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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7화 (57/575)

00057  Game No. 57   =========================================================================

깔끔하게 정명혁의 GG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GG를 받아낸 순간 나도 모르게 한 손이 하늘을 향해 들었다. 그만큼 지금의 승리가 기뻤다. 간단한 세레모니를 한 난 곧바로 부스 문을 열고 나갔다.

장 먼저 보인 건 상기 된 얼굴로 기뻐하고 있는 감독님이었다. 난 그대로 감독님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감독님.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이길 자신 있다고 했죠?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그 순간.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반가운 창이 떴다. 이번엔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용족 최대연승에 관한 업적이겠지. 바로 내용 확인!

[용족 최다 연승인 13승을 달성하셨습니다. 13연승은 신들의 전쟁 용족 선수로는 처음 얻게 되는 기록입니다. 업적의 대가로 레벨이 10올랐습니다.]

엄청난 기록이다 보니 보상 역시 엄청났다.

레벨 10 상승이라니.

이는 전에 받았던 스킬 포인트 2보다 훨씬 좋은 보상이었다. 스킬포인트 2는 물론이고 스탯 포인트 30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레벨 1을 올리는 건 처음 올릴때보다 훨씬 힘들다. 그런 것 상관없이 바로 10 레벨이 올라버리다니! 보상이 지나치게 많은 건 아닌가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정도 보상은 충분히 받을 만했다.

15년 역사를 통틀어 새로운 기록을 하나 만든 셈이었으니까. 그 주인공이 나 자신이라서 아직 확 와 닿지 않는 것뿐이었다. 처음 아스트로를 입단했을 때와 지금의 나를 내 입장에서 봤을 때 그다지 다른 것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엔 방출당한 2군 선수와 13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용족 선수로 전혀 다르게 보이겠지만.

‘바로 배분하자.’

스킬과 스탯은 바로 배분할 생각이다.

아껴야 할 때가 있고 과감히 써버려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은 후자다. 아끼면 똥 된다.

현재 내 스탯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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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속도 : 59/59

지상 유닛 컨트롤 : 48/48

공중 유닛 컨트롤 : 28/28

생산력 : 59/59

공격력 : 67/67

수비력 : 35/35

시야 : 16/16

밸런스 : 20/20

반응속도 : 42/42

체력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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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집중력 : 34/34

판단력 : 18/18

정신력 : 40/40

컨디션 : 100%

육감 :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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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 굳이 스탯을 찍지 않아도 알음알음 능력치가 조금씩 상승해왔지만 여전히 약점은 존재했다. 그 것도 아주 많이.

‘약점에 투자해야하나? 아니면 아예 강점에 올인을 해야 하나?’

이건 좀 고민이 되었다. 멘탈적인 부분은 스탯으로 어찌 할 수 없지만 시야나 밸런스, 반응속도 등은 스탯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예전이라면 아예 공격력에 모든 스탯을 올려 97로 만들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공격력 하나만을 장점으로 지니고 있다면 금세 스타일을 읽혀버리고 말 것이다.

‘일단 골고루 배분하자. 골고루.’

난 30개의 스탯을 반응속도와 시야, 밸런스에 각각 10개씩 배분했다. 이제 조금 사람다운 스탯이 되가는군. 나름 만족스럽다.

문득 이영우의 실력을 스탯으로 나타낸다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모든 수치가 90이상이겠지?’

피지컬이든 멘탈이든 어느 것 하나 가리지 않고 최고치를 나타낼 것 같다. 스킬 역시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을 것 같고. 에이. 생각하면 부럽기만 하지 뭐.

‘그럼 이제 스킬을 찍어볼까?’

스탯창을 닫은 후 곧바로 난 스킬창을 열었다.

‘일단 [진정한 올킬러]는 제외하고.’

당장 진정한 올킬러가 빛을 발하는 건 프로리그, 정확히 말하면 위너스리그에서 뿐이다. 개인리그에서 빛을 발하려면 최소 8강 이상은 올라가야하는데 아직은 먼 이야기다.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진정한 올킬러]는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날빌러]는 5단계 다 찍었으니 괜찮고. 그럼 남은 건 하나네.’

[투신].

현재 사용하는 스킬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스킬이었다.

‘아쉽다. 스킬 포인트가 하나만 더 있었으면 [투신]도 5레벨까지 찍을 수 있는 건데.’

궁금했다. [투신]이 만렙이 되면 어떤 연계형 스킬이 나올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2개의 스킬 포인트를 [투신]에 투자했다.

환한 빛이 나더니.

[1분 45초간 전투에 관련 된 속도, 컨트롤, 공격력, 반응속도 능력치가 50% 상승합니다.]

스킬의 내용이 바뀌었다. 저번에 레벨 2가 되면서 지속시간 15초가 증가했던 것처럼 지금도 총 30초의 시간이 늘었다. 게임 상, 그 중에서도 전투 중 30초의 차이는 엄청 크다. 전투에서 이기고 역공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다.

‘능력치까지 상승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속시간만 늘 뿐 능력치의 상승폭은 50%로 그대로였다. 1%라도 증가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어쩔 수 없지 뭐.’

하긴 이것마저 늘어난다면 사기 중에 사기지. 물론 지금도 충분히 사기지만.

****

-이승우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정명혁 선수를 완벽하게 속였어요! 그리고 대기록을 정명혁을 잡으며 용족의 역사를 새로 써나갑니다.

-13연승. 무려 13연승입니다. 김택윤 이후로 이런 용족이 나타날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김태영 해설위원은 잔뜩 흥분했다.

용족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뽑자면 모두 김태영 해설위원을 지목할 것이다. 이승우를 바라보는 그의 눈엔 하트가 뿅뽕 튀어나오고 있었다. 한 동안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용족 최다연승이 오늘 깨졌다.

그 것도 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S1을 상대로.

S1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아니 분명 상했다.

남은 자존심이라도 챙기는 방법은 단 하나.

이어질 7SET에서 확실히 승리를 가져오는 것 뿐이다.

****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이긴다고 했죠?”

난 장난스럽게 어깨를 쭉 펴며 감독님께 말했다.

“아직 경기 안 끝났다.”

“저도 알아요. 대장전이 남아있죠.”

들떠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감독님.

곰곰이 생각해보니 감독님 말씀이 옳다.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다. 이제 겨우 동률이다. 이런 상황에서 까지 침착함을 유지하시다니. 괜히 감독님이 아니었다.

“누가 나올 거 같냐?”

“글쎄요? 도재열 아니면 형규가 나오겠죠?”

S1에서 남은 카드는 2장.

도재열 아니면 형규.

둘 다 나올 가능성은 충분했다. 도재열은 저번 경기의 복수를 하기 위해 나올 수 있었고 형규는 종족 상성우위를 가진 마수라 나올 수 있었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둘 중 한 명을 꼽자면 난 임형규가 나올 것 같다.”

“형규요?”

“그래. 듣자하니 요즘 도재열 경기력이 생각보다 별로라고 들었다. 랭킹전에선 괜찮게 나오곤 있지만 너랑 경기한 이후로 특유의 스타일이 요즘 안 나오고 있다더라.”

어휴. 내가 잘못할 것도 아닌데 괜히 미안하네. 재열아. 얼른 슬럼프에서 벗어나렴.

“그렇다면 감독님 생각은?”

“임형규가 나올 것 같다. 일단 종족 상성도 앞서고. 전장도 괜찮고. 듣자하니 2군 시절 너도 많이 이겼다고 하던데? 거의 7:3 수준으로. 거기에다 이번 팀 내부 서열전에서도 3등 했다더라.”

아픈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푹 찌르시는군. 감독님 말씀처럼 형규에게 많이 졌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생겼으니까.

그나저나 3등이라고?

1,2등은 정명혁이랑 김택윤일테고. 이야. 대단하네. 3등이나 하다니. S1에서 3등이면 CT를 제와한 다른 팀에 가면 1등이나 다름없다는 건 프로게이머들에게 정설로 통하는 말이었다.

그 순간.

“S1 대장 엔트리 나왔습니다.”

도 수코님이 종이를 하나 들고 다가왔다. 감독님의 예상이 맞았다. 그 안에 적혀 있는 이름은 임형규였다.

****

-아스트로와 S1. 두 팀이 대장전을 하게 되었습니까? 저번 시즌이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일단 아스트로에 이승우 선수가 합류한 것이 가장 큽니다. 그 이후로 현재 연승을 달리고 있구요. 이번 경기 잡으면 온갖 기록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S1에서 대장으로 내보낸 선수는 임형규 선수입니다.

-임형규 선수. 요새 아주 잘나가는 마수 선수죠. 프로리그 저번 라운드 MVP를 받았을 정도로 요새 각광받고 있는 선수입니다.  지금 임형규 선수의 이름을 넣어 S1에서 새로 생긴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갑작스레 정수연 캐스터에게 질문을 날리는 김정식 해설.

정수연이 설마 그 것도 모를까봐 물어보냐는 듯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캐스터인 제가 설마 그걸 모를까봐 질문하시는 겁니까? 바로 답해드리죠. 도택형명 아닙니까. 도택형명.

곧바로 대답을 내놓은 정수연 캐스터가 만족한 얼굴로 김정식 해설을 바라보았다.

도택형명.

전시즌 에이스 라인이었던 도택명에 ‘형’자가 추가 되었다.

바로 임형규의 ‘형’자였다. 2라운드 데뷔하자마자 미친 활약 속에 라운드 MVP 차지, 그 후 개인리그 역시 전승으로 본선진출.

임형규의 등장으로 S1마수는 더 이상 놀림거리가 아니었다.

-설마 제가 그런 의도로 물었겠습니까? 그저 예쁘신 정수연 캐스터님의 목소리로 듣고 싶었을 뿐입니다.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김정식 해설. 예쁘다는 말이 그리 싫지는 않은 듯 정수연 캐스터의 표정이 밝다.

-오늘따라 재미있는 매치가 많이 나오네요. 전부 OSL 본선에서 만나게 될 선수들끼리 붙었습니다. 이번 경기에 나오는 두 선수 역시 OSL 같은 조입니다.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두 선수 같은 A조군요.

-미리 보는 16강전이 오늘 몇 경기나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전장은 임형규 선수에게 웃어줍니다.

7SET 전장은 운명의 갈림길.

마지막 경기에 딱 어울리는 이름을 지닌 전장이었다. 이름처럼 이번 경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의 운명이 나뉜다.

운명의 갈림길은 중앙이 대운동장 같이 넓었기에 힘 싸움을 하기에 좋은 맵으로 전형적인 상성맵이었다. 지금 펼쳐지는 용족과 마수의 싸움에선 마수에게 웃어주는 전장이란 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중앙이 넓다는 것.

중앙이 넓을수록 그슨대가 큰 힘을 받는다. 비렴의 천벌을 피하기 쉬웠으니까. 동시에 진출하는 용족의 병력을 여러 방향에서 싸먹을 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운명의 갈림길에서 용족이 환국을 상대 할 때 유리한 것이었다.

-정말 중요한 자리에 두 선수가 자리 했습니다.

-저번시즌 아니 거기까지 갈 것도 없고 1라운드때만 해도 두 선수 모두 2군 선수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팀의 운명을 책임지는 중요한 선수로 거듭났습니다.

-준비 완료 되는대로 경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승우 : 오랜만이다?

-임형규 : 그러게? 잘 지냈어?

-이승우 : 보다시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ㅋㅋㅋ

경기를 시작하기 전 잠시 형규와 대화를 나눴다. 어차피 중계진들이 우리와 전장에 대한 소개를 하는 터라 장비만 제대로 점검했다면 채팅을 해도 상관없었다.

-임형규 : 우리가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도 만나네?ㅎㄷㄷ

-이승우 : 그러게. 사실 믿기지가 않는다.

감회가 새롭다. 2군 숙소에서 우리는 항상 지금과 같은 순간을 꿈꿔왔다. 물론 이렇게 다른 팀이 되어서 만나는 건 아니었지만. 중간에 일이 꼬여서 이렇게 되었지만 난 지금도 아주 만족스럽다.

날 좋아하고 믿어주는 사람이 또 생겼으니까.

그 것도 아주 많이.

-임형규 : 팀은 어때? 지낼만해?

-이승우 : 지낼 만 한 수준이 아니라 정말 좋다. 정말.

-임형규 : 헐. 섭섭하다. 간지 얼마나 되었다고? 우리 벌써 잊은 거야? 거기 계속 있을 거 아니잖아. 다시 돌아와야지. S1으로.

복귀라.

전혀 생각지 못한 말이었다. 가장 먼저 떠 오른 건 박성훈 코치님의 얼굴이었다.  그 후 따로 연락을 취하지는 못했지만 지금 내 모습에 조금 마음이 편안해지겠지. 항상 응원해주시던 분이었으니까. 그 다음 떠오른 얼굴은 함께 2군 생활을 했던 동생들이었다. 지금 팀원만큼 좋은 녀석들이었는데.

-옵저버 : 경기 준비 완료 되셨나요?

결국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대화가 끊겼다.

-이승우 : 네.

-임형규 : 네.

-옵저버 :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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