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6 Game No. 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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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선수. 오늘도 사고치고 있습니다.
-벌써 3킬입니다. 3킬. 그 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뭡니까?
-한번 맞춰보시죠.
뜬금없이 시작 된 퀴즈에 박광춘 해설위원의 얼굴이 뚱하게 바뀌었다. 힌트라도 주고 맞추라고 하든지. 그 것도 아니고 덜렁 문제만 내 놓으니 할 말이 없었다.
애초에 답변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 몇 초 기다리지도 않고 박상철 캐스터가 입을 열었다.
-지금 벌써 공식전 11연승입니다. 만약 1승을 추가로 거둬 12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면 용족 선수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수립하게 됩니다.
-위너스리그가 개막되자마자 7연승을 한 것이 굉장히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재 최다연승 기록을 지니고 있는 이는 이영우다.
무려 공식전 15연승.
그 뒤를 잇는 이가 14연승의 김재우와 이제운이었다. 환국과 마수가 아닌 용족으로서 최고 연승 기록은 김택윤이 지니고 있는 12연승이었다.
현재 이승우의 기록은 정명혁과 같은 11연승.
1승만 더 하게 되면 정명혁을 제치고 김택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1승을 더 한다면?
용족 최다 연승이라는 기록을 수립하게 되는 것이다. 위너스리그에서 운이 따른 것이 컸다. 일주일 사이에 프로리그에절반 이상의 연승을 챙긴 셈이었으니까.
-뿐만 아니라 현재 5명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2연속 올킬 기록을 지니게 됩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기록의 사나이가 되는데요?
한 시즌에 2번 올킬을 기록한 선수는 꽤 있었다. 하지만 2연속 올킬을 달성한 선수는 전 시즌을 통틀어 보아도 5명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한 경기에 너무나도 많은 것이 걸려있는 이승우 선수입니다. 과연 긴장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임주혁 선수 역시 보통 선수가 아닙니다. 프로게이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임주혁 선수죠. 그의 인지도는 신들의 전쟁을 좋아하는 이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전 국민이 알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인지도를 구축한 선수입니다. 물론 그 인지도는 실력을 바탕으로 얻은 것입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지 15년째가 되는 올드 중에 올드 선수지만 절대 쉽게 봐선 안 됩니다. 이번 시즌에도 이영우 선수를 잡은 전적이 있거든요!
한종엽 해설위원 역시 선수 출신이었다. 개인리그 최고 기록은 박광춘 해설위원과 같은 4강. 하지만 프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결승전에서 한종엽은 임주혁을 꺾었었다.
-오늘도 무언가 기발한 빌드를 준비해서 들고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자. 그럼 광고 보신 후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번째 경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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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 들어온 난 곧 바로 스킬창을 열어서 새로 생긴 스킬을 확인했다. 부스에 들어온다고 바로 경기를 시작하는 건 아니었기에 확인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은 있었다.
[스타급 센스 / 패시브]
평소와 조금 다른 이름.
뒤에 패시브라는 말이 붙었다.
‘패시브라고?’
고개가 옆으로 갸웃거렸다. 패시브란 말을 몰라서 그런 건 아니다. 물론 내가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긴 했지만 따로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패시브라는 말의 의미는 잘 알고 있다. 게임에도 많이 나오는 말이니까. 패시브는 엑티브의 반대로 별다른 조작 없이 효과를 발휘하는 스킬을 말한다. 일종의 버프인 셈이었다.
스타급 센스라.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바로 스킬 내용 확인.
[스킬 사용 없이 10연승을 달성했을 때 주어지는 스킬로 일정 확률로 번뜩이는 센스를 뽐내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된다. 이는 스타급 선수만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스타급 센스라 부른다.]
오!
내가 그 고생을 해가면서 스킬을 자제한 보람이 있구나!
방송 경기에서 한 승리와 연습실에서 팀원을 상대로 한 연습 결과가 합친다면 충분히 10연승이 되지.
그나저나 설명만 봐서는 어떤 식으로 발동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자. 그럼 이 스킬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발휘하는지 시험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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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와 임주혁의 경기의 초반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다이나믹하게 흘러갔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건 임주혁이었다. 요즘 잘 사용되지 않는 2화통 찌르기를 사용한 것이다. 만약 이승우가 자원에 욕심을 부렸다면 타이밍 러시에 끝날 수 있었지만 무난하게 갔기에 찌를 수가 없었다.
준비한 걸 하지 못하게 된 임주혁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불리한 건 아니었다. 일꾼을 쉬면서 하는 올인성 러시가 아니었으니까. 이승우가 안전하게 플레이한다는 걸 확인한 임주혁은 준비한 러시 대신 확장을 가져가는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임주혁 선수 러시 포기하고 확장 가져가죠?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지금 무리하게 들어가 봤자 막힙니다. 그럴거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죠.
-역시 정점을 찍었던 선수다운 판단입니다.
상당히 빠르게 끝날 것 같은 경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서로가 그저 자원만 먹으며 놀고 있는 건 아니었다. 임주혁은 끊임없이 화차를 보내 용족의 일꾼인 용안을 견제했다. 이승우의 대처도 좋았다. 몇 기 용안을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용아를 군데군데 배치해주어 들어온 화차를 하나도 살려 보내지 않았다.
간헐적인 전투는 있었지만 경기의 결과를 좌우할만한 전투는 나오지 않았다. 임주혁은 기계 유닛의 업을 충실히 돌리며 3번째 군영을 가져갔고 이승우 역시 4번째 신전을 지어주며 테크를 올리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안전하게 플레이합니다.
-임주혁 선수 입장에선 본인이 대장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이승우 선수 입장에선 이번만 이기면 올킬을 기록하라 수 있으니 쉽게 움직일 수 없죠!
잘못 싸웠다간 한 방에 밀린다.
서로의 생각은 같았다.
일단 배를 불린다. 그리고 병력을 뽑아낸다. 어느새 양 선수의 인구수는 200에 가까워져 있었다. 먼저 200을 채운 선수는 이승우였다.
-이승우 선수 움직이죠?
총 공격은 아니었다.
현룡과 짝을 이룬 용혼 부대들이 전장 곳곳에 매설 된 지뢰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아주 꼼꼼한 플레이입니다. 지뢰를 그냥 두었다가 나중에 밟을 수 있거든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아주 필요한 플레이입니다. 귀찮다고 안했다가 아주 큰일 나거든요.
-플레이 아주 좋네요. 지금 타스타팅에 제단 늘어나고 있죠?
이미 타스타팅까지 가져 강 이승우는 제단을 폭발적으로 늘리며 회전력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업그레이드가 잘 된 화통도감 유닛은 무지막지하게 강하다. 자리를 잡고 있는 150 인구수의 환국이라면 200 인구수의 용족의 공격을 너끈히 막아낸다.
그렇다면 용족이 해야 할 것은 자원을 많은 먹은 후 다수의 제단에서 끊임없이 병력을 뽑아내며 회전력에 승부를 걸어야했다.
그때였다.
-어? 지금! 방금 화면에 잡힌 거 뭐죠?!
-아. 환상 나가네요. 환상 나가!
-언제 개발한 거죠?
환상 나가의 출연에 관중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환상 나가.
별 건 아니다.
유닛인 나가를 비렴의 환상 마법을 통해 2개의 분신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나가는 용족의 최고급 유닛 중 하나로 적을 일정 시간 얼릴 수 있는 빙룡의 숨결과 다른 곳에 있는 병력을 나가 주변에 소환 할 수 있는 천룡의 부름을 사용하는 마법 유닛이었다. 용족의 후반 환국전은 크게 2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김태영 해설위원이 사랑하는 천왕랑을 운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나가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나가는 천왕랑 만큼 유용한 유닛이다. 상대의 병력을 얼려 순간 병력의 우위를 점할 수도 있고 천룡의 부름을 활용에 신출귀몰한 게릴라 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
전자의 운영을 가장 잘하는 선수론 송병호를 꼽을 수 있겠고 후자의 운영을 가장 잘하는 선수로는 김택윤을 꼽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자체는 별거 아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플레이가 성공한다면?
말은 달라진다.
-자. 환상 나가. 임주혁 선수 본진으로 날아가죠?
-화살탑으로 방비가 되어있긴 하지만 환상 나가가 대신 얻어맞아주면 충분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죠.
-자.자. 운이 따라서 진짜 나가를 터트려야하는데. 아. 임주혁 선수가 알 리가 없죠!
나가의 진입을 대비하기 위해 화살탑을 지어놨지만 환영 나가가 먼저 몸을 들이밀며 화살탑의 공격을 대신 맞아줬다. 그
-소환! 소환 들어갑니다!
병력이 소환되는 순간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주 제대로 된 소환이다.
2부대가 넘는 병력이 이동한 것이다. 지뢰가 매설되지 않은 자리에 정확히 떨어졌기에 병력 전부가 온전히 이동했다.
임주혁 입장에서 운이 안 좋았다.
본진 상황을 확인한 임주혁이 낭패한 얼굴이 되었다. 나름 방비를 해놓았다고 생각했기에 병력은 전방에 집중 되어 있었다. 임주혁이 부랴부랴 병력을 수습해 본진으로 움직였다.
일단 막아야한다.
막고 나서 생각해야한다. 이번 공격으로 임주혁이 병력을 진출시킬 수 있는 타이밍을 잃었다. 기다려야한다. 상대가 먼저 움직이길 기다리고 완벽하게 방어를 해야 한다.
적어도 2~3번의 공격은 막아야 반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 임주혁의 입구 쪽으로 향하는 또 한 마리의 나가.
용혼과 용아에 의해 화살탑이 파괴되었기에 아무런 피해없이 임주혁의 본진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유유히 날아온 나가가 입구 언덕을 통해 올라오는 임주혁의 병력을 향해 빙룡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 자리에 얼음덩어리가 되어버리는 임주혁의 병력들. 문제는 그 것이 아니었다. 앞서 언덕 중앙에서 얼어버린 병력이 입구를 막아버린 것이다.
-빙룡의 숨결!!! 아. 망했어요! 길을 잃은 병력이 헤매기 시작합니다.
-올라올 수가 없죠! 그 동안 이승우 선수의 병력이 활개를 치기 시작합니다.
-센스가 아주 뛰어나네요! 환상 나가를 사용한 것부터 입구를 얼려버리는 것 까지. 이 선수 이번 시즌에 데뷔한 선수 맞나요? 도대체 왜 이런 선수가 여태껏 2군에 있던 거죠?
박광춘의 감탄처럼 6년을 2군으로 보낸 선수답지 않은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이승우.
더 놀라운 건 이것이 첫 번째 경기가 아니라 4번째 경기라는 점이었다. 정말 대단한 집중력이었다.
빙룡의 숨결이 지속되는 동안 임주혁의 본진은 섬 지형이나 마찬가지였다. 추가 생산 된 병력으로 싸움을 걸었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찔끔찔끔 생산되는 병력으로 대규모 소환 병력을 막아낼 리 만무했다.
가장 먼저 병력이 잡히고 그 다음 공격 대상은 화포 연구소였다.
-화포 연구소가 불을 뿜습니다. 이대로라면 깨지는 건 시간문제죠!
-업. 업 되었나요? 지금?
그 순간 화포 연구소가 굉음과 함께 깨졌고 옵저버가 임주혁의 화통도감 유닛을 찍어주었다.
-아.
-안되었어요. 업이 완성되기 전에 깨지고 말았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정말.
중계진 셋의 탄식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공격력 2단계 개발이 되기 전에 화포 연구소가 깨지고 말았다. 본진과 앞마당에 하나씩 화포 연구소를 나눠지었는데 하필 깨진 본진의 화포 연구소가 공격력 연구를 하고 있었나 보다.
-절대 깨지면 안 되는 건물이었는데요.
-정말 큰일 났습니다. 한 동안 임주혁 선수는 웅크리고 있어야합니다. 왼 쪽을 때리면 맞고 오른 쪽을 때리면 오른 쪽을 때리는 대로 맞아야합니다.
공1업과 공2업.
겨우 1단계 차이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순수 공격력으로 최강을 자랑하는 천자총통에겐 하늘을 흔드는 모습이란 뜻을 지닌 진천형이라는 특수한 능력이 있었다. 화통도감의 부속건물인 영성루에서 연구할 수 있었다.
진천형을 하면 움직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사정거리와 공격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천자총통이 진천형을 했을 때 용혼을 3번을 때려야 죽는다. 공 1업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공2업이 되는 순간 3방이 2방으로 줄어든다. 이는 엄청난 차이였다.
용족 유저들이 천자총통을 사기라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업그레이드가 취소되었다.
아직 용족이 용아, 용혼 단순 병력 조합으로 신을 낼 수 있다는 말이었다.
화포 연구소를 깬 이승우의 병력이 신이 난 듯 임주혁의 본진을 헤집기 시작했다. 이번에 노리는 건 창고였다. 창고가 깨지면 병력 생산을 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자원이 많아도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이미 인구수에 빨간 불이 들어온 임주혁이었다.
빙룡의 숨결 지속시간이 끝나 임주혁이 병력을 컨트롤하려는 순간.
-위잉.
또 한 번 빙룡의 숨결이 임주혁의 병력을 얼렸다.
============================ 작품 후기 ============================
1.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 꾹!
2. 2+2+2+2+2시 2분.
오늘 2번째 편 올립니다.
그 분이 나오시는데 이 정도 예우는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22+2시 2분에 2번째 폭풍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 봅시다. 여러분.
더 놀라운 사실 알려드릴까요?
노린 것도 아닌데 이번 편수 글자 수가 2222+2222입니다.
소름 돋지 않습니까?
이건 운명입니다.
모두들 댓글로 외쳐주세요!
ee.
(여러분들의 단결력을 보고 싶습니다.)