 모든 걸 걸어야합니다!

김태영 해설이 대놓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다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해설이 중립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며 쓴 소리를 들었겠지만 그는 예외였다. 인터넷 반응 역시 <용족이 안타까운 용족의 아버지 ㅋㅋㅋ>, <오늘 용족 이겨서 기분 좋았는데 막히면 다시 다운 될 듯욬ㅋㅋ> <영무룩 ㅋㅋ 오늘 OSL 중계 분위기는 이승우 손에 달림 ㅇㅇ>등의 농담조 댓글이 주를 이뤘다.

-임형규 선수 빠르게 촉수 지으면서 버텨야합니다.

99제단은 매우 강력하지만 매우 약하다.

이게 무슨소리냐면 첫 공격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위력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마견의 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촉수가 지어지는 순간. 99제단은 힘을 잃게 된다. 보통 99제단이라면 앞마당을 가져가면 운영을 펼치겠지만 지금은 반드시 뚫어야한다.

지금 이승우가 해줘야할 건 2가지.

마견의 수가 늘어나지 않게 끊임없이 싸움을 걸어 마견의 수를 줄여주는 것과 촉수가 건설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었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소수의 유닛이었지만 200대 200싸움만큼 처절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전투였다.

-양 선수 컨트롤 정말 장난 아닙니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력입니다. 양 선수 모든 걸 지금 이 경기에 쏟고 있어요!

-절벽 끝이거든요! 물러나면 떨어집니다! 지면 끝이거든요! 그래서 물러설 수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든 이 악물고 막아야죠. 막기만 하면 아직 모릅니다.

최고의 컨트롤 싸움이 벌어졌다. 유닛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 마치 여러 명이 동시에 컨트롤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근래 보기 드문 컨트롤 싸움이었다.

관중석도 술렁였다.

“이야. 쩐다. 뭐 어떻게 하면 저렇게 움직이는 거야?”

“알면 어쩌게? 어차피 못 할 거면서.”

“이 새끼가.”

남자에게 절대 건드려서 안 되는 게임부심을 건드린 둘은 바로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그 중 허세를 부리는 이도 있었다.

“저거 그렇게 어렵지 않아. 그냥 유닛 하나 하나 컨트롤 해주는게 뭐가 어렵냐? 저 화면만 보고 있으면 되는데.”

전형적인 입·신·전(입으로만 가능한 신들의 전쟁)이었다.

보통 관중들은 날빌을 싫어한다. 허무하게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승우가 날빌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볼멘소리를 하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이주의 명경기 후보로 뽑혀도 손색이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이승우 선수의 용아 본진으로 위풍당당하게 입성합니다!

-뚫렸어요. 이게 뚫리나요? 막힌 변기가 내려가듯 아주 시원하게 들어가버리네요. 이승우 선수 정말 전투 기가 막히게 합니다! 기가 막히게!

승자는 이승우였다. 용아의 컨트롤이 환상적이었다. 용력이 깎인 용아를 뒤로 돌려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용아가 그 자리를 메꾸었다. 대부분 체력이 많이 깎이긴 했지만 죽은 용아는 거의 없었다. 완벽한 컨트롤로 살려낸 것이다.

임형규 역시 잘 싸웠지만 초반에 모르고 당한 것이 너무나도 컸다. 본진에 용아가 들어간 이상 경기는 이제 9:1 아니 10:0로 기울었다. 그저 임형규가 아쉬워서 GG를 치지 못할 뿐 경기는 이미 끝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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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본진으로 용아와 용안이 난입하는 순간 난 승리를 예감했다. 추가 된 용아로 앞마당을 타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혹시 촉수가 건설되어 상황이 이상하게 변할지도 몰랐으니까.

나도 굉장히 가난했지만 형규 역시 지독하게 가난했다. 내 빌드를 안 순간 마견을 끊임없이 찍을 수 밖에 없었으니까.

둘 다 지은 건물은 초라하다.

난 딱 3개의 건물과 2개의 유닛만 뽑았다.

형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어차피 서로 뒤가 없는 싸움이었다.

막히면 내가 GG고 통하면 형규가 GG고.

그 싸움에서 내가 이겼다.

‘더럽게 싸움 잘하네.’

만약 [투신]이 없었다면 졌을지도 모른다. 연달아 2번을 사용한 끝에 형규를 제압할 수 있었다. 형규의 실력은 전보다 훨씬 늘은 것 같았다. 어찌나 마견으로 용아의 신경을 살살 건드리는지 분명 유리한 상황임에도 짜증이 날 정도였다. 체력이 빠진 마견을 뒤로 빼고 쌩쌩한 마견을 전투에 투입시키는 것도 일품이었다.

하지만.

‘내 컨트롤도 장난 아니었지.’

마견은 용아에게 3방이다.

하지만 공1업이 되면 2방으로 바뀐다. 금광을 채취하지 않은 지금 공1업을 할 수 없다. 대신 데리고 온 용안이 공1업의 역할을 해줬다. 공식 설정에선 세 종족 일꾼의 사정거리가 모두 1로 동일하지만 실제 게임에선 용안의 사정거리가 가장 길다.

2까지는 안되고 1.6정도의 수준?

용아보다 뒤에 있는 용안이 끊임없이 딜을 넣어준 덕에 용아 공격 2번에 마견을 죽일 수 있었다.

2방과 3방은 엄청난 차이다. 만약 용안이 없었다면 촉수가 건설되는 것도 막을 수 없었을 테고 마견도 그리 쉽게 상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용아는 열심히 일벌레를 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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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규 선수 아쉽죠. 이렇게 지면 게임 못나가죠.

-S1 이렇게 무너지나요?

-S1 입장에선 정말 답답한 심정일 겁니다. 전시즌이나 전전시즌도 아니고 이번 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팀에서 내보낸 선수가 비수를 아니 이 정도면 비수가 아니라 커다란 칼을 꼽고 있거든요? 14연승으로 김택윤 선수의 기록까지 무너뜨리면서 말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얼마나 속이 쓰릴까요?

경기는 사실 상 끝이 났다. 이대로 버틴다 해도 나아질 건 없다. 결국 임형규가 GG를 선언했다.

-이승우 선수! 오늘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2킬을 달성하며 팀의 3연승을 만들어냅니다.

-오늘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옵니다. 가장 먼저 공식전 14연승을 이승우 선수가 달성했습니다. 이는 역대 4번째 연승 기록이거든요? 뿐만 아니라 프로리그와 위너스리가의 연승기록 역시 10연승으로 2자릿수에 진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팀 역시 3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구요. 추가로 S1을 상대로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많은 것이 바뀐 하루였다.

기록의 연속.

14연승의 위치에 오른 게이머는 여태 3명 뿐이다.

15연승의 이영우와 14연승의 김재만, 이제운.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우승자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 이번 시즌 데뷔한 선수가 이름을 나란히 하게 되었다. 천재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도 아니고, 오히려 방출을 당했던 선수, 이승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오늘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승우로 인해 뜨겁게 달궈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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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구걸꾼 가도 올림.

내일 아침 8시에 1편 더 올라옵니다.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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