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0 Game No.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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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캐스터를 맡게 된 정수연!
-해설의 김태영.
-역시 같은 해설의 김정식입니다!
S1과 아스트로의 경기는 오늘 드림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게 된다.
정수연은 양 방송사를 통틀어 유일한 여자 중계진이다. 나이는 30대 중반이었지만 워낙 동안인 덕에 20대 중 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름다운 외모 덕에 따로 팬카페 까지 보유한 그녀였다. 외모가 인기에 도움을 준 건 분명하지만 외모 하나로 이 자리에 올라온 건 아니었다. 해설 역시 수준급으로 여러 명경기의 해설을 맡은 바 있는 베테랑 캐스터였다.
-오늘 정말 기대되는 매치죠?
-그렇습니다. 양 쪽에서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막강합니다. 서로간에 반드시 가져가야 할 것이 있는 경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엄재웅 해설이원이 어젯밤부터 이 경기 해설 본인이 하고 싶다고 저한테 계속 이야기 하더군요.
엄재웅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하는 것 모두를 좋아한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두 팀의 경기를 해설하고 싶은 건 해설위원으로서의 당연한 욕구였다.
-그만큼 이야기가 많은 두 팀입니다!
-그렇죠. 걸려 있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두 팀의 대결에서 이승우 선수의 이름을 빼놓을 순 없겠죠?
-그렇습니다. 커뮤니티에선 벌써부터 이승우 더비라는 이름을 붙이며 오늘 대결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에 몸담고 있던 S1과 현재 몸 담고 있는 아스트로. 과연 이승우가 현재 팀에 승리를 안겨다주는 동시에 전 팀인 S1에서 비수를 꽂을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만약 이승우 선수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다면 S1입장에선 입맛이 쓰죠.
-거기에 이승우 선수의 연승 기록도 달려있죠?
-정말 재미있습니다. 오늘 경기에 이승우 선수가 출전한다면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용족 최다 연승 기록이죠. 현재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가 공교롭게도 S1의 김택윤 선수입니다. 과연 이승우 선수가 S1을 잡으며 13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김정식 해설위원의 말처럼 오늘 경기로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몇 년간 굳건히 지켜왔던 용족 최다 연승 기록이 갈아치워질지도 모를 상황. 만약 이승우가 2킬 이상을 성공한다면 14연승을 해내며 최다연승 기록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그런 모습을 S1은 결코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팀 자체에서 방출한 선수다. 입 안이 쓰긴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속만 아프니 잊어버리는 것이 최고였다.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건 김택윤 선수와 이승우 선수가 맞붙는 겁니다.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자와 도전하는 자의 대결. 김택윤 선수 입장에서도 다른 선수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손으로 이승우 선수의 기록을 막고 싶을 겁니다.
-정말 오늘 그 경기가 나오면 여한이 없겠네요. 여한이.
생각만으로 가슴이 떨리는지 김태영 해설위원의 입이 귀까지 걸렸다. 어차피 둘 다 용족.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어느 쪽이 이기든 오늘 커뮤니티는 폭발할 것이다.
김택윤을 잡고 13연승을 달성한 무서운 중고 신인 이승우 혹은 자신의 기록을 위협하던 이승우를 잡고 본인의 최다 연승 기록을 지킨 김택윤의 이야기로 말이다.
-자. 불꽃튀는 신경전은 서로의 엔트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스트로에서는 김승대 선수를, S1에서는 어현수 선수를 선봉 내세웠습니다.
-아스트로 입장에선 일단 이승우라는 에이스카드를 아껴두고 상대의 엔트리에 따라 내겠다는거죠. S1 역시 별반 다를 건 없습니다.
-위너스리그에서 이승우 선수가 2연속 올킬을 달성하면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김승대 선수 역시 어느 정도 믿음직스러운 선수 아닙니까?
-이승우 선수가 합류 전 박현우 선수와 함께 팀 내 원투 펀치로 꾸준히 승을 챙겨줬습니다. 아스트로에겐 3번째 펀치가 너무나 절실히 필요했는데 이승우라는 핵주먹에 가까운 선수의 합류로 그런 걱정을 덜어냈고 팀은 최고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승대 선수 역시 마수전에 어느 정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거든요? 반면 어현수 선수 지금 마수전 4연패 중입니다. 이번 경기 김승대 선수 입장에서 충분히 해볼만 합니다.
-자. 양 선수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하는데요. 간단한 전장소개 후에 바로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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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다운과 함께 첫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장은 심판의 날.
어현수의 위치는 1시.
승대의 위치는 11시다.
지상 유닛으론 꽤나 먼 거리지만 공중 유닛으론 가장 가까운 거리.
마수 대 마수 동족전에서 가장 먼저 엇갈리는 건 군주의 정찰 방향이다.
군주는 마수의 인구수 제한을 늘려주는 유닛으로 환국의 창고나 용족의 솟대와 같은 기능을 하는 유닛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환국의 해모수나 용족의 현룡처럼 기본적으로 은신 유닛을 볼 수 있는 탐지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해 같은 마수 마굴에서 개발할 수 있는 수송 개발을 하면 환국의 금와나 용족의 운룡처럼 지상 병력을 실어 나를 수도 있다.
한마디로 굉장히 알짜배기 유닛이란 말이지.
“오. 정찰은 승대 형이 이겼다!”
다행히 정찰싸움에선 승대가 이겼다.
승대는 현수의 본진인 1시로 바로 군주가 날아가고 있는 반면 현수는 11시가 아닌 5시 방향으로 군주를 날리고 있었다.
이는 꽤나 큰 차이를 나타낸다.
신들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찰이다.
상대의 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전 중 빌드가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동족전이다.
상대보다 빠른 타이밍에 보고 시작한다는 것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중요한 건 빌드의 싸움이다.
군주를 하나 찍고 마견숲을 지을 것인가?
아니면 바로 마견숲을 지을 것인가?
그 것도 아니면 12번째까지 일꾼을 찍은 후 마견숲을?
그마저 아니면 배짱 좋게 앞마당에 마수 소굴을 지어버리는 선택을?
아주 사소한 차이지만 경기의 승패까지 가를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일명 빌드빨.
빌드빨을 잘 먹고 들어가면 꽁승을 챙기는 건 일도 아니다.
먼저 정찰에 성공한 승대의 선택은.
그렇지.
그렇게 해야지.
12번째 일꾼으로 마견숲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승대와 달리 정찰을 하지 못한 현수는 안정적인 빌드는 9군주마견숲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마마전(마수 대 마수 전)은 마견 싸움과 닷발귀, 혈풍 싸움이 90%를 차지한다.
그렇기에 초반에 일꾼 3기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큰 차이를 발휘했다.
먼저 마견숲을 건설한 현수가 6마리의 마견을 뽑아 승대의 본진인 1시 11시 쪽으로 달렸다. 아직까지 승대의 마견숲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 하지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현수의 마견이 승대의 앞마당에 도착한 순간.
-캬아악.
승대의 마견 6마리가 마수 소굴에서 나왔다.
우연이 아니다.
정확하게 계산 된 타이밍이다.
먼저 뽑은 현수의 마견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의 본진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 초반에 벌어진 3마리의 일꾼 차이가 드러나는 시점이다.
현수가 아직 2번째 마수소굴을 짓지 못하고 있는 반면 승대는 2번째 마수 소굴이 벌써 지어지고 있었다. 아직도 일꾼 수는 승대가 2마리나 앞서는 상황.
현수보다 보다 많은 자원을 채취하고 있었기에 마견의 수도 더 많았다.
그때였다.
어라?
일순 튀어나온 승대의 마견들이 본진을 떠나 전혀 엉뚱한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잠깐? 마견 올인 하려고?
마견들이 저리로 달려가는 건 클릭 미스가 아니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견 숫자를 숨기려는 것이다.
마치 정상적인 닷발귀 싸움처럼 상황을 유도해놓고 상대방의 닷발귀가 튀어나오기 직전 많은 수의 마견으로 밀어버리려는 전략.
승대는 닷발귀 컨트롤에 큰 장점이 있다. 무난하게 닷발귀 싸움까지 간다면 이길 확률이 높았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닷발귀 싸움을 예상했다. 헌데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오히려 현수가 닷발귀 싸움을 생각하고 있었고 승대는 그 전에 끝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젯밤 코치들과 준비하던 것이 이 전략이었구나.
난 두 손을 부서져라 움켜쥐며 승대를 응원했다.
제발. 통해라. 통해라. 지금까지는 아주 성공적이다. 현수는 승대의 공격의도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잠시 후.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현수의 광풍협곡이 건설되기 직전.
승대의 본진과 다른 곳에서 숨어있던 마견들이 일제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상으로는 거리가 조금 있는 전장이라 그런지 현수는 상대의 마견 올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
그냥 당하는 수밖에.
순식간에 3부대가 넘는 마견들이 현수의 앞마당을 덮쳤다. 당황했는지 컨트롤에 미스가 나는 현수.
상당수의 마견이 제대로 된 진형을 갖추지도 못한 채 잡아먹히고 말았다. 순식간에 털린 앞마당.
그리고 본진으로 올라가는 승대의 마견.
그런 승대의 앞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한번에 닷발귀를 여럿 찍기 위해 벌레들로 다른 유닛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 모아두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닷발귀를 뽑아봤자 소용없다. 나오는 시간 동안 본진이 쑥대밭이 될테니까.
마견의 공격에 순식간에 터져나가는 광풍협곡과 일꾼들.
결국.
-어현수 : GG
어현수가 GG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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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감독님이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모두들 같은 심정이었다. 혹 전략이 통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었다. 다행히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고 손쉽게 1승을 챙겨올 수 있었다.
승대가 부스에서 나와 혀를 낼름 내밀었다 집어넣었다.
패배한 상대를 놀리려는 의도라기 보단 자신의 예상대로 경기가 잘 풀려 다행이라는 느낌에 가까웠다. 의도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나온 행동.
“잘했다.”
“다음 판도 부탁한다!”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온 승대가 해맑은 얼굴로 하이 파이브를 했다.
“안 떨고 잘했다. 잘했어.”
가장 밝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은 단연 마수코치를 맡고 있는 전 코치님이었다. 승대의 팔을 붙잡고 기뻐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감사해요. 코치님.”
승대 역시 전략을 짜준 전 코치님께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자. 1경기 승리는 1경기 승리로 끝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떠오르던 분위기를 다시 잡아 준건 감독님이셨다. 감독님 말씀이 옳다. 오늘 경기는 위너스리그. 1번 경기를 이겼다고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벌써부터 긴장이 풀어져선 안 된다. 그때 스텝 1명이 감독님께 접힌 종이 1장을 주고 사라졌다. 저 안에 담긴 건 S1의 차봉 카드였다. 감독님이 종이를 펴 내용을 읽었다. 표정을 읽으려 했지만 표정만으론 아무 것도 없었다. 처음과 같이 무덤덤한 표정. 감독님이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주머니를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았다.
“S1 차봉 엔트리 나왔다.”
모두가 긴장 된 얼굴로 감독님을 바라보았다. 어찌나 조용한지 침 넘기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승대의 다음 상대는 바로.
“S1도 어지간히 급한가보다. 차봉은 김택윤이다.”
김택윤이었다.
============================ 작품 후기 ============================
1. 양이 조금 줄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헌터 싸울아비 마지막권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까지 완결을 짓고 다시 원래 글자수로 돌아오겠습니다.
내일이면 육군전도 마무리가 되겠네요.
예고를 하나 해 드리자면 다음 프로리그 경기는 S1과의 대결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 이영우와의 OSL 개막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 드디어 새로운 제목 후보를 정했습니다.
후보는 설문으로 올렸습니다. 거기에 투표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쾅 찍어주고 가세요!
그럼 언제나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