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2 Game No. 52 =========================================================================
‘이번 위너스 리그가 중요해.’
다음 시즌도 지금처럼 갔다간 쉽게 분석 당한다. 그 전의 기록이 잠시 초기화 되는 위너스리그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야한다. 최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우리 팀을 지원하려는 선수가 늘어난다. 프로리그 성적에 더해 개인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있다면 그 숫자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반드시 내가 키운다.’
지내면서 느낀 건 아스트로는 정말 좋은 팀이라는 것이다. 신들의 전쟁 빼고는 다 잘하는 팀이라고 농담처럼 말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난 이 팀이 좋다. 비록 풍족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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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양 선수 입장 했습니다.
-과연 이번 경기에서 이변이 나올지, 아니면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흘러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양 선수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상반됩니다. 한 쪽은 승승장구하고 있구요. 다른 한쪽은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깊은 늪에 빠져있습니다.
-김택윤 선수는 데뷔 이후 큰 기복 없이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간혹 김택윤 선수 답지 않은 경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승률은 항상 용족 1등이거든요?
-반면 신연호 선수는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선 1,2 라운드에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지만 이긴 경기가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거기다 최근 8연패. 2패를 더 늘리게 된다면 두 자리수 연패를 하게 됩니다. 정말 불명예스러운 기록이죠.
-신연호 선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도 많죠. 이재명 감독의 아들이라는 등. 어떻게 저 실력으로 출전할 수 있냐는 과격한 말 역시 서슴치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정확한 사정을 아는 건 아니지만 과거 프로게임단에서 활동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분명 연습실에서 성적이 좋기 때문에 계속 출전하는 것일 겁니다. 이들은 프로입니다. 사적인 관계로 출전을 시키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연호 선수가 방송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건데 얼른 슬럼프를 털어내고 일어나야합니다.
과거 CT에서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프로리그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단 김정식 해설위원의 말.
그 말엔 후배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있었다.
-오늘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경기 준비가 끝이 났다고 하네요. 전장은 폭풍의 언덕. 지금부터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힘찬 관중의 함성소리와 함께 시작 된 경기.
-먼저 보이는 1시 위치의 빨간색 용족. 김택윤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 5시의 노란색 용족은 신연호 선수입니다.
-3번째 경기는 양 팀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입니다. 2;1로 한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거든요?
-그렇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순간입니다. 아스트로 입장에선 김택윤 선수의 연승을 반드시 막아야합니다. 한 번 기세를 타면 3킬, 올킬까지 쭉쭉 갈 수 있는 것이 김택윤 선수거든요?
용족끼리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빌드다.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양 선수! 빌드 갈렸습니다.
-완벽하게 갈렸는데요?
김택윤과 신연호의 빌드가 완전히 갈렸다. 관중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S1의 팬은 웃고 있었고 아스트로의 팬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행운의 여신은 김택윤의 편이었다.
-신연호 선수 여의주탑 안돌아갑니다. 사업 안 찍었거든요? 금 다른 곳에 썼다는 뜻입니다.
옵저버가 6시를 비추었다. 몰래 지어진 솟대 옆에 신연호의 황룡성지가 건설되고 있었다. 황룡성지는 흑완이나 비렴을 뽑을 수 있는 하늘성소를 짓기 위해 필요한 건물이었다. 멀티를 가져간 상황이라면 비렴을 뽑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지금은 본진 플레이다.
100이면 100 흑완을 생산할 것이다.
반면 김택윤은 제단 하나를 지은 후 금광 채취를 하지 않고 계속해서 철을 모았다. 제단에서 용아를 2마리 정도 생산 하며 견제를 가겠다는 뜻이었다.
빌드는 완벽하게 김택윤이 이겼다. 맵핵으로 훤히 보고 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이유는 간단했다.
1제단으로 금의 채취 없이 앞마당을 가져가는 빌드는 기본적으로 용광포를 앞마당에 건설한다. 부족한 병력을 방어 건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었다.
용광포는 탐지 기능이 있는 건물.
흑완으로 카운터를 노리는 신연호 입장에선 절대 나와선 안 되는 빌드였다.
악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 김택윤 선수의 용아가 신연호 선수의 본진으로 침투합니다. 막을 것이 없죠?
신연호가 준비한 빌드는 몰래 흑완. 아주 빠르게 흑완을 생산해서 상대방을 끝낸다는 전략이다. 자원 최적화를 위해 용아를 생산하지 않는다.
입구를 지키는 병력이 없기에 상황.
김택윤의 용아가 아무 피해 없이 무혈 입성했다. 잠시 후 2번째 용아까지 들어오는데 성공했다.
-여의주탑 안돌아가는 거 봤죠?
-완벽히 봤습니다.
본진에 난입한 용아로부터 용안을 지키지 위해 이리 저리 뭉쳐다니느라 자원을 채취하지 못한 것도 피해였지만 그보다 여의주탑에서 용혼의 사정거리 연구가 개발되지 않는 걸 본 것이 더욱 더 컸다. 뒤늦게 나온 신연호의 용혼이 본진을 휘젓는 용아를 죽였지만 그 사이 일꾼 2마리가 죽고 말았다.
-김택윤 선수라면 무조건 눈치 채죠.
-어차피 지금 빌드도 완벽하게 이겼습니다. 원래 하려던 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거기다 지금 상대방 본진에 솟대가 부족하다는 것도 파악했거든요? 동시에 사업도 안되는거 파악했습니다. 김택윤 선수가 누굽니까? 보는 순간 각이 나오는거죠!
프로게이머가 달리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본진의 솟대 개수만 파악해도 다른 곳에 건물을 숨겨지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돌아가지 않는 여의주탑까지.
김택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를 리가 없었다.
그사이 김택윤의 용무관이 완성되었다. 앞마당을 가져가는 동시에 건설해주는 용광포 2개.
-큰일 났습니다. 이거 큰일 났어요. 흑완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순간 카메라가 아스트로의 감독인 이재명 감독을 비추었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얼굴이 굳어지는 걸 막을 순 없었다.
모든 사람들은 생각했다.
경기는 이미 끝났다고.
다른 선수도 아니고 김택윤에게 빌드를 잡아 먹혔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봐도 김택윤이 훨씬 유리하다. 흑완을 막을 수 있는 용광포가 이미 건설되었고 자원을 채취하는 신전도 서로 하나 차이가 난다.
신연호가 김택윤보다 나은 건 테크 단 하나였지만 이마저 얼마 지나지 않아 따라잡히고 말 것이다. 신연호 입장에선 절망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 신연호 선수. 용혼으로 상대방 앞마당에 용광포가 있는 걸 확인했죠??
순간 얼굴을 찌푸린 신연호.
자신의 공격이 먹히지 않을 거란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것이다.
-여기서 신연호 선수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김정식 해설위원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정수연 캐스터가 그 말을 받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
-딱 하나 입니다. 용광포가 건설되어있어 흑완 홀로 침투를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미리 뽑아놓은 용혼으로 용광포의 시선을 빼앗은 후 흑완을 김택윤 선수의 본진에 집어넣어야합니다. 물론 쉬운일은 아닙니다. 만약 김택윤 선수가 앞마당을 보고 있다면 곧바로 흑완을 강제공격하겠죠. 하지만 만에 하나 김택윤 선수의 화면이 다른 곳을 향해있다면 통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이 아니고서야 신연호 선수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합니다. 이마저 시간이 없습니다. 곧 용의 신전 올릴거거든요?
김정식 해설위원의 말처럼 방법은 오직 하나였다.
그마저 요행이 필요한. 김택윤에게 웃어주었던 행운의 여신의 미소가 신연호를 향해야 했다.
-자. 신연호 선수 움직입니다.
일단 생산 된 흑완 2마리가 김택윤의 본진 쪽으로 움직였다. 앞서 김택윤 앞마당을 정찰한 용혼은 본진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자. 신연호 선수. 충분히 생각해낼 수 있어요. 그냥 흑완 몸 들이밀면 그건 자살행위입니다. 용광포의 공격에 버티지 못해요!
“우와!!!”
그때 순간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신연호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그는 김정식 해설위원이 말한 그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용혼을 용광포의 사정거리에 집어넣었다. 바로 용혼에 광환을 던지는 용광포. 그 찰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흑완 2마리가 용광포를 무시한 채 본진 언덕으로 걸어올라갔다.
신연호의 작전을 눈치 챈 김택윤이 뒤늦게 용안을 본진으로 비며 흑완의 침입을 막으려 했지만 신연호가 한 발 빨랐다.
-띠릭.
흑완에게 가야 할 공격을 대신 맞아주던 용혼이 터졌다. 상관없었다. 그 용혼은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걸 완벽하게 해냈다.
용혼의 희생으로 2마리의 흑완이 죽지 않고 본진으로 올라갔다. 그러면 되었다. 어차피 본진엔 흑완을 볼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들어갔어요! 들어갔습니다! 신연호 선수. 흑완을 밀어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저야 밖에서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실제 경기를 펼치는 선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정말 대단합니다. 신연호 선수!
중계진들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김택윤의 승리로 무난하게 끝날 것 같았던 경기가 이상하게 변했다. 앞마당을 빠르게 가져간 대신 김택윤의 테크는 너무나 느렸다. 용무관에 용광포 2개까지 건설했기에 빠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현룡을 뽑을 수 있는 용의 신전은 이제 겨우 절반 밖에 완성되지 않았다. 흑완 2마리의 공격력이면 몇 초면 파괴시킬 수 있다.
-아. 김택윤 선수. 큰일 났어요. 지금 볼 수 있는 수단이 없거든요?
-이제부터 흑완은 바쁘게 움직여야합니다. 한시도 쉬면 안되요. 끝낼 수 있을 때 반드시 끝내야하거든요? 뭐하나요? 용의 신전 쳐야죠. 지금 용의 신전 깰 수 있습니다.
김정식 해설위원을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용안을 썰던 흑완이 몸을 홱 돌려 용의 신전을 치기 시작했다. 흑완 2마리의 공격력은 막강했다.
용의 신전을 취소하는 김택윤. 대신 본진 솟대 근처에 용광포를 지으려 했지만 그마저 무산되었다. 어느새 다가온 흑완이 거대한 칼을 휘둘러 용광포가 건설되기 전에 부숴버렸다. 용안을 마주 비비며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흑완의 공격 1방에 죽는 용안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김택윤이 판단을 내렸다.
본진을 포기하기로. 일하고 있던 용안을 전부 앞마당 쪽으로 보냈다.
-김택윤 선수. 본진 포기합니다. 큰 일 났죠?
-자. 이제 신연호 선수는 뭘 해도 됩니다. 차분하게만 하면 김택윤 선수 잡을 수 있어요! 일단 본진에 있는 신전을 확실히 깨줘야합니다. 혹 신전이 파괴되지 않은 채 흑완이 잡혀버리면 상황이 애매해지거든요? 그 후 제단과 여의주탑 등 눈에 보이는 건 전부 파괴해야합니다!
경기는 급박하게 흘러갔다. 결국 본진의 신전이 깨졌고 제단 역시 불길에 휩싸였다.
그때였다.
-김택윤 선수 용안 밖으로 돌리죠?
앞마당에서 일하고 있던 용안이 신연호의 눈을 피해 밖으로 빠져갔다. 11시 스타팅 포인트로 이동한 용안이 솟대를 건설했다. 그리고 여의주탑이 깨지기 전 황룡성지를 건설했다.
-맞흑완인가요?
-김택윤 선수도 칼을 뽑아듭니다.
============================ 작품 후기 ============================
1. 휴재는 내일로 미룹니다.
원래 금요일로 예정되었던 시험이 한글날인 관계로 목요일 저녁으로 앞당겨졌습니다. 내일 글 쓸시간이 없을 것 같아 예비군(조기퇴소)끝나자마자 글을 써서 올립니다.
조기퇴소 시켜준 교관님을 칭찬하지 마시고 조기퇴소한 저를 칭찬해주세요.
열심히 소리 질렀습니다.
으아아아아아.
금요일날 봅시다!
2. 승우가 2개의 스킬을 확인한 시간이 22:22분이었다고 합니다.
3. 아직 확실히 결정난 건 하나도 없지만 프리미엄으로 가지 말라는 댓글을 지양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ㅜㅜㅜ
4.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로열로더-신들의 전쟁
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 선작, 댓글 쾅 찍어주세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