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열로더 신들의 전쟁-56화 (56/575)

00056  Game No.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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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이겨야 된다.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으면서까지 이 자리에 앉아있다. 반드시 팀에 승리를 안겨야한다. 전장은 태백산맥.

‘나쁘지 않아.’

2인용 전장이긴 하지만 러시거리가 멀어 무난한 경기가 자주 나오는 전장이다. 역으로 그걸 노린 전진 건물 시리즈도 종종 나오고.

‘도감 더블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도감 더블은 제대로 운영하기만 한다면 거의 만능에 가까운 빌드다. 종족전 역시 가리지 않는다. 환국이든, 용족이든, 마수든 상관없다. 이러한 도감 더블을 완벽하게 운영하는 환국 선수는 이영우와 정명혁 정도 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 역시 도감 더블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건 경기 시작 직후 [날빌러]를 통해 확인할 것이다. 만약 정명혁이 도감 더블을 한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경기를 끝낼지도 모른다.’

정명혁은 바보가 아니다. 도감 더블을 하면서 혹시 모를 전진 건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정찰 할 것이다. 보통 선수라면 여기서 머리가 아파오겠지만 난 아니다.

신들의 전쟁 매니저가 있었으니까.

[날빌러]가 있었으니까.

정찰의 범위가 닿지 않거나 이미 지나간 부분을 알려줄 것이다.

‘꼭 도감 더블을 한다는 보장은 없지.’

일단 [날빌러]가 있기에 초반을 불리하게 시작할 확률은 0%다. 그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했다.

-옵저버 : 양 선수 준비 되었나요?

-이승우 : 완료되었습니다.

-정명혁 : 네.

-옵저버 : 그럼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동시에 효과음과 함께 줄어드는 숫자. 심장이 소리에 맞춰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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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다.’

내 스타팅 위치는 위쪽, 정명혁은 아래쪽이었다. 스타팅 위치는 내가 더 좋았다. 이상하게 위에서 아래로 유닛을 컨트롤할 때 움직임이 조금 더 편했다. 나만의 느낌이 아니다. 프로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윗자리를 선호하였다.

곧바로 [날빌러] 사용.

지체 할 이유가 없었다.

[본진 1제단, 전진 3제단 러시]

이야. 오랜만에 화끈한 빌드다.

뒤가 없는 빌드.

러시가 막히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GG밖에 없는 빌드.

내용은 간단하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상대방의 시야를 피해 3개의 제단을 본진 밖에다 짓는 것. 동시에 상대 정찰 일꾼에게 무난하게 멀티를 할 거라는 연기를 끊임없이 해줘야한다.

실제로 하려는 건 멀티가 아닌 공격.

정확히 1용아와 7용혼이 모였을 때 타이밍이 생긴다. 그때환국의 병력은 아무리 많아 봤자 천자총통 1기가 나와 있을까 말까다. 궁병으로 차 있는 망루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면서 앞마당에 파고든 후 천자총통을 깨면 게임은 끝이 난다.

흔히 하는 말로 터져버리는 것이다.

막히면?

내가 터져 버리겠지.

이런 빌드를 추천했다는 건 정명혁이 선택한 빌드가 쌩더블이거나 즐겨 사용하는 도감 더블을 선택했다는 말이 된다.

둘 중 하나다.

배짱을 부리는 걸 수도 있고 그냥 무난하게 하면 자신이 이긴다는 마인드 일수도 있다.

‘왠지 뒤 쪽 같은데?’

느낌이 쎄하다. 후자라면 진짜 나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게임 내에선 나를 무시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배 째는 놈은.

‘그 배를 찢어줘야지.’

솟대를 건설하고 제단을 짓는 순간.

[연계형 스킬 [지금 이 순간]이 발동 되었습니다.]

반투명하게 떠오르는 창. 창이 사라진 후 중앙 위 쪽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굳이 타이밍 계산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주의 기운이 나에게 모이고 있군.’

생각보다 빠르고 쉽게 1승을 챙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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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 모두 오늘 OSL에 출전하는 선수들이거든요? 만약 경기에 패배하게 된다면 그 여파가 OSL까지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두 선수 입장에선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경기입니다. 또한 정명혁 선수 입장에선 본인 뿐만 아니라 팀 동료인 김택윤 선수의 기록을 지키려면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승우 선수 이번 경기 이기면 13연승으로 용족 최다 연승 기록을 갱신하게 되네요?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약 오늘 2킬에 성공한다면 이영우와의 개막전에서 종족을 불문하고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이번 경기는 여러모로 중요했다.

팀 입장에선 아예 경기가 끝나버릴 수도 있고 대장 대 대장 전까지 흘러갈 수도 있다.

선수 입장으로 보았을 땐 김태영 해설위원의 말처럼 오늘 있을 OSL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이기면 좋은 영향이겠지만 패배한다면?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승우가 정명혁을 잡는다면 13연승이라는 용족 최다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거기에 더해 2킬로 S1을 잡아내게 된다면 팀인 아스트로는 팀 내 최다 연승인 2승을 깨고 3연승에 성공하게 되고 이승우는 14연승이 되며 역대 연승 순위 2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기세를 탄 이승우가 OSL에서 이영우까지 잡아낸다면?

용족 최초의 15연승이자 역대 연승 순위 공동 1위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승우 입장에선 이 경기를 잡아야 그 다음 것도 있는 것이다. 정명혁이 승리하게 되면 모든 기록이 날아간다.

팀의 연승기록.

개인 프로리그 연승기록.

개인 공식전 연승기록.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양 선수 무난하게 빌드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일단 러시 거리가 가깝지 않은 전장이기에 앞마당을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빌드를 선택하죠.

-그렇습니다. 정명혁 선수의 선택이 더욱 더 과감합니다. 어차피 전장이 먼걸 알고 있거든요?

정명혁이 선택한 빌드는 훈련도감 이후 금을 채취하지 않고 바로 앞마당에 군영을 건설하는, 일명 도감 더블이었다. 만약 용족이 1제단에서 꾸준히 용아를 찍어 견제를 오면 상당히 불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명혁은 걱정하지 않았다.

심시티와 컨트롤로 완벽하게 막아 낼 자신이 있었으니까. 빌드에서 졌어도 유리하게 상황을 가져가는 능력이 있었기에 정명혁에게 이 빌드가 만능이라 한 것이다.

-이승우 선수도 여의주탑에서 용혼 사업 돌리면...어? 지금 중앙에 솟대 짓고 있죠?

-전진 시리즈입니다. 전진. 상대의 빌드를 확인한 이승우 선수가 칼을 뽑아 들었죠.

-천하태평하게 배를 불리는 정명혁 선수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무난하게 갈 것 같던 경기가 급박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모두들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먼저 움직인 건 이승우.

정명혁이 해야 할 건 꾸준한 정찰로 이상한 점을 눈치 채는 것이었고 이승우가 할 일은 정명혁의 정찰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었다.

일단 본진 정찰은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본진의 솟대 숫자만 봐도 밖에다 몰래 지었다는 걸 들키게 된다. 이를 역이용한 속임수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중앙에 지어질 수 있는 건물이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급격하게 변합니다.

몰래 건물 혹은 전진 건물로 용족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총 3개다. 먼저 신연호가 보여주었던 흑완을 뽑게 만들어주는 하늘성소를 숨겨 짓는 것. 두 번째는 전진 용의 신전을 건설해 빠르게 지룡을 뽑아 공격을 떠나는 것. 마지막은 제단을 늘려 입구를 꿇어버리는 것이었다.

일단 하늘성소는 아닐 것이다.

하늘성소를 짓기엔 너무나 오픈 된 공간이다.

그 사이 솟대가 완성되었고 이승우의 전진건물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제단입니다! 제단! 전진 제단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무려 3개의 제단이 전진되어 지어집니다.

-본진에 있는 것 까지 포함하면 총 4개의 제단입니다. 이승우 선수 과감한데요?

올인이다.

막히면 GG를 칠 수 밖에 없는 올인 공격.

하지만 정명혁이 미리 눈치 채지 못한다면 무조건 뚫린다. 이제 경우의 수는 단 하나.

정명혁이 눈치를 채느냐 못채느냐에 따라 승부는 갈린다. 아마 눈치를 채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본인이 지면 팀이 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승우 선수 정말 과감한 전략을 선택합니다.

이승우가 대장 카드이기 때문이다.

정명혁이 도감 더블은 한 건 단순히 본인이 가장 잘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승우가 무난한 빌드를 선택할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었다. 그 예측은 완벽히 빗나갔다.

-이거 정명혁 선수 모를 가능성이 큽니다. 이승우 선수 용혼 연기 잘하고 있죠? 앞마당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신연호와 달리 이승우는 정찰을 허용시켜주지 않았다. 앞마당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타이밍에 앞마당이 있다면 올인성 공격보단 운영을 준비하는 것이니 병력 생산보다 테크 쪽에 신경을 쓰면 되고 만약 앞마당이 없다면 탐지 능력과 공중 공격이 가능한 화살탑을 늘려 줘야 한다.  정명혁이 일꾼을 이리저리 움직여 어떻게든 앞마당 정찰을 하려 노력했지만 용아의 기가 막힌 무빙으로 앞마당의 유무를 보여주지 않았다.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용혼 생산되죠? 이승우 선수 아까부터 용안 생산 쉬었습니다. 곧 공격 갑니다. 공격!

-이승우 선수 정말 연기 잘하네요. 천하의 정명혁 선수가 깜빡 속아 넘어갑니다!

중계진이 흥분해 소리쳤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7 용혼이 나오는 순간 들어갑니다. 지금 정명혁 선수 상황 어떻죠? 아. 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어요.

정명혁의 상황은 무난했다. 그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결국 정명혁은 이승우의 전략을 알아차리는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다.

-용혼 생산되었습니다! 7용혼과 1용아가 정명혁 선수의 앞마당으로 남하하기 시작합니다!

꼼짝 없이 당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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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용아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천자총통을 파괴하는 순간 승리를 예감했다. 망루에 들어있는 궁병이 미친 듯이 공격을 했지만 이미 승부는 기울었다.

천자총통을 제거했기에 용혼을 뒤로 빼서 망루를 일점사했다. 일꾼이 달라붙어 수리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수리로 버티기엔 용혼의 숫자가 워낙 많았다.

난 [날빌러]가 알려준 빌드를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알려주는 타이밍에 맞춰 러시를 갔다.

그 결과는?

완벽한 승리.

‘이게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대단한 연계형 스킬인지 그 진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분명 2개의 스킬을 쓴 것과 같은 효과가 났는데 감소 된 체력은 겨우 5%.

정명혁이라는 거함을 침몰시키는데 사용 된 체력이 5%라는 건 엄청난 의미가 있었다.

‘다음 경기에 스킬 때려 박아도 되겠는데?’

이렇게 딴 생각을 해도 될 정도로 경기는 기울었다. 정명혁의 일꾼은 끊임없이 잡혀나가고 있었고 내 용혼은 하나, 둘 씩 계속 추가되고 있었다.

한 손으로 열 손을 막을 순 없는 법이다. 제 아무리 천자총통의 효율성이 높아 사기라고 불려도 몇 배가 넘는 용혼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정명혁 :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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